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G 최신 미래 분석 자료]
팬데믹 이후 변화한 ‘업무 조직’ 생태계 재정의
― 정통한 비즈니스 리더들은 이미 변화를 시작했다
당신은 아직도 9시에 출근하고 계신가요?
팬데믹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조직적인 붕괴를 초래했다. 하지만 이는 우리에게 업무 수행 방식의 개념을 되짚어볼 기회를 제공했으며, 더불어 상당한 기회의 발판을 마련해 줬다.
유수한 경영진들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가 조직에 불러온 변화를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일에 매진했다. 그 결과 해당 기업들은 향후 수년을 보장할 고객층을 확보했으며, 혁신, 인적자원, 생산성 등의 영역에서 우위 확보에 성공했다. 반면 고객 확보, 지역사회 환원, 조직원 활동 지원 등의 방면에서 둔감하게 반응한 기업들은 머지않아 실패하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서 BCG는 조직이 민첩하고 체계적으로 경쟁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될 통합적인 접근 방법론을 개발했다. 미래의 업무 수행 방식에 있어 전방위로 적용이 가능한 단일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경영진을 비롯한 조직 구성원이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심사숙고하여 보다 복합적인 업무 수행 방식을 설계해야 한다. 본문의 BCG 분석 ‘어떻게 일할 것인가’, ‘어떻게 조직을 이끌 것인가’,’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무엇이 필요한가’ 등 4가지 주요 영역을 살펴볼 것을 권고한다. (그림 참조)
어떻게 일할 것인가
팬데믹으로 붕괴된 조직 상황을 원상복구 하고자 노력하기보다는, 현재를 포용하고 미래로 나아간다면 보다 개선된 새로운 업무 수행 방식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즉, 고객의 니즈를 되짚어 보고, 혁신적인 업무 모델을 채택하며, 생산성 제고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고객 관계의 재해석
기업은 고객이 있기에 존재한다. 따라서 미래의 일을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객을 알아야 한다. 고객들의 니즈가 상당 부분 변함에 따라 경영진은 다음 3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고객에게 현재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가까운 미래에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 고객이 우리 회사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가?
- 팬데믹에서 비롯된 혁신 가운데 무엇이 고객에게 가장 큰 만족감을 주었나? 이것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 수 있는가?
전 세계 B2B와 B2C 시장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때, 고객이 선호하는 소통 방식은 대면에서 온라인 상으로 달라졌다. 이러한 변화는 대부분 유지될 것이며, 고객들은 온라인상에서 시작된 소통이 대면으로 이어지거나 혹은 그 반대가 되는, 디지털과 물리적 경험이 하나로 통합되는 것을 기대할 것이다. 영리한 기업들은 팬데믹이 고객 관계 및 상거래에 끼친 제약을 돌아보며, 코로나19가 기업 혁신의 단초가 될 수 있었다고 기억할 것이다. 팬데믹 초기 한 소매 기업 임원은 “코로나19가 최고 혁신 책임자(chief innovation officer)의 역할을 수행한 셈”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실제로 기회 중심 마인드를 가진 기업의 입장에서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펼쳐지게 되었다.
업무 모델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동료들과 부대끼며 함께 일했던 과거로 돌아가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온전한 원격 근무로의 전환이나 예측 불가능한 업무 시간을 장려하는 것 역시 지속 가능한 장기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는 없다. 사람들은 예측 가능한 시간에 동료와의 실질적인 접촉을 통해 협업, 공동 창조, 사교활동 등을 하는 것을 원한다.
BCG는 기업이 차별화된 업무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다음 4단계를 고려할 것을 권장한다.
[1] 미래 업무 모델을 사업 실적 및 대안 중심으로 설계하라.
CEO와 경영진은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지(예: 직원 만족도, 생산성과 비용 절감 사이의 균형), 이를 위한 대안이 무엇인지(예: 탄력 근무제 유지, 직원 간 유의미한 시간 조성, 모든 인재에 공정성 보장)에 대한 협의를 이뤄내야 한다.
[2] 업무 특성 및 가용 인력에 따라 업무 모델의 범위를 결정하라.
제조업, 숙박 및 환대 산업, 소매업, 의료 서비스업 등에서 출근 근무가 필수인 현장 직무 가운데 유연 근무제, 직원 개인 사정을 고려한 교대 시간 교환 정책 등을 실시할 수 있는 직종이 있는가? 자가에 컴퓨터만 있으면 업무가 가능한 사무직 중 협력과 창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주기적인 팀 미팅이 필요한 직종이 있는가? 팀 미팅 빈도는 어떻게 책정할 것인가? 유연 근무제를 도입하면 직원들이 더 편안하고, 몰입도가 높아지며, 생산적일 수 있는가? BCG가 창립 파트너로 있는 미래 포럼의 연구 결과를 통해 예시를 살펴보자. 미국 내의 경우 아시안, 히스패닉, 흑인 사무직 직원이 같은 직종의 백인보다 더 큰 근무 유연성을 원한다. 전 세계 통계로는 더 많은 여성이 남성보다 근무 유연성을 원한다. 따라서, 유연 근무 모델은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소속감 등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3] 각 팀에서 자체 업무 수행 규범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식, 툴(tool) 및 기술 등을 제공하라.
출근 및 원격 근무 시에 업무 흐름의 일관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각 팀 내부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업무 계획, 협력, 학습 등에서 특정 규범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출근하더라도 회의에 참석하는 조직원 전원은 노트북을 사용해 화상 접속을 한다는 ‘1인 1스크린’ 규칙을 통해, 원격 근무자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팬데믹 기간 중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팀별 하이브리드 스케줄링 툴, 공간 활용 최적화 툴 등이 필요하다. 또한 각 팀은 근무 방식에서 오는 매너리즘을 논의하고, 문제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매주 별도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4] 학습 생태계를 구축하라.
이 같은 새로운 근무 형태를 관철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조직원 모두가 충분한 역량 및 기술을 보유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새로운 업무 수행 모델 안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우수 사례가 확보되면 사내에 빠르게 통보해야 하며, 팀들은 그에 맞는 재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기업은 AI 기술을 접목한 직원 역량 평가를 접목해야 하며, 상시 및 응용 학습 및 개별화된 학습 여정을 도입해 새로운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생산성과 가치
마지막으로 기업은 새로 도입된 업무 수행 모델의 성과를 측정해야 한다. 직원들의 사기, 창의력, 생산성이 상향 유지될 수 있는가? 이 같은 항목은 측정이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운영 및 산업적인 업무의 성과 지표는 인풋과 아웃풋 사이의 뚜렷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인풋을 섬세하게 조정하면, 대체로 아웃풋의 품질과 효율 역시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수많은 직무에서 인풋과 아웃풋 간의 상관관계를 모두 예상하기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직원의 생산성 성과를 주고받은 이메일 개수나 미팅 참여도로 측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참여도나 인풋, 엄격히 측정된 산출 아웃풋보다는 업무 결과물이 가지는 영향력을 측정하는 것이야말로 생산성을 제고할 것이다. 출근 및 원격 근무 직원들에게 일체화된 노선과 명확하고 단계성이 뚜렷한 목표 의식을 조성하는 것도 생산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가 기업에 미친 영향은 바로 쉽게 원격화할 수 없는 사무 및 사람 기반의 느린 업무들을 재조명했다는 것이다. AI, 자동화, 로봇공학 기술에 대한 투자는 더 이상 장기 투자가 아니라 지금 당장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어떻게 이끌 것인가
오늘날의 리더십 모델은 수십 년 혹은 수백 년 전에 고안된 것으로, 대체로 매니저나 관리인이 좁은 범위 안에서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부하들을 관리 · 감독하는 것이다. 이 같은 경영 모델은 지난 30년 동안 점진적으로 개선되어왔다. 하지만 현시대는 진정으로 변혁을 추구하는 리더를 요구한다. 더욱더 발전하고 목적 지향적인 사내 문화 조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조직이 사회 전반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이끌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역량 강화적(empowering), 생성적(generative) 리더십
‘생성적(generative)’인 리더의 정의는 여러 장소 및 시간대에 분포된 팀들의 업무를 조율하면서 소속 직원, 고객, 지역 사회, 전 세계 사회 등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함과 동시에 주주에게 투자 수익을 제공하는 것이다. 리더는 기업에 소속된 모든 조직원 및 조직 활동이 이 같은 상호작용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생산직 근로자에게 자동화 및 로봇공학 교육과 같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인적자원 능률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이 같은 시도는 새로운 업무 모델을 도입하는 리더에게 더욱더 어려운 도전과제이다. 다양한 장소와 표준시간대에 분포된 수많은 팀을 결속시키고 기술적인 코칭을 제공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마찬가지로, 신입 직원을 조직에 적응시키고 상호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에는 비교적 의도성을 띤 접근법을 채택해야 할 것이다. 분산된 팀에 대한 코칭, 멘토링, 영감, 동기 부여, 개발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모든 매니저급 관리인의 역량을 증진시키는 일 역시 대단히 중요하다. 동시에 조직은 원격 근무가 잦은 직원의 기여도와 성과물을 정기적인 출근 근무를 서는 직원의 것에 비해 평가절하하는 일을 지양해야 한다. 특히 앞서 언급된 다양성을 고려한 인적자원 구성원의 선호도 조사 결과를 고려하면 더욱더 그렇다.
목적 지향적 문화
인간이란 사회적인 존재로 어떤 형태로든 타인과의 접촉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목적성이 더해져야 한다. 기업은 각 구성원의 고유한 목적성, 달리 말해 세상이 그들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식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나아가 구성원들은 기업의 전략적 우선순위 조정, 경영 방식에 대한 조언, 일상적 사내 교류, 문화 창출 등에 관한 생각을 공유하여 그 목적성을 실현해야 한다. 굳건한 목적성이 상거래 및 인력 시장에서 주요 차별화 요소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문화란 실질적인 장소와 연계되지 않고도 꽃피울 수 있다. 문화는 의사 결정이 이루어질 때, 아이디어와 지식이 교류할 때, 인재가 발탁되고, 축하받고, 책임감이 주어질 때, 그리고 조직의 심장 박동과 같은 고유한 흐름과 루틴 속에서 발현된다. 즉,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한 그 시점부터 문화는 새롭게 창출되어 온 셈이다. 리더들은 장소를 불문하고 그들이 어떻게 문화를 형성하는지 유념하면서 고의성을 가지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리더십
모든 기업은 주주 및 구성원 이외에도 더 폭넓은 책임감을 갖고 모든 일에 임해야 한다. 기후, 인종 형평성, 소득 불평등과 같은 주요 사회적 난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강구해야 하며, 되도록 보여주기식의 형식적인 행동이 아닌, 핵심 사업 및 기업 경영의 일환으로 접근해야 한다.
조직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앞서 언급된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운영 모델의 재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역할, 프로세스, 조직 구조, 인재 모델 등의 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직은 다시 과거의 업무 수행 방식으로 퇴보할 것이다.
업무 수행 방식
초유의 코로나19가 불러온 비극 속에서도 가치 있는 일들은 생겨났다. 저부가 가치 업무는 사라졌고 ‘본업’이라는 개념은 점차 잊혀 갔다. 기업들을 본래의 영역을 초월해 직원, 고객, 사업을 보호하고자 하는 우선순위에 따라 경쟁 기업과의 교류도 서슴지 않으며 협업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다. 소매업 종사자들은 콜센터로, 안과 및 치과 보험청구사들은 의료보험업계로 인력을 재배치하고, 심지어는 기업 간의 인력 이동을 감행하며 공급망의 안정성을 사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렇듯 개체, 기능, 기업을 넘나드는 우선순위 중심의 팀 구성은 어떤 영향을 불러왔을까?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새롭고 실험적인 시도를 시행하는 주기가 분기 혹은 연 단위에서 일 또는 주 단위로 단축되면서, 속도와 품질, 효율성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다시 말해, 전반적으로 모든 조직의 민첩성이 향상됐다. 이제 상기해야 할 점은 새로 수립된 업무 수행 방식이 퇴보적이고 둔화하며, 위험기피적, 위계적인 과거 방식으로 회귀하지 못하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까?
적응적 조직
팀 단위의 민첩성을 확보하고 플랫폼형 조직 모델로 전환하는 것은 이 같은 일체적, 효율적이며 기능을 넘나드는 혁신을 더 견고하게 만들 것이다. 즉, 전체적인 경영 모델을 재구성하고 구조, 역할, 프로세스, 인적 자원, 문화, 기술 등을 혁신하여 모두가 바라는 근무 방식을 더욱더 빠르게 구축하는 것이다.
팬데믹은 조직이 직원들의 안위를 살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적절한 보육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의 기업들은 불과 몇 주 만에 현장에 자녀 돌봄 시설을 마련하거나, 육아 비용 충당을 위한 추가 급여를 제공했다. 또한 정신건강 관련 자원 및 지원금을 새롭게 투입했으며, 필요시 원격 의료 및 가상 진료를 제공했다. 한 기업 임원은 “이제는 더 이상 직원 한 명을 채용하는 것이 아닌, 가족 전체를 채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기업 임원은 “우리는 우리 사람들을 근무 시간뿐만 아니라 24시간 내내 보살핀다”라고 말했다. 조직의 일원이 된다는 의미는 이제 이런 것이며, 이 양상은 지속되어야만 한다.
새로운 인재 모델
소위 “근로자 대거 퇴직” 사태로 구직자들은 이제 일자리를 구할 때 지리적인 제약을 벗어나 본인의 니즈와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근무 기회를 찾을 수 있었고, 이는 인재 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직원들의 근무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기업은 더 능력 있고 다양한 인재들이 입사를 지원함에 따라 덩달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마찬가지로 팀원들의 근무 장소 제약에서 자유로운 팀은 “따로, 또 함께” 컨셉의 근무 방식을 채택해 분기 이내 몇 주 정도의 필수 출근만을 두고, 사무 공간을 컨퍼런스 센터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기업은 단기 프로젝트에 적합한 긱 이코노미(gig economy) 트렌드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인재 모델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영화 제작 스튜디오들은 예술가, 배우, 음악가 등을 매우 드물게 정규직으로 고용하지만, 그 대신 특정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적재적소의 크루 멤버를 고용하는 방식으로 지난 수십 년간 긱 이코노미 모델을 활용해왔다.
긱 이코노미 모델의 적용은 소위 정규직 모델을 활용해 응용할 수 있다. 팬데믹 초기 각 기업이 비상 태세로 전환됨에 따라 전 직원들은 공식 직책 외에도 서로의 업무를 넘나들며 조직 내에서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정신없이 노력했다. 이렇게 인재의 유동적인 활용을 돕는 수많은 기술 플랫폼이 존재하며, AI 기반 직원별 역량 트래킹 솔루션을 활용하여 모르고 지나쳤던 각 구성원의 숨은 재능을 끌어낼 수 있다.
무엇이 필요한가
새로운 방식의 업무 수행과 리더십, 조직 구성을 만들기 위해서 기업은 실질적인 사무 공간에 변화를, 최첨단 툴과 기술에 투자를, 그리고 모든 조직원의 역량을 향상해야 한다.
공간, 디자인, 장소
너무나 당연하지만, 팬데믹은 지금껏 사용되어 온 사무 공간에 대한 재해석의 기회를 제공했다. 현시대에는 새로운 질문이 존재한다. 사무 공간은 왜 존재해야 하는가? 사무실의 용도는 무엇인가?
포스트 팬데믹 세상에서 사무 공간이란 접촉, 협동, 소속, 교육 등을 위해 존재할 것이다. 위 네 가지 기능을 사무 공간의 존재 목적이라고 가정한다면, 사무 공간이 이 기능적인 아웃풋을 낼 수 있느냐가 평가의 기준이 될 것이다. 행동과학론적 시점으로 볼 때 사람 간의 우연한 접촉이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서로 간의 결속을 위해서 사무 공간 내에 카페나 기타 사회적인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팀들이 공존하고 협동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해야 하며, 원격 혹은 대면 협동 근무를 지원할 수 있는 팀 존(team zones)이 필요하다. 공간 디자인, 사물, 표지, 하물며 색깔까지 직원들에게 공동체의 의미를 부여하고 소속감을 고취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합동 교육, 멘토링, 공동 성장 등을 장려하는 공간과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줄지어 나열된 개인 업무용 책상은 더 이상 필요 없다.
툴(tool) 및 기술
공용 책상 및 공용 공간의 예약 접수를 위한 툴은 공간의 재해석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팀 혹은 개인 직원이 공간이나 데스크를 예약할 때 다른 이들에게 정보가 공유된다면, 구성원 간의 계획적인 교류를 유도할 수 있다. 나아가 예약 시스템에 축적된 데이터는 사무 공간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여 시설팀에 공간 기획에 대한 더 깊은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각 예약 건수를 분석하여 냉방 수요부터 커피 리필 타이밍까지 예측할 수도 있다. 기업은 의도성을 가지고 예약 시스템, 센서, 피드백 루프 등을 활용함으로써 (직원 및 팀 간) 우연한 접촉 유도, 현장 협업 강화, 소속감 및 충성도 제고, 교육 기회 제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원격 근무 직원들을 위해 적절한 원격 업무 툴을 구비하고, 기술적인 활용 지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팀들은 “해야 할 일(to-do)” 리스트를 공유해 업무 진행 척도 및 우선순위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온라인 화이트보드가 필요한 셈이다. 또한 누가 언제 어디에 있는지 추적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스케줄링 솔루션이 필요하다. 팀별 업무가 가상과 대면을 넘나들면서, 디지털 툴이 다양한 시공간에서도 조직원 간의 부드러운 소통을 만들어낼 것이다.
학습 조직
학습 조직이란 개념은 30년 전 피터 센게(Peter Senge)가 처음 고안했다. 하지만 적어도 이 개념 안에서의 학습이란 오늘날까지 공식적인 직무 훈련 및 업무 능률 향상에 집중되며, 실제로 교육적인 부분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학습은 단순한 직업 훈련이 아니다. 진정한 학습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학습을 일상생활 곳곳에 녹여내고 매 순간을 학습의 기회로 탈바꿈할 수 있어야 한다. 경영진 및 관리자들은 직원들에게 항시 질문하고, 수시로 관찰하며, 언제나 코칭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팀은 매번 미팅이나 한 주의 마무리에서 별도로 시간을 할애해, 다음 미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개선점과 미래에 발전이 필요한 부분을 논의하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유연한 인재 활용 모델을 활용한 인력 순환 제도의 도입 역시 일상에서 학습 기회를 늘리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현재의 인적자원 풀을 디지털 인재 풀로 바꾸기 위해서는 완전한 재교육 프로그램이 시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집약적이고 몰입도가 높은 정통 교육 방식으로,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실습하며 자신이 수행할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BCG 경험 사례로 비춰봤을 때, 피교육인은 6개월의 탄탄한 디지털 재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이후 디지털 관련 업무를 어려움 없이 수행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BCG 사이버 보안 전문 팀은 사내 기존 인재 풀에서 선별하여 재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관련 결원을 채울 수 있었다. 실제로 사이버 관련 직무의 85%가 이러한 방식으로 인재를 충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을 위한 5가지 교훈
조직적인 파괴를 불러온 팬데믹, 이제는 모든 기업이 능동적으로 교훈을 아로새길 시기다. 다음의 내용을 기억하고 행동하기를 권고한다.
- 유연한(Flexibility) 조직 구성으로의 전환은 계속됨을 기억하라. 팬데믹 시기에 안착한 수많은 고객 및 직원 행동 양상은 영구화될 것이다.
-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포용적인 마인드셋을 가져야 한다. 미래의 업무 수행 방식은 단순히 사무직 직원이 일주일에 두세 번 원격 근무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영리한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반기며 모든 직원을 위한 전사적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 고객 우선적인 태도를 취하라. 기업은 새로운 업무 수행 모델을 디자인할 때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니즈와 취향을 반영하여 업무 수행 방식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하라.
- 직원 역량을 향상하라. 기업은 분명한 의도성을 가지고 문화를 조성하고 소통을 장려해야 한다. 현재와 미래의 업무 수행 모델 안에서 직원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개개인의 역량 강화에 신경 써야 하며, 조직, 팀, 직원 간 니즈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나아가 기업은 직원들이 미래의 공동 창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능동적인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
- 행동하고 적응하라. 계속해서 혁신을 미루기만 하는 기업들은 경쟁사가 사활을 걸고 혁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새로운 업무 수행 방식의 적용, 효용성에 대한 평가, 변화에 적응할 의지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성공의 열쇠는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리고 성공 사례를 기업 전반에 적용하려는 노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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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는 되려 인류의 독창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미래는 이미 코앞으로 다가왔다. BCG는 기업, 개인, 그리고 사회가 가진 가능성이 긍정적이며, 충분히 현실적이라고 판단한다. 변화를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는 이제 각 기업에 달려있다. 혹은 그저 변화의 흐름에 맞춰 적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