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적 유행 단계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다. 금융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이 글로벌 침체의 징조인지, 전염병으로 촉발된 불황은 얼마나 심각할지, 성장과 회복 시나리오는 어떨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한다.

아쉽지만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을 딱 잘라서, 이를테면 `국내총생산(GDP)이 몇 % 하락한다`는 식으로 보여줄 명쾌한 숫자는 존재하지 않으며, 혹시 누군가 그런 것을 내놓는다면 믿을 만하다고 보기 어렵다. 명확하지만 신뢰성 낮은 이런 것을 기다리기보다는 과거에 전염병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서 실마리를 얻고, 불황 회복의 패턴에서 통찰력을 도출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며 현명한 대처법이다.

최근 주요국 금융시장의 여러 지표는 극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우선, 금융시장 약세와 실물경기 침체를 반드시 동일시할 필요는 없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미국시장 기준, 최근 100년 동안 금융시장은 약세였지만 실물경기는 불황이 아니었던 경우가 7번이나 있었다.

물론 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제 취약성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는 실물경제 불황, 금융위기, 중앙은행은 긴축정책으로 인한 정책형 불황 등 세 가지로 분류 가능하다. 만약 바이러스로 실제 불황이 온다면 첫 번째 유형일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다른 두 가지보다 강도가 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불황으로 이어질지 단기 충격에 그칠지와는 별개로, 어쨌든 어느 시점엔가는 회복으로 돌아설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과거 사스, 1968년 아시아 독감, 1958년 홍콩 독감, 1918년 스페인 독감의 경험에서 보면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 충격은 V자로 회복됐다. 다만 이번 코로나19가 워낙 전례 없는 양상이어서, 과거와 같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다. 또한 불황은 주로 순환적인 것이지, 구조적인 사건은 아니지만, 가끔 양쪽의 경계가 모호할 때가 있기는 하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그랬다.

누구에게도 미래를 보는 마법의 구슬 같은 것은 없지만, 과거로부터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어야 한다. 첫째, 예측에 의존하지 말라. 불확실성이 높을 때는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지 모른다. 특정 예측에 의존하지 말고 상시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둘째, 금융시장의 급등락에 비즈니스 판단을 흐리지 말라.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금융시장과 실물시장은 항상 같이 가는 것은 아니다.

셋째, 데이터를 면밀히 살펴라. 데이터를 토대로 우리 기업이나 조직이 낙관적인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 양쪽 모두에 준비가 돼 있는지 객관화해 측정하라. 마지막으로, 위기 상황 이후를 전망하고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생각하기 시작하라. 어떤 과제가 있을지, 어떤 새로운 기술과 경향이 나타날지에 대비해야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