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이 왜 중요한가요 :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금융업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고객의 행태와 욕구,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소비 금융 분야에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변화를 정확히 바라보고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어떤 전략을 짜야 하는지 소비 금융에 초첨을 맞춰 살펴보겠습니다.

💻 비대면 채널 이용 증가 : 고객의 행동 변화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비대면 채널에 대한 선호도 증가입니다. 오프라인 채널을 선호하던 고객들도 비대면 채널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22%가 코로나19 위기 이후 처음으로 디지털 뱅킹을 이용했습니다. 이들 중 80%는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고 답변했으며, 24%의 고객이 코로나 사태가 종결된 이후에도 지점 방문은 하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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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금융업도 마찬가지입니다. BCG 조사대상의 한국 소비자 중 21%가 이번 질병 이후 처음으로 디지털 뱅킹을 이용했고 61%의 응답자들은 과거보다 디지털 채널 이용 비중이 늘었다고 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종결된 후 지점에 직접 방문하는 일이 줄어들 거라고 응답한 고객은 미국보다 많은 37%였습니다. 기업들이 무려 10년 이상 노력해왔음에도 완벽히 성공할 수는 없었던 디지털 뱅킹의 대중화가 코로나19로 인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 자가 학습과 직접 투자 :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각종 미디어와 인터넷에 노출되는 시간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금융업의 미래 핵심 고객층인 밀레니얼과 X-세대는 금융 관련 정보와 방송을 전보다 편하게 접하게 됐습니다. 유튜브만 키면 IRP, 개별 종목 투자 전략, 유가 전망 등에 대한 재미있고 쉬운 영상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객들이 관심사에 맞는 정보들을 찾아보고 학습함으로써 기존 금융 기관의 상품을 활용한 투자보다는 스스로의 의사결정에 따른 개별 종목 투자나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보험, 대출, ETF, 글로벌 투자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고객층에서는 기존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정보보다 유튜버나 블로거,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정보를 더 신뢰하게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 기다리는 영업에서 찾아가는 영업으로 : 고객 행동 양식의 변화는 금융기관의 영업 방식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고객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내방 중심의 영업(Inbound)에서 디지털 접점을 활용해 먼저 고객에게 접근하는 영업(outbound)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는 겁니다. 또한 금융기관 자체의 브랜드 파워에 대한 냉정한 검토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부터 이어져온 ‘안전’이라는 가치와는 달리, 앞으로는 ‘재미’와 같은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 가치의 차별화(brand-excitement)’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 플랫폼과 고객 데이터 확보 : 이번 팬데믹 같은 사태가 언제 어떻게 다시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은 고객에 대한 리스크와 신용평가를 더욱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과거의 이력이나 족적이 미래 예측의 정확도를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AI/머신러닝과 시나리오 기반의 고객 신용평가 노력이 활발해질 것이며, 데이터의 중요도는 절대적으로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특히 고객들이 24시간 활용하는 유튜브와 네이버, 게임앱과 배달앱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과 채널을 얼마나 많이 파트너로 수용하고 포섭할 수 있느냐가 매우 중요한 경쟁력의 차이를 낳게 될 것입니다. 이런 디지털 접점들은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 채널’뿐 아니라 비금융의 개인 관련 정보를 얻는 ‘수집 채널’로서의 의미도 가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데이터를 많이 확보할수록 더욱 정교한 아웃바운드 영업이 가능해집니다.

더불어 게임회사를 비롯한 각종 비금융 회사들이 디지털 금융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금융기관들은 단순히 외부 기업들과 제휴나 협업을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스스로 ‘비금융’ 분야 사업으로 진출하여 차별화된 생태계를 직접 구축해나가는 전략도 고려해야 합니다. 산업 분야를 넘나드는 컨버전스의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확보하지 못한 금융기관은 브랜드파워나 고객 영향력 등이 약해질 겁니다.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겠죠.

💬 금융, 변해야만 하는 시대를 맞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금융업에 요구되는 전략은 세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금융기관들도 비금융 영역으로까지 확대된 채널과 생태계를 갖춰야 합니다. 두 번째, 이제 금융기업도 브랜드 차별화에 힘 써야 합니다. 브랜딩을 염두에 둔 마케팅과 고객 전략은 더이상 소비재나 유통 기업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금융기관들이 가지고 있던 ‘인재’에 대한 기준과 업무 성과에 대한 평가 기준 등이 획기적으로 변화해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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