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의 결과로, 자택 대피령으로 인해 고객들의 이동이 제한되고 공장은 계속 문을 닫음에 따라 자동차 산업은 2020년 최소 20%의 매출 하락에 직면해 있다. 이 매출 하락 예측치는 2018년 이래 자동차 업계가 경험해 온 연간 감소율 3%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소비자 관심도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웹사이트 방문은 대부분의 여타 산업 대비 자동차 산업에서 더 급격하게 하락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코로나의 타격이 큰 국가들에서 주간 방문 건수가 1월 말 이후 68%나 감소했다.
전례 없는 수요 하락이 어느 정도까지 실현될 것인지는 자택 대피령의 기간, 올해 후반기에 코로나19 감염이 재확산할 지의 여부, 또한 정부의 대응에 달려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OEM들이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회복기에 취하는 조치들이야말로 코로나19가 잠잠해진 후 그들의 시장입지와 재무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OEM들은 직원을 살피고 제조를 관리하며, 공급망을 안정시키기 위한 즉각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이들은 중대한 마케팅 의사결정도 내려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동차 OEM의 가장 큰 과제는 할인율을 관리하고 가격전쟁을 피하는 것이다. 이들 도전과제를 해결하면 마진을 확보하고 위기를 헤쳐나가며, 자동차 업계의 회복도 준비할 수 있다.
자동차 OEM을 위한 주요 과제
OEM들이 수요 진작 노력을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하는 경우 향후 수년간 가격결정권이 약화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사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디게 이어진 성장기에 일어났다. 2009년 겨울에 OEM들은 수요 진작을 위해 차량당 평균 할인을 크게 늘렸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큰 비용을 초래한 조치였다. 2009년에서 2019년까지 신차 가격이 과거 대비 몇 % 포인트 낮았으며, 이는 OEM의 마진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결과를 가져온 구조변화(structural break)를 의미했다.
이러한 교훈에 비추어, 코로나19 이후 회복의 목표는 가격삭감 없이, 따라서 마진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OEM의 시장지위를 재확립하는 것이다. 할인을 관리하고 가격전쟁을 피하겠다는 원칙과 의지는 OEM들이 이하와 같은 여타 중요한 도전과제들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 중고차 및 신차 재고 관리. 현재 주요 시장에서의 생산과 수요가 0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양의 가용재고가 창고 또는 딜러 사업장에 존재한다. 리스 계약 종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고차의 과잉공급 문제가 더 심각해 질 것이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한, OEM들은 큰 폭의 할인에 의존하지 않고 이들 재고를 줄이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 코로나19는 세계적인 위기이기 때문에, 자동차 시장은 한 번에 회복이 일어나기 보다는 시장마다 정도의 차이를 보이며 불규칙적으로 여러 차례의 회복세를 경험할 것이다. 회복의 시기, 형태, 그리고 정도는 예측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중국, 유럽연합, 또는 미국 등의 주요 시장 중 어느 곳에서 처음으로 또는 가장 빨리 회복이 일어날지도 확실하지 않다. 4월 중순, 독일은 자동차 영업소 영업 재개 허용 계획을 발표했으며, 회복의 조기 징후들이 중국에서 관찰되었다. OEM들은 주요 시장의 추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차량생산과 관련하여 매우 기민하게 움직여야 필요할 때 재빠른 전환이 가능하다.
- 신 모델 출시 관리. 2020년 초에 대다수 OEM들의 원래 물량 목표는 신 모델 출시에 전적으로 달려있었다. 그러다 코로나19 위기가 도래했다. OEM들은 출시 계획을 다시 추진하고 원래 가격 목표와 가능한 한 유사한 수준을 고수할 수 있다. (신차를 싸게 파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출시에 좋은 방법으로 보일지 몰라도, 신차의 라이프사이클에 걸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이다. 하지만 좀 더 현실적으로 판단하면, OEM들은 출시를 미루고 대신 구 모델의 라이프 사이클 수익을 관리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 유럽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 벌금 최소화.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많은 OEM 기업들이 EU내의 더 엄격해진 이산화탄소 배출 요건을 준수할 수 없게 될 것이다. 3월 19일 발표된 IHS Markit 연구에 따르면, 정책입안자들이 어느 정도의 구제조치를 제공하지 않는 한, 약 60%의 OEM 기업들이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2,000억 유로에 달하는 벌금에 처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취할 가능성이 있는 조치에 관계 없이, OEM들은 유인책을 활용하여 가이드라인 준수 개선을 목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차량 및 옵션구성을 고객이 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새로운 고객 행태에 적응.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 업계 내에서 진행 중인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소비자행동의 변화가 예측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초기에 경험했던 것처럼, 소비자 신뢰와 소득수준이 낮아지면서 소형차로 수요가 옮겨갈 수 있다. 또한 회복이 실현되면 OEM들이 온라인 소비자 직접(D2C) 참여 및 판매, 구독기반 판매, 혁신적 모빌리티 솔루션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생성될 것이다. 이들은 각각 새로운 가격 모델을 필요로 할 것이다.
즉각적 조치
각각의 도전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술과 시기는 시장마다 상이하다. 그러나 도전과제 자체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것이기 때문에 OEM들이 효과적 위기관리에 필요한 회복력과 원칙을 구축하기 위한 몇몇 즉각적 비상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
첫 번째 우선순위는 가격책정 전담팀을 만드는 것이다. 해당 전담팀은 가격책정, 영업, 생산, 유통 부서의 구성원들을 포함해야 하며, 글로벌한 다기능 팀으로서 가상 상황실에서 운영되면서 조직 전체에 보다 명확하고 엄격한 가격관리를 구현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다. 동 전담팀은 여러 시장과 부문에 걸친 수요 변화를 전체적으로 이해할 뿐만 아니라 개별 지역적 이해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공격적인 할인 또는 부가적 서비스에 대한 과소가격책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필요한 마진 손실을 방지하기 위하여 가격을 기민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다.
그런 다음, OEM들은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수요를 진작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신속하게 실행해야 한다. 많은 OEM들이 고객의 재정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규모 지불유예프로그램 등 이미 관련 조치들을 내놓았다. 일부는 봉쇄조치를 극복하고 판매를 실현하기 위한 혁신적 원격 영업협상 서비스도 시작했다.
OEM들의 또 다른 즉각적 우선순위는 가격전쟁을 피하는 것이다. 가격 수준을 유지하려면 할인에 대한 더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 불필요한 할인을 피하는 것 외에도 OEM들은 현금을 인센티브로 이용하는 대신 상향판매, 교차판매, 또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자사의 할인구조를 혁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판매금융 회사와 협력하여 고객의 구매자금을 제공하는 방안도 마진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가시적인 가격을 관리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대응과 회복
OEM들이 이들 비상조치를 실행하고 나면 대응단계에 진입하게 된다. 그러나 첫 번째 단계를 수행하기 전에 실시간 시장 역학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이들 역학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예측이 필요하다. 기존 예측도구들로는 코로나19위기를 발 빠르게 예측하기 힘들어지면서 OEM들은 웹 트래픽이나 소비자심리 분석 등 새로운 데이터 세트를 식별하는 데 주력하면서 추후 회복 과정에서 시장에서 학습한 것을 활용해야 하다. 그런 다음 신규 데이터 분석을 위해 시장분석 및 예측에 특화된 도구를 구축해야 한다.
대응단계의 첫 번째 수순은 기존 재고를 관리하는 방법을 파악하는 것이다. 딜러들이 최대한 빨리 재고를 처분하고자 하는 유혹을 참지 못한다면, 차량 마진을 크게 손상시키고, 손상이 영구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 위험할 정도로 심리적 기준가가 낮아지면 이는 시장이 회복한 후에도 한참 동안 유지될 수 있다. OEM들은 직접 인센티브를 통해 할인을 제한하고 파이낸싱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며 바이백(buyback)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수요가 더 높은 시장에 차량을 재할당함으로써 딜러가 이러한 유혹을 이겨내도록 도울 수 있다. 신차 가격 수준의 손상을 피하는 최후의 수단은 재고등록 전략을 도입하여 신차를 중고차로 판매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OEM이 동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면, 저배출 차량의 등록을 우선시하고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준수를 최적화해야 한다.
시장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회복하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빠르게 다시 창출될 수 있다. OEM에서 그러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차량 할당, 고객 인센티브 및 할인의 형태와 금액을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OEM들은 생산하는 차량 유형과 관련하에 매우 유연한 태도를 유지해야 하며, 주요 시장에서의 추세를 면밀히 관찰하여 적절하게 전환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할인과 인센티브, 할당, 유연한 생산, 그리고 수요에 기반한 차량 재할당을 기민하게 실행하는 것은 자동차 OEM들의 희망사항이 아닌, 의무사항이 되었다. OEM들은 새로운 구매 패턴이 등장함에 따라 기존 모델과 가정을 조정하기 위해 고급분석 역량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상적인 방안은 배출량 목표를 항상 염두에 두고 매주 물량과 마진을 최적화하는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것이다.
또한 OEM들의 애프터세일즈(after-sales) 수입원이 위기 이전보다 더 탄력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OEM들은 그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 예를 들어, 만약 고객이 현재 차량을 더 오래 유지하고 구매를 연기하려고 하는 경우, OEM들은 애프터세일즈 가격전략을 재평가하여 매출 극대화를 목적으로 패키지를 구성할 수 있다. 이러한 패키지에는 기존의 결합판매, 또는 차량개조 연계 서비스 등의 혁신적인 패키지와 가격 모델을 포함할 수 있다.
OEM이 대응책을 결정할 때, 딜러 네트워크와 긴밀히 협력하여 서로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 딜러들은 조치 실행에 대한 최종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며 매 조치마다 참여하고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OEM의 대응 계획의 효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그런 다음 OEM들은 회복을 위한 전투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경쟁구도를 예측하고 경쟁자들이 어떻게 위기에 대응할 것인지 예상할 필요가 있다. 가격 전쟁의 위협은 불꽃 하나로도 점화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태이다. OEM들은 그러한 위협을 창의적으로 완화할 수 있어야 한다.
고급분석의 역할
큰 폭의 가격인하 및 대규모의 일괄적인 고객 인센티브 프로그램 등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에서 OEM들이 벗어날 수 있는 시점이 있다면, 바로 지금이다. 고급분석 기법을 활용하여 자동차 제조업체는 공격적인 가격전략의 필요성과 마진 보전의 목표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가격 전략을 신중하게 결정할 수 있다. OEM들은 충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위기와 소비자 행동 변화에 비추어 모델을 수정함으로써 가격책정 방안들이 초래하는 영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미시적 수준의 가격탄력성에 기반하여 세그먼트 별 수요를 모델링하고 지불의사, 경쟁, 가격민감도 및 고객 평생가치를 고려하여 적절한 할인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
또한, 고급분석 기법을 활용하면 OEM들은 인센티브가 구매 의사결정에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경우와, 영향력이 거의 없거나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파악할 수 있다. 인센티브를 배분할 때 수익성과 이산화탄소 배출랑을 고려하고, 물량 증대라는 전통적인 목표를 넘어서 자동차 제조사에 가장 유익하고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급분석을 통해 도출할 수 있는 통찰력을 활용하여 OEM은 인센티브를 차별화하고 적절한 고객에게 적합한 할인, 리베이트 또는 프로모션으로 접근할 수 있다.
혁신적 사업모델의 역할
회복을 염두에 두면, OEM 기업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을 살펴볼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가 주어졌다. 코로나19 위기는 위기 이전에 등장하던 두 가지 경향을 강화시킬 것이다. 첫 번째는 전자상거래 채널과 D2C의 성장이다. 두 번째 추세는 구독 및 사용량 기준 가격책정 등의 혁신적 모빌리티 모델에 대한 수요이다. 두 모델 모두 OEM들이 현재 고객 및 잠재고객들과 풍부하고 깊이 있게 온라인으로 상호작용하도록 요구한다.
딜러가 고객과 가격을 협상하던 전통적인 OEM 판매모델은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D2C 매출을 성장시키고 최적화하는 것은 새로운 가격책정 도전과제를 야기한다. 온라인 거래는 협상의 범위를 제한하고 다른 종류의 인센티브를 요구할 수 있다. 단순한 차량 구독을 넘어 구독모델이 카풀, 승차공유 서비스 등을 포함하도록 확대되려면 OEM들이 현재의 가격책정 모델을 재고하고 전체 가치사슬을 조정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가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고도 갑작스러웠다. 그렇기 때문에, 회복까지의 여정은 당연히 가파르고 힘들 것이다. OEM들이 이러한 환경에서 얼마나 잘 해쳐 나갈 수 있는지는 두 가지 요소에 달려있다. 첫째, 패턴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그 어느 때 보다 기민하게 반응해야 한다. 둘째, OEM들이 급격한 시장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회복기에 성공하기 원한다면 대응책을 수립하는 방식이 매우 기민하고도 반복적이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회복이 전개됨에 따라 OEM이 어떻게 가격전쟁을 피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단 하나의 해답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