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많은 기업이 전 세계적인 경제 및 정치적 역풍을 헤쳐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는 디지털 생태계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수년 동안 새로운 금융 및 소매 시스템에서 스마트 농업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개발과 마케팅을 지원하기 위해 생태계를 거침없이 확장하고 아낌없이 자금을 지원했던 후에 일어난 일이다. 디지털 생태계는 다양한 기업 그룹들을 연결해 공유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고객 경험 향상을 가능하게 했다. 이 생태계는 아마존(Amazon), 메타(Meta),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잘 알려진 브랜드들의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 왔다.

 

기업들은 회복탄력성을 구축하고, 새로운 기회를 활용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생태계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아마존의 여러 부문에 대한 인력 및 자금지원 감소가 보여주듯 현재 대형 기술 기업조차도 긴축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새로운 수익원이자 미래를 위한 핵심 생태계로 생각됐던 알렉사(Alexa) 음성 생태계에 대한 축소 역시 이런 추세에 포함된다.

하지만 기업들이 고려해야 하는 또 다른 길이 있다. 기업들은 디지털 생태계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회복탄력성을 구축하고, 새로운 기회를 활용하고, 미래의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오히려 생태계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현재의 지정학적, 경제적 어려움의 복잡성과 심각성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우려 속에서도, 대세를 거슬러 격동의 시기를 이용해 디지털 생태계에 투자한 기업들은 종종 그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아왔다.

 

 

디지털 생태계는 어떻게 비즈니스 회복탄력성에 도움이 되는가

 

이런 투자의 좋은 예로 한 선도 핀테크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회사의 주요 비즈니스 라인인 판매자(merchant) 결제 처리 앱은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소규모 비즈니스의 유동 인구가 줄면서 코로나 19 팬데믹 기간 어려움을 겪었다. 갑작스러운 매출 하락에 대응해, 이 회사는 또 다른 비즈니스 라인인 뱅킹 서비스 부문을 판매자 결제 처리 부문과 연결해 핀테크 생태계를 조성했다. 이 생태계에서는 사용자들이 온라인 은행 계좌로 급여를 자동으로 수령하고 스마트폰의 QR코드를 스캔하면 이 생태계에서 판매를 처리하는 판매자로부터 구매할 수도 있다. 다른 참여자들도 결국 이 생태계에 통합됐다. 이 회사의 두 부서 간의 초창기 간단한 연결은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냈다. 2023년 2월까지 3년 동안, 뱅킹 서비스 앱은 84%의 CAGR을 기록했고 결제 처리 앱의 CAGR은 51% 상승했다.

다른 기업들도 이처럼 생태계를 개발하고 비슷한 성장을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당 산업, 경쟁률, 디지털화 정도에 따라 기업별로 각기 다른 생태계 요인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디지털 생태계에 대한 투자는 세 가지 방식으로 어려운 시기에 비즈니스의 회복탄력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매출을 보호하고, 공급망 효율성과 역량을 강화하며, 경제 및 시장의 격변기를 과감하게 이용하는 과감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1] 매출 보호

생태계를 통해 기업들은 경기침체 혹은 글로벌 위기시 약화될 수 있는 핵심 비즈니스를 넘어 포트폴리오를 확장함으로써 수익원을 다각화할 수 있다. 앞서 핀테크 결제 처리 앱의 사례에서 살펴봤듯이, 새로운 채널을 기존 플랫폼에 연결해 생태계 구성을 단순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식이다. 베스트 바이 헬스(Best Buy Health)가 그 좋은 예이다. 베스트 바이(Best Buy)의 홈 헬스 벤처기업인 베스트 바이 헬스는 베스트 바이의 기술 부문 판매 및 유통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원격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인 커런트 헬스(Current Health)와 스마트폰, 의료 알림 장치, 고령층을 위한 지원 센터를 제공하는 라이블리(Lively)라는 2가지 최신 서비스와 결합했다.

기업의 주요 비즈니스와 가까운 생태계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 활동을 유도해 매출 둔화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싱가포르의 DBS 은행은 이를 염두에 두고 고객들에게 단순한 금융서비스를 넘어 가정 및 생활, 여행 및 여가, 모빌리티, 건강과 같은 분야의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DBS 마켓플레이스를 구성했다.

아마도 비즈니스 생태계의 가장 강력한 특징은 모듈식 구조일 것이다. 즉, 플랫폼의 구성 요소들이 독립적으로 설계되지만, 통합된 전체로서 기능한다는 점이다. 수익을 유지하고 증대하기 위해 이 구성 요소들은 고객들의 요구와 선호도의 변화에 따라 개선, 변경, 혹은 대체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는 팬데믹 기간 많은 사람이 도시의 아파트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쉬고 싶어 하게 되면서 도시에서 교외 지역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비즈니스를 전환했다. 또한 불교 승려와의 명상과 쿠킹 클래스 등 전문 ‘호스트‘가 진행하는 줌(Zoom) 세션을 제공해 고객들이 물리적으로 직접 에어비앤비를 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고객들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2] 공급망 개선

특히 위기 시에는, 개별 공급업체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기업이 고객들에게 제품을 제공하는 능력을 와해시킬 수 있다. 팬데믹 봉쇄 기간에 경험했던 것처럼 공장 생산량이 급감하고 그 후 공급업체가 수요를 따라잡는 것이 어려워지거나, 주요 공급 국가에서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등 기업들은 너무 적은 수의 제공업체에 너무 많은 조달을 집중한 것의 결과로 반복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질적으로 비즈니스 생태계는 개방형 플랫폼에 소매업체, 협력업체, 공급업체, 유통업체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제공하기 때문에 소수의 주요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준다. 이로 인해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에 따라 조달을 조정하는 것이 비교적 수월해진다.

생태계를 플랫폼에서 함께 활동하는 협력사들 혹은 최소한 간접적인 경쟁업체들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생태계 모델은 심지어 협력하지 않는 기업에도 공급망의 전반적인 역량의 균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몇 가지 증거들이 있다. 최근 사례 중 하나로 독일의 카네타-X 오토모티브 네트워크(Catena-X Automotive Network)는 크고 작은 OEM 업체, 부품 제조업체, 재활용업체 등 다양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을 연결해 주는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이 네트워크의 목표는 공급망의 한 세그먼트가 갑자기 정체될 경우 즉각 새로운 대체 공급라인을 개설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투명한 정보 마켓플레이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 철강, 금속, 플라스틱 공급망을 원활하게 해 주는 온라인 플랫폼, XOM 머티리얼스(XOM Materials)가 있다. 십여 개의 기업들- 대다수는 이미 지속적인 거래 계약이 있으며 공급망 병목현상 완화에 사용될 수 있는 기업들도 있음-이 전통적인 경로가 와해될 경우 비상용 혹은 지속적인 구매를 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XOM에 참여하고 있다. 카테나X와 XOM은 상대적으로 신규 생태계이며 특히 몇몇 카테고리에서는 생태계 경쟁이 향후 몇 년간 매우 치열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이들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사실상 공급망 분야에서는 비즈니스 운영에서 가장 복잡하다고 여겨지는 요인들을 단순화하기 위해 생태계를 이용하는 상상력 넘치는 솔루션이 더욱 많이 등장할 것이다. 예를 들어, 3D 프린팅과같이 새롭고 덜 번거로운 생산 방식이 주류가 되면서, 선도 제조업체들은 혁신적인 공급업체들로 구성된 생태계에 참여해 맞춤형 부품을 주문하고 네트워크를 이용해 이를 즉시 처리할 수 있다. 점차 강화되는 3D프린팅 역량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생태계는 건물건축에서 자동차 제조 및 소비재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획기적으로 간편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3] 격변기 이용

일반적으로, 불확실한 시기가 과감한 대책을 추진할 기회이며 성공하는 기업들은 위기를 이용해 차별화된 성장과 경쟁우위를 달성함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면에서, 생태계는 경쟁업체들이 고군분투하거나 두려움으로 움츠러들기만 하는 와중에 시장과 수익원의 폭을 확장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방법이다.

생태계가 어려운 시기에 활용하기 유리한 수단인 이유는 이 방식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며, 증가하는 자본비용을 생각하면 이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일례로, 기업은 각기 다른 요소들로 설계된 새로운 생태계를 구성하고 조율하는 데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보조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다. 중국의 보험 대기업인 평안보험(Ping An)은 자산관리, 부동산 거래, 자동차 판매, 헬스케어, 스마트 시티 솔루션과 관련한 서비스 생태계를 구성함으로써 지난 십 년 동안 비즈니스를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했다. 보험업계가 팬데믹 기간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평안보안은 큰 비용을 들지 않고 방향을 전환해 의료 네트워크(서비스 제공자, 병원, 환자가 포함된)와 금융서비스 제공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내 고객들이 불안정한 경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최근까지만 해도, 대다수의 기존 기업이 생태계 플랫폼 분야에서 기술기업과 스타트업들을 따라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스타트업은 특히 벤처캐피탈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자금 지원을 받고, 분기별 수익성을 희생하면서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자유가 있고, 최고의 인재 풀에 접근할 수 있는 등 상당한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경기가 악화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벤처캐피탈 투자가 감소했다. 이로 인해 기존 기업에는 기술 및 스타트업 생태계 경쟁업체들의 재무적 취약점을 이용해 인재를 확보하고, 직접적으로 경쟁적인 공세를 펼치고, 심지어 소규모 업체라면 삼켜버릴 수도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런 전략의 효과를 입증한 기업 중 하나가 어도비(Adobe)로, 최근 몇 년간의 성공은 인수와 내부 혁신을 통해 자체 콘텐츠 디자인과 그래픽 생태계를 확대해 온 결과였다. 지난해 말 온라인 협업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인 피그마(Figma)를 200억 달러에 인수한 것은 어도비가 전 세계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능을 갖춘 생태계 플랫폼을 계속해서 구축해 나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생태계 투자를 강화해야 하는 또 다른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생태계 전략을 통해 기업들은 많은 기업의 미래 전망을 뒤집을 위험이 있는 장기적이고 중요한 과제의 대응을 준비할 수 있다. 기후변화, 지속 가능성, 글로벌 경제적 불평등, 사이버보안, 이주 등 중대한 사회적 이슈뿐 아니라 인공지능, 친환경 기술, 양자역학과 같은 새로운 파괴적 혁신 기술들도 이 과제에 포함된다.

많은 경우, 이런 장애물과 기회는 개별 기업 차원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생태계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일례로 플라스틱 폐기물 감소 문제를 생각해 보자.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들은 새로운 재활용 규제 때문에 혹은 제조의 탄소발자국에 대한 주주 및 소비자들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많은 기업이 자사 제품에 rPET(재활용 PET)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자 하지만 BCG 추정에 따르면 2025년까지 예상 rPET수요의 약 절반은 공급부족으로 인해 충족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허용 가능한 수준의 rPET대체제를 생산하고, 제조 과정을 혁신하며, 솔루션을 확대하고, 재활용 인프라를 확장할 수 있는 연구개발 생태계가 필요하다.

 

 

향후 로드맵?

 

기업들이 생태계 전략을 고려할 때 시장을 통합하거나 축소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이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시기이며, 취해야 하는 주요조치들은 다음과 같다.

  • 다른 혁신기업 및 회복력 있는 기업들과의 협업을 위해 생태계를 이용하려는 노력을 가속해 출시 전략을 혁신하고 고객을 위한 선택의 폭을 확대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 소규모 자재 공급업체 및 제조업체들로 이루어진 광범위한 플랫폼을 포함하는 업계 전반의 생태계에 대체 공급업체를 참여시켜 공급망 회복력을 개선한다. 생태계 기반 공급망은 선형망을 메시 마켓플레이스로 대체하기 때문에 장점이 더 많다.
  • 기술 자산이 통합되고 밸류에이션이 급감하면서, 특히 단독 운영보다 파트너십을 통해 생태계를 확장하고 기업의 문화적 DNA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잠재적 인수 대상이 적절한 목표인지 고민해야 한다.
  • 더 강력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기존의 흐름에 역행한다. 글로벌 생태계 참여업체들이 매월 감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오히려 적절한 생태계 경험이 풍부한 기술 인재를 유치하고 채용하며, 새로운 생태계를 구성하고 기존 생태계를 개선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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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기에, 회사를 보호하기 위해 움츠러들거나 혹은 최소한 좀 더 자제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런 접근방식의 문제점은 너무 자주 비즈니스의 핵심적인 요소, 즉 다소 과감하지만 기업의 미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신중한 태도로 인해 희생된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들이 긴축정책을 추진하면서 쉽게 축소되는 디지털 생태계가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논리적일 수는 있지만 결국 근시안적인 선택이다. 때로는 대세를 거스르는 것이 정답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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