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소비자들은 동물성 단백질과 사랑에 빠져 있다. 그 정도를 살펴보면, 2020년 육류, 해산물, 유제품 및 계란의 총섭취량은 5억 7,400만 톤으로 이는 1인당 75kg에 준하는 정도이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총섭취량은 개도국을 중심으로 현재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며 가축을 기르는 환경적 비용과 가축의 처우, 전통 단백질원의 대량 섭취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더욱더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대체육은 지난 몇 년 사이 틈새시장에서나 찾던 제품에서 서서히 주류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다. 식물성 고기는 이제 세계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의 고정 식재료가 되었고, 식물성 유제품은 가정에서 필수품이 되었다. 미생물 기반 대체품은 수십 년 전부터 시판됐으며 싱가포르와 이스라엘 같은 국가에서는 어렵지 않게 동물 세포 기반의 배양육을 접할 수 있다. 머지않아 소비자들이 가장 즐겨 먹는 요리, 특히 다짐육처럼 육질이 덜 중요한 경우 90%가량은 합리적인 가격의 대체육으로 조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대체육 전환의 시작일 뿐이다. 대체육의 수준이 전통육의 맛과 육질, 가격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2035년경에는 소비되는 모든 육류, 해산물, 계란, 유제품 가운데 11%가 대체 단백질일 것으로 전망된다. 규제 당국의 압박과 기술 개발이 병행된다면 동일한 시기 시장 점유율을 22%까지도 노릴 수 있다. 이즈음 유럽 및 북미 시장은 이른바 “피크 미트(peak meat)”라고 하는 육류 생산의 정점인 시기에 도달하면서,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점차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다.
대체육으로의 전환은 기후 변화 대응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대체육은 인류 건강에 유익할 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 대응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2035년을 기준으로 대체육으로의 전환은 일본의 연간 이산화탄소 총배출량만큼의 탄소를 절감할 수 있고, 런던 시 전체에 40년간 공급할 수 있는 양만큼의 물을 절약할 수 있으며, 생물 다양성을 증진하고 식량안보를 확보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맛 좋은 음식을 섭취함과 동시에 지구를 수호하며, UN의 지속 가능 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달성에 이바지할 수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ESG) 지표를 주시하는 투자자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 편승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대체육 전환은 소비자가 대체육을 시도하고, 계속해서 소비할 의향이 있는지에 달렸으며, 이는 곧 식품 개발 기술이 대체육의 품질과 가격을 전통육 수준으로 끌어올릴 만큼 발전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본 보고서에서 BCG는 대체육 분야 전문가 40여 명과의 인터뷰 및 대체육 관련 기술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토대로 대체육 시장 모델 분석을 최초로 제공한다. 더 나아가 생산자, 소비자, 투자자 등의 이해관계자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대체육 전환을 이끌고 이익을 취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미래의 먹거리
2020년, 전 세계 대체육 소비량은 동물성 단백질 시장의 2%에 불과한 약 1,300만 톤을 기록했다. 2035년까지 매우 높은 확률로 3개 유형의 대체육이 전체 단백질 시장의 1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소비 규모는 같은 기간 7배 이상 증가해 총 9,700만 톤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기 1 참조) 킬로그램당 수익이 3달러라는 가정하에 총 시장 규모는 약 2,900억달러로 추정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 영국, 독일 소비자의 약 11%는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66%는 조금 관심 있음, 무관심함, 그다지 관심 없음이라고 답변했으며, 23%만이 전혀 관심이 없다고 답변했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바로 맛을 개선하고 가격을 낮추면 된다.
쉽게 말해, 대체육은 3가지 방면에서 동물성 단백질을 따라잡아야 한다.
- 맛: 대체육은 사람들의 입맛에 익숙한 고기, 해산물, 유제품, 계란의 맛과 향을 효과적으로 재현해야 한다.
- 육질: 대체육의 생김새와 촉감이 동물성 단백질과 동일해야 한다. 고기가 가진 섬유질 구조는 육류 섭취 경험을 크게 좌우한다. 어육은 잘 부스러지며, 치즈는 딱딱하거나 쫀득하다. 대체 계란 및 유제품은 요리할 때 비슷한 성질을 보여야 한다.
- 가격: 현재 대체육은 동물성 단백질과 대비하여 가격이 저렴하다고 할 수 없다. 다수의 소비자들이 반복적으로 구매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체육 제품의 가격을 비(非)유기농 축산식품 수준으로 낮추어야 한다.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의 해외 사업 담당 수석 부사장 닉 할라(Nick Halla)는 이렇게 말한다.
“소비자는 참신함에 한 번 구매해보고, 그 뒤엔 좋은 맛, 영양, 지속 가능한 축산 등의 장점을 생각하며 재구매를 하고, 이후에는 합리적인 가격 때문에 지속적인 구매를 할 것이다.”
각 대체육 유형은 전통육의 맛, 육질, 가격 등의 면과 비교할 때 각기 다른 개발 단계에 있다. (아래 “단백질 유형” 문단 참조) 식물성 단백질 기반 대체품은 2023년, 미생물 기반은 제품은 2025년, 동물 세포 기반은 2032년 내로 전통육과 동등한 수준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단백질 유형
3개 유형의 대체육은 전통육의 맛과 육질을 동일한 수준으로 재현하기 위해 원료 소싱부터 단백질 추출을 위한 배양 등의 비슷한 공정을 거친다.
- 식물 기반 단백질. 대두와 노란 완두콩의 단백질을 추출한 것으로, 기타 첨가물로 맛을 내고 압출법과 같은 텍스처라이징 작업을 통해 질감을 확보하여 제품화한다. 최적의 작물 원료 및 적절한 천연 첨가물을 찾고, 압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맛은 개선되고 가격은 내려갈 것이다.
- 미생물 기반 단백질. 박테리아, 효모, 단세포 조류(algae), 균류(fungi) 등에서 추출되며, 맛을 더하고 텍스처라이징 작업을 거쳐 식용 형태로 처리된다. 생산 비용을 인하하기 위해서는 원료를 단백질로 전환하는 대사 과정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매개체를 찾는 데에 달려 있다.
- 동물 세포 기반 단백질. 생물 반응기(bioreactor) 안에 영양분이 풍부한 매개체 넣고, 그 위에 동물 세포를 두어 직접 배양한다. 특유의 섬유 질감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재현 가능하며, 현재 개발 중이다. 전통육 제품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배양 과정의 속도 및 생산량이 향상돼야 하며, 세포가 배양되는 매개체의 가격 인하와 효율성 증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앞서 언급한 시기는 대체하고자 하는 동물성 단백질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식물성 다짐육은 이미 동물성 다짐육과 매우 유사한 수준으로 2년 안에 맛, 육질, 가격을 완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식물성 닭고기는 2023년 이후에나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식물성 닭고기의 맛과 육질은 완성 단계에 가깝지만, 공장식 양계 농가와 경쟁했을 때 가격 측면에서의 경쟁력이 부족하다. 미생물 및 동물 세포 기반 대체육은 고기와 같은 값비싼 동물성 제품을 먼저 재현한 후에야 계란 및 유제품 재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 단백질 시장의 3가지 시나리오
대체 단백질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에는 점진적인 소비자 수용 패턴, 규제 당국의 협조적인 지원, 기술 발전과 같은 기본 전제가 필요하다. 만약 기본 전제에 변화가 생기면 시장 성장은 어떠한 영향을 받게 될까? 기본 전제가 바뀌더라도 전체적인 방향성은 여전히 시장에 이롭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기 2 참조)
- 긍정 요소 1: 과학자, 스타트업, 식품 생산 업체, 투자자를 주도로 빠른 기술 발전을 통해 대체육의 품질을 개선하고 완전 대체육의 출시 예정일을 앞당긴다. 대체육 시장의 성장이 가속하여 2035년까지 총 육류 시장 규모의 16%를 차지한다.
- 긍정 요소 2: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광범위한 과세, 농업 보조금 재분배 등 대체육 전환 기조에 협조적인 정부 규제 정책이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대체육 가격을 전통육보다 현저히 낮게 형성하여 2045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22%까지 끌어올린다.
- 부정 요소: 대체육에 무관심한 소비자 집단이 부정적으로 돌아서서 성장 추세를 더디게 만들고, 2035년까지의 기본 전제 시나리오에서 1% 하락한 10%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투자적 관점
위와 같은 변동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지 여부와 관계없이, 대체육으로의 전환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단백질 시장 전반의 가치사슬에 걸쳐 막대한 자본 투자가 동반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기본 전제 시나리오대로 2035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11%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식물성 단백질 압출 기술에 최대 110억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며,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 실현을 위해서는 무려 280억달러가량의 투자가 요구된다. 나아가 기본 전제 시나리오의 예상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거의 3,000만 톤에 달하는 생물 반응기를 확보해야 하며, 이를 위해 최대 300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수반되어야 한다. 긍정적인 시나리오를 현실화하는 데는 이보다 훨씬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위 예시는 시장 확장에 필수적인 2개 기술만 언급한 것이며, 실제로는 훨씬 더 방대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대체육으로의 전환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단백질 시장 전반의 가치사슬에 걸쳐 막대한 자본 투자가 동반되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투자자본이 이미 가치사슬과 결합된 사업체에 집중되어 있어, 품질관리를 보장함과 동시에 신기술 개발도 가능하다. 다만 산업이 성숙하면서 2가지 투자 유형이 나타날 것이다. 첫 번째는 기술적인 투자로, 대체육 맛 첨가와 같은 특정한 문제를 해결해줄 기술을 개발한 사업체의 경우, 가치사슬 내에서 이 같은 행보로 앞서 나갈 것이고, 수많은 타 업체들은 자사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이러한 기술 보유 사업체와 지적재산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길 간절히 희망할 것이다. 두 번째는 플랫폼 투자로, 투자 자산이 넉넉한 기업과 투자자들이 압출 기술과 같은 집약적인 자본을 요구하는 기술에 대해 산업화된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다.
카길(Cargill)의 대체육 사업 총괄 디렉터 엘리자베스 구셴리터(Elizabeth Gutschenritter)는 “전통육과 동등한 수준에 얼마나 빠르게 도달하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대규모 제조 플랫폼 2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대개 기술 분야의 승자가 언론의 주목을 받지만, 생산성 확대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업계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결론
대체육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이점은 명백하다. 탄소 배출을 저감하고, 공장식 축산에 대한 윤리적 갈등 및 환경적 폐허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수 있으며, 맛 좋고 영양가 높은 건강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소비자들은 UN의 지속 가능 개발 목표(SDG)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심할 수 있고, ESG 중심의 투자자들은 빠르게 성장 중인 신흥 산업에 편승할 수 있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 농업 종사자들과 과학자들이 있다. 그들은 새로운 산업이 요구하는 기술적 수단과 양질의 원료를 제공한다. 식품 제조업체 및 스타트업은 생산 공정을 정교화하고 생산성을 확장해 대체육이 더욱 맛있게, 더욱 저렴하게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통육과 비슷한 수준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갈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비자는 더욱 고품질의 대체육을 요구할 것이다. 올곧은 비전과 업계 전문성을 가진 투자자들은 각 가치사슬 단계에서 자본을 투자함으로써 변화에 가담할 수 있다. 모두가 동참한다면 2,900억 달러 규모의 단백질 시장에서 이익을 얻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맛과 지속 가능성을 모두 실현한 식품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