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신종코로나바이러스(COVID19 또는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을 강타할 때 대체로 글로벌 금융 시장은 이를 외면했다. 시간이 흘러 COVID19가 유럽과 중동 지역까지 퍼져나가 팬데믹 선언까지 이르게 되자 금융시장은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치고 있다. 다양한 자산군에 걸쳐 COVID19 리스크에 대한 공격적인 가치평가가 이뤄지면서, 일각에선 글로벌 경제 불황을 점치고 있다.

BCG에는 세계 비즈니스 리더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들은 시장 하락세가 진정 불황의 징후일지, 감염병으로 인한 불황은 얼마나 심각할지, 성장과 회복 시나리오는 어떤지, 위기상황의 전개에 따라 구조적 영향을 받을지 등 자문을 구하고 있다.

예측과 지수만으로는 이런 질문에 대해 답하긴 어렵다. 가장 안정적인 시기에조차 신뢰하기 힘든 GDP예측은 바이러스의 궤적 뿐 아니라 통제 노력의 효과성, 소비자와 기업의 반응을 알 수 없는 지금은 더 불확실하다.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을 믿을만한 수준으로 파악 또는 예측하는 단일한 수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자산군 전체에 걸친 시장 징후, 불황 및 회복 패턴뿐만 아니라 전염병과 그로 인한 충격의 과거사례들을 면밀히 관찰하여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통찰력을 도출해야만 한다.

시장이 시사하는 바

최근의 글로벌 금융 시장의 급락은 세계 경제가 불황의 길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안전 자산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급증하여 미국 장기국채의 기간 프리미엄은 마이너스 116 베이시스 포인트로 최저점에 가깝게 떨어졌으며, 이는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라는 안전 자산에 대해 얼마나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 결과, 기계적인 불황 모델들은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반드시 불황이 나타날 것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 위험 자산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예로 들자면 위험자산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양호한 쪽에서 보면, 신용 스프레드는 눈에 띌 정도로 상승폭이 거의 없었는데, 이는 신용 시장이 자금조달 문제를 예상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다. 주식가치평가(equity valuation)는 최근의 고점에서 현저하게 하락했으나 장기적인 과거사례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반대편에서 보면, 변동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징후를 보였으며, 이로 인해 간헐적으로 다음 달 내재 변동성(implied next-month volatility)은 글로벌 경제 위기를 제외하고 지난 30년간의 어떠한 주요 디스로케이션(dislocation, 자금수급 혼란상황)과도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둘째, 금융 시장은 (특히 금융시장으로 인해 불황이 야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인 불황 지표인 반면, 과거사례들을 살펴보면 약세장과 불황을 무조건 같이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실에서는, 약세장과 불황이 동시 발생한 경우는 미국 약세장 3개 중 2개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약세장 세 개 중 하나는 불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100년 간 약세장이 불황과 동시에 일어나지 않은 사례는 7건에 달한다.

이제 금융시장이 상당한 규모의 와해 잠재력의 원인을 코로나 19에서 찾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그러한 리스크는 실재한다. 그러나, 자산 밸류에이션 간의 차이들로 인해 이 전염병을 둘러싼 상당한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과거의 사례들을 고려한다면 금융시장의 대량매각(sell-off)과 실물경제 간에 선을 긋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코로나 19로 초래된 불황은 어떤 양상일까?

불황 리스크는 실재한다. 성장이 둔화되고 다양한 국가들의 경기팽창이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약화됨에 따라 미국 경제를 포함한 주요 경제의 취약성이 증가했다. 사실,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는 외부적 충격은 일정 기간 동안 가장 가능성이 있는 불황 시나리오였다.

불황은 일반적으로 다음 중 3가지 분류 중 하나다:

실물경제 불황. 전형적으로, 이는 경기팽창을 무너뜨리는 자본적지출 증가 (CapEx boom) 싸이클이다. 그러나, 전쟁, 재난, 기타 와해적 상황 등 심각한 수요 및 공급 충격도 실물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 바로 이 점에서 코로나 19가 숙주를 감염시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이다.

• 정책형 불황. 중앙 은행이 정책금리를 경제의 중립적인 금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높게 두면 금융 상황과 신용 중개는 위축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경기팽창은 중단된다. 이러한 리스크는 여전히 보통 수준이다. 미국 외 지역의 금리는 이미 최저점을 찍었거나 심지어는 마이너스인 반면, 연방준비위원회는 놀랍게도 50 베이시스 포인트 컷을 실현했다. 통화정책적 대응 외에, G7 국가의 재무 장관들은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 금융 위기. 재정적 불균형은 천천히, 그리고 장기간에 걸쳐 쌓이다가 급속하게 전개되면서 금융 중개, 그 다음에는 실물경제를 와해시키는 경향이 있다. 세계적으로는 일부 눈에 띄는 차이점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미국 경제의 금융 위기 리스크는 딱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 어떤 논평가들은 상당한 규모의 발행과 낮은 스프레드(tight spread)에서 보여지듯 기업 신용의 거품을 지적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번 서브프라임 불황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기업 신용은 실물경제의 호황에 자금조달을 해주지도 않을 뿐 아니라(서브프라임은 주택대출에 그러한 역할을 했었다) 은행 재무제표 상 부채도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두 요소 모두 신용의 잠재적인 폭락에 대한 체계적 리스크를 제한하기는 하나, 이러한 리스크를 완전히 간과할 수는 없다. 코로나 19가 재정적 불균형에 기여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특히 중소기업(SME)에서는 현금 흐름 압박으로 인한 압박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분류체계와 과거사례를 다시 한번 살펴보면 ‘실물 경제’ 분류에서 몇 가지 좋은 소식을 발견하게 된다. 특이하게도 실물 경제 불황은 정책형 불황이나 금융 위기로 초래된 불황에 비해 약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실물 경제 불황은 잠재적으로는 심각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일시적인 수요(또는 공급) 충격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정책형 불황은 정책 오류의 규모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심각할 수 있다. 대공황은 역사상 가장 큰 정책적 오류로 인해 초래된 것이었다. 그리고 금융 위기가 가장 치명적인 이유는 금융 위기로 인해 경제에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이를 시정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가능한 회복 방안은 무엇인가?

각국 경제가 불황을 피할 수 있을지 여부와는 별개로, 코로나 19 상황에서 다시 성장의 길로 진입하는 것은 수요가 지연 또는 포기되는 정도, 충격이 진정으로 단기간의 타격이 될지 아니면 지속될지, 또는 무엇보다도 구조적인 손상이 있는지 여부 등의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다음은 우리가 V-U-L이라고 명명한 세 가지의 개괄적인 시나리오이다.

• V형: 이 시나리오는 생산량의 감소가 있지만 결국에는 성장세를 회복하는 “전형적인” 실물경제 충격을 보여준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연간 성장률로 충격이 완전히 흡수될 수도 있다. V형 시나리오는 오늘날의 비관적 상황에서는 낙관적으로 보일 수 있기는 하나 우리는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 U형: 이 시나리오는 V형의 미운 형제라고 할 수 있다. 충격은 지속되며 최초의 성장세가 재개되기는 하나 생산량의 영구적인 일부 손실이 발생한다. 이는 코로나 19에 있어 가능한 시나리오인가? 물론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기본 케이스로 삼으려면 바이러스로 인한 실질적인 손실에 대한 증거가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L형: 이 시나리오는 V형과 U형의 가장 밉고도 불쌍한 친척이다. 이 시나리오가 실현되려면, 코로나 19가 노동시장, 자본형성, 생산성 기능과 같은 경제의 공급측면에서 무언가를 파괴하는 등의 상당한 구조적 손실을 미치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야 한다. 이는 비관적인 가정을 한다 하더라도 상상하기 어렵다. 어느 시점에 다다르면 우리는 이 전염병의 반대 쪽에 있게 될 것이다.

 


경제적 충격: 세 가지 시나리오코로나 바이러스가 글로벌 경제에 가져올 시나리오 1
출처: BCG 거시경제 분석 센터


다시 말하지만, 과거사례들을 돌아봄으로써 코로나 19의 잠재적 영향의 방향을 경험주의방식으로 파악하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사실, 사스, 1968년 아시아 독감, 1958년 홍콩 독감, 1918년 스페인 독감 등의 전염병을 포함한 과거의 경제적 충격 경험은 모두 V형이었다.

 

 

 

 

 

 

 

 

 

 

 

 

 

 

 

 

 

 

 

 

 


과거의 전염병 대유행은 모두 V형이었다.코로나 바이러스가 글로벌 경제에 가져올 시나리오 2

출처: 미국통계청, BEA, CDC, 홍콩통계처, BCG 거시경제 분석 센터


코로나 19로 인한 지속적인 경제적 여파가 있을 것인가?

이를 파악하기 위해, 우리는 보건 위기가 경제를 감염시키는 전파 메커니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불황의 분류체계가 바이러스가 경제의 어디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은지 알려준다면, 전파 경로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숙주를 장악하는지 알려준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영향과 치료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세 가지의 가능한 전파 경로이다:

신뢰(자산 효과, wealth effect)에 대한 간접적 타격: 실물 경제에 대한 외부 충격의 전형적인 전파는 금융 시장(그리고 더 광범위한 금융 상황)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는 문제의 일부가 된다.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들고 가계가 위축되면 가계 저축률이 상승하기 때문에 소비는 반드시 감소하게 된다. 특히 각 가정의 주식 자산 노출도가 높은 미국 같은 선진국 경제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강력하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가파르고(조정보다는 약세장에 가까운) 지속적인 하락세가 될 것이다.

소비자 신뢰지수에 대한 직접적 타격: 금융시장 성과와 소비자신뢰지수 간에는 강력한 상호관련성이 있지만 장기 데이터를 보면 소비자 신뢰지수는 시장이 상승세일 때에도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 19는 신뢰지수에 강력한 직접적 타격을 주어 소비자들은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임의적인 지출을 경계하며 비관적인 장기 전망을 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공급측면의 충격: 위의 두 경로는 수요 측면의 충격이지만 공급 와해를 통한 전파 리스크도 있다. 바이러스로 인해 공장이 문을 닫고 공급사슬의 핵심 부품을 쓸 수 없게 됨에 따라, 갭은 문제로 바뀌고 생산은 중단될 수 있으며, 무급휴직 및 해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각국 경제와 산업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이나 미국 경제를 예로 든다면,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에는 위기 상황이 상당히 장기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공급 측면의 충격은 수요 측면의 영향에 비해서는 부차적이라고 생각한다.

불황은 주로 경기에 따른 것이지 구조적인 사건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경계는 모호해질 수 있다. 예를 들자면, 글로벌 금융 위기는 미국에서 (매우 나쁜) 경기성 사건이었으나 구조적인 과잉문제가 있었다. 경기는 반등했으나 가계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 부채축소)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이다. 가계의 대출 의향(및 능력)은 구조적으로 손상되었으며, 구조적으로 볼 때 부수적인 손실은 정책입안가들이 오늘 단기금리를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싸이클을 촉진시키는 것이 훨씬 어렵다고 느낀다는 점이다.

코로나 19는 고유의 구조적 레거시를 창출할 수 있을까? 과거사례들을 살펴보면 코로나 19와 같은 주요 위기상황 후 글로벌 경제는 많은 중요한 측면에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미시경제적 레거시(Microeconomic legacy): 전염병을 포함한 위기상황들은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의 채택을 촉진할 수 있다. 2003년의 사스는 종종 중국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 채택을 촉진하고 알리바바의 부상을 가속화시켰다고 평가된다. 일본에서는 휴교령이 내려졌고 미국 및 다른 시장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e-러닝과 e-교육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우한의 스마트폰 추적장치를 통한 디지털 위기 통제 노력은 강력한 새로운 공중보건 도구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었는가?

• 거시경제적 레거시(Macroeconomic legacy):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좀더 분산화된 글로벌 가치 사슬로의 발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는 2016년 이전의 가치 사슬 모델을 보다 분산화된 방향으로 이끌었던 정치적, 제도적 요인에 코로나로 인한 생물학적 측면이 추가되고 있다.

• 정치적 레거시(Political legacy): 세계적으로 볼 때 정치적 여파도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 바이러스로 인해 다양한 정치 체제의 효과적인 인구 보호 역량이 시험대에 올려진다. 약한 제도는 노출될 수 있고 정치적 변화가 촉발될 수도 있다. 기간과 심각성에 따라 코로나 19는 미국 대선의 양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다각적인 측면에서 위기는 협력 증대에 대한 요구로 해석되거나 아니면 반대로 지정학적 세력의 양극 중심 사이를 더 벌려놓을 수도 있다.

경제적 리스크와 관련하여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금융 시장과 이전의 유사한 충격에서 얻은 통찰력은 다음과 같이 운영에 적용될 수 있다:

• 예측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금융 시장은 현재 매우 큰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광범위한 시나리오들이 여전히 실현될 가능성이 있고 기업은 이들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 금융 시장의 급락이 있더라도, 비즈니스에 대한 판단을 흐려서는 안된다.

• 소비자 신뢰도와 관련된 징후에 집중하고 자신의 직관적 판단을 믿으며 그러한 통찰력을 조정하는 데에 기업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파악해야 한다. 물론 그 효과는 같지 않을 것이며 결론은 산업마다 다를 것이다.

• 최상의 궤적을 위해 계획하고 최악의 궤적에 대비해야 한다. V형 회복은 개념 및 경험적으로 가능한 시나리오이나 결코 그러한 식견 때문에 안일해져서는 안 된다.

• 위기 상황 이후를 전망하기 시작해야 한다. 코로나 19는 어떤 미시 또는 거시경제적 레거시를 남길 것인가? 어떠한 기회 또는 도전과제가 부상할 것인가?

• 위기 이후의 세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프로세스 등을 좀더 신속하게 채택하는 데에 동참할 수 있는가? 기업, 고객, 사회를 위해 결국에는 위기에서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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