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과 극복에 전력을 다하기도 버거운 요즘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 이후의 세계는 결코 그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과거 중국 사스(SARS) 사태 이후 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하고 알리바바가 부상했다. 성장 기회는 위기 대응을 넘어, 반등에 대한 준비는 물론 미래사업을 재구상할 때 잡을 수 있다.

과거에 전염병은 경제에 강하면서도, 짧고, 일시적인 충격만 미쳤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코로나19 대유행 직전까지 사상 최장의 글로벌 경기확장 주기가 지속돼 왔고, 이미 미·중 무역관계 불안, 정치적 불안정 등과 함께 경기둔화 신호가 나타나려던 참이었다. 따라서 수요와 소비심리에 가해진 충격이 세계 경제를 침체로 이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침체가 있더라도 이후엔 반등이 따르며,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사업 환경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선 정보력과 리스크 진단 능력, 재택·유연 근무 형태 적용능력, 인력 재배치 등에서 사업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급변할 소비자의 태도도 신경 써야 한다. 위생이나 헬스케어, 여행, 사회적 관계 등에서 특히 그러할 것이다. 원격 활동, 새로운 연결 방식 등에서 소비자 행동 패턴이 바뀌면, 충족되지 않는 새로운 니즈가 탄생한다. 사업을 재구상할 때는 이런 변화를 재구상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

위기 이후 기업이 성장하고 기회를 만들어 나가려면, 다음의 핵심 성공요인을 기억해야 한다. 첫째, 역경에서 기회를 찾는 태도를 가져라. 번영했던 기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이를 추구했다. 둘째, 위기에만 집중하기보다 미래지향적인 자세로, 사업모델 혁신·재편 기회를 찾아야 한다. 셋째, 약한 신호를 감지하라. 세상에 어떤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확대할지 고민하라. 이는 소비자의 행동, 수요 패턴 변화 등과 관련된 데이터에 자주 접근하고 고객 목소리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확보할 수 있다. 넷째, 사업 포트폴리오마다 개별 가중치를 부여하라. 사업 부문별로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그중 새로 부상하는 성장 동력을 파악해 집중하라. 다섯째, 민첩하게 행동하고, 변화하라. 장기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던 기업도 위기가 오면 이런 기조를 놓치거나 간과하게 된다. 오히려 위기를 장기 변화로 간주하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위기는 썰물과 같아서 물밑에 있던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위기 이후에도 기존대로 영업을 재개한다면 평범한 기업이다.

늘 역경 속에 기회가 있다. 앞을 내다보고 새로운 니즈를 예상해 충족시키며, 전략과 조직을 진화시키는 것은 리더의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