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난공불락이었던 택배산업이 지난 몇 년간 맹공에 시달리고 있다. 풍부한 자본을 무기로 하는 스타트업들이 택배 산업 가치사슬의 모든 영역에서 기존 업체들에게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이 신규진입 기업들은 오랫동안 유지해온 고객관계를 와해시키고 기존 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
2012년 이후, 중국 스타트업에만 40억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졌다. 중국의 스타트업들은 디지털 기술을 스마트하게 활용하면서, 업계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있다.

전자상거래 기업(e-tailer)의 진출
특히 큰 위협이 되는 아마존(Amazon)과 알리바바(Alibaba)는 막대한 자원을 동원해 자체 택배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기존 업체들의 과제
전통적인 기업들은-대부분이 이제야 중국에서 부상하는 위협을 인지하기 시작하는-은 시야를 넓혀야 한다.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물리적인 자산과 네트워크- 일부 기업들은 거추장스럽게 여기는-를 강점으로 활용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배송직전 배송 변경, 2시간 이내 배송 보장, 거리 주소가 없는 지역에 배송 등은 지난 몇 년간 택배회사들이 이야기해 온 것이다. 이제 이런 미래가 도래한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놀랄 일은 누가 이 새로운 길을 주도하고 있는가 이다.

스타트업과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디지털 기술과 전자상거래의 부상으로 인해 창출된 기회를 놓치지 않고, 혁신을 추진하며 택배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이 신규진입기업들은 수익 풀이 가장 확실한 영역에 서비스를 집중하며 기존 기업들이 여전히 추가요금을 부과하는 상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배송업체들은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충분한 규모를 달성하는 새로운 방식이 등장하면서, 기존기업들의 고정자산비중이 높은(asset-heavy) 네트워크는 점차 불필요해지고 있다. 이 같은 네트워크와 및 그 기반이 되는 레거시 시스템은 기존업체들이 새로운 현실을 깨닫는 것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이 글에서는 필수불가결한 인하우스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기존업체들이 해야 할 일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그 중에는 IT복잡성 등 장벽 극복, 디지털 및 데이터 플랫폼의 구축, 타성에 젖은 조직문화 타개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택배산업 투자폭증 및 디지털화 가속화

전자상거래의 호황이 시작될 무렵에는 벤처캐피탈 투자가 소규모로 이루어졌다. 택배산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안정적으로 보이는 비즈니스였다. 하지만, 지난 수 년간 상황은 급변했다.

6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2012년 이후 택배부문으로 쏟아졌다. 2014년에서 2016년까지, 전체 투자는 약 20배 증가했고, 후기(late-stage) 펀딩은 30배 증가했다. (보기 1 참조.) 10개의 스타트업이 누적 기준으로 1억 75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자 받았으며, 또 다른 10개 스타트업은 5000만 달러 이상을 받았다.

보기 1. 택배 스타트업 펀딩 연도별 추이

택배 산업, 새로운 경쟁자들의 공습 1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다음 네 개에 집중돼 있다.

  • 첫째, 가치사슬 조정(orchestration)이다. 이 카테고리에 해당되는 업체-자산비중은 낮고, 디지털 기술 비중은 높은-들은 택배 발송인에게 새로운 대안이 되고자 한다. 이들은 최적의 택배회사를 선택하는 데 있어 발송인이 선호하는 내용을, 가격, 부가 서비스에 잘 반영한다. 가치사슬 조정 기업들의 성공은 택배서비스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는 발송인들을 기존 택배회사로부터 떼어내는 능력에 좌우된다.
  • 엔드투엔드 물류는 우리가 분석한 두 번째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카테고리의 스타트업들도 발송인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들에게도 발송인들이 오랜 관계를 지속해온 택배 파트너사들과의 관계를 끊는 것(성공적으로 끊는다면)이 도움이 된다. 그런데, 엔드투엔드 물류회사들 역시 써드파티 물류서비스를 제공해 활동 영역은 가치사슬 조정자들보다 약간 더 광범위하다.
    보기 2. 가치사슬 분야별 투자구분

택배 산업, 새로운 경쟁자들의 공습 2

  • 라스트마일 배송의 혁신적 파괴는 세 번째 비즈니스 모델로, 많은 대도시에서 상거래의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이 카테고리의 업체들은 (자전거나 밴을 타고 배송을 하건, 혹은 소매영업점의 계산대에 부스를 두고 배송을 하건 간에)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새로운 택배 옵션을 제공한다. 이 세 번째 모델은 앞의 두 모델들과는 다른 관계, 즉 기존 업체들이 택배 수취인들과 맺고 있는 관계를 단절시키고 있다.
  • 네 번째 비즈니스 모델은 일명 디지털 지원이다. 이 카테고리의 기업들은 디지털 기술-실시간 경로 계획 및 인공지능기반 가격결정 등-을 가치사슬의 전통적 단계에 적용하고 있다. 커넥티드 카 및 자율주행 차량 기술, 3D 비전 네비게이션, 로봇 자동화 등 많은 툴들이 이 네트워크 운영 카테고리에 해당된다. 디지털 지원업체들은 모두 기존업체들의 공급사슬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듦으로써, 기존업체들과 협력하고, 비즈니스를 이끌어내려고 한다.

자금의 흐름과 스타트업의 비즈니스모델을 분석하면, 두 가지 결론이 두드러진다.

첫째, 아주 약간의 자금만이 전통적인 배송업체를 지원하는 기업들에 투입되는 반면, 거의 대부분의 자금(약 95%)은 이들을 파괴하는 기업들에게 가고 있다.

둘째, 이 파괴적 혁신업체들은 기존업체와 발송인 혹은 기존업체와 수취인 사이를 떼어놓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이 신규진입업체들이 성공하는 만큼, 수익 풀은 그들 쪽으로 움직일 것이고, 기존업체들은 상품화된 서비스의 공급업체로 전락할 것이다.

 

성공적으로 실행 중인 비즈니스 모델

일부 스타트업들을 보다 상세히 살펴보면 이 위협이 단순히 추상적인 것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은 코 앞에 다가온 실질적인 위협이다.

세 번째 비즈니스모델, 라스트마일 혁신의 사례로 델리브(Deliv)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델리브는, 영업을 하고 있는 35개 미국 시장에서,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고정자산을 소유하지 않고 이를 해내고 있다. 자산을 소유하는 대신, 델리브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모델을 사용해, 기존 우편이나 택배 업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서비스를 기존 업체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매몰 비용으로 제공하고 있다. 약 4000여개의 사업체와 미국의 대형 소매업체 25개가 델리브와 파트너십을 맺고, 이를 날로 그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아마존(Amazon)의 대항마로 이용하고 있다. UPS도 참여한 2016년 펀딩 라운드(funding round)에서,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델리브는 2800만달러를 모금했다.

또 다른 라스트마일 혁신기업인 펫처(Fetchr)는 두바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중동지역 배송의 공통된 어려움(거리주소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60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지원받아, 발송인과 수취인이 스마트폰의 GPS 기술을 활용해 택배수거 및 배송 위치를 선택하는 서비스를 개발한 것이다. 이 덕분에 수취인이 어디에 있는지에 상관없이 수하물의 배송이 가능해져 보다 유연한 택배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정면으로 경쟁에 도전장을 던진 스타트업들의 위협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엄밀히 택배업체는 아니지만 무시할 수 없는 또 다른 디지털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한 예로 우버 잇츠(Uber Eats)-차량호출 서비스업체인 우버의 급성장중인 새로운 음식배달 앱-가 유통기한이 있는 상품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일반적인 전자상거래 상품을 배송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만약 우버 잇츠가 정말로 이 비즈니스를 하게 된다면, 우버소속의 어마어마한 차량단과 신속하고 탄력적인 배송 능력을 기반으로 하루아침에 택배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다.

 

새로운 투자의 핫스팟(hotspot)으로 떠오른 중국

기존업체들이 주시해야 하는 또 다른 새로운 움직임은 아시아 지역 물류회사들의 움직임이다. 주목할 만한 스타트업들은 더 이상 실리콘 밸리에만 집중되어 있지 않다. 실제로, 지난 5년 간 투자의 상당 부분- 전체 투자의 75% 이상-은 아시아에서 이루어졌으며, 중국의 스타트업들 만해도 40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보기 3 참조.) 이 자금의 대부분은 차이냐오(Cainiao), 베스트로지스틱스(Best Logistics), 뉴다다(New Dada), 하이브 박스(Hive Box), 이미디다(Yimidida), 원냐오 로지스틱스(Yunniao Logistics)의 단 6개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입됐다.

중국은 택배 산업에서 역전의 주역이 되고 있다. 중국의 투자는 대부분 창고, 트럭, 비행기, 밴, 차고 등 네트워크 인프라에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서구의 기존업체들은 이 스타트업들이 그들의 사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서는 안될 것이다. 중국의 신규기업들이 서구 기업들을 뛰어넘는 사례가 넘쳐나고 있으며, 특히 배송속도에 대해 변화하는 고객의 기대에 중국 기업들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5년 전에는, 중국 국내 소매업 제품의 온라인 구매에 대해 2일 배송이 표준이었지만, 현재 더 많은 중국의 소비자들은 당일 배송을 원하고 있다. 실제로 한 시간 이내 배송이 밀집지역에서는 점점 일상적인 일이 되고 있다. 이같은 당일배송 트렌드가 뉴욕이나 런던과 같은 몇몇 서구 대도시에서도 있기는 하지만, 중국에서는 훨씬 흔한 일이 되고 있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서구의 기존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의 존재를 오랫동안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17년 가을, 베스트 로지스틱스-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인 알리바바(Alibaba)가 투자한 몇몇 물류 스타트업 중 하나인-는 미국에서 IPO를 마치고, 공급사슬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또한, 또 다른 알리바바 투자 스타트업인 챠이나오 역시 결국 전세계 모든 국가에서 경쟁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보기 3. 지역별 투자구분

택배 산업, 새로운 경쟁자들의 공습 3

 

전자상거래 기업, 위협으로 떠오르다

본 연구조사를 위해 실시한 인터뷰에서, 택배 회사들은 전자상거래 기업을 현존하는 최대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의 아마존이나 중국의 알리바바와 징동닷컴 (JD.com) 등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놀랄 만한 영향력을 쌓아 올렸으며, 이제 가격을 좌지우지하고, 고분고분하지 않은 배송업체에 벌을 주고, 말 잘 듣는 업체들에게는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그 힘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경우, 라스트마일 배송 등 자체 택배 사업에 착수했다.

자체 택배역량을 키우면서,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종종 그들이 이 사업을 하는 이유가 기존의 택배업체들이 고객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 우려되어서라고 말한다. 그럴듯한 설명이다. 신뢰도와 배송 피크시기에도 보장되는 빠른 배송은 이제 대부분의 온라인 구매고객들에게 양보할 수 없는 사항이 됐다. 유연성 역시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온라인 고객들은 익일배송 혹은 당일 배송 중 선택할 수 있기를 원하고, 배송 알림 및 추적 서비스를 기대하며, 배송지 변경 옵션을 찾기 시작하고 있다. 전통적인 배송업체들이 이런 혜택을 제공해 줄 수 없는 경우에,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이유의 전부인지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품어봐야 할 것이다. 라스트마일 배송 업에 뛰어 든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보통 기본적인 서비스 이상을 한다. 아마존처럼 반품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단순화시키거나 필요한 상품의 경우, 조립과 설치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이다. 이런 움직임은 전자상거래 기업이 배송을 고객관계-당연히 핵심관리대상인- 강화의 중요한 방식으로 여기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물리적인 배송을 전체 고객여정을 통제하기 위해, 그들이 충분히 통제하고 싶은 서비스로 보고 있다. 간단히 말해,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라스트마일 배송을 시작하는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그들이 말하는 이유-일시적으로 미흡한 서비스의 보완-이지만, 기존업체들이 그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존기업들은 오래된 전자상거래 기업들과의 관계가 변화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물류 쪽에서- 라스트마일 뿐 아니라 분류 및 운송 에서도-보이는 움직임에 대해 기존기업들이 우려하는 바를 들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기존업체들은 자체 항공편을 운영하는 계획에서 택배용 드론을 이용하는 실험에 이르기까지 아마존의 물류운영방식 에 상당히 익숙하다. 최근 아마존이 ‘쉬핑 위드 아마존(Shipping with Amazon)’이라는 배송서비스를 통해, LA에서 시작해 차츰 미국 전역으로 확대하려는 계획으로 물류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은 아마존이 새로운 영역이나 산업에 계속적으로 진출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보이는 물류부문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특히 서구의 배송업체들 입장에서, 이해가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실제로 이 움직임의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한 예로, 매출 기준으로 세계 3대 인터넷 기업인 징동닷컴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물류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31000명의 배송인력과, 400개 이상의 창고와 세계에서 가자 현대적인 자동화 분류센터를 포함한 수천 개의 유통 지점을 갖추고 있다. 또한, 알리바바는150억 달러를 향후 5년간 물류부문에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서구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전 세계 물류의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을, 알리바바의 물류부문, 차이냐오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새로운 물류공룡’ 참조.)

전자상거래 기업은 기존업체들이 B2B 프랜차이즈를 걱정하게 된 주원인이기도 하다. B2B는 한 때 많은 택배 운송업체들에게 최대 매출원이었으며, 여전히 기존업체들의 중요한 사업거점이다. 하지만 B2B 고객들도 B2C 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점점 더 원하기 시작하고 있다. 새로운 기대감은 아마존이 3년전 개발한 B2B 플랫폼, 아마존 비즈니스(Amazon Business)에 의해 증폭됐다. 이로 인해 기존의 배송업체들은 그들이 B2B 배송에 대해 누리고 있던 지배력이 B2C에서 그랬던 것처럼 점차 사그라지게 될 것을 우려하게 됐다.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라스트마일 배송분야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인 동시에 한 줄기 빛과 같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단지 규모가 굉장히 큰 전자상거래 기업들만이 자체 배송 네트워크를 운영할 역량이 있을 것이며, 사실상 그 외 모든 전자상거래 기업들과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전통적인 소매업체들은 배송협력사를 필요로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협력사는 반드시 계획된 일정에 따라 합리적인 비용으로 물건을 배송하는 것 이상의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이 발송인들이 개인소비자들이 아마존에서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의 경험을 원한다면, 부가 서비스들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이 지점이 바로 기존 업체들이 나설 수 있는 부분이다. 소매점포 및 우체국 등 전통적인 자산을 무기로, 기존 배송업체들은 소규모 전자상거래 기업과 전통적인 소매업체들이 택배수령인을 위한 새로운 배송 및 반품 방법을 개발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 이것은 위기에 처한 소매업체들이 경쟁을 지속할 수 있는 한 가지 방책이다. 또한, 기존 택배업체들에게도 소중한 기회이다.

중국의 새로운 물류 공룡

차이냐오만큼 기존 업체들의 주목을 많이 받은 중국기업도 -그리고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지만, 다른 어느 국가의 기업도- 없을 것이다. 차이냐오는 2013년 알리바바가 물류 및 배송 부문을 담당하기 위해 합작으로 설립한 기업이다. 2016년, 차이냐오는 15억 달러의 자금투입을 받았고, 물류데이터 플랫폼 개발에 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속도가 더욱 중요해지는 배송의 트렌드에 따라, 차이냐오의 목표는 중국 내 모든 지역에 24시간 이내, 전세계 모든 지역에 72시간 이내, 택배배송을 실현하는 것이다.

차이냐오는 차량 및 기타 자본 집약적인 자산을 주요 투자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디지털, 데이터중심 기업으로서, 다른 물류기업과의 조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고유 분석기술 플랫폼을 이용해 상인들과 십 여 개의 주요 배송업체들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주고 있다.

상인들은 과거 매출 데이터에 따라 중앙 창고에 상품을 미리 준비해 두고, 대부분의 상품은 60분 이 채 지나지 않아 출고되어 배송트럭에 실린다.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중국의 독보적인 전자상거래 제공업체인 알리바바와의 밀접한 협력을 통해, 차이냐오는 2017년 약 170억 달러 규모의 택배를 취급할 수 있었다. (하기 표 참조.) 이는 중국 전체 택배 물량의 약 70%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차이냐오는 디지털 시스템에 투자해, 택배 발송인과 수취인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 배송사슬의 양쪽을 다 장악하면서 자체 플랫폼이 항상 선호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이 같은 투자를 통해, 차이냐오는 전통적인 물류기업의 서비스는 확실히 상품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배송업체가 디지털 시대에 맞닥뜨린 도전과제를 이보다 더 잘 보여주는 사례는 없을 것이다.

알리바바 물류부문인 차이냐오의 인상적인 출발

택배 산업, 새로운 경쟁자들의 공습 4

기존업체들은 디지털 투자에서 스타트업 및 전자상거래 기업에 뒤쳐지고 있다

기존 택배업체들이 디지털 기술의 도래에 대해 대응하지 않았거나, 스스로 혁신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일 것이다. 기존업체들은 더 나은 수익 솔루션과 더 유연한 택배서비스 등으로 상품 제안을 확대했고, 자체 IT 플랫폼에 상당한 투자를 하면서, 디지털 스타트업들이 점한 선두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기존업체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투자하지 않았고 창의적으로 인접산업으로 진출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이들이 영역확장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M&A 실적을 보면 분명히 드러난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기존기업들이 물류 스타트업 펀딩에 투자한 비율은 전체의 1%에 불과해,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전자상거래 기업과 벤처 캐피탈리스트가 거의 장악하게 했다. 2012년부터 2017년사이 기존택배업체가 추진한 250 여건의 인수 중 단지 31건 만이 기술을 통해 혁신 우위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 것이었다.

기존기업들 입장에서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발송인 관계와 수취인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투자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기존 배송업체를 통해 택배를 수령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10년이나 15년전과 비교해 아무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수취인 친밀도(receiver intimacy), 택배수취인에 대한 풍부한 데이터로 인해 라스트마일 서비스가 개선되는 것을 일컫는 업계용어, 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른 아님 신규기업들이다.

 

기존기업들에게 중요한 4가지 테마

5년전, 많은 기존 배송업체들이 전자상거래의 세계적인 호황-끊임없이 주입될 것 같은 성장촉진제-이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확신했던 때에 비해 얼마나 많은 것이 변했는가. 아무도 택배산업이 얼마나 심각하게 변화할 수 있을지 몰랐다. (물론 이미 디지털로 인해 파괴적 혁신을 겪은 우편서비스로 인해 암시가 있기는 했지만) 확실히 아무도 스타트업 펀딩이 그렇게 빨리 증가할 것이라고는, 몇몇 스타트업이 그렇게 강력하게 성장하리라고는, 거의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전면전의 위험을 피해 다른 수익 창출원을 찾지 않고) 기존업체의 기존 수익 풀을 노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또 아무도 이미 많은 일을 하면서 다른 것을 신경 쓸 여유가 없을 것 같았던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이 직접 택배업에 발을 들여놓을 줄도 몰랐다. 덜 완곡하게 표현하자면,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 들이 2018년에, 그들이 애초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바로 그 배송업체들을 저버릴 준비를 하고 있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

만약 기존 배송업체들이 디지털 시대의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중국이나 인접 업종인 우버잇츠와 같은 기업에 의해 더 놀랄만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파괴당하기 전에 파괴적 혁신의 주체가 될 기회를 잡기 위해, 향후 몇 년간 기존업체가 염두 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발송인과 수취인에만 집중하라

여러 배송옵션들이 새롭게 등장한 상황에서, 발송인과 수취인이 새로운 업체로 옮겨가는 것을 막기 위해 기존업체들은 과거의 명성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기존업체들은 스타트업과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새로운 상품제안으로 적극적으로 나서는 와중에, 과거의 충성고객들이 그들에게서 떠나가게 되는 결정적인 단서를 감지해야 한다. 발송인 관계와 수취인 관계를 보호하는 것 외에, 기존업체들이 하는 나머지 모든 것들은 부차적인 것이다.

이는 곧 속도, 신뢰성, 유연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새로운 기대치에 집중하고 고객경험을 재창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의 ‘와우’ 요소가 내일에는 당연한 최소필요조건이 되고 있다. 택배업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비용을 지불하는 발송인과 배송한 물건을 받는 수취인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 다음에는 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시야를 확장하라

기존업체들은 국내시장과 늘 보는 직접적인 경쟁업체들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경향이 있지만, 일상적인 활동의 반경을 넘어서는 위협과 기회에 대해서는 그만큼 잘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기존업체들은 새롭고 기발한 서비스로 택배 분야에 진출한 스타트업과 전자상거래 기업들에게서 배울 점을 찾아야 한다. 또, 국제적인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특히 중국 업체들을 주시하는 것이 중요한데, 중국기업들은 급부상 하면서, 새로운 경쟁자이건, 파트너이건, 혁신주도자이건 간에,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식의 폭을 넓히는 것만으로 기존업체들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수는 아니지만, 적어도 좀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이는 빠르게 움직이는 스타트업, 전자상거래 기업, 전통적인 경쟁업체들에 의해 기존업체들이 탈중개화되지 않기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선제공격을 하라

기존업체들은 물류 전체 분야의 역량은 쌓지 못한 소규모 전자상거래 기업과 전통적인 소매업체들에게 협력사로 선택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여전히 있다. 알리바바와 아마존과 같은 기업들과 기업의 사활이 걸린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전자상거래 기업과 규모를 막론한 모든 전통적인 소매업체들은 최고수준의 배송역량을 필요로 한다. 이를 기존 배송업체들의 촘촘한 네트워크와 물리적인 입지를 통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향후 5~10년간 기존업체들에게 막대한 기회가 된다.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라

디지털 시대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기존업체들은 데이터 활용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게 끌어올려 완벽에 가깝게 해내야 한다. 정교한 분석기술은 고객니즈를 재조명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샘솟게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기존업체들이 현재 디지털 영역에서 하고 있는 것, 즉 파일럿과 프로토타입을 개발하는 것, 이상의 노력을 경주하고, 대규모 디지털 프로젝트를 실시할 때만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기업들의 IT 조직 내에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조직구성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기존기업들은 파트너십이나 인수를 통해 필요한 것을 어느 정도는 분명히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술을 산다 해도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현명한 구매자가 될 수 없고 스스로 파트너십에 도움이 될 만한 인상적인 역량이 없다면 효과적인 파트너십을 구성할 수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기존 업체들은 핵심적인 인하우스 디지털 스킬을 개발하고 이를 강화시켜야 할 것이다.

 

주도권 탈환하기

지난 5년 간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도 성공가도를 달렸던 기존기업들이라 할지라도,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는 우려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고객들이 언제, 어디에 있건 택배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많은 자금이 투자되고 있다. 새로운 기술솔루션으로 무장한 새로운 기업들이 한 달이 멀다 하고 물류업계로 뛰어들고 있다.

기존기업들이 진정으로 집중해야 하는 것은 시장의 변화보다 한 걸음 앞서 나가, 파괴적 혁신과 상품화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다.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예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존 기업들이 이를 해 낼 수 있게 된다면, 더 이상 선두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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