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기업 리더들의 시야는 급격히 좁아졌다. 생존, 적응, 회복력이란 눈앞의 이슈에 골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나은 회복세가 지속하면서, 리더들은 다시 먼 곳을 내다보고 있다. 지금은 리더들이 단지 회복이나 한 해 앞을 전망하기보다 다음 경제 사이클 전체에 대해 생각해보기 좋은 때이다.
경기 확장의 라이프 사이클
경기 확장의 라이프 사이클은 노동시장의 관점에서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다. 소위 확장의 ‘초기(young)’ 단계에서, 이전 불황으로 인한 높은 실업률이 경기 팽창을 촉진한다. 하지만 일단 노동 시장이 타이트(tight)해지면, 이 사이클은 근본적으로 다른 특성을 가진 ‘후기(old)’ 단계로 접어든다. 즉 채용이 어려워지고, 성장이 더뎌지며, 인플레이션이나 버블 위험이 불거져 나오면서 취약성은 커진다.
‘포스트 코로나 사이클’의 초기는 초기 단계에 있지만 후기 단계로 보이는 굉장히 독특한 경로에 있다. 아래 차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실업률 상승은 일반적으로 노동 시장이 수축하기 전 수년간의 확장을 의미한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경로는 일반적일 때보다 그 경사가 훨씬 더 가파르다. 미국 경제에서는 보통 실업률이 약 4.5%일 때 노동시장이 타이트하다고 본다. 현재의 6.3% 수준에서 이에 도달하는 것은 2022년 말 이전이 될 수 있다.
즉, 확장의 후기에 도달하는 것 그 자체가 리스크의 징후는 아니다. 그보다 리스크는 사이클이 오래 지속되어 거시경제 불균형에 압력이 가해질 때, 특히 정책적으로 더 큰 성장을 추진할 때 발생한다.
포스트 코로나 경기 확장기 장기화?
다음의 세 가지 요인이 결합해 포스트 코로나 사이클의 회복력이 개선되어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다.
- 서비스업의 부상. 코로나 시기에 대부분 서비스업이 불황임을 고려하면 서비스업이 경기 확장의 지속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일견 직관에 반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봉쇄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 충격에만 해당하는 독특한 것이고, 팬데믹만 아니면 서비스 산업은 물리적 상품 소비보다 변동성이 훨씬 작다. 서비스가 물리적 생산을 점차 대체했다는 사실은 사이클의 탄력성을 이미 강화했다. 또 다른 전후 사이클을 끝낼 수 있었던 2015년 프래킹(fracking) 산업의 몰락을 생각해보자. 이로 인해 에너지 부문이 불황을 겪었지만, 전체 경제에 비하면 경기 확장이 궤도를 벗어날 만큼 심각하지는 않았다.
- 통화 정책 완화. 전통적으로 순환 주기가 타이트해지면 과열 방지를 위한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취약해진다. 현재 잘 고정된(well-anchored) 인플레이션은 정책 입안가들이 매우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지만, 너무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목표치를 초과할 때까지 금리를 낮게 유지해야 하는 면도 있다. 따라서 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기 확장기가 끝날 가능성은 작고, 확장기의 장기적인 지속과 불균형에 도움이 되는 경기 부양책을 제공할 여지가 커진다.
- 공격적인 재정 정책. 통화 정책과 달리, 재정 정책은 정치적으로 조절되고 대부분 경기 확장을 연장하려는 본능에 따라 결정된다. 앞으로 달라질 부분은 코로나 경기 부양 경험에 의해 촉진될 가능성이 있는 더욱 과감한 정책 문화로, 경기 확장기의 지속과 불균형을 지원하는 공격적인 경기 부양책이 더욱 용인될 것이다.
경기 확장기가 특히 성숙 단계에서 장기적으로 지속하면, 그 결과 인플레이션과 버블이라는 두 개의 다른 형태의 불균형이 발생하는데, 둘 다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다.
인플레이션 리스크 이해하기
인플레이션이 30년 이상 미국과 여러 국가의 경제에서 하락세를 보임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중들의 지속적인 두려움은 많은 면에서 놀라운 수준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경기 확장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가중할 수도 있다.
- 일시적 인플레이션. 현재 인플레이션이 당장 발생할 것이라는 두려움과 달리, 이 상승이 일시적일 것을 고려하면 위험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3월과 4월에 작년 대비 인플레이션은 상승할 것이다. 작년 같은 시기에 팬데믹로 인한 수요 충격이 최고조에 달해 물가가 특히 약화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정책 입안가들과 시장이 무시해야 하는 요소이며, 실제로 그럴 것이다.
- 인플레이션 비불황 억제. 지속적으로 타이트한 노동시장은 결국 가격 압박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 통화 정책 입안가들은 이에 대응해 효과적으로 압력이 완화되고 경기 확장 주기가 계속될 수 있도록, 즉 많은 이들이 원했던 소위 ‘연착륙’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인플레이션 불황 억제. 똑같은 인플레이션 압박이 정책 입안가들이 감당하기에 너무 강력해서 정책이 경직되고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럴 법하기는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잘 고정되어 있고, 정책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면서도 천천히 움직이는 능력이 있음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작다.
- 인플레이션 체제 파괴. 정책으로 통제되지 않거나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에 의해 장려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잘 고정된 인플레이션 체제가 와해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가능하기는 하지만, 그럴 법하지는 않은데 특히 단기적으로 그렇다. 체제 파괴를 촉발하기 위해서는 수년간 경직이 지속하고 정책이 무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 기대를 관리해야 하는 정책 입안가들에게는 추가적인 리스크가 또 있다. 이 시장 기대는 앞으로 수년간의 통화 정책 완화 기조를 가정한 것으로, 더 빠른 금리 상승을 추진하는 것은 시장 혼란을 야기하지 않고는 실행이 어려울 수 있다.
버블(Bubble) 리스크 이해하기
버블은 갑자기 만들어질 수 있고, 정책 입안가들이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기 사이클에 더 심각한 리스크가 된다. 버블(닷컴 버블(Dot-com bubble)과 주택 버블)이 지난 세 번의 경제 주기 중 두 번을 끝장냈다는 점을 상기해야만 한다. 또한, 버블은 다양한 형태(평가 가치, 품질, 수량, 속도)로 발현될 수 있지만, 꼭 문제로 끝나 관리 방법에 대한 선택이 어렵게 되는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오래 지속하고 경직된 경제 주기는 특히 통화 완화 정책과 어우러진 경우 버블 형성의 좋은 기반이 된다. 버블이 고조될 수 있는 여러 방식과 그 영향을 생각해 보자.
- 상품 버블. 영향력이 작아 단일 시장 혹은 소그룹의 시장에서 발생한다. 이 시장에 관련된 비즈니스에는 급격하고 어려운 도전 과제일 수 있지만, 이 시장에 속하지 않은 비즈니스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 예로, 1990년대 비니 베이비(Beanie Babies) 열풍 당시 이 5달러짜리 봉제 인형의 중고가는 1,0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 교차 부문 버블. 금융 및 실물경제에 파급 효과를 미치기 때문에 더욱 큰 영향력이 있다. 본질적으로 거시경제에 더 위협적이지만, 일부는 펀더멘탈(Fundamental)에 그 뿌리를 둔 것이기 때문에 모두가 나쁘게 끝나지는 않는다.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생각해보자. 매우 낮기는 하지만 얼마간 역사적인 저금리 기조(2020년보다 다소 높기는 해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금리의 상승은 문제 될 것이 없다.
- 사이클 종식 버블. 교차 부문 버블 중 터졌을 때 실물 혹은 금융 역풍을 만들어 경기 확장을 종식할 만한 규모를 뜻한다. 1990년대의 경기 확장기가 막을 내리게 한 닷컴 버블과 2000년대의 경제 성장기를 종식시킨 주택 버블이 최근 사례들이다.
- 구조적으로 관련된 버블. 사이클을 종식시킬 뿐 아니라, 정책 입안가들의 의지 부족 혹은 능력 부족으로 인해 충족되지 않는 정책 도전 과제를 만들어 낸다. 둘 다 현재 상황에서는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버블 현상은 경제 체제를 파괴하고 1920년대 주식시장 버블과 대공황의 경우처럼 사회에 특별한 발자국을 남긴다.
리더들은 어떻게 대비할 수 있는가
외부의 충격이었고, 그래서 거의 예측할 수 없었던 코로나와는 달리 앞서 논의한 불균형과 리스크는 시스템 내부에서 생성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커진다. 즉, 비록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할지라도 리더들이 인식을 제고하고, 모니터링하고, 이런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키울 기회가 있다는 의미다.
앞서 논의한 주기적 리스크에 대한 회복력을 개선하기 위해 리더들이 취할 수 있는 몇 가지 대책은 다음과 같다.
- 리스크를 추적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리스크 모니터링, 분석 기술 역량, 시나리오 계획 수립 능력을 향상한다.
- 확장 투자를 하는 와중에도 이후 상황 반전에 대비한 회복력 수립을 위해 유연성을 확보한다.
- 숨겨진 취약점을 찾아내기 위해 압박 테스팅 전략 및 계획을 세운다.
- 기업들이 효율성과 마찬가지로, 명시적으로 회복력에 대한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관리하며, 측정하는 동시에 트레이드 오프에 대해 현실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 지적 개방성의 필요가 발생 시, 반대 전략을 구사하고 실행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한다.
다음 사이클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어도 전체적인 윤곽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리스크 혹은 기회는 알 수 있다. 선견지명이 있는 리더들은 이를 활용해 확장 전략이 궤도를 벗어나는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