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혁신 초기 단계에서 초점을 맞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이 질문을 10명의 기업 임원에게 한다면, 아마 10명 모두 각기 다른 대답을 할 것이다.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첫 100일 동안 수만 가지 고려 사항과 결정해야 할 안건, 취해야 할 행동이 있을 것이고, 이를 그저 행하는 것만이 아닌 그 시기와 순서까지도 고려해야만 비로소 혁신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진행하기란 불가능하다. 무리하게 추진한다면 분명 미흡한 부분을 낳을 것이고, 그 결과 사업 전체가 리스크에 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리더는 반드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신속하고 결단력 있는 행동이 필수적인 한편, 처음부터 끝까지 빠르게 달리기만 해서 성공한 조직은 그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혁신은 단거리 경주보다는 마라톤에 더 가깝다. 시간과 호흡을 가다듬어야 하고, 강한 힘과 인내력만큼 마인드셋과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혁신의 출발선에 선 기업들은 역량과 마인드, 모든 측면에서 앞으로 마주할 역경과 도전에 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기업이 목표 달성을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인내력을 기르기 위해 기업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본 아티클에서 BCG는 기업이 혁신을 성공으로 이끌 강력한 토대를 형성하기 위해 첫 100일간 따라야 할 4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완벽한 준비를 위한 4가지 원칙
BCG는 매년 전 세계 1,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왔다. 이를 통해 3,000개의 기업 혁신 케이스를 분석하고, 이들이 도모한 구체적인 행동과 혁신의 결과 간 연관성을 파악했다. 분석한 케이스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부터 디지털 혁신, 구조조정에 이르기까지 넓은 영역에 걸쳐 있다. BCG는 설문 대상 기업에 구체적으로 혁신 성공 혹은 실패 시점에 대비해 어느 정도의 준비를 했는지 조사한 뒤, 주관성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실제 성공과 이러한 대비책의 연관성을 파악했다.
BCG는 비즈니스 혁신의 첫 걸음이 성공으로 향하는 길로 이어질 수 있도록 4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혁신이 기업의 우선순위임을 공표한다. 둘째, 최고의 리더들을 규합한다. 셋째, 전담 부서를 조직 및 동원한다. 넷째, 혁신을 알리고 참여를 유도한다. (보기 참조)
위의 4가지 원칙을 따르면 기업은 빠르게 모멘텀을 형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으며, 일단 착수하고 나면 혁신은 큰 어려움 없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다. 혹 혁신을 방해하는 요소가 발생해 진행에 차질이 발생한다 해도 기업과 직원은 이미 어려움을 헤쳐 나갈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다.
[원칙 1] 혁신을 최우선순위로 선언한다
BCG 조사에 따르면, 대외적으로 혁신이 비즈니스 우선순위임을 드러낸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 대비 48% 더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 여기에 단순한 매출 증대를 넘어서 품질 향상이나 혁신, 고객 서비스, 혹은 사회적 이익과 같이 더욱 분명하고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적어도 한 가지 이상 공유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리더는 혁신이 미치는 영향력을 기업 목표의 중심이 되는 것, 즉 지속적인 성공으로 모든 이해관계자가 얻을 가치에 맞춰야 한다.
더불어 리더는 혁신이 미치는 영향력을 수익적 측면만이 아니라 기업 목표의 중심, 즉 지속적인 성공으로 모든 이해관계자가 얻을 가치에도 맞춰야 한다. 사람들은 고객, 브랜드 가치, 혹은 사회적 목표와 혁신의 연결성을 직접 확인할 때 비로소 그 과정에 함께한다. 더욱이 비즈니스 컨텍스트의 변화는 직원들에게 가중된 압박과 늘어난 업무량으로 돌아갈 것이고, 때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안겨줄 수도 있다. 일방적인 강요보다는 사람들이 노력의 과정에 함께하고 있다고 몸소 느낄 때 변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원칙 2] 최고의 리더들을 규합한다
혁신에서 참여의 중요성은 리더에서 직원까지 모든 직급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BCG 조사에 따르면, 리더가 빠르게 조직의 정렬(alignment, 구성원 간 혹은 조직과 구성원 간의 목표 및 업무 방향을 맞추는 일)을 이루는 데 집중하는 경우 혁신 성공률이 60%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들이 단합하여 변화를 수용한다면, 혁신의 의도를 설명하는 것이 아닌 혁신 목표를 달성하는 일에 다 함께 집중할 수 있다.
최고 리더는 적극적으로 혁신에 임해야 한다. 리더는 직원들과 솔직하고 후회 없는 논의를 통해 모든 반대 의견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일부 직원들이 변화에 회의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파악하여 이들의 우려를 최대한 해소해야 한다.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그 어떤 기업도 권위 있는 자들의 반대나 저항을 이겨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혁신에 동참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혁신의 목표를 정의하고 기업이 어떻게 전략을 수립할지 명확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후 이니셔티브를 수행 방법 등이 포함된 혁신 구현 계획을 다듬어야 한다. 또한 잠재적인 방해 요소와 이를 극복할 방법을 확인해야 한다. 조직 정렬은 단순히 논리나 열망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혁신 목표에 부합하는 관리 인센티브를 수립 또는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본 아티클의 공동 저자이자 유럽 산업현장 관리운영기업 쿠렌타(Currenta)의 COO 한스 제넨(Hans Gennen)에 따르면, 쿠렌타의 리더십 팀은 전 직원이 기업의 목표와 혁신을 도모하는 일의 가치를 인지하고 있다. 제넨 COO는 8주에 거쳐 사내 최고 리더 50명을 소집하고, 그들과 함께 집중적인 워크샵과 회의를 진행했다. 전통적인 탑다운 방식의 소통보다 시간도 더 오래 걸리고 복잡한 절차였지만, 이 접근 방식은 리더들에게 혁신에 관한 책임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은 기업 혁신의 지지자가 되었고, 궁극적으로 이 접근 방식은 기업의 노력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데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원칙 3] 전담 부서를 조직 및 동원한다
BCG 조사에서 비즈니스 혁신에 철저히 대비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성공률이 68%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초기 단계부터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혁신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말과 같다.
기업은 혁신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초기 단계부터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성공 가능성이 희박할 수 있다.
혁신에는 수많은 이니셔티브를 관리 및 모니터링할 수 있는 팀과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또한 조직 정렬을 구현할 별도 부서도 필요하다. 수많은 요소와 하위 부서를 조직하고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개별 프로젝트 및 이니셔티브에 대한 준비와 조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초기 단계에서 혁신 관리 부서(TMO)를 설립하는 일은 모든 것을 계획대로 진행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TMO는 모든 혁신 이니셔티브 및 프로세스를 실행하는 중앙 정보 센터 역할을 하며, 부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담 수석 리더(CTO, 혁신 관리 부서장) 및 전담 부서원 등 명확히 정의된 포지션도 있어야 한다. 또한 TMO는 조직 구성원, 혹은 외부 조직원까지 혁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어주는 역할도 한다.
TMO는 고위 경영진에게 권한을 받아 혁신을 조직화하고 추진하는 상위 부서로서 조직 내 모든 사람을 같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간다. 이들은 프로세스와 툴을 제공하고, 진행 상황 모니터링과 가치 확보를 하면서 조직의 정렬을 구현한다. 이들은 업무 흐름과 이니셔티브 관리 목표를 지원하기도 한다. TMO는 인력, 전문지식이나 툴, 혹은 자금과 같이 혁신에 필요한 자원 목록을 관리하면서 빈 곳이 발생했을 때는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는데, 때로는 경쟁의 우선순위를 중단하거나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리더십의 개입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TMO는 혁신의 취약점과 리스크를 파악하고, 진행 상황을 지연시키거나 혁신을 완전히 엎을 수도 있는 여러 방해 요소를 피하고, 극복하기 위한 비상 계획을 수립한다.
[원칙 4] 혁신을 알리고 참여를 유도한다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은 리더와 직원 모두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성공적인 혁신에는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데, 이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행동을 장려하기 위해서이다. 리더들도 마찬가지로 지속해서 조직의 피드백을 구해야 한다. 단순히 소식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요청하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약 20% 더 가치 창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자. 기업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정보를 제공하고, 보다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단기 전략이 포함되어 있는 커뮤니케이션 로드맵(대개 6개월 단위가 가장 효율적이다)을 개발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에는 진행 상황 보고는 물론이고, “왜?”와 “무엇을?”과 같은 전략에 대한 고차원적인 논의도 포함되어야 한다.
성과는 물론 미달한 부분도 솔직히 밝히는 편이 좋다. 불확실성과 어려움, 그리고 이를 어떻게 대비하는지 솔직히 드러내면 기업의 신뢰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믿음과 지지도 얻을 수 있다. 동기를 부여하는 소통은 중대한 목표 달성을 위해 아껴 둘 것이 아니다. 어려운 시기를 겪을 때 이러한 소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불확실성과 어려움을 솔직히 드러내면 기업의 신뢰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믿음과 지지도 얻을 수 있다.
주기적인 진행 상황 확인과 피드백 체계를 만들자. 진행 상황을 확인하거나 잠재적인 방해 요소를 모니터링하는 것 외에도, 일선에 보고서를 요청하면 팀 전체의 노력을 기반으로 혁신이 진행된다는 인식을 더 줄 수 있으며, 이는 곧 지속적인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 조직 전반에 걸쳐 여러 직원 그룹과 소통하며 의견을 묻고 이들의 지지를 얻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혁신 작업에 착수하기 전에, 긴 여정에서 이들을 합류시킬 적절한 시점을 미리 고민해보는 것이 좋다.
이케아(IKEA Retail, Ingka Holding)가 혁신을 위해 취한 접근법을 살펴보자. 여정에 들어가기 전, 이케아는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 극복해야 할 여러 과제를 파악한 후 자사의 운영 모델을 평가했다. 혁신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케아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기업이 직면한 과제에 대해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해 진행 상황, 직원들의 태도, 인지된 변화의 정도를 모니터링했다. 이러한 설문조사는 리더가 집중해야 할 부분을 파악하고, 프로세스를 조정할 때 필요한 툴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직원들의 피드백에 기업이 귀 기울인다는 점을 보여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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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CEO가 취임할 때와 마찬가지로, 기업에게 혁신의 첫 100일은 자원을 확보하고 깊게 고민하며, 앞으로 이어질 기나긴 마라톤을 위해 리더와 조직이 준비하는 기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여정에는 기회와 더불어 어려움도 존재하기에 반드시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는 올바른 마인드셋과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역량, 수용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얼핏 최고의 마라토너는 혼자만의 역량으로 좋은 성적을 내는 듯 보이나, 그 뒤에는 선수를 뒷받침해주는 든든한 전문가 팀이 있다. 혁신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전담 부서를 조직 및 동원하여 결승선에 도달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춘 다음에 출발선에 서야 한다. 프로그램 계획, 인력 규합, 원칙과 규정 수립 등을 위해 혁신 과정에 착수하기 전 쏟아 부은 시간은 혁신이 진행되면서 고스란히 몇 배의 가치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