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와 이를 통제하기 위한 억제 정책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소비하는 것들을 변화시켰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러한 변화들이 꼭 일시적인 것은 아니다. 위기를 통해 우리의 믿음과 행동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형태를 취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하면 웅크리고 앉아 과거로의 복귀를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 후의 세계에 대비할 수 있을까?

심각한 사회적 위기로 인해 어떻게 태도와 행동이 형성되는지부터 살펴보자. 대규모의 와해 현상은 사회적 태도와 믿음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정책, 업무 방식, 소비자 니즈 및 행동의 길이 열리고, 그 중 일부는 장기적으로 지속된다. (보기 1 참조.)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파악하고 만들어나가려면 1

사회적 위기로 초래된 변화의 역사적 사례

일부 역사가들에 따르면, 봉건주의 및 농노제도의 종식과 계몽주의의 도입은 14세기 유럽에서 2천5백만명에서 3천만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흑사병으로 인해 희소성이 커진 노동 자원으로 권력이 이동되었기 때문이다. 흑사병으로 유럽 역사의 향방이 형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차 세계대전이 여성의 노동력 참여에 미친 영향도 살펴보자. 노동 연령대의 많은 사람들이 전장에 배치되자 여성들은 사회적(및 어떤 경우에는 법적) 장벽을 줄이는 노력을 통해 국내에서 일자리를 채우도록 장려되었다. 전쟁 후, 이러한 변화의 효과는 지속되었고 여성의 노동력 참여가 가속화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전세계의 교통 및 보안 정책은 9/11 테러 공격으로 인해 변화되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보안 간의 절충에 대한 사회적 태도에 집단적인 변화가 있었다. 그 결과, 시민들은 집단의 보안을 위한 검문검색 및 감시 수준 강화를 수용하게 되었다.

또한, 사회적 위기는 소비 패턴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면, 2003년 중국에서 사스가 발병했을 당시, 이로 인해 쇼핑에 대한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 많은 사람들이 밖에 나가기를 꺼렸기 때문에 이들은 온라인 소매 구매로 눈을 돌렸다. 사스 위기는 짧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e-커머스를 이용했고 이로 인해 알리바바 및 다른 디지털 거대 기업들이 부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3 2016년, 에코(Ecco) Duncan Clark, Alibaba: The House That Jack Ma Built]

코로나 19는 어떻게 믿음과 행동을 변화시킬 것인가?

사회적 태도, 정책, 업무, 소비 측면의 지속되는 변화는 코로나 19 펜데믹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19 위기로 인해 어떤 식으로 우리의 사회에 대한 관점이 형성될 것인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위기 대비, 시스템의 회복탄력성, 사회적 불평등, 사회적 연대, 보건의료에 대한 접근성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은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위기로 인해 어떻게 국수주의적 경향이 강화될 수 있는지도 쉽게 알 수 있으며, 일부 논평가들은 이미 국제 상호의존성의 “탈 동조화(great decoupling)”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경험을 통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됨에 따라 일과 가정 생활 간의 균형에 대한 관점을 조정하게 될 수도 있다.

“태도의 변화는 많은 분야에서 상당한 정책 변화에 반영될 수 있다.”

이러한 태도의 변화는 무역, 출입국 관리, 보건 의료, 위기 대비, 외교, 고용, 사회복지 등 많은 분야에서 상당한 정책 변화에 반영될 수 있다. 각국의 국가안전보장국은 이미 코로나 19와 사이버 전쟁 간의 유사점을 도출하고 있으며 그 결과 사이버 방어를 재검토하고 강화하고 있다. 국민들이 정부 대응의 효과를 판단함에 따라 팬데믹은 국가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태도, 정책, 팬데믹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으로 인해 원격 근무, 디지털 협업, 직장의 위생상태, 임시직 근로자 보호가 더욱 강조되는 등 이미 우리가 일하는 방식은 변화되고 있다.

또한, 수십만 명의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우리의 분석을 살펴보면, 이미 구매패턴상에 충격으로 유발된 상당한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식료품 및 의약품은 위기 전 수준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고, 아마존 온라인 쇼핑도 증가했다. 반면, 여행 관련 지출은 56% 감소했으며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와 의류 구매는 30% 이상 감소했다.(보기 2 참조.)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파악하고 만들어나가려면 2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모두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9/11 테러 후 항공 여행의 현저한 감소가 있었으나 15 개월 내에 이전 트렌드로 회복했다. 분명 일부 소비 패턴들은 각기 다른 속도로 장기적인 트렌드 라인으로 복귀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일시적으로 지연, 가속화, 또는 와해된 소비와 보다 영구적인 새로운 패턴의 소비를 구분해야 한다.

“우리는 일시적으로 지연, 가속화, 또는 와해된 소비와 보다 영구적인 새로운 패턴의 소비를 구분해야 한다.”

더욱이, 우리는 소비가 기존 상품들에서만 변화할 것으로 예상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종종 사회적 위기 상황 중에 발생하는 극단적인 니즈에 대응하여 나타나거나 개발된다.4 예를 들면,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제트 엔진, 항공기 가압 객실, 헬리콥터, 원자력 기술, 컴퓨터, 합성 고무, 로켓 기술, 레이더, 페니실린의 혁신 또는 가속화된 개발 및 상용화가 촉진되었고 그 영향은 지속되었다. 현 위기 상황에서 탄생한 새로운 니즈는 대규모 질병 진단 테스트 기술, 디지털 협업 도구, 합리적 가격의 홈오피스 셋업 등의 분야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관찰과 분석만으로 영구적인 변화를 쉽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해서는 안 된다. 어떠한 변화들이 위기가 끝난 뒤에도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며, 그 때가 되면 개척자들은 이미 선도적 위치를 선점했을 것이다. 개척자들은 변화하는 니즈에 적응할 뿐만 아니라 혁신, 교육, 홍보 활동을 통해 체감 니즈 및 결과를 선제적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우리는 근본적인 태도 및 행동의 변화를 관찰하고 잠재적 결과들을 나무의 가지들처럼 그려봄으로써 가능한 일들의 영역을 시각화할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나타나는 근본적인 변화들에는 집에 있는 시간의 증가, 위생 및 건강에 대한 강조의 강화 또는 가족의 안전에 대한 강조의 강화가 포함될 수 있다. 생산자 측면의 변화에는 원격근무 수용, 운영 간소화, 공급사슬 분산화, 위기 대비 및 시스템의 회복탄력성 강조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각각의 기본적인 변화에는 많은 결과들이 수반된다. 예를 들면, 보기 3은 집에 있는 시간의 증가로 인한 잠재적 파급효과를 보여준다.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파악하고 만들어나가려면 3

이러한 가능성들 중 어떤 것이 확고하게 자리잡을 것인지 파악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그러나, 조직은 어떠한 행동들이 지속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힌트를 중국에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의 신규 확진률은 급격하게 둔화되었고 사회적 제약도 완화되고 있으며 경제 활동도 재개되고 있다. 3월 말 기준으로 전력 소비는 작년 수준의 80%를 회복했으며 사람과 상품의 이동은 70%를 회복했다.

그러나, 중국은 위기 전 상태로 회복되지 않았다. BCG 서베이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절반 가량은 향후 6 개월 간 예방적 보건의료, 비타민 및 영양보조제, 유기농 식품에 대한 지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6 3월 12-16일 BCG COVID-19 소비자 심리 서베이 (1,831 명의 중국 응답자 대상) 이와 대조적으로, 삼분의 일이 넘는 응답자들은 동기간 동안 외식, 여행, 담배 제품에 대한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여전히 창궐하고 있고 감염 재확산의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소비자들은 아직 위기시의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사례는 위기 후 현실이 어떤 양상을 보일지에 대한 이정표들을 제시해줄 것이다.

위기 후 현실의 예측과 조성 코로나 19 이후의 현실을 감지, 탐색, 조성하기 위해 기업은 어떤 실용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까? 우리는 다음의 여덟 단계를 제안한다:

  1. 변화를 예상하고 전향적으로 생각한다. 조직은 위협적인 상황에 처할 때 근시안적이고 고립적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위기에는 종종 전략적인 변곡점들이 나타나며, 현재 필요한 사안에 집중하다가 미래에 대한 고려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핵심 질문은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떤 결과와 기회가 있을 것인지가 되어야 한다.
  2. 더 광범위한 사회적 변화를 파악한다. 검토해 볼만한 기회들은 많은 경우 새로운 고객 니즈와 불만에서 탄생하므로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전통적인 서베이로는 기존의 상품과 카테고리 니즈 및 활용에 대해서만 파악할 수 있다. 기업은 사회적 태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좀더 광범위하게 살펴봄으로써 행동 및 소비 측면에서 어떠한 관찰된 변화가 지속 가능성이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리더와 직원들의 원격 근무에 대한 태도가 이를 몇 개월 동안 경험한 뒤에 변화한다면 이는 사무실 장비, 사무실 관련 부동산, 홈 리모델링, 교통, 기타 부문 및 세그먼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 고빈도의 세부 데이터를 면밀히 검토한다. 미세한 변화 징후들은 합계, 평균, 간헐적 통계 데이터로는 파악되지 않을 것이다. 새롭게 나타나는 트렌드를 파악하려면 기업은 신용카드 거래 데이터 등의 고빈도 데이터에 접근하여 이를 매우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4. 기업의 드러난 약점에 대해 파악한다. 물론, 위기로 인해 기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위기에 대한 대비, 회복탄력성, 민첩성, 또는 린(lean)함에 대한 니즈가 드러날 것이다. 그러한 취약점들은 상품 및 비즈니스 모델을 쇄신하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할 기회를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는 더 광범위한 고객 니즈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5. 이번 위기가 훨씬 먼저 시작된 지역들에 대해 연구한다. 중국과 한국은 위기와 회복의 경험 측면에서 서구 국가들보다 여러 주 앞서 있다. 리더들은 이들 시장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연구함으로써 어떠한 변화들이 지속 가능성이 있거나 형성될 수 있는지 더 잘 예측할 수 있다. 민첩한 기업들은 지리적 빠른 추종자 전략(fast follower strategy)을 활용할 수도 있다.
  6. 독행기업(maverick)의 활동을 찾아낸다. 일부 기업들, 그 중에서도 산업의 주변부에 있는 경우가 많은 소규모 기업들은 새로운 고객 니즈나 행동 패턴에 따라 예측된 기회를 포착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독행기업(maverick)들은 과연 어떤 기업들인지, 그리고 이들이 가능한 변화들로 구성된 나무에서 어떤 잠재적 가지 및 잎들에 대해 기회를 포착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들의 시도에 견인력이 생기고 있는가?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거기에서부터 각 기회 또는 위협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결정할 수 있다. 즉, 무시, 심층 조사, 대안 수립, 복제 및 추월, 독행기업의 인수, 높은 우선순위로 조치 실행 중에서 대응책을 결정할 수 있다.
  7. 어떤 새로운 패턴이 마찰을 줄이는지 살펴본다. 마찰은 불필요한 지연, 비용, 복잡성, 니즈와의 부적합성, 또는 고객이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있어서 경험하는 불편함이다. 전통적인 대안보다 더 많은 마찰을 수반하는 강요된 습관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 위기시에는 통조림 식품만 먹을 수 밖에 없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위기가 끝나면 바로 다시 신선한 식품을 소비할 것이다. 반면, 마찰을 줄이는 강요된 습관은 지속될 가능성이 더 높다. 우리 중에 출근하는 데만 매일 두 시간씩 할애한다는 생각에 기뻐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마찰도가 높은 분야는 독행기업이 혁신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는 분야와 이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은 분야이기도 하다.
  8. 희망과 성장에 대한 방향성을 유지한다. 우리가 심각한 위기 후에 불황을 겪게 될 것은 거의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혁신과 투자를 미룰 수는 없다. 놀랍게도, 14%의 기업들은 최근의 경기 하락세에도 매출과 이익이 동반 성장했으며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차별적 성장을 통해 가치를 창출한다. 증거는 분명하다. 차별적 성장을 할 최상의 시기는 전체 성장률이 낮을 때이다. 불황기의 “성공 기업”이 생존능력의 유지를 위해 비용절감을 단행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들은 위기 속의 기회를 잡기 위해 성장의 주요 분야에 재투자하고 위기 후의 미래를 만들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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