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산업을 혁신할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저궤도(LEO, low earth orbit) 위성 통신’ 기술이 변곡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LEO 위성 통신 기술은 기존의 정지궤도(GEO, geostationary orbit) 위성 통신 기술 대비 통신 속도가 훨씬 더 빠르고 지연 시간은 현저히 짧다는 강점을 가진다. 또한 정지궤도 위성보다 크기가 작아 제작 및 발사에 드는 비용이 더 저렴하며, 이 또한 점점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수천 개의 1세대 LEO 위성이 궤도에 올라 있지만,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운 버전의 LEO 위성이 출시되고 있다. 이들 LEO 위성은 기존 위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하는 역할을 하며, 지구상의 모든 곳, 세상에서 가장 외진 지역까지 원활한 연결성으로 새로운 사용사례를 창출하는 하이브리드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저궤도(LEO) 위성은 지구 상공에 떠 있는 기존 정지궤도 위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완할 것이다.

 

그러나 저궤도 위성의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의 올바른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이 중요하다. 정부 및 규제 당국은 주파수 할당, 우주 쓰레기 제거 등 위성 통신 산업의 모든 측면을 다루는 통합적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완성하여 위성 통신 기업에 전달해야 한다. 위성 통신 기술의 미래는 유망하나, 이는 각국 정부의 적절한 규제와 지원 하에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유비쿼터스 연결을 위한 새로운 솔루션

 

BCG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위성 통신 시장은 현재 약 250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400억~4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EO는 기존 위성이 제공하지 못하는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이 시점에 이르게 된다면 LEO가 시장의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까지 대부분의 위성은 지구 상공의 정지 궤도(GEO)에 위치해 소수의 애플리케이션에서만 느리고 낮은 대역폭의 연결을 제공함으로써 그 유용성이 제한되었다.

LEO 위성은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게 해줄 것이다. 지구와의 거리가 짧아진 500~2,000km의 고도에서 궤도를 돌기 때문에 더 빠른 속도와 짧은 지연 시간의 통신이 가능하다. 스타링크(Starlink)와 유텔샛-원웹(Eutelsat-OneWeb)이라는 두 개의 선구적인 위성 통신 기업이 이미 4,500개 이상의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고 있다. 이들은 현재 지상에서 25~150Mbps의 속도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지연 시간은 25~60밀리초 정도다. 이들 업체를 비롯한 여러 업체가 발사한 위성은 정밀 농업, 차량 관리, 대중교통, 휴대전화를 통한 D2C(Direct-to-Cell) 문자 메시지 등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1세대 LEO 위성이다. (아이폰의 SOS 서비스는 이미 LEO 위성을 사용하고 있다.)

LEO 위성의 활용 범위는 향후 5~10년 동안 크게 확대될 것이다. 그 기간 동안 업계는 더 나은 기술을 사용해 더 발전된 위성 컨스텔레이션(satellite constellation, 위성군)을 구축할 것이다. 예를 들어, 2세대 LEO 위성은 더 큰 안테나와 위성 간 링크(위성 간 직접 데이터 전송)를 통해 현재 위성보다 5배 빠른 신호를 제공하고 지연 시간도 절반으로 줄이게 될 것이다. 지상국의 숫자 또한 더 적게 설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업그레이드는 새로운 소비자 및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아마존 쿠이퍼(Amazon Kuiper), 텔레샛(Telesat) 등 신규 기업 및 스타링크, 유텔샛-원앱 등 기존 기업에서 총 45,000개 이상의 새로운 LEO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구글(Google)과 AT&T는 기존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AST 스페이스모바일(AST SpaceMobile)에 1억 5,500만 달러를 공동 투자했다. 다른 기업들도 LEO 기술에 유사한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이미 개발 중인 3세대 위성은 화상 통화, 비디오 스트리밍 및 기타 데이터량이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전송할 계획이다. 이러한 대규모 확장을 통해 원격 지역의 위성 지원 광대역부터 자동차 연결, 재난 대응, 웨어러블 의료 솔루션, AR/VR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15개 주요 분야에 걸쳐 최소 35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은 2030년까지 총 200억 달러의 시장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기 1 참조)

차세대 위성 통신 기술 전쟁, 이에 관한 ‘규제’의 문제는? 1

하지만 LEO 위성 연결이 기존 위성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LEO 위성과 통신할 수 있는 지상 장치, 지상 모바일 네트워크, 고고도 플랫폼 스테이션과 같은 신기술, 기타 통신 기술 등 여러 솔루션들과 함께 서로를 보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적시에 적절한 기술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연결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러한 기술 융합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원활한 통신과 데이터 전송을 활용하는 소비자 및 산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완전히 연결된 세상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이 성공하려면 몇 가지 개선된 기술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모바일 통신이 새로운 위성 주파수를 수용하도록 돕는 다양한 유형의 안테나가 필요하며, 먼 거리에서 LEO 위성에 신호를 전송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지원하는 더 큰 배터리 전력이 필요하다.

또한 이 같은 기술의 상시 연결을 위해서는 다중 궤도 단말기가 필요하다. 다중 궤도 단말기는 공장, 트럭, 지상, 기타 위성 연결 장비에 장착되어 여러 위성 시스템(LEO, GEO, 중궤도위성(MEO))의 신호를 수신하고 필요에 따라 이들 사이를 전환해 매끄러운 연결성을 유지해주는 장치다. 다중 궤도 단말기는 활발히 개발 중이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개발 비용이 높은 탓에 개당 1만~1만5,000달러의 시장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단말기 가격을 낮추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구 · 개발이 필요하며, 규모 경제를 통해 생산량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정부에서 보조금 지원을 통해 최종 사용자 부담 비용을 줄일 수도 있으며, 이는 광범위한 공공 재정 지원에 포함될 수 있다. (“공공에서 민간 부문으로: 위성 통신 자금 조달의 변화” 참조)

 


공공에서 민간 부문으로: 위성 통신 자금 조달의 변화

LEO 위성 통신 시장의 성장과 성공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향후 10년간 기업들은 현재 투자 수준의 4배에 달하는 1,000억 달러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또한 위성 통신 기업은 운영 비용이 매우 높고 수익성 확보가 더디다. 대형 벤처 캐피탈(VC)의 지원을 받는 몇몇 유망한 항공우주 스타트업들은 이미 유동성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는 인력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정부에서 위성 통신 프로그램에 초기 자금을 지원했으며, 대표적인 예로 영국 정부의 원웹(유텔샛 합병 이전) 초기 투자 사례가 있다. 이 같은 투자 사례는 항공우주 산업 역량이 경제적 수익만이 아닌, 지정학적 측면에서 소프트 파워의 핵심 요소인 국가적 존재감과 영향력을 주장하는 데 중요하다는 전략적 현실을 보여준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LEO 위성 통신의 비즈니스 사례가 유리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이스X는 발사 비용을 최대 90%, 제조 비용을 50% 이상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속도 향상, 지연 시간 감소, 커버리지 확장 등을 통해 새로운 용도와 수익원을 창출한다면, 가입자 수를 수백만 명에서 수십억 명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정부 지원 자금은 산업 전체의 종자 자본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수익성 높은 D2C(소비자 직접 판매) 애플리케이션을 약속하는 3세대 위성이 온라인으로 출시됨에 따라, 사모펀드와 같은 민간 부문 투자자의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규제’에 따른 과제 극복하기

 

LEO 위성 통신 기술의 엄청난 잠재력과 국가 간 경쟁에 있어 경제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각국 정부는 해당 시장을 활성화할 강력한 동기 부여 정책을 도입하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규제’가 가장 큰 과제로 주어지게 된다. 위성 통신 규제는 이미 2023 유럽 네트워크정보보호원(ENISA) 통신 및 디지털 인프라 보안 포럼, 2023 세계 무선통신 회의 등과 같은 글로벌 행사에서 여러 차례 논의된 바 있다. 그러나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 만큼, 단일 기관에 의해 전체 산업이 규제될 수는 없다. 이에 각국 정부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현재 위성 통신 기업들은 개별 규제 기관으로부터 착륙권, 서비스 라이선스, 지상 장비, 지상국 게이트웨이 라이선스 등 필수 요소를 확보하고 있어, 복잡한 국내 및 국제 규제를 어렵게 탐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날 LEO 위성 통신 기술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규제’가 꼽힌다.

이와 같은 규제의 복잡성으로 인해 오늘날 글로벌 사업 규모를 달성한 LEO 기업은 스타링크와 유텔샛-원웹 두 곳에 불과하다. 두 기업 모두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여러 국가 및 연합과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이러한 협약을 맺었음에도 일부 국가에서는 주권 및 사이버 보안에 대한 우려로 운영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스타링크는 약 40개국, 유텔샛-원웹은 그 절반 정도의 국가에서만 서비스되고 있지만, 2024년부터는 더 많은 국가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보기 2 참조)

차세대 위성 통신 기술 전쟁, 이에 관한 ‘규제’의 문제는? 2

스펙트럼 할당과 글로벌 표준 설정이라는 두 가지 영역에서 규제가 명확해지면, LEO 산업은 더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

 

[1] 스펙트럼 할당

LEO 위성 수가 증가함에 따라 주파수 간 통신 간섭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규제 당국은 스펙트럼 할당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고함으로써 이러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주파수 공유를 조정하고 있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국제 기관 및 각국 규제 당국은 간섭 위험을 완화하고 건전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위성 주파수 공유 방안을 다루는 프레임워크와 표준 수립에 협력해야 한다.

또한 당국은 주파수 규제를 통해 위성 통신 기업들이 스펙트럼 사용 계획이 없음에도 경쟁사 견제를 위해 스펙트럼을 비축하는 식의 소위 ‘스펙트럼 창고’ 관행을 제재해야 한다. (단, 일부 기업은 기술 또는 규제 문제 등으로 스펙트럼을 사용하지 않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ITU가 이 같은 악습을 억제하는 규정을 시행 중이나, 국가 및 규제 당국 간 협력을 강화한다면 규정 시행 및 활용도 낮은 주파수 대역의 이용도가 훨씬 더 개선될 것이다.

 

[2] 글로벌 표준 설정

주파수 할당과 더불어, 관리 감독의 방식 역시 대다수 적용 중인 국가별 규제에서 글로벌 통합 규제 프레임워크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러한 프레임워크는 다음과 같은 핵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 우주 쓰레기: 2040년까지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노후한 LEO 위성은 10만 개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 쓰레기 관리가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는 현재 ITU 권한 밖으로 각국의 규제 당국만이 해당 주제를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는 최근 기업이 임무 종료 후 5년 이내 위성을 궤도에서 철수하도록 의무화를 시행했다. 이처럼 현재는 각국 규제 기관에서 개별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적인 협력에 기반한 명확한 규제 기관의 관리 감독이 이루어진다면, 기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우주 쓰레기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 데이터 주권: EU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GDPR), 미국 애국자법 등 현재 각국 또는 각 경제권에는 고유한 데이터 주권 규정이 있다. 이러한 파편화 환경은 글로벌 기업에 복잡성을 야기하고, 잠재적 위성 통신 사용을 제한한다. 대표적으로, 국제선 항공편 기내에서 결제를 할 때는 비행기가 다수 국가 영공을 통과하기에 여러 차례의 인증이 필요하다. 데이터 주권에 관한 단일 글로벌 표준은 위성 지원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려는 LEO 기업 및 기업에 반드시 필요한 명확성을 제공할 수 있다.
  • 공중 보건: 다중 궤도 및 D2C 전화 단말기와 같은 새로운 위성 통신 기술은 고주파 대역을 사용하는데, 일부에서는 해당 주파수가 사용자의 건강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해성에 대한 확증은 없지만, 사용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통합 규제 및 인증 방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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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위성 통신 기술은 통신 산업 전반에서 실현 중인 커넥티비티 혁명의 최전선에 있다.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통신 산업의 장기적인 성공은 ‘전략적 투자’와 ‘정부의 올바른 규제 지원’ 두 가지에 달려 있다. 올바른 접근 방식을 취한다면, LEO 위성을 활용해 통신 기술을 통합함으로써 전 세계가 매끄럽게 연결되는 한층 진화한 통신 기술의 미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차세대 위성 통신 기술 전쟁, 이에 관한 ‘규제’의 문제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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