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소비재 기업은 향후 5~6년 내에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게 될 가능성이 높다. 2030년까지 공급망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기업들은 저탄소 상품과 자재를 찾는 데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의 생산 파이프라인을 고려할 때 친환경 소재의 공급은 수요에 훨씬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지속 가능성의 희소성’ 문제가 예상되는 것이다.

현재 화학 산업 분야에서 펼쳐지는 기술 혁명이 그 해결책을 찾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옷감부터 샴푸, 플라스틱 병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화학 기반 제품을 지구에서 추출한 탄화수소가 아닌 대기에서 제거한 이산화탄소 또는 산업 공정에서 재활용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만드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CO2에서 X로, 또는 이산화탄소 전환이라고 알려진 이와 같은 기술들은 기업이 온실가스 발자국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를 통해 ‘카본 네거티브’ 혹은 ‘네이처 포지티브’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과학자들과 화학 업계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 이산화탄소를 땅속에 저장하는 대신 유용한 물질로 전환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제는 재료 과학 및 공정 공학의 발전, 수소 및 재생 에너지의 광범위한 가용성, 투자 증대, 고객 수요 증가로 인해 이산화탄소 전환 제품들이 상업적으로 실용화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과학자 커뮤니티와 석유화학 업계는 지난 수십 년간 이산화탄소를 땅속에 저장하는 대신 유용한 물질로 전환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제 이산화탄소 전환 제품들이 상업적으로 실용화되고 있다.”

 

이 기술의 원리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화석 기반 탄화수소를 연소할 경우 얻게 되는 최종 생성물은 이산화탄소, 물, 에너지다. 그런데 이 새로운 과정을 적용할 경우 이와 같은 연소 반응이 근본적으로 역전된다: CO2, 물, 에너지(이상적으로는 재생 에너지)로 시작해 탄화수소를 생산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식으로는, CO2를 수소(이상적으로는 물과 재생 에너지에서 전기 분해를 통해 생산)와 반응시켜 탄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 마법은 CO2를 원하는 탄화수소로 변환하는 촉매 물질(거의 모든 이산화탄소 전환 업체들의 핵심 IP)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와 같은 기술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현재 거의 모든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합성 가스 또는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만들기 위해 재활용 탄소를 사용하는 것이다.

탄소 배출량이 높은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라면 CEO들은 이 기술을 레이더망에 올려놓아야만 할 것이다. 재활용과 탄소 포집만으로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고객은 결국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기를 원할 것이며,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탄소를 격리하든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은 많은 기업들에 ‘탈탄소화 전략’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CEO가 지금 시점에서 새로운 CO2 저감 관련 프로젝트를 승인한다고 해도, 이 기술이 상업적으로 경쟁력 있는 규모로 판매되기 까지는 앞으로 5년에서 10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이 지속 가능성 위기를 해결할까? 1

 

 

업계 플레이어는 누구인가?

 

소규모로 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지난 5년 동안 벤처 캐피탈의 지원을 받은 여러 스타트업이 시장에 제품을 출시했다. 현재로서는 대부분 친환경 제품을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급 제품이다. 예를 들어 브루클린에 본사를 둔 에어 컴퍼니는 포집된 탄소를 이용해 만든 보드카와 향수를 제작한다. 투엘브는 고급 선글라스용 렌즈를 제조하고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인테리어용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자라는 일리노이에 본사를 둔 란자텍의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로 만든 폴리에스터로 의류 라인을 출시했다. 가장 멋진 예를 들자면, 독일 코베스트로가 산업 폐기물에서 재활용한 이산화탄소로 생산하는 새로운 소재인 카디온으로 만든 폴리우레탄 폼이 포함된 침대 매트리스다.

 

“지난 5년 동안 벤처 캐피탈의 지원을 받은 여러 스타트업이 시장에 제품을 출시했다.”

 

다른 초기 단계의 벤처 기업들은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보다 효율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파괴적 혁신의 접근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의 에너다인은 비열 플라즈마 공정 기술을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친환경 화학 물질로 전환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HYCO1은 이산화탄소와 바이오메탄 또는 매립 가스를 항공 연료를 포함한 친환경 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데 매우 효율적인 ‘비코킹’ 촉매와 같은 재료 과학의 혁신 성과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대체 항공 연료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2023년 9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EU 내 공항에서 공급되는 연료의 최소 6%를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 의무는 2050년에는 70%로 확대될 예정이며, 재생 연료의 절반은 CO2, 물, 재생 에너지로 만든 ‘전력-액체'(PtL)로 사용해야 한다. 란자텍, 투엘브, 에어 컴퍼니 등 오늘날의 선도적인 이산화탄소 혁신 기업 중 다수가 현재 연료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산업화로 가는 길

 

기후 변화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기 위해 화학 산업은 기가 와트 규모의 청정에너지와 통합된 수백만 톤 규모의 생산 능력 확보에 투자해야 한다. 이산화탄소는 매우 안정적인 분자이므로 이를 전환하려면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며,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이 여기에 이상적이다. 또 대규모의 이산화탄소 전환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탄소 포집이 필요하다.

하지만 신기술에 대한 투자,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는 기술, 그리고 시장의 수요가 결합한다면 이산화탄소 전환은 다른 옵션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에틸렌과 같은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이러한 화학 물질의 대부분은 원유나 천연가스를 수백 가지 화학 물질로 바꾸는 오늘날의 통합 석유화학 단지처럼 대규모 정유 공장은 필요하지 않다. 대신, 화학 물질의 생산은 친환경 에너지 공급원과 포집된 이산화탄소에 가까운 곳에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5년 내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에 대한 두 번째 투자 물결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5년 내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에 대한 두 번째 투자 물결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들은 이 분야에서 가장 흥미로운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훨씬 더 큰 베팅을 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에너지 고등 계획원(ARPA-E)와 독일 에보닉이 대규모의 자금을 투자한 ‘PlasCO2’ 프로젝트처럼 정부 주도 투자 또한 증가하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 여러 가지 원형 기술로 프로젝트의 토대가 구축되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이 참여하고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이 주류가 되는 제3의 물결이 시작될 것이다. 이는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운송하기 위한 인프라의 규모 확대와 개발을 촉진하고 더 많은 기업이 학습 곡선을 따라가도록 유도하여 궁극적으로 비용 절감이 실현될 것이다.

바로 지금부터 저비용 친환경 소재를 공급망에 통합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기업들은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이 변곡점에 도달해 산업을 변화시키는 시기가 다가올 때, 상당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이 지속 가능성 위기를 해결할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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