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공장 근로자, 간호사, 캐셔, 레스토랑 서버, 교사, 콜센터 상담원, 트럭 운전사, 기타 수많은 비사무직 근로자에 의존하는 산업들은 지금 막대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다. 비사무직 근로자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퇴사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심지어 이들에게 ‘급여’는 퇴사 사유가 아니다.

의료, 리테일, 제조, 환대(호스피탈리티), 물류를 포함한 여러 산업 부문에서 비사무직 근로자는 전 세계 노동력의 70~80%를 차지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인 시기, 사무직 근로자 상당수가 원격 근무로 전환했지만, 비사무직 근로자는 대부분 현장에 남아있어야 했다. BCG가 최근 실시한 비사무직 근로자 대상 설문조사에 의하면, 비사무직 근로자 절반 이상이 ‘번아웃’을 겪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들 중 43%는 수동적이든 능동적이든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사무직 근로자들이 새로운 직장을 찾는 주된 원인은 ‘보상’이 만족스럽지 못해서가 아닌, ‘정서적인 요구’가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조직 구성원으로서 존중과 인정, 공정한 대우, 일에서의 가치 등을 느끼지 못할 때 이들은 기꺼이 자발적으로 직장을 나갈 준비가 되어있다.

위 결과는 『BCG Future of Work: 비사무직 근로자 설문조사』의 일부분으로 프랑스, 독일, 영국 및 미국 비사무직 근로자 4,6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추려냈다. 응답자는 성별에서 고른 분포를 보였고, 연령 및 근무 경력, 직위, 고용 상태 등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근로자를 붙잡을 열쇠는 바로 ‘정서적인 요구’의 충족

 

기존 통념에서는 비사무직 근로자의 직업 만족도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급여’로 알려져 있다. 비사무직 근로자에게 직접 질문을 해 봐도, 그들 역시 ‘급여’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답한다. 그러나 비사무직 근로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이 퇴사를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은 ‘정서적 요소’였다. 실제로, 비사무직 근로자 퇴사 동기 상위 10가지 요인 중 8개가 기능적인 요구보다는 정서적인 요구와 관련이 있다. 해당 목록의 상위에는 ‘공정하게 대우받고 존중받는 느낌’, ‘가치를 느끼고 인정받는 것’, ‘의미 있고 즐거운 일을 하는 것’, ‘관리자나 상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등이 자리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정서적인 요인’만이 다는 아니다. 퇴사 동기 상위 10가지 요인 중에는 ‘일상적인 업무 환경’, ‘경력 발전 기회’, ‘고용 기업의 성과 및 평판’ 등도 포함된다.

 

 

젊은 비사무직 근로자층의 ‘빠른 퇴사’

 

Z세대 근로자들은 이직을 가장 열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18~24세 비사무직 근로자 중 거의 2/3(63%)가 업무에 지쳐 있다고 답했으며, 55%는 능동적으로 구직 활동 중이거나 적절한 기회가 온다면 이직을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젊은 비사무직 근로자들은 비교적 나이 든 근로자들보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와 비교해, 55세 이상 비사무직 근로자의 경우 30%만이 구직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45~54세 근로자는 38%가 그렇다고 답했다.

근로자가 비교적 짧은 기간 재직 후 이직하는 소위 ‘빠른 퇴사(quick quitting)’ 현상이 관측된다. BCG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빠른 퇴사’ 현상은 재직 기간이 적은 비사무직 근로자 사이에서 가장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직 기간이 12개월 미만인 비사무직 근로자의 52%가 능동적 또는 수동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거주 지역과 산업 부문에 따른 차이

 

비사무직 근로자의 ‘번아웃’과 ‘퇴사’에 대한 태도는 거주 지역과 산업 부문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4개국 가운데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다고 응답한 비사무직 근로자 비율은 영국이 가장 높았다. 능동적인 구직 8%, 수동적인 구직 41%를 포함해 총 49%가 구직 활동 중이라고 답했다.

독일의 경우, 비사무직 근로자의 43%가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으며, 그 중 38%는 수동적, 5%는 능동적으로 구직 활동 중이다. 미국에서는 6%가 능동적인 구직 활동을 하고 있으며, 38%는 수동적인 구직 활동 중이다. 프랑스는 상황 변동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보인다. 비사무직 근로자 중 4%가 능동적으로 구직 중이며, 33%는 수동적인 구직 활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이 한창인 시기, 의료 및 공공 부문 산업은 일시해고나 근무 축소가 가장 적은 산업이었다. 이들 산업에 종사하는 간호사, 교사 및 기타 수많은 비사무직 근로자는 매우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오랜 시간 근무를 지속해야 했다. 이들의 상당수가 현 시점에서 ‘번아웃’을 느끼며 퇴사를 고민하게 된 이유다. 의료 부문 비사무직 근로자의 41%는 능동적(7%), 혹은 수동적(34%)으로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으며, 교육 부문의 경우 4%는 능동적으로, 36%는 수동적으로 구직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퇴사 위험성이 높은 다른 산업으로는 리테일, 운송 및 물류창고, 제조 등이 포함된다.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비사무직 근로자가 일을 그만둘 경우, 고용 기업이 입게 되는 손실은 신입 직원 채용 및 업무 적응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 그 이상이다. 만약 최고의 성과를 보여주는 직원이 외부에서 더 매력적인 근무 제안을 받아들여 퇴사하게 된다면, 기업은 전략적 계획을 수행하고 고객 및 이해 관계자 소통에 필요한 우수한 인재가 부족해질 수 있다.

본 설문조사 결과는 비사무직 근로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이며, 기업들은 어떻게 이들의 요구사항을 충족하여 인재를 유지할 수 있을지 단서를 제공해준다.

 

근로자의 요구사항 파악

본 설문조사 결과는 비사무직 근로자 대부분이 좋은 직장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기능적 사항을 요구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 같은 기본 사항에는 경쟁력 있는 급여, 수용 가능한 워라밸(work-life balance), 가치와 인정, 존중과 함께 그들이 즐기는 일을 하고, 관리자와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것과 같은 정서적 요구가 포함되어 있다. 물론 기업별로 비사무직 근로자가 원하는 바가 조금씩은 다를 수 있다. 이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직접 물어보는 것이다. 기업은 포커스 그룹이나 1:1 심층인터뷰, 설문조사 등으로 근로자의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 그 다음, 이러한 인사이트가 비사무직 근로자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데 실제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이 같은 새로운 시도가 사무직 및 원격 근로자를 포함한 기업의 전체 인재 관리 전략 및 정책에 부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훌륭한 관리자 양성

관리자는 모든 직원이 서로 업무와 조직에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접착제다. BCG 조사에 따르면, 관리자에 불만이 있는 비사무직 근로자의 경우 번아웃을 겪을 가능성이 50% 더 높고, 재직 중인 기업을 추천하지 않을 가능성이 3배 더 높으며, 퇴사 가능성도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기업은 관리자들이 직원들에게 훌륭한 업무 경험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췄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최고의 성과를 내는 관리자들을 발굴해 이들이 일하는 방식을 파악하고, 직원 교육을 이끌도록 참여시키며, 더 나은 업무 수행 방식을 일상적인 업무에 반영하도록 했다. 비록 훌륭한 관리자라고 해서 능동적인 구직자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수동적인 구직자가 조직에 남도록 설득하는 것은 가능하다.

 

업무 환경 개선에 투자

신제품 출시나 새로운 시장 진출과 마찬가지로, 기업이 비사무직 근로자들을 붙잡으려면 더 나은 업무 환경을 만드는 데 진지하게 투자해야 한다. 기업이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해 가능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이를 시도하는 데 필요한 잠재적인 변화들을 파악한 후에는, 변화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기술, 역량 향상, 거버넌스 및 기타 요인에 투자해야 한다. 새로운 시도를 조직 전체로 확장하기 전에 먼저 파일럿 프로그램을 일부분 진행하고, 필요한 사항을 조정한 후에 변화의 규모를 넓히는 것이 좋다. 투자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재직 기간이 짧은 젊은 근로자들의 퇴사 위험성이 가장 높다면, 기업들은 온보딩 프로그램이나 경력 개발 프로그램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미래의 인재들이 직장을 박차고 나가기 전에 그들이 조직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자신의 성공을 도와줄 관리자의 지지와 조직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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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사무직 근로자가 더 나은 환경을 찾아 조직을 떠나는 것을 막고 인재를 유지하려면, 기업은 비사무직 근로자들이 일에서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이상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사람들의 말과 실제 행동 사이의 간극을 읽음으로써, 미래 지향적인 기업은 중요한 부문의 글로벌 인재가 간절히 바라는 것들을 제공해줄 수 있도록 업무 환경을 재구성할 수 있다. 기업들은 비사무직 근로자들의 진정한 요구사항을 이해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하며, 훌륭한 관리자를 양성하고, 더 나은 업무 환경을 위한 모범 사례를 발굴해 근로자들과 협력해 조직 전체로 규모를 확장해야 한다.

오픈AI(OpenAI)가 최근 출시한 챗GPT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 AI 챗봇의 가능성에 대해 호기심과 흥분, 한계에 대한 우려와 논란이 함께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열띤 관심으로 인해 근본적인 진실이 가려져서는 안 된다. 챗GPT의 기반이 되는 기술인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문서화된 기록, 비디오, 이미지 형태로 된 지식을 디지털화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산업을 파괴할 준비가 되어 있다. 초기의 한계점은 있겠지만, 챗GPT의 등장은 확장형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존 기업 리더들에게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순간임이 분명하다.

 

 

 

Future of Work: 직장을 떠나는 비사무직 근로자, 기업은 그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 11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