ESG(환경 · 사회 · 지배 구조)는 비즈니스에 득일까, 실일까?

 

ESG(환경 · 사회 · 지배 구조)는 비즈니스에 득일까, 실일까? 오늘날, 이 질문을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좁은 의미로만 ESG를 해석하면 문제를 너무 단순화해 버리는 것이다. 기업이 ESG를 ‘제대로’ 실행했을 때, 즉, 비즈니스 우위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사회적 영향력을 이끌어냈을 때 ESG는 비로소 기업과 사회를 모두가 발전시키는 ‘긍정적인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CEO들은 자사의 비즈니스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도록 성장하고 번창하길 바란다고 자주 말한다. 실제로 점점 더 많은 비즈니스가 기업은 물론,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는 사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사회적 감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혁신하고 있다. CEO만이 이 같은 변화에 신경 쓰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 또한 혁신을 추구하는 회사에서 일하기를 바라며, 조직 변화에 일조하기를 원한다. 특히 오늘날 조직 내 비중이 커지고 있는 MZ 세대는 직장을 선택할 때 ‘기업 목표’를 매우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 꼽기도 한다.

투자자 역시 기업의 긍정적인 가치 창출 잠재력을 점점 더 크게 인식하고 있으며, 높아진 관심이 일으키는 효과도 분명하다. ESG 측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기업들은 더 높은 밸류에이션 멀티플과 적은 자본 비용을 확보하고, 고객들은 자신이 신뢰하는 브랜드에 투자할 수 있다.

물론 기업의 리더십이 사회적 감수성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지속적인 노력이 부재한 잘못된 방식으로 ESG를 실행할 경우, 사회적 영향력만을 목표로 하는 전략은 고객과 직원 내 브랜드 평판을 악화하고, 투자를 낭비하거나 주주 수익을 감소시키는 등 혼란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BCG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이 비즈니스와 연관된 중요한 지속 가능성 문제에 적절하게 투자한다면, 주주 수익률을 최대 5%까지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반대로 중요하지 않은 곳에 형식적으로만 투자한다면 수익률은 최악의 경우 2%까지도 하락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진정한 ESG를 어떻게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을까? 사회적 감수성을 높여 장기적인 성장과 번영을 도모하는 동시에, 기업의 차원을 넘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비즈니스 수익성과 사회적 영향력의 ‘공통분모’ 찾기

 

‘사회적 감수성’이 높은 기업이 되는 것은 기업의 CSR(사회적 책임) 역량을 강화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CSR 접근 방식은 사회적 노력(무료 봉사 등)을 제한적인 결과에 국한시킨다. 이러한 노력이 더 광범위한 비즈니스 어젠다에 통합되지 않는다면 사회와 조직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은 근본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은 비즈니스를 주도하면서 어떻게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는 다른 역량과 마찬가지로 ESG 측면 역시 전략적인 규칙을 따르고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 이러한 노력이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과 잘 통합되는가?
  • 이러한 노력이 기업의 목적에 부합하는가?
  • 이러한 노력이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있으며 확장 가능한가?

위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에 더해 CEO는 올바른 사회적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하고, 이를 통해 보다 포용적인 공급망과 조직을 구성하고, 비즈니스 자체를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등 전체 가치 사슬에서 의미 있는 기회를 추구해야 한다. 모든 산업과 기업에는 고유한 위치에 따른 접근 방식이 있는데, 다음 예시를 살펴보자.

 

[1] 포용적인 공급망

취약 계층을 아우르는 사회적 기업과 제품 구매 등에서 협업함으로써 포용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지역사회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 한 글로벌 테크 기업은 공급업체 다양성 확보를 목표로 과감한 시도를 할 것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멘토링과 개발을 통해 흑인 소유의 공급업체들을 중점적으로 지원했다. 이를 통해 해당 테크 기업은 비즈니스 성장과 역량 확대를 이루었으며, 공급업체 역시 공급 기반을 크게 강화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양쪽 모두에 이득이 되었다.

 

[2] 포용적인 조직

25만 명 이상의 일선 직원을 보유한 한 거대 소매업체를 사례로 들 수 있다. 이 기업은 보다 포용적인 직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직원들의 다양한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고급 분석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직원들의 가치 제안을 설계했다. 새로운 접근 방식은 ‘차별화된 직장 경험’을 중요하게 고려함으로써 직원 만족도와 생산성을 높이고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직원 개개인에 맞춘 표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3] 포용적 제품 및 서비스

글로벌 제약회사 화이자(Pfizer)의 새로운 글로벌 보건 이니셔티브는 45개 저소득 국가 거주민에게 혁신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들의 이러한 핵심 비즈니스가 전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치명적인 전염병과 특정 암 및 염증성 질환에 걸린 최대 12억 명의 사람들의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사회적 영향력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와 직원 가치 제안을 강화할 수 있다.

이렇게 사회적 감수성을 높여온 혁신 기업들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또한 BCG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금융 산업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영향력을 창조하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사회적 채권(social bond)와 지속 가능 연계 채권(sustainability-linked bond) 시장은 2019년 이후 3배 규모로 성장했다. 또한 신용도가 높은 여성과 소수자들이 주도하는 사회적 중소기업에 대출을 확대하는 은행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가시성을 먼저 확보하고 있다.

사회적 감수성이 높은 기업은 인재 유치와 유지에도 더 유리하다. BCG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적 영향력 프로젝트에 참여한 직원의 근속률이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2배나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진정성과 대담함 겸비하기

 

내부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단순한 마케팅 캠페인이 아닌 진정성 있는 사회적 영향력을 추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노력이 기업의 분명한 목표와 일치해야 직원, 고객, 투자자, 커뮤니티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 기업의 목표는 기업이 사회에 미칠 수 있는 광범위한 영향력을 반영해야 한다.

대담한 포부, 가시적인 행동, 투명한 운영 등은 기업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정말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기업이 되려면 단순히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 아닌 사회에 기여한다는 태도, 내부적인 의무감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닌 가치 사슬 전반에서 진정으로 비즈니스 및 사회를 위한 기회를 찾는 것으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영향력은 대담하고 실질적이어야 하며 기업의 지속성과 성장 능력을 강화하면서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기

 

비즈니스 리더와 직원들은 옳은 일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사회적 영향을 실천하고자 할 때, 이러한 노력을 비즈니스 가치로 전환하는 것에 주저하면 안 된다. 진정한 사회적 영향력의 혜택은 헌신적이고 생산적인 공급업체와 직원, 새로운 고객 시장, 더 나은 지역사회 및 정부 관계, 더 높은 주주 수익률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모든 경우에서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기업은 사회적 영향력을 기르는 이 모든 여정을 기업 목표와 잘 연결하여 표현해야 한다. 브랜드를 통해 더 밝은 미래에 대한 설득력 있고 흥미를 유발하는 스토리를 전달한다면, 모든 이해관계자가 힘을 모아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의 큰 부분은 기업의 약속, 사회적 기여와 발전에 대한 리더의 명확하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한다. 만약 기업이 자사가 추구하는 사회적 영향력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면 마치 ‘그린 워싱(greenwashing)’과 같이 약속과 행동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는 ‘소셜 워싱’으로 비칠 수 있다. 고객의 이익을 만족시키는 길은 기업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 과정, 달성 목표, 앞으로의 노력에 대해 솔직하게 설명하는 것일 수도 있다.

기업은 궁극적인 영향력뿐 아니라 핵심 비즈니스, 주요 의사 결정 프로세스, 문화 등 전반에 걸쳐 사회적 변화의 우선순위를 확인하고 주요 KPI를 엄격하게 관리 및 측정해야 한다. 현재 이렇게 진척 상황을 관리하는 기업 대부분이 정량적 KPI 대신 정성적 KPI를 사용한다. 사회적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기준선, 목표, 결과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분석 기반 접근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한 사회적 영향력 구축하기

 

ESG의 환경적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줘야 한다는 압박으로 인해, 최근 많은 기업이 기후 및 지속 가능성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글로벌 위기와 경제적 불확실성이 거듭 커지며 사회적 측면에서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인식 또한 점차 커지는 추세다.

이 문제를 모든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상당수 선도적인 기업들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면서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사회를 돕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이처럼 기업이 발전하면서 쌓은 신뢰와 인지도는 새로운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고 전반적인 측면에서 브랜드 평판을 높이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혁신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잠재력이 크지만, 비즈니스의 성장 규모와 속도에 있어서도 거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 감수성이 높은 비즈니스가 곧 ‘스마트’한 비즈니스다. 즉, 회복탄력성과 장기적 이점을 키우는 데 가장 기초적인 접근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기업에도 ‘사회적 감수성’이 있다? MZ가 원하는 ‘진짜’ 변화 1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