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정확히 어떻게 넷제로(net zero)를 달성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거시적 차원에서 과학과 경제학은 꽤 명확한 경로가 예상된다. 현재 많은 리더들은 ‘전환기’ 동안 발생할 가치의 규모를 고려해 행동하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한 전략이 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역사 속에서, 인간은 거대한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고 준비한 사례가 거의 없다. 유수의 전보(Telegraph) 기업이었던 웨스턴 유니온(Western Union)은 1876년 내부 문건에서 전화가 절대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라이트형제가 키티호크(Kitty Hawk)에서 첫 번째 비행을 하기 약 두 달 전에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는 성공적인 ‘비행 기계’는 100만에서 1000만 년 이후에나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디지털 기술로 인한 현대의 파괴적 변화가 전 세계를 휩쓸기 직전, 소형 컴퓨터 선두기업인 디지털 이큅먼트 코퍼레이션(Digital Equipment Corporation)의 창립자인 켄 올슨(Ken Olson)은 어떤 개인도 가정용 컴퓨터를 가져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늘날 특히 북미지역의 거의 모든 산업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기후 문제에 있어 이와 같은 실수와 후회에 대비할 수 있을까? 우리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는 가치획득 혹은 상실의 정도를 고려할 때 탈탄소화 경제가 대다수 기업의 가치 창출 어젠다에 전략적 중요성을 확보하려면 탈탄소 경제로의 중요한 진전이 약간의 가능성만 있어도 된다는 간단한 계산에 근거한 것이다.
예를 들어, 에너지 저장, 전기화, 혹은 탄소 포집에서 어떤 특정 기술이 성공하고 실패할지 등의 미시적으로는 불확실하지만, 거시적인 수준에서 성공적인 탈탄소화로 가는 경로는 예측할 수 있다. 물리학, 화학, 경제학의 법칙이 이를 결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이 대부분의 수익성에 대해 신뢰할 만한 ‘과학적인’ 일관된 예측을 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는 사전계획수립 및 의사결정에 중요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자본시장은 이미 이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 요소를 가치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관망하는 자세를 견지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 전략은 안정적인 경쟁 환경에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불안정한 시기에는 미래 지향적인 기업들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시간을 더 벌어준다. 지금은 상황이 상대적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헤밍웨이가 작품 속 인물의 파멸을 인상 깊게 묘사했던 것처럼 ‘서서히, 그리고 갑자기,’ 기후를 둘러싼 전략적 환경이 변화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최근 투자자들이 기업에 대해 전반적으로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요인들,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는 환경 고려사항을 중요하게 다룰 것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가속하는 것이 그 한 예이다.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이다. 올해의 가치 창출 기업(Value Creators) 보고서는 기업들의 탈탄소 움직임을 위한 가이드와 권고안을 제시한다. 주로 북미 지역을 중심의 분석내용이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연관이 깊다.
저탄소 세계를 위한 모멘텀 구축
4가지 상호연관(기술, 투자자 심리, 규제, 고객 행동 패턴)된 요인들이 함께 작용해 대책을 실행하고 있다. 이 결론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는 풍부하지만 간결성을 위해 특히 설득력 있는 몇 가지 사례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청정기술(Clean Tech)의 발전
최근 급속히 발전한 청정 기술은 이 보고서의 주요 논점은 아니지만 간과할 수는 없다. 몇몇 새로운 녹색기술은 이미 정부의 인센티브나 탄소 배출에 대한 비용 부과 없이도 전통적인 대안들에 비해 비용 경쟁력이 있다. 예를 들어, 전력발전 부문에서는 태양에너지(MWh당 29에서 42달러)와 풍력에너지(MWh당 26에서 54달러)의 균등화 비용이 최근 몇 년간 가장 저렴한 탄화수소 옵션이었던 휘발유(MWh당 44에서 73달러) 가격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다. 블룸버그 NEF(Bloomberg NEF)에 추정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2가 재생에너지가 더 저렴한 지역에서 살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팩의 비용은 2010년 KWh당 1100달러 이상에서 2020년 KWh당 150달러 미만으로 하락했다. 또한 2025년 이전에 배터리팩의 비용이 약 10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승용차 부문의 모든 전기차 모델의 예상 총소유 비용이 미국의 내연기관 차량의 총소유 비용과 같아질 것을 의미한다. 석유화학과 같은 성숙 산업에서도, 현대식 납사 분해시설(steam cracker)은 더 오래된 자산에 비해 효율은 더 높고, 톤당 비용은 더 낮으며 이산화탄소를 겨우 절반만 배출한다.
투자자 염려사항
항상 두려움과 욕망으로 움직이는 투자자들은 이미 그들의 가치평가와 행동에 기후 리스크를 반영하고, 현명한 기후 조치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고 있다. 다양한 부문에서 여러 가지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일례로, 이제 투자자들은 석탄을 통한 수익을 재생에너지를 통한 똑같은 수익에 비해 실질적으로 다른 배수로 평가하고 있다. (보기 1 참조)
2014년, 우리는 평균 이하의 배출집약도를 달성한 전력부문 기업들의 총 주주수익률(TSR)과 배출집약도가 평균이상인 경쟁업체들의 총 주주수익률 간에 간극이 있음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2018년, 이 차이는 크게 확대되기 시작했다. (보기 2 참조)
최근 BCG의 한 산업 분야 분석에 따르면 다른 양의 탄소 발자국을 가진 유사한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낮은 탄소 분포도와 높은 가치평가 사이에 분명한 연관성이 존재했다. (‘탄소 집약도와 가치평가 사이의 관계 분석’ 참조)
탄소 집약도와 가치평가 사이의 관계 분석
최근 한 산업 부문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는 Scope 1과 Scope 2의 탄소 배출이 기업의 가치평가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살펴봤다. BCG의 스마트멀티플(SmartMultiple) 회귀분석 기법을 이용해 동종 기업들의 가치평가 배수의 동인을 파악하고 정량화했다. 일반적으로 마진구조, 성장률, 재무리스크와 같은 기본요인들이 가치평가 차이의 80%에서 85%를 설명한다. 하지만, 어떤 부문에서는 비재무적 변수들이 가치평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바이오제약 부문에서는 미래의 제품 파이프라인이 가치평가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탄소 집약도도 비슷한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탄소 집약도가 낮은 그룹은,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할 때, 탄소 집약도가 높은 경쟁업체에 비해 가치평가가 더 높게 나타남을 확인했다. (보기 참조) 실제로, 탄소배출을 비재무 변수로 포함시킴으로써 이 모델의 예측력이 개선돼 85%의 R2를 달성했다. 탄소의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승하고, 직전 5년에 비해 최근 5년 동안 탄소배출변수의 중요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분석은 투자자들이 수익 흐름에 반영하고 있는 암묵적인 이산화탄소등가물 톤당 달러 탄소 비용을 실질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이 탄소 패널티는 높은 탄소 발자국과 관련한 현금흐름의 하락 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하락 위험의 정확한 형태는 미래 규제와 관련한 비용증가 가능성에서 저탄소 대안으로의 고객 이탈, 고탄소 비즈니스 모델의 좌초자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 같은 가치평가 효과는 탄소 효과를 자본 배분 선택, R&D 프로젝트 우선순위 결정, 내부전이 가격 등 내부 자원 배분에 반영하면 탄소 집약도를 감소시킬 뿐 아니라 기업리스크를 경감함으로써 가치평가를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벤처 캐피탈 기업들은 지난 10년간 청정기술에 860억 달러를 쏟아부었고, 2021년 한 해에만 3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보기 3 참조) 2021년 2분기 시리즈A 거래의 평균 규모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두 배였다.
이미 블랙록(BlackRock)과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를 포함한 운용 중인 총자산의 40% 이상과 자산 43조 달러를 차지하는 128개 투자사들이 2050년까지 포트폴리오 전체의 넷제로(net-zero) 배출 달성을, 2030년까지 50% 감축을 공식적으로 약속했다. 기후 행동주의 역시 강화되고 있다. 일례로, 2021년 5월 엑슨모빌(ExxonMobil)에 대한 주주 캠페인의 결과로 기후위험, 기업공개, 기업활동에 집중할 의무가 있는 3명의 신규 이사가 선출됐다.
규제 당국으로부터의 압박
규제 당국에서도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다. 탄소를 가격에 반영하거나 더 광범위한 탄소 발자국 공개를 요구하는 등의 방식으로 탈탄소화를 장려하기 위한 수많은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그 예로, EU 국가들은 이미 배출권 거래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 시스템 내에서 현재 탄소 현물가격은 이산화탄소 톤당 약 60유로이다. (본 보고서의 모든 톤 단위는 미터톤을 의미함) 많은 전문가들은 세계가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려면 이 수치는 상승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U 배출권 거래 시스템으로 인한 EU 기업들의 해외이전(offshoring)을 줄이고 기업들을 위해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EU에 수입되는 탄소 고배출 자재에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 국경 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를 도입할 계획이다. 상품군 종류는 변화하겠지만 현재는 철,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비료, 전기가 포함된 제품을 생산하는 비 EU 생산업체 자국 법규와 상관없이 EU 판매와 관련된 배출에 대해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중국의 경우에는 2030년까지 배출 정점에 도달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할 것을 약속했다. 이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탄소거래 시장을 조성했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 위원회(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와 EU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를 포함한 전 세계의 규제 당국들은 기업을 위한 기업 지속 가능성 보고 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의 제안을 통해, 탄소발자국과 중대한 기후위험에 대한 의무공개 기준 마련을 위해 노력 중이다. 공시 제도의 분열화(balkanization)로 인한 위험을 인식해 많은 회계법인과 기후정책 전문가들은 IFRS(국제회계기준)이 그랬던 것처럼 글로벌 표준의 등장을 예측하고 있다. IFRS 재단은 현재 국제 지속 가능성 표준위원회(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설립을 위한 자문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며 지속 가능성 회계기준심의회(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와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와 같은 다른 표준과의 통합 움직임이 서서히 대두되고 있다. 규제 당국이 명확성을 제시해 주기를 시장이 기다리는 동안,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ifornia Public Employees’ Retirement System)과 글로벌 투자회사 칼라일(Carlyle)은 함께 자체적으로 자발적이고 간소화된 공시체계를 도입했다.
소비자 관심
고객들의 우선순위와 행동 양식 역시 변화하기 시작하고 있으며 공급업체들은 B2C와 B2B 차원 모두에서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경쟁 중이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환경 친화적 상품을 요구하고 있으며, 닐슨(Nielsen) 조사에서 응답자의 46%가 환경친화적 대체상품을 위해 선호브랜드를 포기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BCG 연구조사에 따르면 넷제로 상품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가격 프리미엄은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 낮은 약 2% 수준이다.
2019년 이후, 탄소발자국 관련 정보공개 요구사항이 없어도, 포춘500(Fortune 500) 기업의 17%가 포함된 300여 개의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결의했다. 이를 위해, 이 기업들은 협력업체와 유통업체의 평가와 선정에 탄소 집약도를 점점 더 많이 고려한다.
주요 변화의 초기 단계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이 4가지 힘의 각각의 모멘텀은 독립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세계에서 이 요인들은 개별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기술 발전, 규제변화, 투자자 압력이 고객 행동을 변화시킨다. 이로 인해 투자자의 충성도가 변화하거나 규제 당국이 과감한 조치를 취하게 되는 경쟁적인 움직임이 유도되어, 변화가 가속화되는 결정적인 지점(tipping point)에 도달할 수 있다. 팬데믹 대응에 있어 기술, 정책 입안자, 투자자, 소비자들이 모두 합심해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백신 개발을 이뤄낸 것은 이런 종류의 신속한 합동 혁신의 힘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탈탄소 경제로 가는 길은 불확실하지 않고 예측할 수 있다
탈탄소화를 계획할 때, 기업들은 너무 일찍부터 앞에 있을 수많은 미시적 불확실성 목록에 지나치게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은 기후전략을 와해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큰 그림은 개별 조각보다 더 중요하고 더 예측할 수 있다. 물론 상황의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일이 진행되는 순서와 대략적인 규모는 비교적 분명하다. 물리학, 화학, 경제학을 기반으로 대략적인 경로를 예측할 수 있으며 거시적인 수준에서 자유도(degrees of freedom)는 제한적이다. 문제의 복잡성이나 핵심기술의 성숙도로 인한 난이도에 따라 배출 감축의 3단계가 정의된다. (보기4 참조)
재생에너지로 석탄 대체
에너지 효율성에 투자하는 명백한 단계를 제쳐두고, 물리학과 화학은 탈탄소화 과정의 첫 번째 단계가 석탄을 재생 가능한 발전으로 대체하도록 지시한다. 예를 들어, 내연기관에서 전기 엔진으로의 전환으로 인한 배출감소 혜택은 전력회사가 석탄을 연소해 전기차 구동을 위한 전기를 생산한다면 실질적으로 무효가 된다. 북미지역의 석탄으로부터의 전환은 이미 법규, 저비용 천연가스와의 경쟁, 재생에너지 기술발전 등의 조화에 힘입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수십 년 동안 미국 전력 구성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 석탄의 현재 시장점유율은 20% 미만이다. 탈탄소화의 이 첫 번째 단계는 기후 영향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로서도 의미가 있다. ‘청정 석탄’에 대한 말들이 많았지만, 경제성은 입증되지 못했다. 2010년에서 2020년까지, 환경적 압박과 더 저렴한 대안들로 인해 석탄 생산은 60% 하락했고 물량 기준 10대 석탄 생산업체들 중 5개가 파산신청을 했다. 전략적 선회를 추진할 만큼 조기에 이 위험을 인지한 석탄 기업은 거의 없었다.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석탄 기업의 실적발표 회의 내용에 대한 BCG의 분석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다각화 언급의 85% 이상은 야금 석탄과 천연가스처럼 핵심부문에 밀접한 영역과 관련된 것이었다. 다각화 내용의 5%만이 리튬과 구리와 같은 분야로까지 확장됐다. 다른 지역은 미국보다 더욱 느리게 석탄에서 멀어지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석탄공장이 건설되고 있는 아시아에서는 석탄으로부터의 전환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금융기관들은 해체 프로세스를 가속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 중이다.
운송 전기화 및 산업 효율성 개선
미국에서 석탄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넷제로 도달 목표의 4분의 1을 해결하는 것에 불과하다. 추가로 30%에서 40%를 차지하는 배출감축의 다음 단계는 주로 여객 운송을 전기화하고, 건축체계를 탈탄소화하고, 산업 에너지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대부분의 석유 및 간단한 가스 응용 분야를 대체하는 데 집중한다. 이미 시작된 이 단계에서는 에너지 유통 인프라의 실질적인 변화와 함께 주로 기존 기술을 이용하는 분산 투자가 많이 필요하다. 이 단계와 관련한 기술은 성숙 중이며 비용곡선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그 예로 전기승용차의 일부 세그먼트는 2022년이나 2023년까지 몇몇 지역에서 휘발유 자동차에 비해 총 소유 비용이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 히트 펌프, 분산형 태양광 및 고효율 조명과 같은 기타 기술들은 이미 사용사례가 많은 경제성 있는 투자이며 에너지 수요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탄소 가격에 대한 규제 없이도, 수많은 효율적인 산업응용 기술들이 이미 플러스 ROI를 기록하고 있다. 탄소에 대해 적정한 가격이 정립되면, 나머지 기술들도 선례를 따르게 될 것이다.
이 단계에서, 규제, 국제 무역 체계,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모두 인센티브를 통해 도입을 가속하는 더욱 중요한 방법이 되고 있다. 탄소 가격부과 체계는 이 단계에서 확실히 큰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승용차에 대해 차량 효율성 기준과 전기차에 대한 세금감면 등 보다 맞춤형인 규제사례가 이미 실행 중이다. 유럽의 탄소 국경세는 지역 생산업체를 경쟁에서 불리하게 만들지 않고 지역 탄소규제를 실시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자금 조달과 관련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계속해서 발전 중이지만 루프탑 태양열에 대한 테슬라(Tesla)의 솔라시티(Solar City) 리스옵션과 같은 사례는 초기 자본투자와 지속적인 저비용 에너지 소비 사이의 균형이 경제 전반에 걸쳐 변화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일어날 상황의 전조가 될 수 있다.
기타 부문 탈탄소화
배출된 탄소의 마지막 30%에서 40%는 저감이 가장 어렵다. 시멘트, 철강, 플라스틱, 배송, 항공, 화학, 농업은 이 같은 배출의 최대 출처들이다. 2050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하려면, 경제적으로 합리적이고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R&D 투자가 필요하다. 이 과제를 성공시키기 위해, 우리는 과감히 미지의 영역에 뛰어들고 인간의 독창성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새로운 기술과 접근법은 필수이다. 기술과 그 성숙도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는 이 보고서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과 투자자들은 필요성과 기회를 모두 염두해, 가능한 해결책에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 소비재기업들은 재활용 재료사용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빌 게이츠(Bill Gates)의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 등 많은 벤처 투자자들이 이 단계를 존재 자체로 중요할 뿐 아니라 거대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적 출처로 간주하고 있다. 일례로, 브레이크스루의 카탈리스트 프로그램(Catalyst Program)은 저감이 어려운 부문에서 녹색 수소, 지속 가능 항공연료 등 핵심 신기술의 상업적 실현 가능성을 가속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1년 상반기에, 기후 기술 VC(Climate Tech VC)에 따르면, 벤처캐피탈 자금의 약 절반이 모빌리티 부문에 투자됐으며 소비자 및 에너지 부문이 그 뒤를 이었다. 후자의 두 부문은 거래 건수로는 절반 이상을 차지했는데, 이는 평균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더 작은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것도 아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상황을 관망’하는 기업들은 대부분의 석탄 기업과 똑같은 운명을 맞이할 위험에 놓이게 될 것이다.
간단한 초기 대책들
불확실성을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쉽게 정당화할 수도 있겠지만, 거의 모든 기업은 탈탄소 경제가 제시하는 기회, 위험, 사회적 책임을 포함하는 가치 창출계획을 고안하기 위해 몇 가지 간단하고 합리적인 초기조치를 취할 수 있다.
탈탄소화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된다고 가정하라. 잠시 불신을 버리고 앞서 설명한 넷제로로 가는 길을 따라가 보라. 2050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하려면, 무엇이 일어났어야 하는가? 규제 당국은 이를 촉진하는데 어떤 역할을 했는가? 당신의 기존 비즈니스는 그 환경에서 어떤 실적을 보였는가? 다양한 전략적 대안을 평가할 때 이 시나리오를 항상 염두하라.
당신의 탄소발자국이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개되며, 탄소의 사회적 비용에 대한 가격이 책정된다고 가정하고,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라. 내부 운영에 직접적으로(Scope1 배출), 에너지 공급업체에 직접적으로(Scope2배출), 다운스트림과 업스트림 가치사슬 생태계에 간접적으로(Scope3배출) 적용되는 다양한 탄소 가격 시나리오(예를 들어, 톤당 50달러, 70달러, 100달러)가 전통적, 비전통적 경쟁업체 대비 당사의 경쟁 위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 시나리오가 고객, 투자자, 직원들의 인식과 압박, 회사의 수익과 포트폴리오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각 시나리오별 가격과 물량예측이 탄소 가격에 확실히 반영되도록 하고 그 중 어느 정도를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수 있는지 확인하라. 기후관련 차별화를 통해 어떻게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 확실히 분석하고 그 영향을 모델링하라.
영향을 운영, 자본, 성장의 세 카테고리로 분류해 계획을 수립하라. 운영상, Scope1, 2, 3 배출의 주요 동인은 무엇인가? 어떤 배출이 가장 저감하기 쉬운가? 어디서 경쟁우위를 달성할 수 있으며, 그 비용은 얼마가 될 것인가? 공급업체, 고객, 심지어 경쟁업체와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까다로운 문제는 무엇일까? 자본 측면에서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해 포트폴리오 대책(인수 및 매각)을 고려해야 하는가? 레거시를 레거시로 취급하면서 쇠퇴하는 비즈니스를 어디에서 관리해야 할 것인가? 성장에 관해서는, 어떤 영역에서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갈 것인가? ‘골드러시에서 삽을 팔 수 있는’ 기회가 있는가? 성공할 자격이 있거나 자격을 만들어갈 수 있는 영역에서 어떤 새로운 녹색 제품이나 비즈니스를 구상할 수 있는가?
신속한 모니터링, 실험, 확장 역량 구축. 성공적인 전환에는 사람, 프로세스, 역량의 투자가 필요하다. 전문적인 스킬이나 고유한 지식을 갖춘 새로운 인재는 탈탄소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변화를 구상하고 형성해 나가기 위해 필수적이다. 몇몇 대책은 후회 없는 선택이겠지만, 대다수는 조건부일 가능성이 높다. 임원진이 전체적인 비전과 주요 대책을 촉발하는 구체적인 진전사항에 대해 뜻을 같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합의가 부족하다면, 중요한 기회가 왔을 때, 파일럿 단계에서 빠르게 확장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다. 핵심 촉발요인에 대한 시기적절한 정보의 접근을 보장하는 감지 시스템을 수립해, 경쟁에서 계속해서 참여하면서 현명하고 신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또한, 기후 영향 확대 및 필요한 속도와 규모를 가속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보다 광범위한 생태계(투자자, 직원, 정부,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내부 탄소 가격설정 제도 등을 통해 기후요소를 투자 결정 프로세스에 반영해야 한다. 또한 확실한 책임소재, 인센티브, 그리고 모든 중요 지표에 언제든 투명한 접근을 제공하는 데이터 시스템을 갖춘 효과적인 지배구조 및 실적관리 제도를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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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대책은 현재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저렴하게 풍력을 사용 가능한 지역에서 석탄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체 에너지가 이제 겨우 부상하기 시작하는 에너지 카테고리인 항공연료 유통 산업에 있다면, 계획을 수립하고 대비할 시간이 좀 더 있을 것이며 해결책에 일조하기 위해 노력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타격이 심각한 부문이라 할지라도, 이 접근법을 활용하면 경쟁업체 대비 경쟁우위를 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부문의 미래가 확실해지기 전에 발빠르게 움직인 석탄회사는 그 보상을 받았다. 2010년 북미 7대 석탄생산업체인 나코 인더스트리즈(Nacco Industries)는 1994년 석회석, 2019년 리튬 등 다양한 비석탄 부문으로 관심을 확장했다. 2020년, 이 회사는 석탄 생산 부문 기업들 중 가장 높은 10년 TSR을 기록했다.
이 모든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리더들은 주어진 카드를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위대한 철학자인 딘 쿤츠(Dean Koontz)의 말처럼 ‘우리는 기다리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행동하기 위해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