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사람들이 이를 활용하는 능력도 향상되면서, 여러 산업에서 이전과 차원이 다른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 기업의 CEO는 바로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수십 년에 한 번 찾아올 법한 성장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 CX)은 고객은 물론이고 기업에도 이득이 된다. 이러한 고객 인사이트는 아마존이나 애플, 구글과 같은 업계 선도기업을 차별화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BCG 연구에 따르면, 고객 만족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지난 10년 동안 주주 가치를 평균보다 2배 더 창출했다. 기업 수익뿐만 아니라 주가수익률(price-to-earnings ratio, PER)도 상승해, 결과적으로 총 주주수익률까지 상승했다. (그림1 참조)

뛰어난 고객 경험(CX), 개선이 아닌 대대적인 변혁이 필요하다 1

대부분의 CEO는 자사의 CX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고, 이미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또한 변화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때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 지금껏 BCG가 살펴본 사례에 비추어 볼 때,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주요 원인은 바로 CX 결과가 비즈니스의 이익 및 재무 목표와 명확히 연관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 있다. 기업은 과감한 혁신을 통해 진정한 발전을 꾀하기보다는 현상(現狀)을 기준으로 점진적 변화만을 만드는 데 그치게 된다.

비즈니스 가치 실현을 위해 차별화된 CX를 구현하려면 CEO는 원만한 우상향 발전 곡선만을 좇아서는 안 된다. 대대적인 변혁, 즉 기업이 생각하고 개발하고, 구현하고 지속하며 수익화하는 방식을 뒤집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미다스 터치(The MIDAS touch)’라 부르는 BCG 패러다임은 측정, 혁신, 제공, 활성화, 동기화의 다섯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된다. (그림2 참조)

뛰어난 고객 경험(CX), 개선이 아닌 대대적인 변혁이 필요하다 2

미다스 터치식 접근법을 채택하는 경우 CEO는 다음의 내용을 고려해야 한다.

 

 

설문지 너머의 비즈니스 영향력을 측정하라

 

CX 측정을 할 때, 기업은 주로 백미러를 보는 방식에 더 익숙해져 있다. 즉, 고객 경험 이후에 실시되는 설문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CX를 측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사로는 CX 관련 문제의 원인이나 비즈니스에 끼치는 영향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더욱이 조사 결과는 경험이 발생한 이후에 나오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개입하여 잘못된 부분을 수정할 기회가 거의 없기도 하다.

BCG의 CX 측정 시스템은 더 스마트한 접근 방식으로 기존의 의견 청취 방식에는 없던 디지털 역량을 제공하여, 고객과 기업 사이 상호작용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뿐만 아니라 제삼자와의 교류도 측정한다. 더불어 실시간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인사이트를 도출하면서 관련 조치를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한다.

시스템을 발전시키려면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할 때 거치는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소매 금융 은행에는 보통 여섯 종류의 고객 여정이 존재하는데, 저축 혹은 거래를 위한 가입, 자금 조달, 주택 구매, 계좌 서비스 이용, 금융 거래, 문제 해결이 대표적이다. 각 여정에는 주기 시간과 오류율, 그리고 퍼널(funnel) 이탈 등 실시간 측정 기준이 있는 균형성과표(balanced-scorecard, BSC)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준이 바로 비즈니스 영향과 KPI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측정 기준과 명확히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가령 주기 시간은 비용 및 통제 결과와, 퍼널 이탈은 이탈률 및 고객 감소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기업은 우선 측정 기준을 파악하고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데이터 소스를 구축한 뒤, 이 과정을 통해 핵심 측정 기준을 세분화해야 한다. 그런 다음, 고객 여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파악하고 해결을 위한 조치 방안을 제안할 분석 엔진을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개입 요소를 관련 물리적 채널 및 디지털 채널에 적용함으로써 기업은 거의 실시간으로 고객 경험을 개선할 수 있고 균형성과표 결과도 향상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비즈니스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한다면, 기업은 점차 고객 경험을 개선할 학습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 중심 경험으로 혁신을 일으켜라

 

점진적 개선이란 사실 함정이다. 수년간 기업들은 현재의 프로세스와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프로세스 재설계 기술, 린(lean) 기법, 고객 여정 매핑(customer journey mapping, CJM) 기술 등에 의존해 왔다. 소비자 고충점을 해결하고 비효율성을 제거하면서 CX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이런 접근 방식을 사용할 경우 작은 개선 사항에도 뛰어난 인재와 방대한 금액(게다가 두 요소 모두 늘 공급이 원활한 것이 아니다)이 필요한 것에 반해, 개선 정도는 매년 약 5~7%로 그 영향력이 크지 않다.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려면 이 수치가 적어도 30~50%는 되어야 한다.

판도를 뒤집을 고객 경험을 구축하기 위해 기업은 사람 중심의 디자인을 수용해야 한다. 이는 사람 중심 디자이너를 채용하고 교육, 육성하여 강력한 디자인 기능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경험 디자이너(experience designer)는 상황에 따른 고객 이해를 바탕으로 백지상태(zero-based) 설계 기법을 통해 기존 방식을 바꿀 솔루션을 찾는다. 이 방식은 현재가 아닌 미래의 한 시점을 목표로 삼아 역방향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현상에 덧대기만 하는 기존의 점진적 개선 방식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사람 중심 디자이너는 디지털 영역만이 아니라 변화를 위한 거의 모든 노력에 참여해야 한다.

판도를 뒤집을 고객 경험을 구축하기 위해 기업은 사람 중심의 디자인을 수용해야 한다.

소매 금융 은행의 예를 들어보자. 수표 보충 과정을 개선하려는 과정에 있는 은행은 단순히 고객 여정을 파악하고 수동적인 데이터 입력을 줄이는 등의 효율성을 위한 이니셔티브를 실행하는 것이 아닌, 사람 중심의 백지상태 설계 기법을 활용하여 고객의 수표가 거의 비어 갈 시기를 알고리즘으로 미리 파악해 고객이나 직원이 개입하지 않아도 수표를 보충할 수 있도록 새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이는 고객 경험을 크게 향상했고, 보안 문제에 취약했던 수표 보충 과정을 개선하며 은행의 업무 효율성도 높였다. 그 결과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해당 부문에 드는 비용은 30% 이상, 주기 시간은 75% 이상 줄었고, 고객 만족도는 30점가량 상승했다.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를 통합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라

 

많은 기업이 변화를 위한 이니셔티브를 조직 및 혁신하는 과정에서 틀에 박힌 선택을 한다. 전년도 지출액을 기준으로 여러 직무에 자금을 할당하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가령 한 소매 금융 은행은 30여 개 기능 부서에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CX를 개선하고자 220개의 통합되지 않은 이니셔티브를 조직했다. 부서별로 프로젝트나 예산을 공유하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도입된 변화는 고객은 물론, 비즈니스에도 크게 다가오지 않았다.

진정한 혁신적 변화를 달성하려면 기업은 변화 이니셔티브의 예산과 프로젝트의 가짓수를 줄이고 더 잘 조율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고객 여정이나 고객 중심의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품, 기능, 전략적 관점을 통일해야 한다. 이 접근 방식이 성공하려면 기업이 거버넌스 및 자금을 다루는 방식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고객 경험에 제대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 여러 부서에서 인력 및 자금을 모아 각 부서가 모여 협업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다기능 팀’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기능 팀에는 자체적으로 디자인을 구축하고 실행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하며, 리더는 방향을 설정하고 자금 활용을 승인해야 한다.

기반이 탄탄한 혁신은 고객 경험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객의 니즈를 해결한다.

기반이 탄탄한 혁신은 CX 최적화에 뿌리를 두면서도, 최적화된 인력과 향상된 직원 경험, 강력한 규제, 이윤이 남는 수익과 비용까지 목표로 할 수 있다. 고민부터 만족 단계까지, 고객 경험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객의 니즈를 해결하고, 마케팅, 세일즈부터 사무실 지원 업무까지 전후방으로 모든 단계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행동을 취할 수 있다.

올바르게 수행된 고객 경험 혁신은 고객은 물론 기업에도 상당한 이익으로 돌아온다. 일례로, 호주의 한 은행은 이러한 혁신을 통해 고객 인식이 ‘시장 내 후순위 은행’에서 ‘시장 내 주요 은행’으로 바뀌게 되었으며, 직원가치제안(employee value proposition, EVP)을 재정비했을 뿐만 아니라 주주수익 면에서도 다른 은행을 앞서게 되었다.

 

 

고객 우선 문화를 활성화하라

 

일부 CEO는 CX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데 있어 조직 전체의 참여를 끌어내는 것의 중요성을 간과하곤 한다. 조직 전체에 책임감을 부여하는 대신, CX 부서나 고객과 직접 교류하는 소수의 직원에게만 프로그램 성공의 책임을 지우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접근하면 조직 차원에서 필요한 수준의 고객 집중도는 얻지 못한 채 차선의 결과에만 도달하게 될 수 있다.

지속 가능하고 깊이 있는 혁신을 만들려면 고객 우선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지속 가능하고 깊이 있는 혁신을 만들려면 고객 우선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즉, 훌륭한 CX를 제공하는 것을 모든 임직원의 책임으로 나누고, 우수한 CX 결과를 도출한 직원에게 보상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경영진, 혁신 팀, 일선 리더 단에서 각각 신중히 행동을 취해야 한다.

  • 경영진: 혁신 과정에서 고위 경영진의 역할은 다른 리더를 일깨우고 조직 전체가 본받을 수 있는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그렇기에 모든 고위 경영진은 전통적 측정 기준과 더불어 CX 결과를 기준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기업은 이들이 말한 것을 실천할 수 있도록 실행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행동을 회의 등에 녹여 일상화한 뒤 이러한 문화를 팀에 전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뛰어난 코치를 고용하여 리더들이 익숙한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혁신 팀: 변화를 이끄는 팀은 고유한 책임, 권한, 비즈니스 내부 요구 및 고객의 요구에 대한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 이들은 마케팅, HR, 재무, 기술 및 리스크 부서와 충분히 소통할 필요가 있으며, 이들의 업무 수행 방식은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고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면서도 고객의 목표를 재무 및 사업 성과와 연결 지을 수 있어야 한다.
  • 일선 리더: 조직을 활성화하려면 고객으로부터 파악한 점에 대해 경영진과 일선 리더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변화 이니셔티브를 시작한 후에는 행사 등 기존에 없던 채널을 통해 이러한 대화 분위기를 강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기업은 새로운 목표 행동으로 리더를 평가하고, 모범이 될 수 있는 이를 찾아내야 한다. 반대로 이러한 과정을 따라오지 못하는 리더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인력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다양한 채널에서 고객 참여를 통일하라

 

이제는 여러 접점에서 고객 맞춤형 소통을 원활하게 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혼란스러운 두 가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채널 연결성의 부재와 채널의 독립성이다. 서로 연결되지 않은 여러 데이터베이스에 의존하면 조직 차원에서 고객을 일관성 있게 파악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고객과 상호작용하는 채널이 독립적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은 우선 중앙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모든 채널과 사업부에서 발생하는 고객과의 상호작용에 관련한 정보를 이곳에 저장해야 한다. 이를 통해 조직 내 모두가 같은 수준의 고객 이해도를 지닐 수 있어 잠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마찰 요소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중앙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은 중개자가 고객 데이터에 먼저 접근해야 하는 자동차나 보험과 같은 산업에서 빠르게 채택할 필요가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기업은 보통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고도로 자동화된 솔루션을 개발해, 각 고객에 대한 정보를 지속해서 수집하고 분석하여 최선의 액션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기업은 특정 사업 목표에 따라 타사 제품 또는 서비스의 구매 성향이나 가격 민감도, 선호 채널 등 다양한 수치를 활용할 수 있다.

그 후에는 분석을 기반으로 권장 채널에서 권장되는 행동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콜센터, 각 지점 직원, 마케팅 팀은 완벽히 합을 맞춰 액션을 충분히 조율하고 올바른 내용을 고객과 공유해야 한다.

휴대전화 선불 충전 서비스에서 수익을 더 높이고 싶었던 한 이동통신사는 고객이 자사 서비스를 구매하는 이유와 그렇지 않은 이유를 파악하고자 AI 플랫폼에 투자했다. AI 플랫폼으로 해당 통신사는 커뮤니케이션 채널부터 메시지 내용, 전송 시점 등 고객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을 테스트해 볼 수 있었다. 테스트 결과를 기반으로 이들은 충전 요금을 거의 다 소진해 가는 고객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고객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할인을 제안함으로써 이탈률도 낮췄다. 그 결과, 타겟팅 전략으로 선불 충전 부문의 수익률은 15% 증가했고,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할인 제안 전략으로 고객 이탈률은 2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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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BCG에서 제안하는 것은 단지 CX 프로그램을 비즈니스의 중심에 사람을 두는 운영 모델로 변혁하는 것뿐이다. 다른 모든 변혁과 마찬가지로 CX 변혁은 명백한 비전을 가지고 시작하여 이를 기준으로 현재의 CX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간극을 파악한 뒤에는 이를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로드맵을 세워야 한다.

고객 경험은 그저 누군가를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는 그런 부드러운 개념이 아니다. 고객 경험은 비즈니스의 필수적인 부분이며, 그 누구보다 CEO가 먼저 그것을 파악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은 결국 뒤처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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