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클수록 좋다’는 단순한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소매업체들은 각자의 생태계를 구성해 고객들과 긴밀하게 소통해야 한다.

 

더 이상 기존의 ‘소매업 법칙’은 통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소매업체들은 매장 확장과 지리적 확대를 통해 규모를 키우는 전략을 따랐다. 매장이 많으면 많을수록 경제 규모가 커지고 운영비는 줄어들며, 구매력이 향상하고 판매비는 절감할 수 있다. 그 후 이 절감분을 재투자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가격을 낮추며 새로운 고객을 모집하고 더 많은 매장을 여는 데 활용한다. 이와 같은 ‘규모를 통한 승리’의 순환이 소매업 성공의 열쇠였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현재 소매업은 몇몇 트렌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기존의 전략적 접근법이 뒤바뀌면서 급속하게 달라지고 있다.

  • 모든 카테고리와 지역에서 소비의 형식이 빠르게 온라인으로 변하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지출은 2016년에서 2021년 사이 8.2%에서 14.5%로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중국의 지출은 12.6%에서 24.5%로 거의 두 배 증가했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는 온라인 도입을 가속해 소비자들은 화장지에서 TV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거침없이 구매하게 됐다. 물론 오프라인 매장은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중요하고 가치가 있지만, 고객 여정에서 매장의 역할은 급격히 변화했다.
  • 경쟁이 더욱더 과열되었다. 음식 배달업체와 같은 ‘신규 진출 기업’들과 ‘디지털 퍼스트 기업’들은 식품 소매업체와 같은 기존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을 뺏어가고 있다. 또한 기존 가치 사슬에서 물류 가치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 플랫폼과 마켓플레이스 기업들은 제품 제공을 확대하고 충성도에 대한 특혜를 강화하면서 소비자들의 디지털 지출에서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아마존(Amazon)과 알리바바(Alibaba)와 같은 디지털 생태계는 헬스에서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망라하는 매우 광범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레스터(Forrester)에 따르면 아마존은 전체 이커머스 매출의 44%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월마트(Walmart)는 그다음으로 큰 점유율을 차지하지만 겨우 10%에 불과해 거대 소매업체조차도 온라인 시장에서 입지를 마련하는 것이 어려움을 보여준다.
  • 고객들의 쇼핑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71%의 고객들이 마이크로 모먼츠(micro moments), 즉 다른 일을 하면서 쇼핑한다.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과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더 개인 맞춤화된 제안, 편리함, 차별화된 경험, 어느 때보다 훌륭한 서비스를 찾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매장 형식의 종말로 이어진다.

이처럼 변화하는 시장 요인들에 대응해, 소매업체들은 고객 제안과 운영 모델 및 경제 모델을 완전히 재검토해야 한다. 천편일률적인 가치 제안은 더 이상 실행 가능한 접근법이 아니다. 소매업체들은 모든 곳에 똑같은 모델을 구현해 성장을 추구하는 대신, 고객 밀집도를 강조하는 접근법으로 현지 차원에서 고객 확보를 위해 경쟁해야 한다. 이는 곧 성공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현지화하고, 다양한 접점에 대해 고객 여정을 수립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소매업체들은 전략에 몇 가지 과감한 변경을 가해야 한다. (보기 1 참조)

소매업, 미래 필수 전략 : 커뮤니티를 만들어라 1

이 새로운 소매전략 접근법을 ‘Win the Town’이라고 칭한다. 이 접근법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설명하기 위해 미래 소매 모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기업들의 몇몇 사례들과 함께 이 8가지 전략적 전환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1] <제품 판매>에서 <전체 솔루션 제공>으로 전환해 더 많은 소비 기회 포착

이를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쇼핑하고 싶어하는지를 넘어 왜, 무엇을 쇼핑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식료품 소매업체는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것에서 ‘가족 식사’ 솔루션 제공업체, ‘디너파티 개최’ 및 ‘건강 유지’ 솔루션 제공업체로 변화할 수 있다. 이처럼 솔루션 제공으로 초점이 변경되면 소매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동시에 고객들에게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최근에 주택 개선 소매업체인 로우스(Lowe’s)는 펫코(Petco)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15개의 로우스 매장에서 펫코의 반려동물 제품을 판매하는 숍인숍 컨셉을 도입했다. 이 파일럿 프로그램은 로우스의 ‘토탈홈’ 전략을 확장하는 동시에 펫코 브랜드에 새로운 고객 쇼핑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달러 제너럴(Dollar General)도 최근 ‘일반 상품 할인’에서 나아가 신선 제품을 도입해 가족 니즈 솔루션 제공으로 방향을 조정하면서 제품 제안을 업데이트했다. 미국 인구의 약 75%가 달러 제너럴 매장에서 5마일 이내에 살고 있을 정도로 달러 제너럴은 수많은 소도시와 시골 지역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식품 소매점이다. 이러한 달러 제너럴 매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2년 1,100개의 신규 매장을 오픈하고 1,750개 매장을 리모델링하는 등 2980개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실행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더 많은 고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2] 매장과 방문 고객 수에 집중하는 것에서 ‘채널과 무관하게 고객 참여’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환

고객들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면서, ‘현지 편의성’ 개념과 전통적인 형식 간의 차이 역시 사라질 것이다. 소비자들은 오로지 브랜드와 그 브랜드가 그들의 필요를 어떻게 충족시키는지에만 관심이 있다. 소매업체는 매출 기여도를 매장 또는 온라인과 같이 특정 채널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비생산적인 일이 된다. 소매업체가 서비스나 브랜드 구축에 집중하는 전문 매장을 오픈하면 결국 온라인이나 더 큰 매장의 매출로 이어져 전반적인 브랜드 충성도를 구축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인 KPI는 실제로 성장을 촉진하기보다는 오히려 운영팀 간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3] 동일한 지표 추적에서 <고객 평생 가치 집중>으로 전환

마을을 공략하기 위해 소매업체들은 개별적인 사일로(silo)로서 각 매장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에서 고객 개개인의 총가치와 그 고객들이 자산 네트워크 전반에서 서비스를 제공받는 방식을 측정하는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 같은 사고방식의 변화를 통해 서비스와 옴니채널 역량에 집중하는 새로운 형태가 만들어졌고, 소매업체들은 미래 시장 환경에서 전통적인 보고 지표의 한계에서 벗어나 제품 및 서비스 제공을 재검토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디지털 퍼스트 소매업체 중 대다수가 고객 평생 가치(CLV, customer lifetime value)를 구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고객의 충성도에 대해 빠른 배송과 미디어 스트리밍과 같은 혜택과 부가 서비스로 보상을 하며, 결국 이 고객들이 멤버십을 유지하는 동안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될 것을 잘 알고 있다. (보기 2 참조)

소매업, 미래 필수 전략 : 커뮤니티를 만들어라 2

성공을 위해 전통적인 KPI를 확장하면 소매업체들은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고 기업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

 

[4] 규모는 다르지만, 형태는 동일한 매장 네트워크에서 상호 연결된 포트폴리오 매장 형태로 전환

이 새로운 소비 환경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모든 채널에서 쇼핑객들의 니즈를 끊김 없이 효율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 소매업체들은 그들의 자산을 재검토하고 고객 접점의 통합된 포트폴리오이자 통합된 주문 처리 네트워크로서 어떻게 가장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재고해야 한다.

알리바바는 최첨단 식료품 체인인 프레시히포(Freshippo)을 위해, 중국 주요 도시 고객들과의 디지털 및 물리적 접점을 모두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오프라인 매장 브랜드를 통해 현지 규모를 구축하고, 위치별로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를 구현했다. 기차역 근처에는 편의점, 업무 지역에는 테이크아웃용 간편식 매장, 지역 커뮤니티에는 동네 식료품점을 구성한 것이다. 이런 형태는 알리바바의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온라인 쇼핑이나 고객 자택에 직접 배송되는 매장의 주문 처리에 추가되는 방식이다. 알리바바는 전통적인 대면 쇼핑을 뛰어넘어 고객 접점의 수를 확대하는 동시에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하면서, 식품과 관련한 고객 니즈를 모두 해결하는 곳이 되고 있다. (보기 3 참조)

소매업, 미래 필수 전략 : 커뮤니티를 만들어라 3

 

[5] 모든 자산을 소유하는 것에서 고객 접점을 제공하는 파트너 및 자산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으로 전환

전통적으로, 소매업체들은 자체 기업 구조를 유지하면서, 독립적인 개체로서 운영되고 기업 내부에서 역량을 구축했다. 하지만 업계 내 혁신의 속도와 점점 커지는 기술 대기업의 범위를 고려하면, 모든 소매업체들은 더 광범위한 동맹 및 협력업체로 이루어진 생태계를 구성해 지역 내에서 고객과의 접점과 밀집도를 경제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최근 들어 음성 인식 기술이나 배달 서비스 업체와 협력하는 등 기술 및 운영 차원의 동맹 및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소매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런 이니셔티브는 그 자체로는 비용이 많이 들고 실패의 위험이 높을 수 있지만, 협업을 통해 더 큰 힘을 얻고 성공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미국의 세포라(Sephora)와 콜스(Kohl’s), 중국의 쑤닝(Suning)과 까르푸(Carrefour) 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런 움직임이 특히 샵인샵이나 제품 파트너십의 형태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협력을 통해 ‘호스트’ 격인 소매업체는 카테고리 전문 지식을 얻게 되고, 파트너 소매업체는 추가적인 고객 접점을 얻게 된다.

 

[6] 사업 부문 내의 흐름 최적화에서 제품 유형 전반의 엔드투엔드 흐름 최적화로 전환

동일한 지역 내의 다양한 접점과 자산을 이용해, 소매업체는 운영을 개별 사업 부문 차원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재구성할 수 있다. 이 모델에서 물리적 매장은 더 이상 단순한 고객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유통 네트워크의 핵심 구성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매장은 작은 매장들의 유통 센터가 될 수 있으며 동네에 있는 매장들은 식료품 배달의 라스트마일 딜리버리(last-mile delivery), 즉, 고객의 집 앞까지 더 가깝고, 더 소규모이며, 더 민첩한 운영을 지원할 수 있다.

채널이 성장(주문형, 혹은 서드파티 주문 처리 등)하면서, 소매업체들은 고객 니즈 충족을 위해 제품 유형 별로 엔드투엔드 흐름의 최적화 방안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수명이 짧은 채소의 주문형 배송에는 매장에 배치된 수명이 긴 채소와는 다른 취급이 필요하다.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도록 공급망을 설계하려면 일상적인 운영을 위해 예를 들어 대형 매장에 크로스 도킹을 할지 혹은 매장에 직배송을 할지 등 작업 흐름에 대한 더 미묘한 분석과 많은 지능형 기술(예를 들어, AI 등)이 요구된다.

 

[7] 내부 자산으로서의 데이터에서 수익화가 가능한 외부 자산으로서의 데이터로 전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소매업체들은 데이터를 새로운 비즈니스 벤처와 수익원의 발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 포레스터는 소매 미디어 카테고리의 글로벌 수익이 2022년 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 세계의 소매업체들이 플랫폼을 출시하면서, 광고업체들에는 고객들을 타겟팅할 수 있는 옵션이 증가하고 있으며 동시에 소매업체들에게는 인접 사업을 구성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일례로, 홈디포(Home Depot)의 소매 미디어 비즈니스는 홈디포의 방대한 고객데이터를 바탕으로 애자일한 데이터 과학 및 AI시스템과 결합해 홈디포닷컴 고객들의 경험을 개인 맞춤화하는 동시에 이 회사의 더 광범위한 마켓플레이스 협력업체들을 지원한다. 홈디포는 적절한 협력업체를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고객에게 연결해 주는 광고 플랫폼을 개발해 데이터를 수익화했다. 데이터 수익화의 성공 가능성을 알아챈 것은 홈디포만이 아니다. 월마트(Walmart), 크로거(Kroger), 울워스(Woolworths)를 비롯한 다른 많은 기업들도 빠르게 미디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8] 절대적 전국적 규모 구축에서 현지 고객 및 데이터 밀집도 구축으로 변경

소매업체들은 지역 차원에서 고객들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 AI기반 예측 기술을 이용해 수요를 예상하고 재고를 관리하고 다양한 지역에 공간과 노동력을 효과적으로 분배해야 한다.

마을을 사로잡으려면, 소매업체가 가장 좋은 가격을 제시하거나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현지 고객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고객의 일상적인 경험에 의미 있는 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소매업체들은 고객 행동의 미묘한 차이와 다양한 쇼핑 상황에서 선택의 동인을 이해해야 한다. 이는 결국 소매업체가 어떤 상황과 니즈를 해결해야 할 지, 소매업체 네트워크에서 접점을 어떻게 확대할지, 어떤 파트너십을 추진해야 할 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로 인해 소매업체는 각각의 고객에게 효율적인 배송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제품, 가격, 서비스, 경험 전반에 걸쳐 더 좋은 전체적인 가치 제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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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나 제품 중점 사항에 상관없이 모든 소매업체는 ‘마을을 공략하는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마을에서 유리한 위치를 구축하고 소비자 참여도를 증가시키고, 매출 점유율을 높이고, 운영비를 낮추는 전략이다. 이 프레임워크를 적용하려면 고객 관계, 기업이 활용하는 채널, 운영 역량 뿐 아니라 전반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경제성을 재검토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보기 4 참조)

소매업, 미래 필수 전략 : 커뮤니티를 만들어라 4

소매업의 빠른 변화 속도를 생각할 때, 느리게 움직인다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소매업체들이 변화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AI, 사용자 경험, 기타 데이터 기반 디지털 역량을 개발하고 있지만, 이를 대규모로 실행하고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 지난 10년 간, 우리는 많은 소매 대기업들이 더 이상 경쟁력 없는 전략, 매장에 의존적이고, 소비자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디지털 역량 발전에 대해 유연하지 못한 전략을 고수하다가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제 소매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생태계’의 위기와 기회를 인식할 때다. 앞으로 10년, 소매업 비즈니스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업은 근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재구상하는 동시에 단기 성장 목표를 관리할 수 있는 소매업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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