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여 년 전까지도 국제 무역의 방향은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기 위해 설계된 자유무역 시스템에 의해 결정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지정학적 요인과 경제적 안보에 대한 고려가 국제 무역을 정의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BCG가 2018년부터 관찰해온 글로벌 무역 변화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지정학적 경쟁, 동맹, 그리고 국가적 야망이 세계 경제 구조를 얼마나 급격히 재편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사이드 바 1 “연구 개요” 참조). BCG는 향후 10년간 전 세계 무역 총 규모가 연평균 2.9%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무역의 흐름은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보기 1 참조).

 


[사이드 바 1] 연구 개요 

2024 BCG 글로벌 무역 모델은 2023년부터 2033년까지의 글로벌 상품 무역을 예측한다. 이 모델은 글로벌 무역, 금융 기관,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의 BCG 전문가 팀에 의해 개발됐다. 이 모델은 역사적 상관관계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10년 단위 전망치를 산출하며, GDP·인구·실업률·공공 및 민간 소비·환율· 인플레이션·은행금리·GDP 디플레이터 등 거시경제 지표를 측정하는 5억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사용한다. 입력 데이터는 정부, 국제금융기구, 경제분석 전문 기업 및 기타 출처에서 제공된다. 이 모델은 14개 주요 지역에서 150개 이상의 수출국과 22개 산업 분야에서 5,000개 이상의 물리적 제품 또는 원자재를 다룬다. 무역 가치는 변동 외환율을 기반으로 실질 가치로 표현된다. 연료 집약적 수출 가치를 비연료 집약적 수출 가치와 구별하기 위해 여러 디플레이터가 사용된다.

올해의 무역 모델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개선 사항이 포함한다:

• 무역 가치는 연도 간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2010년 기준 미국 달러(실질 가치)로 산출한다.

• 향상된 AI 및 머신러닝을 적용해 20년 동안 9개의 다른 거시 경제 변수를 추적하고 더 상세한 모델을 생성한다.

• 새로운 무역 협정, 무역 전쟁, 군사 갈등 및 관련 제재, 기후 관련 무역 정책 등 새로 등장한 영향들의 영향을 사례별로 반영하며, 특정 미래 예측에 조정이 적용된다.


 

2033년까지 국가 및 지역 간 무역 흐름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지정학적 변화와 경제 안보가 이끄는 무역의 미래 1

전 세계 150개 이상의 국가의 무역 및 경제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근 국가 및 지역 정책 이니셔티브가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글로벌 무역 경로에서 몇 가지 주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 북미는 탄탄한 무역 블록으로 자리 잡으면서, 아시아(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지속적으로 줄여 나갈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러한 공급망 전환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 중국은 서방과의 무역 둔화에 따라 다른 국가들에게 더 강력한 무역 파트너로 부상할 것이다.1 자체적인 기술 발전과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시장과의 긴밀한 경제 관계가 중국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

•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는 인도와 동남아시아와 같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을 바탕으로 세계 무역에서 중요한 세력으로 떠오를 것이다. 2 개발도상국들이 글로벌 공급망에 더 많이 기여하고 새로운 역량을 개발함에 따라, 남반구 국가 간의 무역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의 천연자원 중심 상품 수출에서 벗어나, 더욱 정교한 제조 상품으로 확장되고 있다.

• 유럽연합의 대중국 무역 성장세는 대체로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미국과 일본과 같은 기존 무역 파트너뿐만 아니라 인도, 터키,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새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 무역 정책의 주요 변화는 이러한 흐름을 크게 가속화시키고, 특정 시장에서의 미국 수입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다(사이드 바 2 “미국 고율 관세의 영향 추정” 참조).

[1] 서방(West)에는 미국, EU27, 영국, 캐나다,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포함된다.

[2]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는 중국을 제외한 유엔 G77 소속 133개 회원국을 의미한다.

 


[사이드 바 2] 미국 고율 관세의 영향 추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캠페인과 취임 전후로 자신의 관세 정책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을 달리했다. 예를 들어, 트럼프는 최근 취임 즉시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인상하고, 멕시코와 캐나다의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 60%, 기타 국가의 수입품에 대해 10% 또는 2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여러 차례 제안한 바 있다. 주요 무역 파트너인 EU, 멕시코, 캐나다, 중국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와 마찬가지로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예시를 위해, BCG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60% 관세,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한 25% 관세, 그리고 나머지 국가들의 수입품에 대한 20%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모델링했다. 이 관세들이 2023년 수준을 기준으로 미국의 주요 10개 수입국에서 상품을 수입하는 데 640억 달러의 추가 비용을 초래할 것으로 추정된다(사이드 바 보기 1 참조). 트럼프가 제안한 다른 모든 정책이나 미국의 무역 파트너국들의 잠재적인 보복에 대한 영향을 아직 모델링하지 않았다. 우리는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무역 모델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미국이 수입하는 제품군을 기준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자동차 부품과 자동차로, 이는 주로 멕시코, EU, 일본과의 무역에 타격을 줄 것이다. 소비자용 전자제품, 전자기기, 패션 제품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60%의 관세율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소비자 전자제품의 비용에 610억 달러를 추가할 것으로 추정한다(사이드 바 보기 2 참조).

지정학적 변화와 경제 안보가 이끄는 무역의 미래 2 지정학적 변화와 경제 안보가 이끄는 무역의 미래 3


 

냉전 종식 이후 이어졌던 상대적 안정기와 다자주의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지역 강대국의 부상, 동맹의 변화, 경제적 민족주의, 국가 안보가 특징인 다극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이러한 흐름이 향후 10년 동안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경영자들은 변화하는 지정학적 흐름이 공급망과 비즈니스 전략에 미칠 영향과, 이에 따른 위험과 기회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발생 가능한 혼란에 적응하고, 이러한 상황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우리는 향후 10년 동안 예상되는 주요 무역 변화들을 분석했다(보기 2 참조).

지정학적 변화와 경제 안보가 이끄는 무역의 미래 4

 

북미의 요새화

미국·멕시코·캐나다 간의 긴밀한 무역 관계는 주로 중국 수입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한 리쇼어링·니어쇼어링·프렌드쇼어링을 통해 북미 지역의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간 연간 무역액은 2033년까지 3,150억 달러 증가해 연평균 성장률(CAGR) 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은 북미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들이 공급망을 이 지역으로 점점 더 이전함에 따라 1,47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3 다만 미국의 멕시코 및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정책에 큰 변화가 생기면, 무역 흐름의 규모와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미국·캐나다 정부 지원금(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재생에너지 시스템 등 산업분야)은 ‘북미의 요새화’라는 무역체제의 견고함을 뒷받침한다.

멕시코는 미국과 캐나다 시장을 위한 니어쇼어링 플랫폼으로서 제조업 투자를 계속해서 유치할 것이다. 하지만 이 잠재력을 실현하려면 멕시코는 교통 인프라, 전력 생산, 인적 자본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며, 이는 향후 병목현상을 대비하기 위한 필수 과제이다.

장기적인 자본 투자를 고려하는 기업들에게 또 다른 변수는 2026년에 예정된 USMCA 재협상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저비용 중국산 전기차 및 기타 상품에 대한 미국의 높은 보호무역 장벽을 우회하기 위해, 멕시코에서 조립 및 수출을 하는 방식으로 USMCA의 무관세 혜택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미국이 USMCA 재협상을 통해 멕시코가 북미 제조업 가치 사슬 내 중국의 외국인 직접 투자(FDI)를 심사하도록 요구할지 여부다.

프렌드쇼어링 또한 북미 무역 관계를 재정의하고 있다. 무역 관계가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2033년까지 미국과 EU 간 연간 무역은 3,030억 달러 증가해 CAGR 3.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EU가 러시아산 탄화수소 의존도를 줄이면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판매가 증가하고, 재생에너지 기술이 성장을 주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및 첨단 제조업과 같은 전략적 부문에서 관세를 줄이고 무역 정책을 조화시키려는 노력 또한 양측의 유대를 강화할 것이다. 그러나 대서양 양안 중 어느 한쪽에서라도 보호주의가 강화된다면, 이러한 모멘텀이 둔화될 수 있다.

[3] 본 보고서의 전망 및 기타 예측은 2010년 불변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중국의 전략적 전환

미국과 EU와의 무역이 둔화되면서, 중국은 나머지 세계와의 무역에서 강력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2033년까지 중국과 서방의 연간 양방향 무역은 2,210억 달러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연평균 1.2% 감소를 의미한다. 미국과 중국 간의 경우 연간 무역이 1,590억 달러 감소할 수 있으며,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크게 인상할 경우 감소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상황은 여전히 변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이전에 중국에 대한 관세를 40%에서 60%로 설정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60% 관세 시나리오가 적용된다면, 2033년 미중 무역액은 기준 시나리오 대비 27%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산 수입품의 비용은 대체 공급처가 없으며 수입량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2,000억 달러 이상 증가할 것이다.

반면, 중국의 글로벌 사우스와의 무역은 2033년까지 1조 2500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CAGR은 5.9%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서방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고 신흥 시장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중국의 지정학적 전략을 뒷받침한다.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 같은 인프라 사업과 적극적인 상업 활동을 통해 중국이 글로벌 사우스에 막대한 투자를 쏟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성장 시장 중에서 중국 기업들이 큰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 국가연합) 10개국과의 무역이 대략 성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아세안 및 개별 동남아 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을 개선해왔으며, 아시아 태평양 15개국이 참여하는 지역 포괄적경제동반자관계(RCEP)에도 참여 중이다.

글로벌 사우스 향한 중국의 전략적 전환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는 BRICS+ 회원국들과의 관계다. BRICS+는 원래의 회원국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글로벌 사우스 출신 신규 회원 4개국이 속해 있다. 중국의 BRICS+ 내 무역은 향후 10년 동안 중국의 총 무역 성장의 4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더 넓은 경제적 영향력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다만, 인도와 중국 간의 경쟁처럼 그룹 내 라이벌 관계가 성공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서방과 러시아 간의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중국과 러시아 간의 무역 관계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3년까지 양국 간 연간 무역이 2,690억 달러(CAGR 6.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베리아 파워-1(Power of Siberia-1)과 제안된 시베리아 파워-2(Power of Siberia-2)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중국의 접근성을 높이는 핵심 사업이며, 양국 간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이 파이프라인이 완공되면 글로벌 에너지 및 원자재 시장이 재편되고, 러시아의 서방 의존도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EU에서 수입하던 자동차, 가전제품, 의류 및 기타 소비재 부문에서 중국에 새로운 수요 시장이 열릴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전략적 전환이 고통 없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미국, 캐나다, EU의 높은 관세와 특정 중국산 기술집약 제품에 대한 전면적인 금지 조치로 인한 무역 손실분은 중국의 보복 조치와 맞물려 완전히 대체되긴 어려울 것이다. 중국의 총 무역 성장률은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2.7%로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중국의 실제 연간 GDP 성장률 3.8%보다 낮은 수치다.4 또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이 누려온 연간 4% 무역 성장률보다도 느리다.

중국의 여러 제조 산업에서 증가하는 잉여 생산능력으로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록함에 따라, 미국과 EU뿐만 아니라 인도 및 다른 무역 파트너들로부터 반발을 살 위험도 존재한다.

[4]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BCG 분석.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

글로벌 무역에서 가장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가장 주목받지 못한 변화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133개의 개발도상국으로 이뤄진 글로벌 사우스는, 전 세계 GDP의 약 18%를 차지하지만, 또한 전 세계 인구 62%를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세계 무역 규모의 약 30%를 점유하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미국과 EU를 우회하는 새로운 무역 동맹과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서방 시장에 대한 의존도와 영향을 줄이는 다극화 세계 무역 체제로 재편되는 광범위한 지정학적 추세의 일부다. BRICS+가 대표적 예시이며, 이외에도 2018년에 설립된 54개국 아프리카대륙 자유무역지대(AfCFTA), 라틴 아메리카의 메르코수르와 태평양동맹, 아세안 등이 있다. 이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의 연결성 및 인프라 발전을 강조하는 중국의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 사업과, 중국에서 다른 저비용 국가로 일부 생산을 이전하는 움직임 역시 글로벌 사우스 무역을 촉진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글로벌 사우스 무역에서 몇 가지 큰 변화가 예상된다. 중국과의 무역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5년 동안 7.5%였던 CAGR은 5.9%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국 제조 공정이 성숙함에 따라 나타날 변화다. 반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 간의 연간 무역은 향후 10년 동안 6,73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기간 동안의 CAGR은 3.8%로, 2017년에서 2022년까지의 2.8%에서 가속화될 것이다. 또한, 글로벌 사우스와 북반구 간의 무역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3.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이전 5년 동안의 2.3%에서 증가한 수치다. 예를 들어, 2024년 12월, EU와 남미의 메르코수르 무역 블록은 20년 이상의 협상 끝에 자유무역 협정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또 신흥 경제국들이 더 복잡한 산업으로 발전하면서 전 세계 무역의 구성도 진화할 것이다. 글로벌 사우스 내 무역은 기존의 농산물, 광물, 에너지에서 벗어나고 있다. 자동차, 소비자용 전자제품, 화학 제품, 금속, 패션 아이템 등 제조업 부문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고, 글로벌 사우스와 산업화된 국가들 간의 무역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날 것이다.

 

아세안의 성장 전환

아세안은 글로벌 사우스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다른 지역과의 관계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 이 지역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 등 지정학적 요인으로 촉발된 생산 이전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로 꼽힌다. 아세안 국가들의 제조 역량이 향상되고, 특히 전자제품 분야에서 산업 밸류체인 내 비중이 커지면서, 향후 10년간 아세안 전체 무역 규모는 연평균 3.7%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기업이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차이나+X(China+X)’ 전략을 채택해 중국과 함께 아세안에 투자해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다. 일부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과 미국 양국으로부터 투자를 동시에 유치하고 양국 경제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아세안과 중국 간 무역은 2033년까지 연평균 5.6% 성장해 2033년에는 5,5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국의 이 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아세안-중국 자유무역협정이 개정되며, 중국-베트남, 및 중국-태국 간의 양자 협정이 체결되는 등의 요인에 힘입는다.

그렇다고 해서 아세안이 향후 10년 동안 아무런 어려움 없이 성장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EU가 수입품에 탄소 가격 제도를 도입하면서, 특히 금속, 시멘트, 화학제품 등 아세안 제조업에 큰 타격이 예상되고 결국 아세안의 대유럽 무역 성장률은 연평균 1%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EU는 최근에 산림을 개간한 땅에서 수확된 농산물의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아세안 기업들이 EU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지속가능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아세안과 미국 간의 무역 성장도 연평균 4.3% 수준으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미국 정부가 아세안에서 조립된 상품 중 중국산 부품·원재료 비중이 높은 경우 관세 회피 수단으로 간주해 더 엄격한 규제를 가할 가능성도 있다. 아세안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려면, 지역 내 국가들이 국내 및 지역 공급망을 강화해야 하며, 모든 국가에서 글로벌 무역의 혜택을 고르게 누릴 수 있도록 역량을 길러야 한다.

 

인도 무역의 급증

인도는 세계 주요 경제국 대부분과 우호적인 관계를 추구하면서, 글로벌 사우스 무역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의 전체 무역액은 CAGR 6.4%로 증가해 2023년까지 1조 8,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인도의 높은 GDP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에 집중된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기업들 사이에서 인도가 생산 기지로서의 인기를 얻고 있고, 제조업에 대한 정부의 막대한 지원금, 방대한 저비용 노동력, 그리고 빠르게 개선되는 인프라가 인도의 무역 성장을 이끈다.

무역 대상 지역별로 보면, 인도의 무역 성장은 고르게 분포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연간 무역은 향후 10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해, 2033년에는 1,1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 추세는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인 양국 간 정치·경제적 유대가 더욱 강해진 결과로, 특히 국방과 기술 분야에서 두드러질 것이다. 인도의 EU, 아세안, 아프리카와의 무역도 향후 10년 동안 약 8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일본 및 메르코수르 국가들과의 무역은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며, 호주와 한국과의 무역은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인도가 러시아산 저가의 에너지를 수입하면서 러시아와의 무역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의 무역 성장률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다소 둔화가 예상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인도의 대중 무역 적자가 커지고 있어 인도 정부가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도는 민감한 산업 분야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직접적인 투자에 대해 점점 경계하는 추세다. 양국 간 지속되는 국경 분쟁도 이러한 경제적 경계심을 더해주고 있다.

 

EU의 경쟁력 강화 집중

지정학적 긴장, 에너지 가격 안정성 문제, 가치 기반 무역에 대한 집중 등이 EU의 미래 무역 전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전기차 수입 관세와 같은 새로운 무역 장벽 때문에 향후 10년 동안 EU와 중국 간 무역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와의 무역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취해진 조치들로 크게 영향을 받았으며, 이 조치들이 계속 유지될 경우 2033년까지 약 1,06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와 다른 국가 간의 무역은 2033년까지 연평균 2%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연간 무역은 EU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에 힘입어 향후 10년 동안 3,03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인도, 터키, 아프리카와의 무역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최근 EU와 메르코수르가 체결한 협정이 발효된다면, 남미와의 무역도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아프리카, 특히 북아프리카는 공급망 니어쇼어링의 중요한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고, 대륙 전체적으로는 친환경 전환에 필요한 에너지와 광물의 주요 공급원이 될 것이다. 인도와의 무역은 정보기술, 제약, 제조 분야를 중심으로 연평균 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세안은 북미와 달리 EU 공급망 회복탄력성을 지원하는데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는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최근 보고서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상당한 지정학적 함의를 가질 것이다. 그 결과, EU는 더 이상 높은 수준의 세계 무역 성장률이나 기존 무역 관계에 의존하기 어렵다. 신흥 경제국들과의 더 깊은 유대와 EU 내수 시장의 강화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변화하는 세계에서 성공하는 다섯 가지 필수 전략

지정학적 변화를 헤쳐 나가고 비즈니스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BCG는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권장한다.

• 회복력 있고 투명한 공급망 구축

기업은 공급망 확장을 통해 소싱 전략을 다양화하고 평가해야 한다. 현재의 주요 공급업체와의 관계를 강화시키는 동시에, 추가 공급업체를 사전 검증해둘 필요가 있다. 또 공급망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컨트롤 타워’에 투자함으로써, 예기치 못한 혼란에 신속히 대처하기가 쉬워진다. 제품 사양 최적화 및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방식으로 수직 통합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이러한 노력은 지정학적·공급망 혼란 상황에서도 운영을 지속할 수 있게 해주며, 더 큰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다.

• 지정학적 역량 강화

변화하는 지정학적 환경을 감지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강화해 기민함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자본 배분과 전략적 계획에 지정학적 시나리오와 분석을 반영하여, 조직이 위험을 관리하고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만큼 유연함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 성장 시장에서의 존재감 확대

글로벌 사우스의 고성장 지역을 우선순위에 두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이 지역에서 탄탄한 현지 역량을 갖추면 경쟁력이 높아지고, 장기적인 성장을 확보하기 쉬워진다.

• 스마트 니어쇼어링을 채택

기업은 비용 절감, 안정적인 비즈니스 환경, 공급망 탄력성의 이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니어쇼어링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생산 거점을 본국 시장에 가까운 지역으로 이전함으로써, 운송 비용을 절감하고 탄소 배출을 낮추며 공급망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 스마트 니어쇼어링은 탄력성을 높이고 다양한 지역에서 변화하는 소비자 수요와 규제 압력에 더 쉽게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

지역 차별화에 투자

글로벌 무역이 분열되고 지역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조직은 차별화된 구조와 기술 스택을 채택해야 한다. 모든 시장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맞춤화된 접근 방식이 민첩성을 높일 수 있고, 분열해가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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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요인은 글로벌 상거래의 지도를 꾸준히 재편성하고 있다. 무역의 미래를 정의하는 지정학적 영향력을 예측하고 분석하며 적응하는 능력은 향후 10년 동안 경쟁우위를 좌우하는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 및 BCG 코리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여러 도전 과제를 해결하고 더 큰 비즈니스 기회를 실현시키기 위해 다양한 기업 및 사회 리더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BCG는 1963년 설립 이래 비즈니스 전략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하며 모든 이해관계자를 이롭게 한다는 목표로 고객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BCG가 제공하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은 조직의 성장과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를 구축하며,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력을 도모합니다.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BCG 글로벌 팀은 전문성과 폭넓은 시각을 바탕으로 현 상태를 바라보며 변화를 추진합니다. BCG는 혁신적인 경영 컨설팅과 기술 및 디자인, 그리고 사내 디지털 벤처를 통해 솔루션을 제공하며, 고객의 성공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BCG의 목표를 기반으로 고객 조직의 전 레벨에서 유니크한 협력 모델을 기반으로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BCG 코리아는 1994년 한국에 진출, 서울 오피스를 오픈하며 컨설팅 비즈니스를 시작했습니다. 2024년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은 BCG 코리아는 약 350명의 뛰어난 컨설팅 인력을 기반으로 매년 20%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해오고 있으며, 국내 주요 대기업, 다국적 기업, 다양한 정부 및 공공기관 등과 견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기업 및 조직의 성장뿐 아니라 고객의 성장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BCG 코리아는 IT 및 디지털 전문 조직을 바탕으로 IT, 디지털, 생성형 AI 관련 전략 수립과 기업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기업의 디지털 혁신, 비용 효율성 개선, IT 아키텍처 고도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풍부한 글로벌 자원과 서울 오피스의 각 분야의 전문 인력으로 무장한 BCG 코리아는 명실공히 우리나라 최고의 매니지먼트 컨설팅 회사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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