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계속되는 경제 및 지정학적 압박과 혼란에 적응하면서, 세계 경제 지도를 정의했던 익숙한 경로가 재구성되고 무역 블록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세계 무역의 성장세가 세계 경제의 성장세보다 느려지고 있는데, 이는 냉전 종식 이후 팽배했던 무역 주도 세계화의 추세에서 벗어나는 근본적인 변화이다. (‘BCG의 글로벌 무역 모델 방법론(BCG’s Global Trade Model Methodology)‘ 참조) BCG 분석에 따르면 2032년까지 글로벌 GDP 성장률은 3.1%로 예상되지만, 같은 기간 글로벌 상품 무역은 연평균 2.8%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보기 1 참조)

 


BCG의 글로벌 무역 모델 방법론

 

2023 BCG 글로벌 무역 모델(BCG Global Trade Model)은 2023년부터 2032년까지의 글로벌 상품 무역을 예측한다. 이 모델은 세계 무역, 금융 기관,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의 BCG 전문가 팀이 개발한 것으로 GDP, 인구, 실업률, 공공 및 민간 소비, 환율, 인플레이션, 은행 금리, GDP 디플레이터 등의 거시경제 지표를 측정하는 5억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사용해 과거의 상관관계와 인공지능(AI)을 통해 10년 예측치를 생성한다. 정부, 국제 금융 기관, 경제 분석 전문기업 등 공신력 있는 출처의 데이터를 활용하며, 14개 주요 지역 150개 이상의 수출국과 22개 산업 부문 5,000개 이상의 물리적 제품이나 원자재를 다룬다. 무역액은 변동 환율을 기준으로 실질 가치로 표시된다. 인플레이션이 수출액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디플레이터를 사용한다.

올해의 무역 모델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개선 사항이 포함된다.

  • 무역액은 정부 간 기구의 베스트 프랙티스에 따라 연도별 변동성 감소를 위해 2010년을 기준으로 한다.
  • AI와 머신러닝을 사용해 20년 동안의 9개 거시경제 변수를 추적해 보다 상세한 모델을 생성한다.
  • 새로운 무역 협정, 무역 전쟁, 군사 갈등 및 관련 제재, 기후 관련 무역 정책 등 새롭게 등장한 영향 요인들을 사례별로 확인하고 특정한 향후 예측을 위해 관련 조정을 반영한다.
가정

2023년 모델에는 다음과 같은 특정 지정학적 가정이 포함된다.

  •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현재 제재가 2032년까지 지속된다.
    • EU와 미국은 필수품을 제외하고 예측 기간에 러시아와의 무역을 중단한다.
    • 유럽연합의 ‘REPowerEU’는 2030년까지 러시아로부터의 EU 에너지 수입을 중단한다는 목표를 달성한다.
    • 러시아 무역은 주로 중국, 인도 및 기타 신흥시장으로 전환된다.
    • 서방세계의 무역 제재로 인해 러시아의 EU, 미국, 영국, 일본, 한국과의 무역이 축소된다.
  • 2023년~2032년 기간 동안 중요한 새로운 협정이 체결되지 않는다.
  • EU는 2026년에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2025년에는 산림 벌채 규정을 계획대로 시행한다.
  • 아세안 무역
    • 아세안-미국, 아세안-EU 수출은 중국의 대미 및 대EU 수출 증가율 감소로 인해 과거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
    • 인도와 아세안이 ‘중국+1’ 전략의 대상지로 부상한다.
  •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과 인프라 투자 및 고용법(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Jobs Act) 등 미국 산업 정책으로 인해 청정에너지와 2차 소재 무역이 촉진된다.
  •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 Mexico Canada Agreement)과 무역확장법 232조(SEC 232) 관세 면제로 인해 미국이 멕시코, 캐나다와의 역내 교역을 확대한다.

 

지역 정의
  • 유럽연합(EU)에는 기존 27개 회원국이 모두 포함된다.
  • 걸프협력회의(Gulf Cooperation Council)에는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가 포함된다.
  • 아세안에는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이 포함된다.
  • 메르코수르에는 현재 활동 중인 회원국들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가 포함된다.
  • 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의 모든 회원국이 포함된다.

 

Future of Trade: 일자리, 국가 안보, 무역의 미래 1

무역 블록의 등장 및 중요성 강화는 중국-미국 및 중국-EU 와 같은 전통적으로 깊이 있고 빠르게 성장하는 무역 경로를 약화하고 있다. 앞으로 10년간은 5가지 새로운 무역 역학 구조가 세계 무역의 특징이 될 것이다. (보기 2 참조)

Future of Trade: 일자리, 국가 안보, 무역의 미래 2

 

거점 지역으로의 북미

향후 10년간 미국의 인접국과의 교역액이 4,660억 달러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 캐나다, 멕시코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경제적 압박과 국가 안보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는 인프라 투자 및 고용법(IIJA), CHIPS 법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보호무역주의 성향의 산업 정책에 새롭게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전략 산업에 대한 직접 투자를 통해 역내 제조업의 영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 무역 역학관계 변화

지속되는 무역 긴장과 무역 장벽의 강화가 중국과 서방세계의 무역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중 무역 감소는 새로운 세계 무역 지도에서 예상되는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로, 2032년 미·중 무역액은 2022년에 비해 1,970억 달러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1년 전 비슷한 BCG 분석에서 예측했던 630억 달러 감소 대비 3배가 넘는 수치이다. 이 변화는 2022년 중국의 GDP 성장률 둔화 및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중국의 대EU 무역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성장세는 글로벌 평균에 비해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아세안(ASEAN) 무역 성장세

동남아 국가들은 새로운 세계 무역 질서에서 가장 큰 승자들이다. ‘중국+1‘ 다각화 전략 도입을 통해 제조업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자 하는 기업들의 주요 대상지로 동남아가 부상하면서 아세안 무역 누적액은 향후 10년 동안 1조 2,000억 달러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세안은 젊고 역동적인 인구 구성, 경제적 다양성, 지정학적 블럭에 대해 전반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의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인도의 부상

아세안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인도는 저비용 구조와 역량 있는 인력이라는 장점을 기반으로 주요 내수시장이자 글로벌 제조 산업계 ‘중국+1‘ 전략의 행선지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의 거대한 시장 규모와 화학, 소비가전, 제약 등 특히 강세를 보이는 산업들은 글로벌 진출 다각화를 꾀하는 기업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신규 협정 및 협상 중인 무역 협정들에서 알 수 있듯이 무역 연결성이 확대되면서 미국 및 EU와 1,800억 달러, 중국과 1,240억 달러 등 향후 10년 동안 인도의 대외 무역액은 3,930억 달러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무역 방향 전환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에 따른 제재로 인한 러시아의 EU 및 미국과의 교역 단절과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 감소는 우크라이나의 교착상태가 지속되는 한 러시아 무역 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이 상황은 러시아 무역의 중단보다는 방향 전환으로 이어졌다. 그 예로, EU와의 교역 중 상당 부분이 브릭스 국가들인 브라질, 중국, 인도, 남아공으로 이동했다. 2032년 러시아의 EU 무역액은 2022년 대비 2,220억 달러 감소하는 데 반해, 중국과 인도와의 무역액은 각각 1,340억 달러, 260억 달러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BCG의 니콜라우스 랭(Nikolaus Lang)은 세계 경제 성장에 따라 무역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이 민간 및 공공 부문에 의미하는 바를 논의하고 기업들이 취해야 하는 후회 없는(no-regrets) 대책을 공유한다.

 

 

무역 성장을 방해하는 다양한 도전 과제

 

무역 환경의 냉각은 최근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두 가지 충격의 여파 및 보호무역주의의 부상, 세계화 정서의 쇠퇴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세계 무역 지도의 일부분이다. 다음과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전 세계 제조업의 리쇼어링에 기여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무역을 축소하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 산업 정책

주요 요인 중 하나는 내수 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고안된 국가 정책의 부상이다. ‘미국산 구매(Buy American)‘ 인센티브가 포함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세계 무역 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와 같은 다국적 규칙 기반 조직보다 국익을 우선시하는 정부 기조를 반영한다. 유럽연합과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정책을 찾아볼 수 있다.

 

[2] 노동력 경제성

일부 지역 기업들은 첨단 기술뿐 아니라 능력 있고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해 제조 공장을 리쇼어링 혹은 니어쇼어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상승하면서 미국과 중국 노동력의 비용 격차는 줄어든 반면, 멕시코, 동남아, 인도, 남미와 같은 지역은 인건비 측면에서 중국과 경쟁할 만한 수준이 되었다.

 

[3] 공급망 안정성

기업들은 확장되고 불안정한 공급망의 중단 가능성 및 과도한 의존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지정학적 위험이 낮고, 안정적인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최종시장과 인접한 시장으로 이동함으로써 글로벌 제조 및 조달 네트워크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4] 환경적 요인

산업계의 운영 탈탄소화에 대한 국내외의 압박으로 인해 기업들은 청정 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지역에 집중하고, 탄소 발자국을 줄이며, 전반적으로 지속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 EU의 그린딜(Green Deal)과 같은 정책은 유럽 기업들이 가까운 지역에 제조 시설을 마련함으로써 저탄소 에너지원 사용 확대를 장려한다.

 

 

협력의 냉각, 지역 무역 블록 부상

 

새로운 세계 무역 질서의 특징 중 하나는 생산이 최종 시장에 가깝게 이동하면서, 특히 북미, EU, 아세안 국가, 브릭스 국가 등 무역 블록의 중요성이 강화된다는 점이다. 무역 블록은 특히 EU, USMCA,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EU-Vietnam Free Trade Agreement) 등 무역협정이 존재하는 지역에서 ‘우호적인‘ 파트너로 여겨지는 주체들과 거래함으로써 지정학적 마찰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국가들에 매력적인 역할을 한다.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미국은 반도체, 국내 제조업, 재생에너지 생산, 전기차 인프라 및 배터리 기술과 같은 전략 산업에 대한 직접 투자를 장려하는 법안을 제정하는 등 새로운 산업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USMCA와 더불어, 이 산업정책의 순효과는 컴퓨터 칩처럼 특히 국가 안보에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산업들에 대한 투자를 미국으로 다시 끌어들인다는 점이다.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은 앞으로 10년 동안 무려 3,000억 달러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익숙한 ‘미국산 구매(Buy American)‘ 인센티브를 ‘북미산 구매(Buy North American)‘ 접근법으로 확대시켜 미국, 캐내다, 멕시코에서 제조된 파워트레인이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 자동차에 대해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한다.

글로벌 시장과 공급망 다각화를 통한 회복탄력성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가장 큰 변화는 기업들이 글로벌 위험 노출을 재조정하려는 목적으로 무역 파트너와 제조 지역을 새로 찾는 과정에서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이 계속해서 감소할 것이라는 점이다.

세계 최고의 제조품 수출국인 중국은 자체적으로 회복력이 있다. 중국과 서방 사이에서 중단된 교역량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다. 미국의 중국 집중도가 감소하게 되면 가장 눈에 띄는 수혜국은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위험을 줄이고 새로운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제조공장을 옮김에 따라 아세안 국가들과 인도가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세안과 중국 사이의 무역은 앞으로 10년 동안 자그마치 6,160억 달러 증가할 것이며, 아세안과 미국 및 일본과의 무역은 2,000억 이상 증가할 것이다. 인도는 부분적으로는 중국 무역의 이같은 재조정 덕분에 연평균 무역 성장률 6.3%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준비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후회 없는‘ 대책

 

무역 마찰이 증가하고 다자주의에 대한 믿음이 약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파편화가 가속되고 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었던 협력적 무역 환경은 소규모의 지역 및 로컬 공급망이 특징인 불안정한 환경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기업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치해야 한다.

 

[1] 공급망 혼란을 견뎌낼 수 있도록 지정학적 의사 결정 능력 개선

기업들은 인공지능과 같은 디지털 도구에 투자해 민첩한 의사 결정과 적응력을 갖춤으로써 회복탄력성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필수품에 대해 완충 재고를 구축하고, 대체 공급업체를 사전 검증하며, 리스크가 있는 공급품에 대한 비상 계획을 수립하는 등의 대책을 취할 수 있다.

 

[2] 가격 변동성 및 인플레이션 대응 능력 강화

수요 변화를 조기 감지하고, 다이내믹 프라이싱 역량을 개발하는 등 탄력적 가격 정책 구축, 고객 관계 및 계약 유연성 강화, ‘서비스형(as-a-service)‘ 모델과 결과 기반 가격 책정 등 새로운 수익모델 검토 등의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3] 프랙탈(fractal) 혁신 도입을 통해 유연성과 적응력 향상.

글로벌 무역환경 파편화라는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은 ‘고객 중심‘ 접근법을 도입하고, 새로운 제품 설계 방식을 활용하는 일명 ‘프랙탈 혁신‘을 추진함으로써 현지 고객들의 차별화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

 

[4] 리스크 및 사이버 보안 역량 확대

기업은 보안 격차를 파악하고, 보안 프로젝트와 도구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사이버 도구 건전성 지수, 제로 기반 예산 책정, 사이버 리스크 정량화 등의 접근 방식을 고려해 맞춤형 사이버 보안 로드맵을 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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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글로벌 무역을 위축시켰던 요인들은 계속해서 세계 경제 및 기업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글로벌 무역에 영향을 미치는 과제들이 계속 지속될 것임을 분명히 인지하고 네트워크를 다각화하고 회복 탄력성을 강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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