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업무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이제는 관리자들이 관리하는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

조만간, 모든 종류의 기술혁신이 조직의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새로운 기술의 잠재력을 실현시키기 위해, 기업들은 새로운 업무방식을 고안해 내고 있다. 적응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시장에서 결국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증기기관은 초기 공장시스템의 발전만으로도 충분히 이용됐지만,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의 공정 기술은 과학적 관리의 발전으로 이루어졌다.

현재, 비즈니스는 대규모 디지털 혁신의 한 가운데에 있다. 경제 전반에 걸쳐 기업들은 디지털 기술과 분석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의 원천을 찾아내면서 고객 포커스, 생산성, 유연성, 속도 측면에서 계단식 개선을 이루어 내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과 동시에, 조직의 혁신도 진행 중이다. 즉, 기업이 하는 일의 내용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혁신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인기를 끌면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애자일(agile)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용어는 상품개발, 서비스실행, 그 외 업무의 엔드투엔드 통제를 강조하는 소규모 자율관리 다기능팀, 스프린트(sprint)라고 하는 빠른 활동 주기, 업무실행을 실험하고 반복하는 접근 등 여러 가지 업무구성 접근법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애자일은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어플리케이션이 광범위한 산업-금융, 소매, 심지어 산업부문이 사물인터넷에 의해 혁신되면서-에서 점점 더 중요하게 되면서, 이 접근법은 소프트웨어 산업을 훌쩍 뛰어넘어 다양하게 퍼져나갔다. 또한 기업들은 마케팅, 고객서비스, 기타 전통적인 비즈니스 기능 등 소프트웨어와 무관한 활동에도 애자일 모델을 점점 더 많이 적용하고 있다.

사실 애자일은 자율적으로 자체관리되는 팀을 강조한 업무 혁신의 가장 최근 사례일 뿐이다. 기업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실험해왔던 여러 접근법들은 당황할 정도로 많은 이름으로 불려왔다. 린(lean), 홀라크라시(holacracy), 폴리크래틱(polycratic) 조직,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exponential) 조직 등이 그 몇 가지 사례이다.

하지만, 이처럼 조직의 혁신이 진행되는 와중에, 중요한 퍼즐 조각이 빠져 있다. 기업들이 관리의 역할에 대해 설득력 있는 모델을 수립하지 못한 것이다.

일부 애자일 옹호론자들은 애자일 접근법에서는 관리의 개념이 불필요하거나 심지어 구시대적인 발상 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관리자들은 왜 애자일을 싫어하는가?’ 는 한 애자일 컨설턴트가 쓴 포브스(Forbes) 기고문의 제목이다. 이 컨설턴트가 내 놓은 대답은 애자일이 불가피하게(그리고 당연하게) 관리자들의 지위, 권한, 통제력을 저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체적으로 조직되는 자율 팀의 세상에서, 전통적인 관리에서 통하던 많은 것들이 더 이상 불필요하다. 다르게 표현하면 이 주제에 대한 한 웨비나 (webinar)제목처럼, ‘(애자일에서) 관리자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가?’

이런 의견은 정당한 의문, 즉 관리자들이 새로운 업무환경에서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서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관리자들이 정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전통적인 관리개념이 새로운 업무방식에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애자일을 비롯한 새로운 접근법을 통한 조직의 개혁이 어려운 점은 이로 인해 관리가 다소 상관없거나 한물간 구식의 것이 되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새로운 접근법들은 관리를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만든다. 하지만 동시에 관리자들-조직의 최고위층에서 비즈니스 현장 일선에 이르기까지-이 해야 하는 일과 그들이 일하는 방식을 변혁시킨다. 어떤 경우에는 누가 관리자가 되어야 하는지 까지도 다시 정의될 수 있다.

조직들이 관리모델을 현재 조직개혁의 어려움을 감당할 수 있을 수준으로 발전시키지 않고서는 이 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 기업들은 애자일이나 다른 새로운 모델들을 ‘용어 자체’로 실행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실제로 이 혁신이 실현되게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원 등 그 ‘정신’은 놓칠 위험에 놓여 있다. 1

새로운 관리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관리자들이 스스로의 역할을 대하는 방식도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더 이상 스스로를 고정된 조직 구조의 최고 설계자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유연하고 역동적인 행동 체계를 매일 조정하면서 직원들의 자율성과 진취적인 태도를 장려하고, 더욱 효과적인 협력을 통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나는 이런 전환을 ‘관리자들을 다시 일하게 하기’로 표현하고자 한다.

 

관리자들은 어떻게 해서 업무에서 분리되었는가

‘잠깐, 관리자들은 이미 일하고 있지 않은가-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면서 그들의 하루하루는 각종 회의와, 컨퍼런스 콜, 이메일, 보고서로 정신 없이 흘러가고, 주말에도 시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은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사실이다.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아 붓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가치를 창출하는 관리자들의 수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전문적인 관리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볼 필요가 있다. 프레드릭 윈슬로 테일러(Frederick Winslow Taylor)가 20세기 초 과학적인 관리론을 도입한 이후로 현대경영의 주요 원칙은 설계와 실행의 엄격한 분리였다. 관리자들은 전략을 수립하고, 계획하고, 업무를 정의하고 할당한다. 그들은 조직의 구조, 절차, 인센티브 체계를 수립하고 이를 기준으로 직원들의 실적을 모니터한다. 직원들은 그 전략과 계획에 따라 실행하고, 그들의 행동은 조직의 규칙, 절차, 인센티브에 의해 조정된다.

이런 지휘통제 모델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에서는 합리적으로 잘 적용될 수 있었다. 또한 대량생산으로 인해 가능해진 대량 시장이라는 새로운 시대에서 규모의 확장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로 인해 우리가 현재 아는 것처럼 부서의 전문화와 계층구조에 따른 관리가 이루어지게 됐다.

 

비즈니스 복잡성으로 인한 어려움

물론 장점이 있지만, 지휘통제관리는 오늘날의 비즈니스 환경의 독특한 특징, 즉 비즈니스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환경을 해결하기에는 특히 비효율적이다. 2 점점 증가하는 복잡성에는 실적 요구사항(종종 서로 상충되는)의 확대, 고객 세그먼트, 로컬 시장, 경쟁업체의 증가, 관련 이해관계자 및 비즈니스 파트너의 수 증가, 전문적인 지식 및 전문기술 카테고리의 증대, 혁신과 변화 속도 가속화, 불확실성과 변동성 수준 심화 등 여러 가지 측면이 있다. 3

비즈니스 복잡성은 문제점처럼 들릴 수 있지만, 사실상 만약 조직들이 이를 유용하게 이용할 수만 있다면 어마어마한 기회가 된다. 비즈니스가 복잡하면 할수록, 상충되는 목표나 목적들 간의 타협이나, 전례가 없는 방식으로 다양한 스킬과 역량을 조합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 더욱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바로 지휘통제모델이 장애물이 된다. 설계와 실행의 분리에는, 기본적으로 공식절차라는 의미에서 규칙의 개념이 있다. 관리자들이 공식절차를 신중히 설계하고 직원들이 이를 성실히 이행하면, 업무를 통해 바람직한 실적 결과물이 예측 가능하게 도출된다는 것이 가정이다. 상대적으로 단순한 업무환경에서는, 이러한 가정이 꽤 잘 들어맞는다.

하지만, 복잡성이 증대하면, 조직의 공식절차와 그 비즈니스 결과물 사이의 관련성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비즈니스 복잡성은 본질적으로 상충되는 실적요건을 만들어낸다. 상품의 가격은 저렴해야 하지만 동시에 품질 수준은 높아야 한다. 제조공장은 효율적인 동시에 안전해야 한다.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속도와 신뢰성을 동시에 필요로 한다. 이런 요구사항들을 조화롭게 충족시켜 어느 하나의 요건이 다른 요건의 충족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고, 궁극적으로 전체 요건들의 시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는 것은 어려운 문제이다. 하지만, 상충하는 목표들이 균형을 이루는 최선의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만능 규칙’은 없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많은 조직들이 복잡성을 통제하고자 하는 헛된 노력을 하면서 오히려 더 많은 규칙, 프로세스, 지침을 새로운 실적 목표마다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조직의 복잡성을 더욱 심화시키는, 즉 서로 모순되는 규칙과 지침들이 더욱 확대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직원들은 방향성을 잃게 되고 결정을 위원회나 상사들에게 전가하게 되는데 이들은 사실 해당 이슈에 대해 직접적인 지식이 없다. 조정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은 더욱 더 많은 관리자들이 업무시간의 상당부분을 업무 자체가 아니라, 복잡성을 관리하는데 쓰게 됨을 의미한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조직의 업무를 구성하는 순수 가치창출 활동에서는 더욱 멀어지게 된다. (‘복잡성은 어떻게 생산성을 갉아먹는가’ 참조.)

 

복잡성과 디지털 혁명

오늘날 비즈니스를 혁신하고 있는 디지털 혁명은 새로운 채널, 새로운 유형의 역량, 비즈니스 가치 창출의 새로운 방식 등을 도입하면서 비즈니스의 복잡성을 더욱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또한 설계와 실행의 전통적인 분리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애자일과 같은 업무혁신은 상충되는 실적요건, 다양한 가치창출 방식, 지속적인 혁신으로 특징 지어지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업무라는 것이 실제로 ‘설계’- 일련의 공식절차에 따라 사전에 계획된다는 의미에서- 될 수 없다는 인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또한, 설계 후에 ‘실행’ -정해진 계획에 따라 수행된다는 의미에서- 될 수도 없다. 복잡성이라는 환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업무는 모두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복잡한 업무환경에서 효과적인 실적의 핵심은 업무 완수를 위해 최대한 자유롭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개개인이 자율성을 발휘하고 진취적인 태도로 임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한 명의 개인이나 하나의 업무 팀도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을 갖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조직의 더 큰 대의를 위해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면서 자율성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4

 

복잡성은 어떻게 생산성을 갉아먹는가

현대 경제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역설 중에 하나는 이미 많이 논의된 것이지만, 기술의 -특히 정보통신기술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성장이 더디다는 점이다.

1980년대 이후, 전세계 총 공장 연간 생산성 성장률 중간값은 1950년에서 1970년대에 달성한 수준에 비해 겨우 6분의 1 에 불과했다. 이런 경향은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이 같은 하락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주요한-그리고 종종 간과되는- 요소 중 하나는 조직 복잡성의 폭발적인 증가이다. BCG 조직연구소(BCG Institute for Organization)의 연구조사 자료를 살펴보자.

관리자들을 다시 일하게 하기 1
출처: 2017년 3월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rew G.Haldane, ‘Productivity Puzzles’; 2011년 9월 Harvard Business Review Yves Morieux,’Smart Rules: Six Ways to Get People to Solve Problems Without You’; BCG 분석

참조: 활동 및 시간 분석은 미국과 유럽의 100개 이상의 상장 기업의 대표 표본에서 가장 복잡한 최상위사분위 조직을 기준으로 함

자율성과 협력의 조합은 저절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특별한 종류의 관리를 필요로 한다. 관리자들은 공식절차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조직의 실적을 창출하는 행동역학에 주목해야 한다. 직원들이 어떤 일을 왜 하는가; 직원들은 그들의 개별 목표, 그 목표달성을 위해 가용한 자원, 목표달성에 방해가 되는 제한요소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개인의 행동이 어떻게 합쳐져 (종종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실적의 기본이 되는 집합행동을 만드는가. 뿐만 아니라 관리자들 스스로도 이 행동체계에 속해 있기 때문에, 그들은 보다 효과적인 협업을 도모하기 위해 이 체계에 어떻게 개입할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보기 참조.) 그리고 이를 위해, 실제 업무에 훨씬 친숙해야 한다.

행동체계에 어떤 식으로 개입할 지 방향을 잡기 위해 관리자들은, 세 단계로 구성된 새로운 스킬 세트를 익힐 필요가 있다.

1. 첫째는 소위 ‘행동을 통해 프레이밍하기(framing through action)’이다. 이는 새로운 업무 환경 관리의 일반 원칙이다.

2. 둘째는 ‘업무를 중심으로 통합하기(integrating around the task)’이다. 이는 일반원칙이 조직 일선에서 실제로 적용되는 방식이다.

3. 마지막으로, 셋째는 ‘조직맥락 형성하기(shaping the organizational context)’이다. 이는 새로운 업무환경에서 고위 관리자들의 역할이다.

각각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관리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견해

관리자들을 다시 일하게 하기 2
출처: BCG 분석

 

행동을 통해 프레이밍하기

새로운 근무환경에서는, 설계와 실행의 분리가 아니라 프레이밍과 행동의 조합이 필요하다. 관리자들은 업무를 설계하기보다는, 목표와 목적을 ‘프레임’한다. 이는 맥락을 만들고 이에 따라 직원들은 실행이라기보다는 ‘행동’ –즉, 고정된 프로세스와 규칙이 아닌 전략적 목적에 따라 진취적으로 행동하고; 변화하는 환경과 예기치 못한 장애물이나 기회에 대응해 순간순간 판단하면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며; 협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최대가치를 창출하는 트레이드오프를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관리자들이 프레이밍만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관리자들도 행동해야 한다. 다르게 표현하면, 보다 역동적이고 유연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관리자들이 하는 가장 중요한 프레이밍은 행동을 통해 –즉, 조직 행동체계에의 끊임없는 개입-을 통해 일어나야 한다. 프레이밍은 한번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직원들과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그들이 가치창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수행하는 일과 겪게 되는 어려움으로 인해 계속해서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회사가 단순히 업무 주기를 스프린트로 조직한다고 해서 직원들이 반드시 가장 신속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행동양식을 촉발하는 것

행동을 통한 프레이밍이 새로운 업무환경에서 왜 그렇게 중요한가? 부분적으로 조직의 행동양식을 촉발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하는 결정과 행동이 그 어느 때보다 실적에 중요해짐에 따라, 지휘명령체계 모델의 가정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행동양식이 조직의 공식 구조, 프로세스, 규칙을 저절로 따르지 않게 됨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보다는 사람들의 행동은 그들의 개인적인 목표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런 기능들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어떤 경우에는, 조직의 공식 구조, 프로세스, 규칙을 조직이 의도하는 것과는 매우 다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자원으로 볼 수도 있다. 또 어떤 상황에서는, 그들의 목적을 추구하는 데 있어 걸림돌로 볼 수도 있다. 관리자들이 이 복잡한 행동의 역학구조에 영향을 주고 싶다면, 그들은 실제로 업무가 발생하는 곳 가까이에 있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애자일 스프린트의 개념을 생각해 보자. 사람들은 보통 스프린트의 시간적인 측면 –즉,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이루어지는 신속한 업무 주기 –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시간 요소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회사가 단순히 업무주기를 스프린트로 조직한다고 해서 직원들이 반드시 가장 신속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스프린트를 만드는 것은 할당되는 시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해내는 성과와 그 노력의 질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가장 짧은 스프린트라 하더라도 일상적인 업무의 또 다른 반복에 불과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스프린트가 진정한 의미의 스프린트인지 결정하는 것은 다름 아닌 팀원들이다. 관리자들이 단순히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 즉 자율적인 자체관리 팀을 위해 애자일이나 다른 어떤 시스템 등을 설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보다는 팀원들이 팀 업무에 최대한의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되는 맥락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행동을 통한 프레이밍이 반드시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앞서 언급했다시피 비즈니스가 복잡하면 할수록,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규칙을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복잡성은 조직의 과업을 관리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서 ‘규칙을 배제’한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자들이 조직에게 현실적이고 유용한 방식으로 프레이밍을 하기 위해서는 행동에 직접 관여할 필요가 있다. 규칙을 통한 프레이밍의 효과가 줄어들수록 더 많은 관리자들이 행동을 통한 프레이밍을 할 필요가 있다.

 

전문화의 역설

행동을 통한 프레이밍이 중요한 세 번째 이유는 더욱 복잡해지는 업무가 종종 새로운 전문지식과 역할의 결합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동료들과 나는 이를 전문화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업무가 복잡해질수록, 더 많은 분야에 대해 집중적이고 깊이 있는 전문지식을 갖출 필요가 더욱 커진다. 또한, 고도로 전문화된 팀과 부서의 수가 늘어날수록, 이 팀들 및 부서들 간의 협업에 대한 필요가 더욱 커진다. 하지만, 사람들이 자신들의 전문 분야 외의 영역에 대해 생각하고, 일하고, 상호작용하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5 어떤 관리자도 가치창출을 위해 필요한 지식과 역량을 모두 미리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관리자들은 다양한 역량을 발휘해 복잡한 업무를 실행하는 동시에 조직의 다기능 팀들과 소통하면서 그 순간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행동을 통한 프레이밍은 가치창출이 복잡한 형태의 협업에 좌우될 때, 즉 고도로 복잡한 환경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협업이 필요하면 할수록 특정 개인의 기여도를 분리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사람들의 실적을 개별 KPI를 통해 측정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 사실상 협동은 종종 개인의 실적을 희생해야 가능하며, 이 경우에 개별 KPI와 이와 연관된 인센티브는 결국 조직이 필요로 하는 효과적인 협업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일반적으로, 조직은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어느 정도는 협동을 대표하는 것, 즉 그 업무 그룹, 팀, 부서의 전체 실적으로 사람들을 평가하려고 한다. 하지만, 무임승차 문제 –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발생하는 경우-는 언제나 존재할 것이고 지표상으로 이를 포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직원 실적을 평가하는 유일한 방법은 관리자들이 해당 그룹의 실제 행동역학에 대한 관찰을 기반으로 해 누가 효과적으로 협력했고 누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뿐이다. 이 같은 판단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관리자들은 업무에 가까이 있어야 한다.

이상의 내용들은 모두 왜 행동을 통한 프레이밍이 새로운 업무환경에서 관리의 일반원칙인지를 설명해 준다. 하지만, 그 원칙이 구체적으로 의미하는 바는 관리자가 그 조직 내에서 어디에 위치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업무를 중심으로 통합하기

어떤 조직에서도 일선현장에서의 가치는 팀에 의해 창출된다. 다양한 견해와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전문지식과 노력을 총동원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내고자 노력한다. 일선 팀 차원에서 관리의 역할은 맡은 바 업무에 대해 다양한 팀원들이 하는 일을 통합하는 것이다. 즉, 협업이 일어나게 함으로써, 직원들이 과업을 생산적으로 수행하고, 다양한 실적 목표에 대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트레이드오프를 하는 것이다.

한 애자일 팀의 PO(product owner)의 예를 들어 보자. 상품을 제 시간에 예산에 맞게 완성하는 것이 주업무였던 전통적인 PM(project manager)과는 달리, PO는 최종적으로는 고객과 기업에게 가치를 창출해주는 상품이나 서비스로 이어지는 복잡한 발견 프로세스를 조율한다. 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많은 트레이드오프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 한 선도 인터넷 기업의 상품개발부서장은 이를 네 가지 유형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1. 최종 사용자가 상품을 가치있게 여기지 않을 리스크

2. 사용자가 상품 사용방법을 알지 못할 리스크

3. 조직이 상품을 만들지 못할 리스크

4. 상품판매가 조직의 비즈니스 목표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을 리스크

애자일의 다양한 활동들-신속한 프로토타이핑, 사용자 테스팅 등-은 팀들이 이 리스크를 관리하고 상충되는 실적 요건들 간에 트레이드오프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런 측면에서, 애자일 PO는 새로운 업무환경에서 관리의 최전선에 있다.

하지만, 애자일 옹호론자들은 PO를 관리자라고 절대 부르지 않는다. 실제로, 애자일 환경에서 PO는 팀원들이 공식적으로 보고를 해야 하는 대상은 아니다. 팀원들의 실적평가를 책임지지도 않고(물론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팀원의 승진을 결정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PO가 관리자가 아니라고 결론짓는 것은 새로운 업무방식을 지휘통제체계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관리자가 되는 것을 서열구조에서 정해진 위치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라고 보거나 이론적으로 직원성과를 결정하는 구조, 프로세스, 시스템을 책임지는 것으로 가정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의 문제점은 새로운 업무환경에서 일선 관리자의 중요한 업무, 즉 ‘사람들을 관리하는 것’(보고관계, 승진, 성과평가 등의 측면에서)보다는 ‘행동을 관리하는 것’(사람들이 맡은 바 직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동료들과 생산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측면에서)을 완전히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런 행동양식을 관리하는 것은 효과적인 PO가 반드시 해야 하는 역할이다.

이는 극도로 어려운 일이다. 일단, PO는 팀원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단순히 명령할 수 없다. 앞서 언급한 상품 개발 부서장은 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PO의 역할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팀에 의해 올바른 결정이 내려지도록 하는 것이다’

나는 PO를 소위 ‘통합자’ 라고 칭한다. 이 통합자는 효과적인 협업의 관리, 즉 업무과 관련해 팀원들의 다양한 의견과 역량을 모두 통합하는 것이다.

애자일한 PO가 효과적이 통합자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답은 권한이다. 누군가의 상사가 되거나 승진을 좌우하는 것에서 오는 권한이 아니다. 팀원 개개인에게 중요한 목표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에서 오는 권한이다. PO가 중요한 불확실성에 대해 통제력(혹은 적어도 영향력)이 있다면, 그는 그 그룹의 행동체계에 권한이 있다는 의미이고, 효과적인 통합자로서 기능할 수 있다.

이 상품 개발부서장은 이 역학구조에 대해 생생히 묘사하면서, PO들이 ‘업무에 대해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고 말했다. 예를 들어 팀원들이 사용자들을 위해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거나, 흥미로운 기술을 연구 중이거나, 이 상품이, 성공적이라면, 회사의 비즈니스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PO들이 이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한다면, 최고의 인재를 팀에 유치할 수 없거나 최고의 업무실적을 내도록 장려할 수 없을 것이다.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미래를 위한 강력한 비전을 수립하며, 이 비전을 비즈니스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PO가 행동을 통해 프레임하고 과업을 중심으로 팀의 업무를 통합하는 방법이다.

업무에 대해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전하는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애자일 PO의 중요한 권한의 원천은 고객(실제 최종고객 혹은 현업 담당자 등 내부 고객)의 대리인으로서의 역할이다. PO들은 상품의 바람직한 기능과 사용자들을 위해 실현해야 하는 비즈니스 가치를 정의하는 ‘스토리 매핑(story mapping)’ 활동을 주도한다. 이 사용자 스토리는 가장 중요한 질문을 구성한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PO는 상품 백로그(backlog)의 관리를 담당하는데 이는 매 스프린트마다 우선순위를 정해 팀 업무의 지침이 된다. (다음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마지막으로, PO들은 특정 기능이 상품의 인수기준을 충족하는지 결정해, 그 기능이 ‘완성’됐다고 말할 수 있고, 팀이 상품 백로그의 다음 사항으로 넘어갈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

관리자들은 사람들이 팀의 더 큰 대의를 위해 개인의 목적을 조정하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유도할 만한 권한이 있어야 한다.

스토리 매핑, 스크럼(scrum), 회고(retrospectives)와 같은 애자일 활동들, 사용자 스토리, 상품 백로그와 같은 산물들, 최소기능제품과 스프린트와 같은 개념들까지도 모두 행동을 통한 프레이밍의 기제이다. 이것들은 업무에 대한 팀원의 다양한 기여도를 통합하는 것을 더욱 쉽게 하는 지속적인 피드백순환고리로의 역할을 하며, 통합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PO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된다.

하지만 이런 기제가 자동으로 기능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흥미롭거나 중요한 프로젝트라도 필요한 업무가 모두 똑같이 흥미롭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제한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관리자들은 사람들이 팀의 더 큰 대의를 위해 개인의 목적(예를 들어, 가장 흥미로운 업무나 어려운 기술을 다루고자 하는 욕구)을 조정하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유도할 수 있는 충분한 권한이 있어야 한다.
PO의 역할이 관리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의 문제는 PO의 권한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럴 경우, 이들은 효과적인 통합자가 될 수 없고, 애자일 팀의 업무는 제대로 기능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예로, ‘PO가 권한을 상실한 경우: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의 사례’ 참조)

 

PO가 권한을 상실한 경우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의 사례

한 급성장중인 인터넷 스타트업이 애자일 팀들을 중심으로 회사를 조직했다. 이 팀들로 인해 이 회사는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니즈에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었으며, 해당 산업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치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급속하게 성장하는 도중, 이 팀들은 과속방지턱에 부딪혔다. 임원진은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 문제의 증상은 확실했다. PO와 팀원들 간의 갈등, 팀과 회사의 상응 부서 간의 갈등이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직업불만도의 급격한 상승이었는데, 이는 PO의 높은 이직률로 이어졌다. 매력적이고 선망의 대상이었던 역할이 회사의 가장 재능 있는 직원들이 기피하는 자리가 돼 버렸다.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져 PO자리를 채우는 자체가 어려워졌다.

이 회사의 행동체계 분석을 통해 PO가 심각한 권한 상실로 힘들어 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초기에는, 가장 중요한 업무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이 회사의 앱을 다운로드하고 사용- 이 회사의 관리자들이 ‘도달(reach)’ 이라고 부르는- 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도달률을 최대화하는 것은 대부분의 인터넷 사업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내는 데 핵심이었다.

급속하게 확장되고 있는 도달에서의 역할은 PO 권한의 핵심원천이었다. 이들은 애자일 팀에서 고객을 대변했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 흥미롭고 매력적인 앱을 만들어 내는 데 있어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었다. 이는 팀원들에게 정말로 중요한 문제, 즉 흥미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성장의 동력이 되는 훌륭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내고, 회사의 미래에 중요한 프로젝트에 눈에 보이는 기여를 하는 것, 대해 PO에게 상당한 권한을 준 것이다.

하지만 성공과 함께 복잡성은 더욱 증가했다.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상품 라인이 다양해 짐에 따라 이 회사는 새로운 기술 및 비즈니스 역량을 개발해야 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의 중요사항이 도달률에서 수익창출로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훌륭한 상품을 빠르게 증가하는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았다. 진화하는 기술 인프라와 플랫폼을 이용해 상품을 고객들에게 전달해야 이 회사가 경제적으로 기술적으로 지속가능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변화로 인해 팀원들이 더 큰 협업을 위해 개인 목표를 수정해야 하는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프로그래머들이 ‘기술부채(tech debt)’ – 고객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현재의 쉬운 기술적인 해결책을 선택하는 것(이후 재작업 비용을 감수하고)과 시간을 들여 다양한 상품과 플랫폼에 사용될 수 있는 더욱 탄탄하고 표준화된 해결책을 개발하는 것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라고 부르는 딜레마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수익화를 실행하기 위해 이 소프트웨어 기업은 기술 부채 이슈를 정면으로 해결해야 했다. 이는 애자일 팀의 업무를 매우 복잡하게 만들었다. 현업 담당자들은 기술 부채의 해결책을 원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 기능이 조직의 기술플랫폼 전체로 확장 가능하지 않다 하더라도 단지 매력적인 프로젝트를 원했다. 팀원들 역시 기술부채 해결책을 찾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차세대 킬러앱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덜 매력적인 일이었다.

갑자기, PO의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 이들은 더 이상 효과적으로 팀의 협업을 조정할 수 있는 충분한 권한이 없었다. 한 PO는 이 딜레마를 이런 식으로 표현했다.

‘예전에는, 모든 사람들이 회사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 쉬웠지만, 현재는 팀원들이 우리에게 의지하는 것보다 우리가 팀원들에게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

이 회사의 임원진들은 여전히 심각한 관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PO들에게 효과적인 통합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하는 문제이다. 아마도, 고객들의 대리인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회사의 고위 시스템 아키텍트의 대리인이 되어 팀들이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는 것과 기술 부채를 해결하는 것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보다 잘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혹은 회사의 현업담당자들간의 협동을 증진시켜 다양한 플랫폼에 확장가능한 방식으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도록 하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세 번째 접근은 현업담당자들이 시스템 아키텍트의 견해와 니즈에 더 귀를 기울여 그들의 의견을 고려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부 현업담당자들이 시스템 아키텍트 역할을 순환보직으로 담당하게 되고 일부 시스템 아키텍트들은 현업담당자 역할을 하게 되는 방식의 경력 경로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정답을 찾기 위해서 이 회사의 고위 경영진들은 우선 PO들이 행동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일선 관리자들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나아가 이 시스템을 더욱 확실하게 의식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다.

 

조직 맥락 형성하기

최근, 나는 애자일 팀을 실행중인 한 회사의 고위 관리자에게 애자일 실행에 있어 그의 역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나는 팀을 구성하고, 그 이후에는 방해가 안되게 길을 비켜준다.’ 고 그는 답했다.

이 대답에는 중요한 사실이 담겨 있다. 애자일의 핵심 원칙은 업무에 밀접한 이들이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의 개발 방법과 업무 및 목적의 장기적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통제력을 유지하거나 팀들의 업무 수행 방식을 지시하려는 고위 관리자들이야말로 확실히 애자일 실행을 저해시키는 요소이다.

하지만, 이 관리자의 대답은 새로운 업무환경에서 고위 관리직 역할의 복잡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자율관리 팀에 대해 통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 팀들을 방치한다는 것이 아니다. 일선 관리자들과 마찬가지로 고위 경영진들은 중요하고 지속적인 ‘행동을 통한 프레이밍’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양쪽 세계 모두에 있어 최악의 결과- 너무 지나친 통제와 너무 부족한 참여 및 지원이 동시에 발생하는-가 될 수 있고 새로운 업무방식의 효과를 저해할 수 있다.

애자일한 조직에서 고위 관리자들의 역할은 사람들이 하는 일의 내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 일에 대한 맥락을 제시하는 것이다. 즉, 직원들이 그들의 당장의 목표가 조직의 전략 및 비즈니스 목적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고위 관리자들은 확실한 전략적인 맥락을 분명히 설정해, 팀들이 이를 ‘북극성’으로 사용하면서 그들의 자율성이 그 목적과 일치하도록 하며, 자율적으로 행동할 때 그 지침으로 삼도록 한다. 이 같은 전략적 맥락 없이, 애자일 팀을 구성하는 것만으로는 비즈니스 가치를 만들어낼 수가 없다. (그 예로, ‘전략적 프레이밍의 실패: 미디어 기업의 사례’ 참조.)

물론, 고위 관리자들은 결코 일선 관리자들만큼 업무에 가까울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위 급 차원에서 행동을 통한 프레이밍 역시 관리자들을 다시 일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첫 번째 단계는 고위관리자들과 조직의 업무가 이루어지는 팀들간의 거리가 제한요소일 수도 있지만(스스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한 보통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는 또한 자원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결국, 조직의 최고층에 있는 관리자들은 비즈니스 의무사항들, 회사가 외부환경에서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들, 그리고 달성해야 하는 목표들에 대해 보다 광범위한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은 업무의 작은 세부사항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볼 수 있다. 소위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인지적 여지’ 가 더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그들은 팀의 성과를 최대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위치에 있는데 예를 들어, 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당연시 여겼던 가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더 폭넓은 맥락과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관건은 이 거리와 그로 인해 생기는 관점을 직원과 팀들이 ‘느낄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고위 경영진들은 우선 풍부한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거리가 느껴지게 한다. 조직이 다양한 목적을 추구하는 복잡한 환경에서, 실적목표가 이 목적의 복잡성을 반영하고 목적달성에 필요한 트레이드오프를 인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풍부한 목표는 사람들간의 상호주의, 즉 그들이 협동을 통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고 각자의 성공이 다른 이들의 성공에 달려 있다는 상호확신, 을 강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풍부한 목표설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고위 관리자들은 정기적으로 팀들과 상호작용하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생각 파트너(thought partner)’로서 함께하는 것을 통해 이 목표를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팀의 업무에 대해 충분히 관여해 현장의 문제점에 대해 적어도 일차적인 이해를 하고, 실수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팀이 궤도를 적절히 수정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팀의 경험을 통해 학습할 수 있는 개방적인 태도를 취해 조직의 전략적 비전이 현장의 가장 최신의 혁신내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예로, 애자일 변혁을 추진중인 한 대기업에서, CEO와 경영진은 이 프로그램의 본격적인 실행을 위해 일주일 중 하루를 커뮤니케이션에 투자하고 있다.

확실히, 애자일한 조직에서 효과적인 경영진은 단순히 ‘방해가 되지 않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한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참여와 관리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 복잡한 일에, 지름길은 없다. 고위 관리자들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사람들이 가치창출에 집중할 수 있는 조직의 맥락을 형성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고위 관리자들도 다시 일해야 한다. (그 예로, ‘풍부한 목표 형성하기: 명품기업의 사례’ 참조. )

 

전략적 프레이밍의 실패

미디어 기업의 사례

이 미디어 기업은 비즈니스의 급속한 디지털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전통적인 비 디지털 콘텐츠를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와 채널로 전환하면서 회사의 상품개발 프로세스에 혼란이 야기되고 있었다. 회사가 상품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신상품을 출시해야 하는 바로 그 때에, 프로세스 지연과 품질 저하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회사는 한참 성장중인 소프트웨어 직원과 디지털 전문가들로 구성된 애자일 팀을 꾸리고 PO와 스프린트 등 애자일 역할과 활동을 전면적으로 도입했다. 하지만, 회사가 현재 ‘애자일을 실행중’ 임에도 불구하고(적어도 경영진이 생각하기에), 지연과 품질저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이는 회사의 전통적인 상품 조직과 새로운 기술 조직간의 의견불일치와 내부갈등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고위 관리자들이 그들이 직면한 비즈니스 문제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소프트웨어 설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디지털 상품개발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결과물인 상품의 기능이 충분히 우수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즉, 그들은 애자일을 소프트웨어 개발을 개선하는 측면에서 주로 이해했다. 기술 조직의 새로운 소프트웨어 인재들로 애자일 팀을 구성했지만 정작 제일 중요한 회사의 상품 조직 콘텐츠 전문가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가 직면한 진짜 문제는 더 우수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화를 통해 더 큰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상품조직과 새로운 기술 조직간에 완전한 통합이 필수였다. 고위경영진이 최종목표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한 것은 애자일 팀의 구성이 심각하게 불완전하다는 의미였다. 가치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상품측과 기술측의 협동을 위한 적절한 맥락을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이 팀에는 콘텐츠 전문가들이 속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협동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 미디어 기업에서 고위관리자들의 실패는 단순한 프레이밍의 실패가 아니라 실행의 실패이기도 했다. 이들이 새롭게 구성된 애자일 팀의 실제 업무와 거리가 있다 보니, 지연과 미흡한 성과가 사실은 더 큰 문제(불완전한 팀 구성)의 증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없었다. 오히려, 그들은 팀의 일정지연과 낮은 품질을 문제 삼았고, 부서 관리자와 팀의 PO 간에 갈등이 있거나 의견이 일치되지 않을 때마다, 고위 관리진의 의견이 팀보다 우선시됐다.

이로 인해 PO들은 매우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팀에는 콘텐츠 전문가가 없기 때문에, 고객니즈 충족을 위해 필요한 스킬과 전문기술 전체에 대해 영향을 미칠 수가 없었다. 또한 끊임없이 고위경영진들이 개입하기 때문에, 완전한 자율성을 가질 수도 없었다. 팀원들은 여전히 그들의 실적을 평가하고 인센티브 보상을 결정하는 부서 관리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 모든 요소들 때문에, 팀원들 간에 상호주의는 부족했고, 팀 내부의 필수적인 피드백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그로 인해 협동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미디어 기업의 문제는 애자일 팀만의 실패라기보다는 고위 경영진의 실패였다.

이 미디어 기업의 문제는 애자일 팀의 실패라기보다는 고위 경영진의 실패였다.

 

풍부한 목표 형성하기

명품기업 의 사례

한 명품기업의 핵심본부 고위경영진들은 그들의 운영이 급변하는 경쟁환경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신상품 출시속도와 중요 글로벌 마케팅 캠페인이 허용할 수 없을 수준으로 더디게 진행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고위 경영진들이 경쟁력 있는 차별성의 핵심 원천인 상품의 품질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다고 느낀 것이다.

이 문제는 부분적으로는 이 비즈니스의 복잡성이 가중된 결과였다. 명품 비즈니스는 점점 더 글로벌해지고 있으며 이는 신상품 카테고리가 더욱 확장되고, 더 많은(그리고 더 차별화된)로컬 시장이 생겨나고, 로컬 기반의 새로운 틈새시장 경쟁자들이 많이 등장함을 의미한다. 이 같은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이 조직은 새로운 관리 계층을 도입했지만 그 결과 두 개의 역설적인 결과에 이르렀다. 첫째, 협동이 곤두박질했다. 이 본부의 팀원들이 비즈니스 복잡성과 조직 복잡도의 증가에 대해 보인 반응은 조용히 로컬 목표 최적화, 비즈니스 전체가 아니라, 에 주력하는 것이었다. 둘째, 새로운 관리 계층은 고위경영진이 본부의 업무에서 멀어지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중요한 정보가 그들에게 전달될 즈음에는, 이미 어떤 조치를 취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기였으며, 이는 통제력이 상실되는 느낌을 만들었다.

이 본부의 경영진들은 애자일을 업무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여겼기 때문에, 애자일 팀, 관행, 원칙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음을 금새 깨달았다. 그들은 직원들이 애자일 노력의 목표를 이해하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최선을 다하고 협력을 통해 새로운 접근방식이 성공하도록 해야 하는 동기는 무엇이 될 것인가? 이는 마치 군대에서 부대 결속력의 원칙과 같다. 군인들이 공동의 대의로 단결한다면 동료를 위해 불가능한 일도 하게 될 것이다. 해당 본부장은 이것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전쟁을 할 좋은 이유를 찾아보자.’

이 본부장과 그 팀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애자일 노력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새로운 애자일팀들에게 의미있는 구체적인 목적들로 전환했다. 몇 년 동안, 이 회사는 광범위하고 야심 찬 방식으로 브랜드에 대해 논의해왔었다.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가 되는 것, 고객들에게 힘을 실어 주어 고객들이 스스로를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멋진 모습을 통해 멋진 기분을 느끼게 해 주는 것 등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고상하다 할 지라도 이런 포부들은 너무 추상적이고 일상 업무를 하는 직원들과 너무 동떨어져 있었다. 그들이 이 야심 찬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정말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

핵심은, 임원진이 판단한 바에 따르면, 이 노력을 회사가 업계의 주도권을 탈환하기 위한 방법으로 설정하는 것이었다. 이는 오랫동안 이 회사의 경쟁우위의 원천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 시장 지위가 하락했던 상품 카테고리에서의 장악력 회복에 달려 있었다. 이것만 해도 이미 구체적인 목표지만, 경영진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 카테고리에서 1위가 되기 위해서는 2개의 주요 시장에서 이 회사의 비즈니스에 중대한 변화가 반드시 필요했다. 아직 진출하지 않은 중국 시장과 최근 몇 년 간 심각하게 부실한 실적을 보이는 미국시장이었다.

이렇듯 어느 때보다 정교한 목표들을 설정하자 애자일 노력에 초점이 될 구체적인 시장, 상품 카테고리 상품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 또한 함께 일하는 새로운 접근법에 대해 직원들이 보다 흥미를 느끼게 할 수 있었다. 그들은 단순히 운영상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지위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상품 개발 및 마케팅의 효율성과 효과가 상당히 개선되어야만 했다. 애자일 노력은 목적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 자체가 아니었다.

이 본부장은 야심찬 목표를 프레이밍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그녀는 새로운 애자일 팀들과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이 프레이밍을 공식화했다. 일단 팀이 출범하면, 이 부서장은 이들과 정기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사람들에게 그들의 노력이 매우 보람찬 일이라는 것을 확신시켰다. 그들은 단순히 새로운 상품과 마케팅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었다. 그녀는 팀의 진행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간접 보고서에 의존하지도 않았다. 주간 회고에 참가해 사람들에게 그녀가 그들의 노력을 알고 있으며 당장의 어려운 트레이드 오프를 충분히 전달받고 있어 최선의 해결책에 대해 늦지 않게 의미 있는 지시를 내릴 수 있음을 몸소 보여줬다. 실제로, 그녀는 선순환을 만들어 냈고, 팀의 자율성을 절대 해치지 않고 적기에 적절한 정보를 제공받으며 이루어진 고위 경영진들의 참여는 팀의 역량을 최대치로 이끌어 내어 팀이 하는 일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다.

이렇게 창출된 부가가치의 증거 중 하나는 지금까지 새로운 애자일 팀이 모든 프로젝트의 마일스톤을 과거보다 훨씬 더 빨리 완수했다는 점이다. 동시에 직원들은 훨씬 더 적극적이며 더욱 진지하게 아무도 혼자서는 해낼 수 없었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업하고 있다. 정보공유가 더욱 많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이 회사가 출시하는 상품과 마케팅 캠페인은 경쟁업체들보다 그 품질이 더욱 뛰어나며 시장에서 차별성이 더욱 우수하다.

 

행동체계 발전시키기

관리자들을 다시 일하게 하는 것은 조직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는 기업이 관리자를 선택하고, 개발하고, 승진시키는 방법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경력 경로 문제를 생각해 보자. 과거 지휘통제 환경에서, 전형적인 관리직의 경력경로는 단일 분야나 활동-예를 들어, R&D, 운영, 마케팅 등-에서 개인의 통제범위가 점차 증가하는 것이었다. 임원진이 서로 다른 사일로(silo)를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데서 발생하는 복잡성을 감당하는 것은 오직 조직 계층구조의 최고층에서만 가능했다.

이와는 달리, 새로운 업무환경에서는, 승진은 보통 행동체계로서의 조직을 관리하는 책임이 확장되는 것을 말한다. 개인의 발전은 점점 복잡해지는 조직적 맥락에서의 행동을 관리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복잡성은 가치창출에 필요한 상충되는 요구사항들의 수와 관련 직원의 전문 기술의 다양성으로 정의된다.

어떤 조직이라도 조직의 고유한 상황을 고려해, 관리자들을 다시 일하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것, 관리자들이 필요로 하는 스킬을 개발할 수 있는 경험을 계획하는 것, 승진을 위한 경로를 확립하는 것은 상당한 주의집중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늘 그렇듯 모든 것을 미리 만들어놓고 새로운 구조와 프로세스가 알아서 움직이도록 두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과거의 지휘통제 모델의 실수를 반복하는 셈이 된다. 한 CEO가 말했던 것처럼, ‘완벽히 애자일한 조직은 설계될 수 없지만, 조직으로 발전될 수는 있다’ 이를 위해서는 행동체계로서의 조직을 지속적으로 미세 조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나는 동료들과 함께 관리자들이 이 미세조정을 시작하기 위해 당장 오늘부터 지킬 수 있는 6가지 기본적인 규칙을 정리했다.6 이 규칙들은 조직 복잡도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고 효과적인 협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가벼운 개입이다. 관리자들이 애자일을 비롯한 어떤 종류의 업무혁신의 실행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지와 직접 관련돼 있다. 또한 관리자들 스스로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 일해야 할 지와 관련 중요한 사항들이다.

 

직원들이 실제로 하는 일 이해하기

조직의 행동체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관리자들은 우선 기업 실적의 원동력이 되는 행동역학을 이해해야 한다. 사람들은 어떤 일을 왜 하는가. 모든 실적관련 문제나 목적에 대해, 관리자들은 다음 질문을 물어야 한다.

  • 우리의 전략실행에 있어 핵심적인 진실의 순간(the moment of truth)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나 조직부서는 어디인가?
  • 이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그들의 행동이 개인적으로 혹은 다른 이들의 행동들과 어우러져 조직의 성과창출에 기여하는가?
  • 이 사람들은 왜 그 일을 하는가? 어떤 행동이 조직의 목표에 반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행동을 하는 ‘정당한’(개인적으로 합리적이라는 의미에서)이유는 무엇인가?
  • 조직의 맥락에 어떤 변화가 있어야 실적개선 측면으로 이어지는 행동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인가?
  • 이 변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어떤 종류의 개입이나 공동의 의지-동료, 다른 부서, 혹은 고위 경영진이든-가 필요한가?
  • 관리자로서 나는 어떻게 이 개입과 공동의 의지의 실천에 도움을 줄 것인가?

앞으로 점점 더, 관리자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평가 받아야 한다. 왜? 모든 직급에서 더 많은 경영진들이 이 질문을 일상적으로 묻는다면, 그들이 조직의 행동역학구조를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역학구조를 더 정확히 이해할수록, 행동체계의 개입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협업을 도모할 수 있는 있게 될 것이다.

 

통합자 강화하기

이런 개입 중 하나는 조직의 자연스러운 통합자를 파악하고 강화시키는 것이다. 통합자들은 협업을 통해 업무 수행을 하는 개인이나 업무단위를 말한다. 그들의 역할은 복잡한 업무 환경에서 특히 중요하다. 이들을 강화시키는 것은 첫째, 이 역할의 관리적 본질을 인식하는 것이고, 그 이후 그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들(예를 들어 애자일 팀의 PO)에게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한 충분한 권한을 부여해 기꺼이 서로 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권한의 전체 수준 향상시키기

권한은 새로운 업무 환경에서 나쁜 어감인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전통적인 조직에서 권한이라고 하면 계층구조와 관련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에 대해 좀 다른 의견이다. 권한은 한 개인이 다른 사람에게 중요한 이슈에 차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일 뿐이고 관리자가 이를 인식하든 아니든 조직 생활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뿐만 아니라, 권한이 조직에서 분배되는 방식은 효과적인 성과창출에 중요한 실행가능요소(혹은 제한요소)이다. 때때로, 행동 체계에서 권한의 전체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은 협동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다. 이는 카드게임에서 덱에 있는 카드의 개수를 늘리는 것과 같다. 카드 수가 많을수록, 카드 플레이어가 만들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더 다양해 진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행동옵션을 확대하면 이들이 복잡한 업무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만족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새로운 업무환경에서, 관리자의 지속적인 판단을 대체할 만한 것은 없다.

상호주의 증대하기

상호주의는 행동체계에 속한 사람들 간에 그들이 협동에 대해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고 각자의 성공이 다른 이들의 성공에 달려 있다는 상호확신이다. 또 다른 중요한 개입은 직원들간의 필수적인 상호의존성을 더욱 가시적으로 만드는 기제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단순한 개인의 목표를 넘어서 개인의 행동이 다른 이들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한 풍부한 실적 목표는 행동 체계에서 사람들간의 상호주의 개념을 증대시키는 한 가지 방법이다.

 

미래의 그림자 연장하기

관리자들이 행동체계를 양성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방식은 피드백 순환을 만들어 사람들이 지금 내리는 결정과 취하는 행동의 미래의 결과에 직접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관리자들은 특정 그룹의 사람들이 함께 일해야 하는 시간을 연장해 그들이 ‘모두 같은 운명에 놓이게’ 할 수 있다. 이는 업무단위로서 다기능 애자일 팀의 기본 원칙이다. 혹은 조직이 마감기한을 빠르게 하거나 목표의 빈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이는 스피린트의 기본 개념이다. 미래의 그림자를 연장하는 또 다른 방법은 사람들이 ‘다름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 내리는 결정의 결과를 다음 업무에서 경험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경력경로를 구성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협동에 대해 보상하기

마지막 규칙은 조직이 직원들에게 주는 재무적, 비재무적인 보상에 있어서 협동 요소를 더욱 많이 반영하는 것이다.

앞서, 나는 협동을 측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설명했다. 언뜻 보면, 관리자들은 이 어려움을 제한요소나 한계점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이는 그들의 역할의 근본적인 완성도를 재정립하는 주요 원천이다. 이것이 새로운 업무환경에서 관리자의 지속적인 판단을 대체할 것이 없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어떤 시스템, 지표, 기준도 판단을 내리는 인간보다 한 그룹의 사람들 간에 협동의 효과를 더 잘 평가할 수 는 없고, 이것이야말로 협동을 잘 한 이들에게 보상을 해주고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그에 따른 대가를 책임지게 하면서, 관리자가 해야 하는 역할이다.

관리자의 판단이 새롭고, 더 유동적이고, 더 자율적이고, 자체관리되는 업무환경에서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이 판단이 제대로 된 정보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 것도 물론 매우 중요하다. 이제 더 이상 관리자가 멀리서 간접적인 정보나 보고(스스로의 편견은 말할 것도 없고)에만 의존해 판단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협동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관리자들은 반드시 조직과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을 가까이에서 경험해야 한다.

더욱 복잡해지는 새로운 업무환경에서 관리자의 판단력이 점점 더 중요해 지는 것은 관리자들을 다시 일하게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이다.

 


1. 이 보고서에서는, 업무혁신의 폭넓은 현상 중 한 가지 사례로서의 애자일을 강조한다. 관리에 주는 교훈은 다른 접근에도 똑같이 적용가능하다.
2. 비즈니스 복잡성 증가와 조직의 대응방식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2014년 Harvard Business Review 의 Yves Morieux와 Peter Tollman의 ‘Six Simple Rules: How to Manage Complexity without Getting Complicated’ 참조.
3. BCG Henderson Institute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1950년대부터 거의 변동이 없었던 비즈니스 영업마진의 변동성이 1980년 이후 두 배 이상 상승 (최고마진과 최저마진의 격차 역시 두 배 이상 상승); 해당 산업에서 상위 3대 순위에서 밀려난 기업의 비중이 1960년 2%에서 2008년 14%로 증가;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 수익성 역시 1위일 가능성이 1950년 34%에서 2007년 7%로 하락. 2011년 8월 BCG 기사 ‘Adaptability: The New Competitive Advantage’ 참조.
4. 현재 조직에서 자율성과 협동성을 조합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2017년 BCG 에세이, ‘Health Care’s Value Problem- and How to Fix it’ 참조.
5. 전문화의 역설이 다른 산업에서 어떻게 발현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례는 2011년 9월 BCG 포커스 ‘Can R&D Be Fixed? Lessons from Biopharma Outliers’와2017년 BCG 에세이, ‘Health Care’s Value Problem- and How to Fix it’ 참조.
6. 6개 규칙은 사회과학의 기본 개념, 특히 게임이론에서 차용함. 이 규칙의 과학적 기본사항에 대해서는 20페이지와 21페이지의 Six Simple Rules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