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에서 ‘실시간’은 ‘알맞은 때’로 재정의되고 있다.

기업들은 시간이 곧 돈이라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으나, 주로 돈을 관리하는 데에만 주력한다. 하지만 디지털 세상에서는 돈보다 시간을 잘 관리해야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은 기업의 프로세싱 속도를 높여준다. 최근 기업들은 처리 능력 향상, 데이터 수집 및 저장 비용 절감, 유비쿼터스 연결성 확보를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또한, 수집한 데이터에서 얻은 통찰력을 활용해 아주 신속한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시간 기준 경쟁(time-based competition)이 발생하게 되었는데, 30년도 훨씬 전부터 BCG가 제시한 이 개념은 지금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모든 기업에 시간 관리는 매우 중요하나, 특히 서비스 산업의 시간 관리 중요도는 더 높다. 서비스 기업은 재고를 미리 확보해 놓을 수 없지만, 고객이 요청하는 즉시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s)에 성공하고 실시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을 배운 서비스 기업만이 경쟁사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을 관리하기 위해 서비스 기업이 설정해야 하는 성과 지표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실시간 대응’이 되어야 한다.

흥미롭게도 최근 디지털 전환을 시작한 다수의 기업 사례를 살펴보면 전환의 핵심 요소는 ‘시간’이 아니었다. 대부분 비용 절감률이나 고객 만족도, 프로세스 자동화 비율 등을 기준으로 성공의 척도를 판단했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이 디지털 전환을 더 용이하게 만들거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건 아니다. 약 8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BCG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 이상이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싶어 했으며, 70%는 디지털 전환의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디지털 전환을 평가하고 추적하고, 관리하기 위해 설정해야 하는 대표적인 성과 지표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실시간 대응’이 되어야 한다. 익숙하게 들리겠지만 사실 ‘실시간’이라는 개념은 정의하거나 측정하기 쉬운 개념이 아니며, 사업 운영에 활용하기에도 용이하지 않다. 이번 기사에서는 ‘실시간’에 집중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설명하고, 시간의 새로운 유형 분류 체계를 제시하면서, 기업이 시간 측정과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시간 점수(digital time score, DTS)’라는 새로운 지표를 소개하려 한다. 아래에서는 통신 기업을 예시로 들겠지만, 사실 모든 서비스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다.

 

 

‘실시간’의 이점

 

아날로그 사업자들은 실시간으로 운영되는 디지털 서비스 기업에 밀리고 있다.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려면 영업일 기준 최대 5일까지 걸릴 수 있지만, 로빈후드(Robinhood)나 트레이드 리퍼블릭(Trade Republic) 같은 주식 서비스에서는 10분 내로 가입해 당장 거래를 시작할 수도 있다. 도서 유통업체에서 책을 주문하면 영업일 기준 2~3일은 걸려야 받을 수 있으나 아마존(Amazon)에서는 몇 초 만에 전자책을 다운로드해서 볼 수 있다. TV의 케이블 채널 서비스를 해지하려면 30일 전에 미리 통보해야 하지만, 로쿠(Roku)와 같은 미디어 서비스는 요청하는 순간 바로 해지할 수 있다. 심지어 아날로그 요소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까지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고릴라(Gorillas), 플링크(Flink) 등 체인 식료품점은 몇몇 유럽 대도시권에서 10분 이내에 식료품을 배달한다. 텔레넷(Telenet)의 하위 브랜드 타담(Tadaam)은 브로드밴드 및 TV 서비스 제공을 위한 모바일·고정 장치를 1시간 이내 전달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경쟁 시장에 뛰어들었고, 거기에 더해 무료 피자 한 판도 제공한다.

서비스 기업들은 실시간 운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이익을 얻는다. 많은 소비자가 필요할 때 즉시 서비스를 받는 것을 선호하므로, 결국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더 큰 이익을 얻게 된다. 실제 서비스 기업의 경쟁력은 그 어떤 요소보다도 ‘응답 시간’에 달려있다. 실시간으로 응답하는 기업이라는 평판을 얻으려면 일부 서비스 공급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고객 소통이 실시간으로 이뤄져야 한다.

실시간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동전에도 양면이 있듯 처음부터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실행에 소요되는 시간은 더 늘어날 것이다. 실시간 운영을 위해서는 각종 실수나 프로세스 변형을 최소화하고 재작업, 후속 조치 등의 시간 낭비를 없애야 한다. 효율성을 높이면 거래 비용이 절감되고, 복잡성을 줄이면 간접비용도 감소한다. 실시간 운영을 처음부터 제대로 할 수 있다면 단기적으로는 고객 만족도를, 장기적으로는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더욱이 실시간 디지털 서비스 제공은 자원 소비를 줄이므로 기업의 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실시간으로 운영하고자 한다면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야 한다.

기업을 실시간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프로세스 자동화, 데이터 및 AI 기반 디지털화, 그리고 필요한 경우 셀프서비스 방식까지 필요하다. 더불어 고객들에게 고품질의 빠른 경험을 제공하려면 어떤 요청도 능숙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보유해야 한다. 강력한 기술력과 실력 있는 인재의 초인적인 조합이라면 조직의 생산성을 충분히 높일 수 있다.

내부적으로 기업의 실시간 운영 시스템은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문제 파악 능력을 제공하면서, 문제를 더 용이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조직 기능 트리거를 보내며 생산성을 전 과정에 걸쳐(end to end) 지원한다. 이러한 시스템의 도입은 운영 효율성을 향상할 뿐만 아니라, 복잡성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계속해서 변하는 고객의 요구에 적응하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실시간 시스템은 의심의 여지 없이 목표 설정, 퍼포먼스 측정 및 벤치마킹에 있어 가장 명확하고 종합적인 지표이다.

예를 들어 유럽의 한 대형 통신 기업이 경쟁사보다 처리에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가정해보자. 견적서 송부에만 30일이 걸렸고 사업장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데 200일 이상이 걸렸다. 우선 영업부서와 회계부서 간 소통 과정에서 해당 기업은 예약된 매출의 20%를 잃었고, 청구서는 2~3개월가량 밀리게 되었다. 처음에는 청구서가 정확하지도 않았으며, 통신사 역량에 대한 고객 만족도 역시 하락하게 되었다.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관장하는 책임 부서가 없었고, 의사결정권은 11개 부서에 걸쳐 분산되어 있었으며, 결정한 바에 따른 영향을 내다보는 가시성이 부족했고, 10개가 넘는 기존 IT 시스템을 동시다발적으로 운영하는 등, 여러 요소가 작용하여 기업에 문제를 야기했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전환을 실행할 때 시간 기반 지표를 사용하면 더 나은 솔루션을 얻고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통신사는 실제로 시간 기반 지표를 채택함으로써 견적서 송부에 소요되는 시간을 2시간으로 단축했고, 주문 처리 시간은 약 80% 단축할 수 있었다. 또한 처음부터 일을 제대로 처리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직원들도 추가 업무를 맡을 수 있게 되었다. 시간에 기반한 성과가 향상되면서 고객 만족도 역시 높아졌다. (보기 1 참조)

서비스 산업에서의 디지털 전환 시 고려할 핵심 요소 ― ‘시간관리’, ‘실시간 응대’ 1

 

 

시간의 유형 분류

 

실시간 운영을 하고자 하는 기업의 첫 번째 단계는 속해 있는 산업의 맥락에서 각 프로세스의 실시간 운영이 어떤 의미인지 정의하는 것이다. 모든 프로세스를 한 번에 가속하기 전에, 기업은 아래와 같이 시간 단위로 프로세스 유형을 분류해야 한다. 이러한 단계를 거쳐 기업은 시간에 기반한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고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보기 2 참조)

서비스 산업에서의 디지털 전환 시 고려할 핵심 요소 ― ‘시간관리’, ‘실시간 응대’ 2

먼저 고객의 입장에서 봤을 때, 기업은 아래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사용해 프로세스를 실행할 수 있다.

  • 사전: 고객이 서비스의 필요성을 깨닫기 전에 기업이 미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통신사가 끊김 없는 광대역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고객에게 점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 실시간: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이 요구하는 그 순간에 최대한 가깝게 제공한다. 은행에서 온라인 대출 신청을 받으면 즉시 평가하여 승인 또는 거절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 사후: 기업은 고객의 요청을 받은 후에 그에 따른 조치를 하며, 이 프로세스에는 후속 조치가 뒤따르며 추가적인 시간이 걸린다. 가령 케이블 회사가 서명된 계약서를 보내기로 했지만, 몇 주가 지나도 도착하지 않아 고객이 다시 확인해야 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고객 대응 프로세스에 따라 어떤 카테고리를 적용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경쟁사의 유사 프로세스와 비교하여 벤치마킹한다면 조직 내 다양한 직무에서 흔히 선택하는 (고객 중심적이지 않을 확률이 높은) 목표를 넘어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BCG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통신 산업에서 고객의 만족과 불만족을 모두 끌어내는 동인은 ‘시간’이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 통신사는 실시간 기반의 경쟁을 위한 역량 최적화를 시작하지 않았다. 예시로 통신사의 고객 대응 프로세스를 생각해보자. 고객 대응 프로세스 단계는 마케팅과 광고, 리드 생성과 판매, 주문 이행, 고객 서비스, 고객 유지, 청구와 수금의 6가지 기능에서 비롯된다. 대개 통신사는 일부 프로세스만 실시간으로 실행할 뿐 대부분은 사후에 처리하며, 신용 등급 확인, 신용 조회, 고객 이탈 가능성 평가 등의 극히 소수의 프로세스만 사전에 수행한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면, 통신사는 프로세스의 약 60~80%를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으며 30% 정도는 사전에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방식이라면 사후에 처리할 일이 크게 줄어들게 되며, 고객 만족도는 더욱더 높아질 것이다. (보기 3 참조)

서비스 산업에서의 디지털 전환 시 고려할 핵심 요소 ― ‘시간관리’, ‘실시간 응대’ 3

이 같은 방식은 은행, 에너지, 금융 서비스, 보험, 미디어, 교육 등 수많은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럽의 한 은행은 고객 대응 프로세스의 90% 이상을 사후 관리 기준으로 실행한다. BCG 연구에 따르면, 은행이 디지털 전환을 도입하여 시간에 기반한 성공 측정 지표를 사용할 경우 고객 대응 프로세스의 최대 80%를 실시간으로 운영하여 경쟁사를 따라잡을 수 있게 된다.

 

 

실시간은 어떻게 측정 가능한가

 

‘측정해야 관리할 수 있다’는 건 늘 맞는 말이긴 하지만, 실시간 운영에서는 특히나 더 그렇다. 일부 기업의 고위 경영진은 제대로 측정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자사의 실시간 서비스가 얼마나 뒤처지는지, 다른 경쟁사와 비교하여 어떤 평가를 받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다른 부서들은 실시간 운영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소비자들이 이를 전혀 모르고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지레짐작한다.

BCG는 기업에서 프로세스 속도를 가늠할 수 있도록 디지털 시간 점수(DTS)라는 측정 방식을 만들었다. 고객 만족도 측정과 유사하게 기업은 고객 대응 프로세스별로 각 단계를 실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점수로 환산하여 DTS를 계산할 수 있다.

 


DTS 계산하기

기업 DTS를 계산하려면 고객 대응 프로세스별 실행 시간(사전, 실시간, 사후)을 확인해야 한다. 프로세스가 사전에 실행된다면 1점이, 실시간 프로세스는 0점, 사후 실행 프로세스는 -1점이 추가된다. 모든 점수를 합산하면 기업의 DTS를 구할 수 있다.

고객의 접근 빈도수에 따라 각 프로세스에 가중치를 두어 프로세스별로 상대적인 중요도를 파악할 수도 있다. 점수 계산에 필요한 데이터는 고객 설문조사나 고객사 데이터, 혹은 두 가지 방법 모두 활용하여 수집할 수 있다.

DTS가 0점이라면 기업의 모든 프로세스가 평균적으로 실시간 운영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즉, 조직 내 지연 시간이 없어 고객들이 기다릴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 DTS가 0~1점이면 서비스 일부가 사전에 실행된다는 뜻이고, 반대로 DTS가 마이너스일 경우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DTS는 기업이 적절한 시기에 경쟁할 수 있게 해주고 디지털 전환 진행 상황을 추적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편리한 관리 툴이다. 어떤 프로세스에도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으며, 여러 기능 및 부서에 걸쳐 쉽게 통합될 수 있다. DTS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사용 횟수나 개발에 소요된 시간 등, 디지털화 프로젝트의 결과 평가에 활용되는 인풋 기반 수치가 유발하는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DTS는 아웃풋 기반 수치이기 때문이다.

또한 DTS는 이해하기 쉬운 계산법이기에 임원진이 시간에 따라 프로젝트를 추적하고, 성공 여부를 평가하며, 개선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디지털 전환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데 DTS를 사용한다면 투명성을 높이고 직무 간 협업을 촉진하며, 소통도 원활해질 것이다. 더불어 경영진은 사내, 업계 내, 여러 산업 전반에 걸친 기준점을 가지고 목표를 설정할 수도 있다.

 


‘시간’을 활용해 혁신 가속하기

경영진은 다음의 단계를 통해 디지털 전환의 관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 기업의 고객 응대 프로세스를 응답 시간에 기반하여 평가해 보자. 모든 고객 응대 결과를 갖고 다시 작업하라.
  • 각 프로세스에서 고객과 얼마나 실시간으로 소통하는지 확인하고, 다른 디지털 경쟁사와 비교해 보자.
  • 고객 만족도가 가장 낮은 프로세스를 파악하고, 실시간 서비스를 확충할 방법을 고민하자.
  • 엔드 투 엔드로 수행하는 고객 응대 프로세스를 하나 선정하여 실시간 소통을 증대할 수 있도록 파일럿 프로그램을 테스트해 보자.

 

고객 관점에서 보는 기업-고객 소통의 중요성, 소통에서 오는 만족도, 프로세스 실행 빈도 등, DTS의 점수를 결정짓는 동인을 생각하다 보면 디지털 사업에 관해 다시금 고민해 볼 수도 있다. 기업은 실시간 프로세스에 관한 고객 관점을 주기적으로 잘 추적하겠지만, 얼마나 많은 고객 소통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내부 데이터를 사용할 수도 있다. 대규모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의 경우, 임원진이 DTS를 활용해 고객 대응 프로세스에 반영되어야 하는 개선 사항을 지원하고, 리소스 수익률이 가장 높은 프로세스에 우선순위를 부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할 효율적인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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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시대에도 ‘시간’은 기업들의 주요 경쟁 무기였지만, 오늘날의 디지털 시대에는 무기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시간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무상 자원이지만, 그 가치는 어마어마할 뿐 아니라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시간을 활용하여 현명하게 경쟁하자. 내일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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