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은 지난 수 십 년 간 글로벌 보건 커뮤니티에 경종을 울렸던 여러 전염병 사태 중 가장 최근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한번, 심각한 결과로 이어지는 병원균이, 자연에서 잠복되어 있다가, 인간에게 감염되고, 의료계가 그 통제방법을 찾아내기 전까지 보건의료 시스템을 속수무책으로 만들었다. 이 백서 작성시점을 기준으로, 코로나19(COVID-19)확진자는 7만 8000명 이상이며 사망자는 약 2500명에 달한다.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그리고 앞으로도 분명히 발생할 다른 전염병들-은 통제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계획, 협동, 그리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진정으로 효과적인 보건 비상대응 시스템을 위해서는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는 동시에 신종 병원균을 빠르게 찾아내 이해하고, 진단, 백신 등의 대응책을 개발하고, 필요한 약품, 의료품, 의료 전문가를 보급하며, 시기적절하게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역량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이 전체적인 접근법을 ‘탐지, 개발, 실행(Detect, Develop, and Deliver)’으로 명명한다.

감염성 질환에 대한 세계적인 대비역량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발병사태는 오늘날처럼 고도로 상호연결된 세계에서 전염병 발병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개선이 필요한 중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

• 디지털 툴 및 예측 분석 기술을 활용하고, 보건 당국, 통신 및 기술기업, 보건의료 제공업체, 제약회사 등과 표준화된 데이터를 시기적절히 공유함으로써 신종병원균을 더욱 신속히 발견하고 이해.

• 협업, 자금조달, 민관협력을 개선하고 긴급필요시 빠르게 확대생산 가능한 치료제 생산설비를 갖춤으로써 대응책을 더욱 신속히 개발.

• 중요 약품, 치료시설, 진단키트, 의료품, 보건인력의 긴급상황시 가용성 및 제공을 사전 비상대책수립하고, 공급망을 애자일하고, 탄력적이고, 지리적으로 고르게 배치함으로써, 대폭 개선.

지속적인 대비는 왜 중요한가

전염병에 대해 한 가지 확실한 게 있다면, 자연은 계속해서 새로운 병원균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어느 정도는 자연환경의 개발 확대와 인구밀도 증가로 인해, 전염병 발생 빈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1970년대 후반 이후만 해도, 우리는 에볼라(Ebola), HIV, 사스(SARS), 메르스(MERS), ‘돼지독감’(H1NI), ‘조류독감’(H5N1), 웨스트나일(West Nile), 지카(Zika), 그리고 지금의 COVID-19에 이르기까지, 모두 동물에서 시작해 인간에게 전파된 신종 병원균으로 인한 전염병들을 경험했다. 여행의 급격한 증가-해외여행 건수가 2010년 9억 5000만 건에서 2018년 약 14억 건으로 상승-로 인해 한 지역에서 발생한 감염증이 더욱 쉽게 전염병(epidemic)으로, 그리고 대유행(pandemic)으로 발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전염병이 어떤 경로로 움직일지 예측하는 것은 현재 어려운 일이다. 신종 병원균의 전파 방식, 감염 가능성, 잠복기, 치사율은 매우 다양하다. 이로 인해 이전의 전염병에서는 완벽했던 방법을 사용해 새로운 전염병을 억제하는 것이 쉽지 않다.

반복적으로 대규모 전염병이 발생하는 또 다른 요인은 전세계 대부분의 보건의료 체계가 이런 위기에 대한 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이다. 에볼라처럼 보건 시스템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고 퍼져나간 전염병들도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은 심각한 감염성 질환이 얼마나 빠르게 보건시스템을 압도하는지, 심지어 경제개발 및 보건대처에 있어 막대한 노력을 기울여 온 지역조차 예외가 아님을 보여준다. 따라서, 비슷한 전염병이 가장 발달된 선진국의 보건 시스템 역시 압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예를 들어,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Hurricane Katrina) 사태 당시 뉴올리언스의 비상대응 실패위기와 2017년 허리케인 마리아(Hurricane Maria) 이후 푸에르토 리코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게다가, 글로벌 경제의 상호연결성과 대중의 공포가 소셜미디어로 인해 증폭되면서 전염병 발병의 경제적 영향이 더욱 커지고 있다. 2015년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MERS)로 인해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감염자의 수는 단지 186명이었지만, 한국경제연구원(KERI)에 따르면 방지대책마련에 대한민국 경제는 약 82억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Health)는 2003년 사스가 아시아에 미친 총 경제적 영향이 역 4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제적 영향은 IHS 마킷(IHS Markit) 분석에 의하면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전염병 대처를 위한 다각적 전략

현대 전염병 억제를 위해서는 탐지, 개발, 실행의 세 가지 차원에서 전염병을 관리하는 전체적, 지속적, 조정가능한 비상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탐지

탐지는 전염병의 원인이 되는 병원균을 찾아내고 특성을 파악하는 프로세스이다. 과학자들이 새로운 병원균을 찾아내는 능력은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중국 과학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된 지 약 한 달이 지난 1월 초에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배열을 분석했고, 그 내용을 세계보건기구(WHO)에 공유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보건당국들은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백신 및 진단키트 개발을 서두를 수 있었다. 중국이 사스 이후 개발한 이 전염병 감시 네트워크로 인해 공중 보건 근로자들은 특이한 질병을 중앙 보건당국에 신속히 보고할 수 있다.

위험한 신종 병원균을 발견하고 추적하는 것은 생물의학만의 임무는 아니다. 병원균은 자연에서 만들어지고 그 전파는 광범위한 사회 및 경제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보건기관의 탐지노력은 지금보다 훨씬 더 폭넓은 생태계- 야생생물학자, 수의사, 생태학자뿐 아니라 정치과학자 및 경제학자에 이르기까지-의 전문지식을 총동원해야 한다.

전염병 탐지는 또한 사후대응적인 것에서 사전예측적인 것이 될 수 있다. 미국 및 대부분의 국가에서, 관계당국들은 환자가 질병에 감염되어 의사나 응급실을 방문한 이후에야 전염병 발병에 대해 알게 된다. 그 후 역학조사를 위해 관계당국은 환자의 발자취를 되짚고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개선된 디지털 툴을 이용하면 전염병 발병을 보다 신속히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이 툴들은 주로 개별 기업이나 조직 차원에서 사용된다. 이 툴들이 통합되어 사용된다면 귀중한 조기경보 시스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독감증상에 대한 인터넷 검색, 아파서 집에 있다는 사람들의 소셜미디어 게시글 급증이나 지역 약국에서의 이부프로펜 및 항생제 구매 증가는 많은 사람들이 특정 질병에 걸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핸드폰 이동패턴의 특이한 변화- 한 동네에서 많은 사용자들이 며칠 동안 집을 떠나지 않았다든지 하는 등의- 역시 질병 발발 가능성의 신호일 수 있다. 이런 툴들은 아프리카, 동남아, 중남미 등 세계 많은 지역에서 사용가능하다.

물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장치가 분명히 있어야겠지만, WHO 등의 기관이나 미국의 질병통제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등 국립 기관들은 이동통신업체, 온라인 미디어기업, 약국 등 다양한 출처들과 협력해 관련 데이터를 취합하고 예측 분석을 실시함으로써 위기상황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다. 몇몇 기술기업들이 이와 같은 탐지 시스템을 개발했지만 더 많은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런 정보들을 통해 약국, 보건의료제공기관, 진단키트 등의 필수품 제공업체들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경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보건의료 제공업체들은 보다 시기적절하고,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게 보고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병원균과 발병을 찾아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이에 대한 이해이다. 병원균의 전파방식과 그 영향은 감염률, 잠복기, 사망률이라는 세 가지 광범위한 요인을 분석해 이해할 수 있다.

감염률은 R0(기초감염재생산지수)으로 표현되는데, 바이러스가 얼마나 전염력이 있는지를 표현하는 수학용어이다. 예를 들어, 홍역의 R0는 약 14로 매우 높은 편이다. 이는 홍역에 걸린 사람 근처에 있는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의 최대 90%가 홍역에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C형 간염의 경우에는 감염자와 혈액의 밀접한 접촉이 있어야 감염이 되기 때문에 R0는 매우 낮다. 잠복기는 감염자가 증상을 발현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HIV/AIDS 의 경우에는 이 잠복기가 수 년에 달하는 데 반해, 일반적인 독감은 몇 일 정도이다. 사망률 역시 질병에 따라 다양하다. 사스의 사망률은 WHO 데이터에 따르면 약 10%였고 에볼라의 경우 평균 50%였다.

요인들은 각각 역동적이고 날씨, 인구변화 및 개개인 자체 등 수많은 변수들의 영향을 받는다. 감염이 증상보다 먼저 일어나기 때문에, 숙주가 감염에 노출되었는지 인식하지 못한 채 전염을 시킬 수 있는 기간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병원균의 전파는 환자의 사회적 행동에 따라 좌우되기도 한다.

전염병을 이해하는 것은 반복적인 프로세스이다. 매일, 세계의 전문가들이 전파방식, 치사율, 효과 있는 억제책 등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끊임없이 가설을 검증하고 재검증하면서 그에 따라 대응책을 적절히 조정하는 중이다. 이 병원균에 대해 더 많은 정보가 취합되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들은 애자일한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

이에 따라, 투명성 및 데이터의 광범위한 공유-국가 내에서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가 병원균의 이해에 매우 중요하다. 기존의 데이터 공유 시스템은 강화되고, 개선되며 더 폭넓은 파트너 네트워크를 포함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 교환되는 많은 데이터는 일관성이 없고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형식도 아니다. 예를 들어, 한 병원에서는 감염환자수를 보고하는 한편, 또 다른 병원은 치료환자수 혹은 진단 테스트 실행 건수만을 보고할 수도 있다. 각국 정부는 데이터공유 전략을 수립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보건시스템 간의 협력을 통해 데이터가 상호운용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병원균의 빠른 발견과 이해는 전염병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경감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관련당국이 대중들에게 위기의 본질을 설명하고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사실에 기반한 행동을 알려준다면 헛소문이나 잘못된 정보에 따른 사재기, 직장폐쇄, 행사취소 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개발

탐지가 개선되면 그 다음 단계인 ‘개발’의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 과학자들이 새로운 병원균에 대해 더 많이 학습하면 할수록, 백신 혹은 다른 효과적인 치료법을 더 빨리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보건당국들간 대처방안의 경험에 대한 자유로운 정보교환을 하게 되면 중요한 질문들-격리가 정말로 효과가 있는가 등-에 대한 해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빠른 탐지와 더 정확한 정보가 있으면 당국들이 대책을 더 신속히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전염이 발생한 경우 억제를 도울 수 있는 공공 커뮤니케이션 전략- 시민들에게 손 씻기를 장려하고 공공장소 방문을 삼가 하도록 하는 등- 을 준비할 수 있다. 또한 안면 마스크가 실제로 보호기능이 있는지 등 어떤 권고사항을 전달할 지에 대해서도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치료법에 있어서는, 최근 발병한 전염병들을 볼 때 글로벌 보건 커뮤니티의 새로운 대처방안 개발이 계속해서 미흡하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신종 병원균은 종종 기존에 있는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다. 새로운 항균제의 개발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당장 가용한 다른 무기가 거의 없다.

언젠가는 새로운 병원균의 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항균제는 항상 개발중이어야 한다. 정부와 국제 보건 기구들은 지속적인 R&D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더욱 확실한 보상 전략 등 제조업체들이 유지될 수 있는 재정적인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과거의 병원균에게는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난 항균제 역시 새로운 병원균에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히 유지해야 한다. 항균제를 광범위하게 유지관리함으로써, 연구자들은 신종병원균을 다양한 잠재적 치료제들에 대해 테스트해볼 수 있을 것이다. 보건기구들은 또한 제약회사와 더욱 강력한 전략을 수립해 R&D, 임상실험 네트워크, 제조역량이 전염병 발병시에 새로운 치료제 테스트를 위해 더욱 빠르게 동원되고 확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학은 새로운 백신개발에 있어 최근 몇 년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 신기술과 새로운 접근법들은 최초연구에서 인체 실험까지의 기간을 새로운 병원균 발견으로부터 두 세 달로 단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훨씬 더 많은 자금지원과 협력이 있어야 신약 및 백신 연구프로그램이 확장되고 테스팅, 파일럿 생산, 대규모 제조 등 전체 신약개발 프로세스가 가속화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민관협력이 요구되며, 더욱 큰 인센티브가 제약회사에 제공되어 종양학과 만성질환 등 다른 분야보다 경제적으로 덜 매력적인 분야의 연구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알려진 질병의 치료제들은 어마어마한 양으로 공급되지만, 민간 제약회사들은 시장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잠재적 신약을 개발할 만한 재정적인 동기가 거의 없으며, 알려지지 않고 환자들에게 테스트할 수 없는 질병에 대해 백신을 개발할 수 없다.

정부와 보건 당국들은 또한 중요한 전염병 발발의 사회적, 경제적 영향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사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 이는 종종 간과되지만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학교 수업중단과 공장 및 기타 직장의 장기간 폐쇄 등에 대한 비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또한 근로자와 가족들에게 닥칠 경제적 어려움을 예상해야 한다. 등교하지 않는 아이들이 어떻게 학습을 이어나갈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기업들은 대규모 직장폐쇄기간동안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가? 직원들에 보수를 지급할 것인가? 다른 수입원이 없는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교통수단이 제한되면, 점포와 가정에서는 생필품을 어떻게 구입할 것인가? 이러한 평가는 산업 전반을 전체적으로 검토해 보고 새로운 기술, 규제 프로세스,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점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싱가포르는 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해 이 같은 문제들의 경감을 위해 수많은 혁신 접근법을 이용하고 있다. 그 예로 싱가포르 정부는 승객 감소를 겪고 있는 택시운전사 및 승차호출 서비스 기사 4만여 명에 대해 5500만 달러에 달하는 구제프로그램을 실시했으며 더 광범위한 경제적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강력한 정부예산을 준비 중이다.

학교 및 직장들도 장기 폐쇄기간동안 디지털 툴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모든 학교는 원격 수업용으로 온라인 채널을 이용중이며, 많은 기업들이 재택 근무를 위해 화상회의와 협업 툴을 이용 중이다. 알리바바(Alibaba)의 모바일 협업 플랫폼인 딩톡(DingTalk)의 다운로드 횟수는 11억 회에 달했다. 지자체 역시 매장이 문을 닫거나 교통이 제한될 경우에 대비해 가정에서 식료품 및 기타 생필품을 조달받을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비상대책들이 제대로 수립되면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의 해소를 돕는 것뿐 아니라 실내에 머물도록 권고받은 경우, 기업, 부모, 근로자들의 더 큰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실행

보건 커뮤니티가 새로운 치료제와 대처방안을 개발하면서, 실행 역시 더욱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글로벌 보건 인프라는 대폭 개선될 필요가 있다. 관련당국들은 환자가 중요 약품에 대해 의존하게 되는 글로벌 공급망의 탄력성과 잉여분(redundancy)을 체계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는 당뇨와 고혈압처럼 일반적인 만성질환 치료제에 있어서도 이슈이기 때문에, 자연재해 및 전염병 발발 등 위기의 경우에는 특히 어려운 과제이다. 허리케인 마리아로 인해 푸에르토 리코에서 제조되는 의료용 식염수의 심각한 부족이 발생했던 것이 그 예이다.

효과적인 치료제가 발견되면, 이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하고 공급품을 사람들-원거리 지역이나 심각한 타격을 받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포함해-에게 전달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당시 우한에서 발생한 위기의 규모에 맞게 계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전 세계 관련당국들은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단키트에서 방호복, 침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대한 공급 사슬의 역량을 개선해야 한다. 보건 시스템은 현대 대유행병의 압도적인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 근로자들의 수를 빠르게 증가시킬 수 있는 계획을 갖춰야 한다.

최근 전염병 위기를 통해 얻은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은 공급망은 지리적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와 브라질에서 약품이나 특정 설비가 대량으로 급히 필요할 경우, 공급품들은 장거리 운송될 수 밖에 없다. 한 지역에 중요 약품이나 의료품의 생산 혹은 저장을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 역시 또 다른 위험요소인데 그 지역이 전염병 발병의 영향을 받는다면 교통이나 제조설비가 폐쇄될 수 있다. 따라서 치료제, 테스팅 키트 및 기타 의료품들의 제조공장과 재고는 여러 지역에 분포되어야 하고 시스템에 잉여분이 있어야 한다.

필요한 약품과 진단키트의 생산을 빠르게 확대하는 한 업체의 능력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정부는 제약회사와 계약을 체결해 해당 제약회사가 백신이나 새로운 치료제의 충분한 양을 빠르게 확대 생산할 수 없는 경우, 라이선스와 제조방법을 다른 제약회사와 공유하도록 할 수도 있다. 정부는 또한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혁신에 대한 동기부여를 유지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낼 수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발발이 우한의 보건의료시스템에 가한 엄청난 압박은 의료서비스가 짧은 기간에 수많은 환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시급한 과제임을 보여줬다. 우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 지정된 27개의 병원은 순식간에 인원초과가 됐다. 중국의 대처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2000명의 근로자들을 동원해 겨우 10일만에 두 개의 새로운 모듈형 병원을 건설해 2600개의 병상을 추가한 능력이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주요도시에 새로운 병원을 건설하기 위한 부지를 몇 달 내로 확보하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사전계획이 있다면, 중대한 질병 발생시에 충분한 진단설비-아마도 가장 필요한 것-와 격리공간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커뮤니티가 취할 수 있는 수많은 행동이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병원이 건설된다면, 그 병원들은 전염병 격리병동으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는 지역에 지어질 수 있다.

정부 기관들은 필수 공급품 배송의 물류 탄력성을 비상대응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 공급망에는 수많은 민간 및 공공업체들이 포함된다. UPS와 우체국 등의 배송업체, 약국체인, 식료품 매장, 도매업체, 심지어 아마존(Amazon)과 알리바바와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들도 있다. 관련당국들은 상업적 파트너십을 포함해 비상대응계획을 공동개발하고 공조를 이뤄 약품, 식료품, 의료물품, 식수 기타 생필품의 부족이 없도록 해야 한다. –자택격리중인 사람들이 이 물품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홍콩에서는 화장실 휴지와 같은 기본 생필품마저 부족하다는 소문으로 인해 사재기가 촉발되기도 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진정되면, 이번 일을 통한 교훈과 이 교훈을 미래의 대응계획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 되새겨보는 시기가 있어야 할 것이다.

급속히 전파되는 전염병 발발에 신속히 대응하는 것은 어느 국가에게도, 특히 고도로 연결된 세계에서,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통합된 전략, 애자일한 접근법, 디지털 툴과 개선된 계획 및 협력을 이용해 이 같은 전염병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탐지, 개발, 실행’ 모델은 유전자조작 생화학무기, 화학 및 핵 위협, 말라리아 발병, 지진, 츠나미 등 심각한 영향이 있는 모든 보건 및 인도주의적 위기상황에 적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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