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의 충격이 전 세계 경제를 덮쳤을 때, 기술중심 기업들은 손쉽게 글로벌 시장을 능가하는 실적을 구가했다. 이 성공은 미래의 성장과 혁신의 원천에 있어 어떤 의미가 있는가?

코로나 팬데믹이 글로벌 주식시장에 미친 파괴적인 영향은 그 정도에 있어서는 놀라울지라도, 속도와 규모에 있어서는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지 5개월 만에 뉴욕증권거래소(New York Stock Exchange)와 나스닥(Nasdaq)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가총액 20%가 사라졌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급격한 침체를 경험하는 와중에도, 일부 기업들은 시장의 나머지 기업들보다 확실히 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 이례적인 기업들은 소위 성장기술기업- 최근 20년 이내에 설립된 고성장, 기술중심 기업들- 이라는 그룹을 구성한다. 정확히 어떤 기업들이 전 세계의 투자자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는가? 이들을 통해 미래의 혁신과 성장의 원천에 대해서 무엇을 알 수 있는가?

 

 

급성장하는 다양한 그룹들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BCG는 2005년 이후 설립된 상장 및 비상장 기술중심 기업들을 분석해 평균 연간 평가 가치(valuation) 성장률에 따라 그 순위를 매겼다. (글로벌 다단계 벤처캐피탈 기업이자 BCG의 전략적 협력사인 B 캐피탈그룹(B Capital Group)이 분석에 참여함) 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상위 100대 성장기술기업(GT100)은 93% 성장했으며, 이는 전체 시장성장률 27%의 3배가 넘는 성장률이었다.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GT100 기업들은 더욱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GT100 선정 방법’ 참조)


GT100 선정방법

 

GT100 기업(Growth Tech 100)의 목록을 만들기 위해, 2005년 1월 1일 이후 설립된 전 세계 상장 및 비상장 기술중심 기업들의 목록을 취합했다. 다음 공식을 이용해 각 기업의 창립 이후 평균 연간 평가 가치 성장률을 계산했다.

기존 기업 평가 가치 / (2021 – 설립연도) = 평균 연간 평가 가치 성장률

그 후 이 목록을 분류해 평균 연간 가치 성장률을 기준으로 전 세계 상위 100대 기업을 정리했다. (2021년 8월 18일 기준 가치평가 데이터를 사용함) 마지막으로, 현재 평가 가치가 10억 달러 미만(자회사와 분사 포함)인 기업들은 최종 목록에서 제외했다.


 

GT100 기업들은 다양한 산업과 비즈니스 모델을 대표한다. 대부분의 기업은 B2B SaaS(software as a service), 마켓플레이스, B2C 전자상거래, 미디어, 생명공학, 개인 핀테크, 자율주행차(AV), 사물인터넷(IoT)의 7개 카테고리 중 하나에 해당한다. GT100 기업들은 전 세계에 퍼져 있기는 하지만, 이 기업들의 약 80%는 중국과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GT100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지난 15년 동안 지속됐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주목할 만한 추세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B2B SaaS 외의 카테고리에서 더 큰 성장세를 찾아볼 수 있으며, 중국기업들의 빠른 혁신이 두드러졌다.

 

 

B2B SaaS로부터의 전환?

 

B2B SaaS 기업들은 특히 미국에서 의심할 바 없이 기술산업의 성장동력이었다. 실제로, B2B SaaS 기업들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설립된 GT100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GT 100목록의 33개 B2B SaaS 기업 중 75%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그 중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 옥타(Okta) 와 같은 기업들은 기업 보안 관리 분야를 주력으로 한다. 또한,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와 데이터브릭스(Databricks)와 같은 기업들은 데이터 클라우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스퀘어(Square)와 스트라이프(Stripe)는 결제 솔루션 제공업체,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Zoom Video Communications)과 트윌리오(Twilio)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기업이다. B2B SaaS 카테고리는 한층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전체 산업의 약 700개 IT 구매업체를 대상으로 한 BCG 설문조사에 따르면 B2B 소프트웨어에 대한 IT 지출은 2021년 평균적으로 3.4% 상승이 예상되며 이는 2020년보다 1.9% 높은 수치이다.

더욱더 흥미로운 것은 물론 B2B SaaS 카테고리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2015년 이후 설립된 많은 GT100 기업들은 마켓플레이스와 B2C 전자상거래 등 보다 소비자 지향적인 카테고리에 속한다는 점이다. 이 두 추세는 기술이 진정으로 모든 산업에 침투하고 있으며 GT100 목록이 점점 더 다양해질 것임을 암시한다. 이 같은 추세의 시작은 2007년 첫 번째 아이폰(iPhone)이 출시됐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소비자 중심 모바일 앱이라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으며 전 세계 스타트업들은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통해 재화와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100대 성장기술기업(Growth Tech 100), 위기 속에서도 혁신을 이끌다 11

2005년에서 2008년 사이에 설립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들(잘란도(Zalando)와 엣시(Etsy)와 같은)은 보통 패션이나 소비재에 주력했지만, 비교적 최근 창립된 마켓플레이스들은 모바일 앱을 이용하는 주문형 승차 공유와 음식배달 서비스에 더 집중하고 있다. 이 후자 그룹에는 미국의 도어대시(DoorDash), 우버(Uber Technologies), 인스타카트(Instacart), 리프트(Lyft), 중국의 메이투안(Meituan), 디디 글로벌(DiDi Global), 독일의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 싱가포르의 그랩(Grab Holdings) 등이 있다.

B2C 전자상거래 역시 O2O(online-to-offline commerce)에서의 혁신을 시작으로 제품제공을 개선하거나 서비스 제공으로 대체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에서는 위안푸다오(Yuanfudao)와 바이주스(Byju’s)같은 에듀테크 기업들이 온라인교육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제공 중이다. 또 다른 사례로 2010년 이후 설립된 미국의 스포츠 베팅 플랫폼인 드래프트킹스(DraftKings), 주택구매 솔루션인 오픈도어(Opendoor) 등이 있다. 2021년에 상장한 애질론 헬스(agilon health)와 라이프스탠스 헬스(LifeStance Health)를 포함해 온라인 의료 및 원격의료 솔루션 역시 다시 한번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사물인터넷 부문이 급성장하면서 GT100 기업 중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보다 신생산업인 자율주행차와 사물인터넷 부문은 최근 몇 년간 급부상하면서 GT100 기업 중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기업들의 성장은 스마트 전기차와 자율주행에 대한 투자에 의해 뒷받침됐다. 중국의 니오(NIO)와 샤오펑모터스(Xpeng Motors), 미국의 오로라 이노베이션(Aurora Innovation)과 리비안(Rivian)의 경우가 좋은 예이다. 사물인터넷은 피트니스(펠로톤 인터랙티브(Peloton Interactive))와 스마트홈(로보락(Roborock)) 등 모든 산업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중공업과 제조업 등 일부 산업에서는 엔터프라이즈 사물인터넷 시장이 빠르면 2023년에 1770억 달러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중심 GT100 기업들이 수적으로는 우세하지만, 판도를 좌우할 만한 혁신에 대해 독보적인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생명공학 기업들은 전체의 9%를 차지하며 GT100 기업에서 상당한 실적을 보였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수요로 인해 모더나(Moderna)와 바이온테크(BioNtech)의 가치가 상승했다. 이 두 회사는 모두 유전데이터를 혁신적으로 사용해 보다 효과적인 의료치료법을 개발했다. 작년 노벨 화학상은 CRIPSR 유전자 편집의 선구자들에게 수여됐으며, 이 획기적인 기술의 전망과 이 기술이 농업 및 질병 예방과 같은 분야 등 폭넓게 응용될 수 있는 잠재력은 빔 테라퓨틱스(Beam Therapeutics)와 같은 기업들의 실적에 반영됐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과 유전자 발형 양상 관련 기술(10x 제노믹스(10x Genomics)와 템푸스(Tempus Labs)가 제공하는 기술과 같은)의 부상 역시 정밀 의료의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 종양학이 바이오제약의 치료에 있어 가장 중점적인 분야가 되면서, 기업들은 면역종양 치료법(라이엘 이뮤노파마(Lyell Immunopharma)의 치료법처럼)을 활용하는 등 암과의 전쟁을 위한 혁신적인 방법을 계속해서 모색할 것이다. 또한, 생명공학의 모든 세그먼트에서, AI가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발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작년은 중국에 혁신의 이정표가 되는 한 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은 1630억 달러의 FDI(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해 미국 유입 FDI를 앞질렀다. 이는 앞으로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는 신호가 된다. 미국 기반 기업들이 GT100에서 대다수를 차지하고, 현재의 소프트웨어 M&A 시장이 미국 기반 기업들에 수익의 두 배에 해당하는 가치평가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지만, 중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은 GT100에서 2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이 목록의 상위 3대 기업인 핀듀오듀오(Pinduoduo), 메이투안(Meituan), 바이트댄스(ByteDance)는 모두 중국 기업들이다. 이는 GT100 선두기업들의 조합이 현재보다 미래에 상당히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에서는 급속한 도시화와 소비주의의 부상으로 인해 소비자와 모바일 상거래의 성장이 촉진됐다. 일례로 메이투안은 슈퍼 앱(상품을 검색하고 구매 및 결제하는 데 사용되는 올인원 앱)으로, O2O 모델을 가장 초기도입한 앱 중 하나였다. 메이투안은 지역별 음식배달, 승차 호출, 영화예매, 여행 예약 서비스 등을 주문형으로 제공한다. 개인 맞춤화를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이 기업들의 성공에 기여한 맞춤형 서비스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에서는 급속한 도시화와 소비주의의 부상으로 인해 소비자와 모바일 상거래의 성장이 촉진됐다.

중국에서 모바일에 능통한 대규모 인구층은 또한 바이트댄스와 콰이쇼우(Kuaishou)처럼 모바일 경험에 중점을 둔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혁신을 이끌었다. 특히 바이트댄스는 코로나19 봉쇄가 한창이었을 때 급부상한 틱톡(Tiktok) 앱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틱톡을 사용하면 모바일 기기에서 15초 길이의 영상을 쉽게 만들고 편집하고 공유할 수 있어, 사용자들이 중독성 있고 개인 맞춤화된 동영상 시청을 경험할 수 있다.

정부의 후원과 보조금은 자율주행차와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중국의 혁신역량 강화에 기여했다. 이 카테고리에서 GT100 기업의 절반 이상은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미국이 여전히 B2B SaaS 카테고리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는 있지만, 다른 국가에서 고성장 B2B SaaS 혁신기업이 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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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GT100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시작부터 빠르게 성장했던 기업들만을 포함한다. 이 목록이 포함되지 않은 기업 중, 설립 이후 몇 년 동안 변곡점을 경험한 다른 혁신적인 성장기술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 인도네시아 최초의 유니콘 기업으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고젝(Gojek)과 전 세계 사람들의 금융거래 실행 방법을 변화시키고 있는 영국 기반의 금융 슈퍼 앱 업체 레볼루트(Revolut Technologies) 등이 그 예이다.

다른 성장경로에 비해 확실히 더 나은 성장경로라는 것은 없다. 하지만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10대 상장기업 중 절반이 3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기술기업인 것은 결코 단순한 우연은 아닐 것이다. 성장기술기업들이 글로벌 경제와 사회를 만들어 나가면서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우리를 발전시키고 연결함에 따라, 이 10대 상장기업 목록은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다.

 

 

 

원문(영어)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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