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병이 중화권에서는 안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다른 지역에서는 여러 진원지가 등장하면서 사태는 변곡점에 이르렀다. 코로나19가 발생한 국가는 지금까지 110개국 이상으로, 이는 불과 몇 일 전에는 80개국이었고, 일 주일 전에는 60개국 미만, 2월 중순에는 약 20개국이었던 것과 비교된다. 코로나19의 감염률은 이탈리아, 대한민국, 이란 등의 국가에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이 가속화되면서, 시장에서는 전염병관련 리스크가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고, 주식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자산의 가치는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불확실성의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아직 본격적인 경기침체를 논하기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당분간은, 코로나19의 확산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19의 치사율은 과거의 전염병보다는 현저히 낮지만- 2003~2004년 사스(SARS)나 1918~1919년 스페인 독감(Spanish flu)에 비하면- 감염률은 훨씬 높다. 뿐만 아니라, 이전 경험에 비추어 볼 때(2014, 2015, 2016년 메르스(MERS) 등), 이 바이러스는 수 차례에 걸쳐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즉, 억제대책의 효과는 백신이 공급될 때까지는 부분적인 것에 그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불황의 리스크는 실질적이다. 실제로 일부 중앙은행들(미국, 중국)은 이미 경제둔화를 상쇄하기 위한 조치를 실행했다.
과거의 경험에 따르면, V자형 시나리오-GDP에 타격이 있은 후 반등이 찾아와, 장기적으로는 산출물에 손실이 없는 것-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 지난 전염병들(2002년 사스, 1968년 아시아 독감(Asian flu), 1918년 스페인 독감)의 경우 경제에 일시적인 충격이 있은 후에 경제 반등이 뒤따랐다. 하지만, 보다 비관적인 시나리오도 여전히 가능성이 있고-특히 지금처럼 상호연결성이 높은 세계에서- 반등의 시나리오에서도, 소비자행태, 글로벌 가치사슬, 정치, 그리고 무엇보다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맥락에서, 리더들이 현 사태가 그들의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해 그 영향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 접근법은 두 가지 아젠다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 단기위기관리, 파괴(disruption)를 최소화하고 사업 연속성을 보장하는 것에 집중함.
- 체계적인, 시나리오 기반 접근, 종합적인 계획을 통해 레거시(legacy)를 준비하고 조직 탄력성을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함.
많은 조직들이 단기 위기관리를 실행했거나 실행 중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수적인 체계적 접근을 준비한 조직들은 거의 없다.
단기 위기관리
단기위기관리는 당면한 도전관제에 대응하고 사업 정상성을 보장하고 회복하기 위해 고안된 전술적 대책들로 구성된다. 많은 보험사들이 이미 위기관리모드에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한 베스트프랙티스는 잘 수립되어 있으며, 보통 다음 6개의 단계를 기반으로 한다.
- 1단계- 지배구조. 구제대책 실행과 내부 및 외부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담당하는 대응 팀을 지정하는 등 상황에 대처하는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정의하라. 이미 위기관리 지배구조의 틀을 정의한 기업들은 핵심 관계자들(COO, IT, 현업 부서장들, CFO, CRO 등)이 반드시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 2단계- 안전. 직원 위생, 시설 접근 및 이동에 있어 보수적인 조직원칙을 적용하고,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은 동료들을 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직원들을 보호하라. 스마트 근무, 화상회의, 가상 툴의 사용을 권장하라. 많은 대형 공공 및 민간 기관들이 이미 이런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 3단계- 사업 연속성. 핵심적인 운영분야를 구별하고, 이 부분의 중단을 방지하기 위한 비상계획을 수립하라. 운영 업무로드(IT 부서, 콜센터, 보험금 청구 등)의 급증과 재택근무관련 사이버 리스크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응 강도는 각 부서/자산의 중요도에 따라 다양해야 한다.
- 4단계 – 유동성관리. 잠재적 현금흐름 리스크의 원천들(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고객들의 보험료납입 지연, 시장경기 침체로 인한 자산의 자본이득 감소, 대량 실효, 사망률 충격 등)을 평가하라.
- 5단계 – 사업 및 상업적 지원. 고객 지원 방안을 찾아내 실행하라.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 코로나19감염 보장확대(사망, 연령, 가족 등), 코로나19진단 혹은 입원급부(일시불 혹은 비용면제의 형식으로), 보헙료납입 지연, 생명보험계약 실효 해약공제액 감액, 강제가 아닌 보호차원 사업장 폐쇄 등이다. 전세계 보험사들은 이미 이런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다. 그 밖의 추가적인 조치에는 온라인채널로의 전환, 상품과 보험료책정 최적화, 맞춤형 마케팅 및 홍보 등이 있다. (보기 1 참조.)
- 6단계- 대의. 조직의 우선순위에 따라, 비즈니스를 넘어 지역사회를 지원하라. 예를 들어, 일부 보험사들은 이미 보건의료 시스템에 기부금 지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전술적 대책들을 통해 사업 정상성을 보장하거나 회복할 수 있다고 해도, 이는 통합노력의 첫 번째 단계임을 기억해야 한다. 레거시를 준비하고 앞으로 다가올 여파에 대한 회복력을 키우기 위해, 보험사들은 신속히 시나리오 기반 접근법으로 움직여야 한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는 시나리오 기반 접근
보험사들은 위기관리 단계에서 얻은 교훈을 활용해 주요 취약점을 평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나리오 기반 계획이 효과가 있으려면 맞춤형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시나리오는 소용이 없다.) 이 분석은 4 단계로 이루어져야 하며 비즈니스, 재무, 운영 전반의 영향에 대한 검토, 나아가 KPI와 촉발요인(trigger)에 기반한 잘 정의된 일련의 대응전략 수립으로 이어져야 한다. (보기2 참조.)
1단계: 취약점 분석
가장 시급한 첫 번째 단계는 조직의 다양한 기능 및 자산과 관련한 취약점들을 찾아내는 것으로, 초기 리스크 평가의 기능을 하기도 한다. 고위임원진-운영, 현업, 재무 및 리스크 관리의 의견을 참고해-은 다음 영역에서 핵심 취약점을 찾아내 구조화해야 한다.
- 재무. 보험사들은 리스크가 높은 분야 및 사업 부문을 파악하고 파급효과(spillover) 및 감염영향을 고려해, 시장충격에 대한 익스포져(exposure) (금리, 신용 스프레드, 시가총액 및 국채 스프레드 등)을 검토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P&L 개선보다는 시장 민감도 감소와 자본 포지션 강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
- 운영. 취약점이 발생할 수 있는 영역은 판매채널(이동 및/혹은 근무시간이 제한될 수 있는 물리적 네트워크에만 의존해야 하는 경우), 그룹 차원에서 관리되는 전국적 프로세스(계획, 자본관리 등), 고객 관리(보험청구, 보험계약자의 정보요청 증가로 업무로드 급등 등), 인사관리 및 재택 근무(IT시스템 안정성 및 데이터 보안 계획, 질병, 강제격리, 공공서비스의 광범위한 중단으로 인한 직원부족 등) 등이다.
- 비즈니스. 발생가능 이슈들에는 특정 지역 및 판매채널에서 수요패턴의 변화(설계사 인수 보험계약 수 감소 등), 감염률이 높은 지역에서 지역사회 지원이라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보장범위확대(생명보험 보장연령>65세 등) 등이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보험사들이 지역적 기반 등 전체 생태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취약점은 내부적으로도 외부와의 상호작용에서도 발현될 것이다. 이에 대한 실행연습은 모든 부서에 대해 시행되고, ‘체크리스트’를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이해관계자들이 그들의 사고방식을 체계화하고 가장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중요한 취약점들을 포괄적으로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 체크리스트는 중국 다국적 기업 및 기타 유사한 위기(에볼라(Ebola) 바이러스 사태 등)의 경험에서 도출해야 한다.
2단계. 시나리오 설계
시나리오 설계는 바이러스 관련 변수들(감염곡선, 사망률, 도시 봉쇄, 여행 제한 및 금지와 같은 기관 대응 등), 금융 변수들(주가지수, 국채수익률, 신용 스프레드 등), 및 기타 거시변수들(GDP, 물가상승률, 중앙은행금리 등)을 고려한 거시경제 시나리오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각 시나리오 별로 발생가능성(예를 들어, 고, 중, 저)을 결정하는 것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각 시나리오 별 발생가능성의 변화를 강조할 수 있는 선행 KPI- 및 한계점-들을 설정하는 것이다. 이 KPI ‘촉발요인(trigger)’은 코로나19 사태에 있어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3단계. 영향 평가
그 다음 단계는 각 시나리오가 기업에 미치는 잠재적 경제적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 단계를 단순화하고 체계화하기 위해, 우리는 취약점 분석에서 사용한 것과 동일한 카테고리로 영향을 분류할 것을 제안한다.
- 재무 영향. 잠재적 영향에는 시장 침체 및 예상사망률변화로 인한 솔벤시2(Solvencyll) 비율의 구조적 하락과 재무적/산업적 결과물(자산 감손, 보험청구 증가 등)에 대한 압박 등이 있다. 시뮬레이션과 스트레스 테스트를 이용해 이를 수치화 할 수 있다.
- 운영 영향. 이는 영향 받은 부서의 수와 관련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분명히, 중요한 부서들이 영향을 받는 시나리오에서는 그 영향이 더 심각할 것이다. 회사의 기능과 운영 역시 미리 설정된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것이 체계적인 분석에 도움이 된다.
- 비즈니스 영향. 총수입보험료의 잠재적 하락, 보장범위확대의 필요뿐 아니라 상품구성의 변화는 바이러스 확산 및 채택된 예방조치로 인한 파괴의 정도에 따라 다를 것이다.
우리는 시장 혼란으로 인한 솔벤시2 민감도가 보험사들에게 주요한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우리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솔벤시 2 비율 15-20p.p가 2020년 초 이후 이미 손실됐고, 보험사가 남유럽 국채(이탈리아 등)에 익스포져가 크다면, 독일 국채에 비해 100bps 스프레드 상승해 추가로 5-10p.p가 손실될 수 있다. 변동성은 더욱 가중되어 앞으로 솔벤시2 비율에 부정적인 영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조직들이 몇 가지 기준(솔벤시2 비율, SCR, ROE, RoRC 등)을 정의하고 계산해 재무적인 관점에서 각 시나리오의 심각성을 검토해볼 것을 권고한다. 이는 비즈니스 및 운영상의 영향과도 함께 분석되어야 할 것이다. 보고 대시보드는 매니저들이 필요한 조치와 그 긴급성을 판단할 수 있는 강력한 툴로 사용될 수 있다.
4단계. 촉발요인 기반 체계적 대책
전통적인 리스크 선호도 체계에서처럼, 규정된 촉발요인의 조기경고 수준이 위반되면 비상대책이 가동되어야 한다. 체계적 비상전략은 앞서 설명한 카테고리와 일관성 있게 수립되어야 한다. 시나리오의 발생가능성 및 심각도에 따라 더 혹은 덜 공격적이어야 하며 포괄적으로 다음 사항을 포함해야 한다.
- 재무 대책. 여기에는 재무제표 변동성 레버 (자산 배분 검토, 재보험 전략, 유동성 완충제 검토 등), 헷징 레버(파생상품 포지션 등), 기술적 개선 프로그램 (운영효율성, 보험계약자 배당 최적화 등), 자본 통합 레버(자본 배분, 법 구조 검토 등) 등이 있다.
- 운영 대책. 여기에는 판매채널다각화(혼합 및 직접 채널), IT 공급업체 개선, 인사 안전 계획, 커뮤니케이션 계획, 안전한 스마트 근무설비 제공, 파트타임 근무 옵션, 화상회의 준비, 가상 업무 툴 등이 있다.
- 비즈니스 대책. 여기에는 온라인채널/이상적인 상품 및 지리적 다각화로의 전환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네 개의 시나리오 계획단계에 대한 접근법이 탄탄하면 할수록, 그 조직의 회복력은 더욱 강력할 것이다. 고위 경영진은 이에 대해 미리 논의하고 계획을 수립해야만 어떤 한 가지 (혹은 한 시나리오의 변종)가 현실화되었을 때, 가장 효과적인 구제대책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기 상황에서는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 역시 존재한다.
유럽 최고 보험사들을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
- 평가가치가 하락하는 환경에서는, M&A 거래의 스펙트럼이 확대될 수 있어 조직은 이전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시장 포지션을 강화하고, 규모를 확장할 수 있다.
- 경상지출이 감소하는 기간에는, 디지털 혁신 프로그램의 가속화가 힘을 얻을 수 있다. 조직은 물리적 비즈니스를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물리적 인프라에서 디지털 인프라로 투자 일부를 전환함으로써 온라인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 비정상적인 대책에 대한 고객과 직원의 관용도가 높아진 시기에, 회사는 비용효율성 프로그램을 가속화해 회복을 지원하고 자원을 확보해 성장을 촉진하고 회사의 회복력을 강화할 수 있다.
결론
코로나 19의 확산에 대해, 보험사들은 반드시 장단기적 관점을 모두 집중적으로 고려해 대응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완전한 투명성은 내부적으로는, 확신을 주고 문화와 행동양식을 형성해 줄 것이다. 외부적으로는, 이해관계자들이 이 회사가 잠재적 취약점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확실한 계획이 있음을 알게 해 준다.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하면 이해관계자들은 최악의 상황(영향은 심각하고 비상대책은 부재한 상황)을 가정하게 될 것이다.
불확실성의 한 가운데에서, 서두르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보다, 리더들은 신중히 계획하고,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최고의 결과를 얻기 위해 결단력 있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