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위기가 유럽과 미국의 새로운 거점으로 확산됨에 따라, 기업들은 앞다투어 모든 대응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질병 역학의 예측불가능성, 과거의 관련경험 부족, 정부 혹은 국제 기구가 참고할 만한 바로 사용가능한 플러그앤플레이(plug-and-play) 매뉴얼의 부재로 인해 간단한 해결책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분명히 각 지역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는 기업들이 이 위기상황을 몇 주 앞서 경험한 다른 지역의 대응방법에서 배울 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과 재화, 생산, 신뢰도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고빈도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경제회복의 초기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회복세는 새로운 지역감염이 등장할 경우 약화될 수도 있지만, 많은 중국 기업들은 이미 위기대응을 넘어 회복 및 회복 이후 계획에 돌입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의 회복 계획수립에 함께 했던 우리의 경험을 기초로, 우리는 다른 지역의 리더들을 위한 12개의 초기교훈을 도출했다. 물론, 중국의 사회적 관습은 물론이고 정치 및 관리 시스템에는 중국만의 고유한 요소들이 있지만, 다음의 교훈은 대부분 광범위하게 적용가능하다.

1. 시나리오를 끊임없이 재설계하라.

본래, 위기라는 것은 매우 역동적인 궤적을 따르기 때문에 멘탈 모델과 계획을 계속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 처음의 무지에서 시작해, 발견과 의미형성(sensemaking), 그 후 위기계획 및 대응, 회복전략, 회복 이후 전략, 그리고 최종적으로 반성 및 학습이 뒤따른다. 이런 프로세스는 신속히 진행되어야 하며, 따라서 CEO주도로 이루어져야 하며- 복잡한 내부 조정 프로세스에 얽매여 변화하는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게 되지 않아야 한다.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회복중인 몇몇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앞을 내다보며 이런 변화를 예상했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 발병 초기에, 유수의 인스턴트 국수 및 음료생산업체인 마스터콩(Master Kong)은 매일 발병상황을 검토하고 정기적으로 우선적인 중점사항을 재설정했다. 사재기와 재고부족을 예상해 이 회사는 중점노력을 오프라인의 대형 소매채널에서 O2O(online-to-offline), 전자상거래, 소규모 상점으로 전화했다. 지속적으로 소매매장의 재오픈 계획을 검토함으로써, 공급사슬을 매우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마스터콩의 공급사슬은 바이러스 발병 이후 수 주 만에 50% 이상 회복할 수 있었고 이 기간 중 재오픈한 상점의 60%에 대해 공급이 가능했는데, 이는 일부 경쟁업체들에 비하면 최대 3배가 되는 수치였다.

2.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상향식(bottom-up) 접근을 통해 하향식(top-down) 노력을 보완하라.

빠르고, 일관성 있는 대응은 top-down 리더십을 요한다. 하지만 다양한 세부 시장별 예상치 못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bottom-up 노력 역시 필요하다. 몇몇 중국기업들은 효과적으로 이 두 가지 접근법의 조화를 이뤄 냈다.

예를 들어, 중국 400개 도시에서 6000개의 호텔을 운영하는 화주(Huazhu)는 위기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매일 절차를 검토하면서 전체 조직에 대한 하향식 지침을 발표했다. 또한, 내부 정보 플랫폼인, 후아통(Huatong) 앱을 활용해 직원들과 프랜차이즈 체인점들이 정보를 시기 적절히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체인점들은 중앙 지침을 바이러스 감염현황 및 지역 공중보건 대책 차원에서 각 지역의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었다.

3. 직원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안전을 보장하라.

위기상황에서는, 확실한 것을 찾기가 어렵다. 감염의 기하급수적 확산으로 인해 상황과 가용한 정보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권고사항들은 부재하거나, 상충되거나, 이미 지난 것이거나, 실제 적용하기에는 구체적이지 않은 것일 수 있다. 나아가, 서로 다른 견해와 조언을 쏟아대는 언론보도들로 인해 혼란은 가중된다. 직원들은 새로운 근무방식을 도입해야 하지만, 이는 그들이 명확하고 일관성 있는 정보와 전반적인 방향성을 갖지 못한다면 불가능할 것이다.

일부 중국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매우 적극적인 지침과 지원을 제공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최대 주방용품 제조업체인 쑤보얼(Supor)은 직원들을 위해 구내식당에서 식사하는 경우 노출제한 수칙 및 비정상적인 상황에서의 비상대책 등 매우 구체적인 운영지침 및 절차를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이 회사는 바이러스 발병 초기부터 직원과 그 가족들에 대한 건강검진을 실시했고, 예방도구를 구매했다. 이 회사는 신속한 업무 재개를 위한 철저한 준비 덕분에 2월 둘째 주부터 일부 생산라인을 재가동할 수 있었다.

4. 여러 활동에 대해 노동력을 탄력적으로 재분배하라.

요식업처럼 피해가 극심한 비즈니스의 경우, 직원들은 일상적인 활동을 지속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일시휴가 혹은 해고 대신, 몇몇 창의적인 중국 기업들은 직원들을 회복 계획준비 등 새롭고 가치 있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재배치하거나 심지어 다른 기업에 ‘대여’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심각한 매출 하락에 대처하기 위해, 40개 이상의 식당, 호텔, 극장 체인들은 인력배치를 최적화해 대부분의 직원들을 가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직원들을 알리바바(Alibaba) 소유의 새로운 소매 슈퍼마켓 체인인 허마(Hema)와 공유했다. 허마는 온라인 구매의 급증으로 배송서비스에 인력이 급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어러(Ele), 메이투안(Meituan), JD의 세븐프레쉬(7Fresh) 등 O2O 기업들도 이 선례를 따라 식당에서 노동력을 대여하고 있다.

5. 영업 채널 구성을 변경하라.

손님을 직접 상대하는 오프라인 소매점들은 가장 피해가 컸다. 일부 중국 기업들은 신속히 영업인력을 재배치해 B2C및 B2B 기업의 새로운 채널에 투입했다.

예를 들어, 화장품기업인 린 칭슈엔(Lin Qingxuan)은 이번 사태 동안 우한 지역 매장 전체를 포함, 40%의 매장이 문을 닫아야 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이 매장에서 일하는 100명 이상의 뷰티상담가들을 위챗(WeChat) 등의 디지털 툴을 이용하는 온라인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도록 재배치했고, 고객들과의 온라인 활동을 통해 온라인 매출을 유도했다. 결과적으로 우한의 매출은 전년도 매출에 비해 200% 성장을 기록했다.

6.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라.

재택 근무와 새로운 형태의 복잡한 협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중국기업들이 위챗과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해 직원과 협력사들을 조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최대의 언더웨어 및 란제리 회사인 코스모레이디(Cosmo Lady)는 위챗을 통한 매출증대를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해, 직원들에게 그들의 소셜서클에서의 홍보활동을 요청했다. 이 회사는 모든 직원들(회장 및 CEO 포함)을 대상으로 판매순위를 발표함으로써, 나머지 모든 직원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독려했다.

7. 예상보다 빠른 회복에 대비하라.

최초 발병 이후 겨우 6주 만에, 중국은 회복의 초기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 5대 도시의 혼잡-지연지수 (congestion-delay index)는 현재 2019년 수준의 73%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최악이었을 때의 62% 보다 높은 수준인데, 이는 사람과 재화의 움직임이 재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석탄소비량은 저점이었던 2019년 수준의 43%에서75%로 회복중인 것으로 보여, 생산 일부가 재가동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부동산 거래에서 알 수 있듯, 신뢰도 역시 회복중인데, 2019년 수준의 1%로 떨어졌다가 47%까지 반등했다.

중국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어떻게 대처했는가 1

중국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어떻게 대처했는가 2

중국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어떻게 대처했는가 3다른 국가에서 이번 위기의 경제적 영향의 정도와 지속기간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중국의 경험은 기업들이 대비해야 하는 한 가지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대기업에서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고, 보급하고, 적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아직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동안에 회복계획이 시작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의 한 프리미엄 여행사는 단기 비즈니스 붕괴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대비계획에 주력하고 있다. 인원수를 줄이기보다는 직원들을 독려해 내부시스템 업그레이드, 스킬 향상,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설계에 노력을 쏟음으로써 결국 다가올 회복기에 더 잘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다.

8. 산업별로 다른 회복 속도를 예상하라.

당연히 산업별, 상품 그룹별로 회복속도는 상이하기 때문에, 각기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주가는 중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진 첫 2주동안 모든 부문에서 하락했지만,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등 주요산업과 헬스케어 장비 및 서비스 등의 경우 몇 일 내로 회복세로 돌아섰으며 그 이후 평균 12% 상승했다. 나머지 대부분의 산업들은 보다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몇 주 내로 종전 수준에 도달했다. 가장 심각한 피해를 본 부문들-교통, 소매 및 에너지 등 중국 대형주 시가총액의 28%에 해당하는-은 여전히 최소 5% 이상 낮은 수준으로, 아주 미미한 회복징후만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어떻게 대처했는가 4

이는 기업들이 비즈니스 별로 접근법을 조절해야 함을 의미한다. 대기업들은 사업부별로 접근법을 조정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한 글로벌 식음료 복합기업은 이 위기를 중국(세계적으로 이 회사의 2번째로 큰 시장)의 상품구성의 장기적 전환을 앞당기는 기회로 삼아, 건강관련 상품, 수입상품, 온라인 판매채널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9. 기회와 어려움을 포착하라.

중국에서 이 위기로 인해 모든 부문이 어느 정도는 영향을 받았지만, 좀 더 세분화된 기준으로 보면 많은 분야에서 수요가 상승했다. B2C 전자상거래(특히 도어투도어(door-to-door) 모델), B2B 전자상거래, 원격회의 서비스, 소셜 미디어, 위생관련상품, 건강보험 및 여러 상품 그룹들이 그 예이다. 몇몇 중국 기업들은 이런 니즈를 대응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예를 들어, 기업가치가 280억 달러에 달하는 소셜 동영상 플랫폼 콰이쇼우(Kuaishou)는 초중고 및 대학교 수업중단을 보완할 수 있는 온라인 교육서비스 제공을 추진했다. 이 회사와 여러 동영상 플랫폼들은 교육부와 협력해 학생들을 위한 전국적인 온라인 클라우드 교실을 개설했다. 또한 한 주요 식당 체인은 영업정지기간을 활용해 새로운 반조리 제품을 계획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지속되는 동안 집에서 요리하고자 하는 수요의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10. 회복전략을 지역별로 다양하게 적용하라.

각 지역의 공중보건 정책, 질병역학, 관리지침은 기업의 지리적 구조를 따르기 보다는, 지역별로 서로 다른 회복 역학구조를 만들어 낼 것이다. 이는 유연한 접근을 필요로 한다.

그 예로, 중국의 한 유수 유제품 회사는(중국 도처에 생산지를 갖추고 전역에 유통망이 있는 100억 달러 규모의 회사) 자체 공급망 인프라 및 영업인력 밀도뿐 아니라 지역 및 도시 회복 역학구조를 기초로 한 부문별 접근법을 수립했다. 심각한 피해를 입은 지역의 공장에서 공급될 계획이었던 물량은 단계적 접근에 따라 다른 지역의 공장으로 배치됐다. 마케팅 활동, 메시지 전달, 예산배분 역시 예상되는 회복속도, 소비자 정서 및 니즈의 지역적 차이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조정됐다.

11. 새로운 니즈에 따라 신속히 혁신하라.

새로운 고객의 니즈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것을 넘어서, 혁신의 기회도 만들어 낸다. 위기에 직면했을 때, 많은 기업들은 방어책 마련에 주력하겠지만, 몇몇 중국 기업들은 과감하게 새로운 기회를 잡아 혁신을 추진했다.

본래 보험산업은 보수적인 성향으로 악명이 높지만,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은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위기에 대응해 상품에 코로나관련 소식을 무료로 추가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이런 조치는 고객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었고, 이 회사의 온라인 상품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고객충성도를 향상시켰다. 앤트파이낸셜은 전월 대비 2월 건강보험 수입의 30%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12. 새롭게 만들어지는 소비행태를 파악하라.

어떤 변화는 위기가 지나간 후에도 지속될 것이며, 중국 및 다른 지역의 새로운 시장현실에 따라 많은 산업들이 재부상할 것이다. 실제로 사스(SARS)위기는 종종 중국의 전자상거래 도입을 앞당긴 요인으로 꼽힌다. 어떤 소비행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될지를 확실히 예측하기는 시기상조이지만, 오프라인 교육에서 온라인 교육으로의 전환, 보건의료서비스의 변혁, B2B 디지털 채널 증가 등은 매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몇몇 중국 기업들은 이미 위기 이후에 이런 변화에 대해 계획을 수립중이다. 예를 들어, 중국의 한 글로벌 제과업체는 기존의 디지털 변혁 노력을 더욱 빠르게 추진했다. 이 회사는 발렌타이데이기념 오프라인 캠페인 및 기타 홍보활동을 취소하고, 그 자원을 디지털 마케팅, 위챗 프로그램, O2O 플랫폼 파트너십에 재투자해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로 인한 소비자 행태변화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


분명히 이보다 더 많은 교훈을 중국, 한국, 이탈리아, 그리고 결국 미국에서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고빈도 접근을 도입해 다른 지역의 교훈을 배우고, 문서화하고, 적용하는 기업들은 직원과 비즈니스를 더 잘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급속히 변화하는 변동성이 심한 세계에서, 이처럼 다양하게 적용가능한 접근은 위기관리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폭넓게 적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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