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G가 선정한 중국∙인도∙동남아 지역 최고의 리더 10인
- 산지브 바자즈(Sanjiv Bajaj). 바자즈 파이낸스(Bajaj Finance) 회장, 바자즈 핀서브(Bajaj Finserv) 회장 겸 매니징 디렉터
- 랜스 고콩웨이(Lance Gokongwei). JG 서밋 홀딩스(JG Summit Holdings) 회장 겸 CEO.
- 허우 샤오하이(Hou Xiaohai). 중국 화룬맥주(China Resources Beer Holdings) CEO.
- 알로크 로히아(Aloke Lohia). 인도라마 벤처스(Indorama Ventures Public Co.) 설립자 겸 CEO.
- 제프리 민팡 루(Jeffrey Minfang Lu). 멍니우 데어리(Mengniu Dairy Co.) CEO.
- 키란 마줌다르 쇼(Kiran Mazumdar-Shaw). 바이오콘의 설립자 겸 CEO, 매니징 디렉터.
- 산지브 메타(Sanjiv Mehta). 힌두스탄 유니레버(Hindustan Unilever) 회장 겸 매니징 디렉터.
- 미란타 취(Miranda Qu). 샤오홍슈(Xiahongshu) 설립자.
- 자하 스띠아아뜨마자(Jahja Setiaatmadja). BCA 은행장.
- 왕 웨이(Wang Wei). SF 홀딩(SF Holding) 설립자 겸 회장.
2000년 이후 아시아 시장의 급부상은 21세기의 가장 놀라운 경제 신화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중국의 경제 규모는 약 1조 2천억 달러에 불과했다. 당시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의 GDP를 모두 합해도 G7 국가의 1/10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날 중국의 GDP는 15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으며, 인도를 비롯한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 또한 이전보다 세계적으로 훨씬 높은 지위에 올라있다.
이는 또 다른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0년 기준 데이터를 살펴보면, 포춘(Fortune)지 선정 500대 기업 가운데 아시아에 본사를 둔 기업은 겨우 1/200밖에 되지 않았고, 세계적으로 특허를 부여받은 아시아 기업은 1/9에 불과했다. (일본 제외) 게다가 당시 아시아권에는 유니콘 기업이 존재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동서양 유니콘 기업의 비율(각 지역의 스타트업 동향 파악 용이)을 계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 중국 본토만 해도 미국보다 많은 수가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인도나 동남아시아 국가 등 아시아 신흥국의 기업들 또한 서양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이제는 무려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의 1/3이 아시아권에 존재한다.
위 데이터는 대중이 접하는 헤드라인 수치(미가공 통계 데이터)로, 이는 전통적인 순위에 변동이 생겼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 서양 기업들이 글로벌 미디어를 지배하고 있는 점이나, 전 세계 언어권에서 영어가 가지는 높은 위상 등의 여전히 견고한 기존 체제로 인해, 아시아 기업들의 진면목이 아직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본 아티클은 이러한 정보의 격차를 해소하고자 기획되었다. BCG 광범위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BCG는 중국∙인도∙동남아 지역에서 직접 리더십 접근법을 실현하고 있는 최고의 리더 10인을 선정해 이들의 리더십을 풀어내려 한다. 또한, 이들이 보여주는 5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분석하고자 한다(이를 통해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도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전 세계 비즈니스 리더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아시아 리더들은 같은 동양에서 성공한 이들의 사례를 통해 노하우를 획득하고, 서양 리더들은 그들과 다른 시장에서 어떻게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인사이트를 얻길 바란다.
방법론
최고의 리더 10인을 선정하기 위해 BCG는 중국∙인도∙동남아 지역 2,000여 개의 공기업 및 민간 기업을 분석했다. 이를 위해 기업의 수익 및 수익성, 주주이익률을 측정했으며, 민간 기업의 경우 평가액을 기준으로 했다. 이렇게 1차 선정된 100대 기업 가운데 지역, 분야, 기업 내러티브(corporate narratives) 등 여러 기준을 충족한 최종 10대 기업을 선정했다. 선정된 10대 기업의 리더들은 본 아티클에서 다루는 리더십 성공 요인을 파악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비즈니스에 미친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본 연구는 2019년 12월까지를 재무 분석 기간으로 설정했다. (다른 기간을 사용한 경우 따로 명시함) 또한, 모든 재무 분석은 미국 달러(USD)를 기준으로 이루어졌다.
아시아 고유의 컨텍스트
아시아 비즈니스 리더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이 몸담은 아시아 고유의 컨텍스트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 번째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바로 아시아권의 식민지 역사이다. 여러 아시아 국가가 최근 50년에야 비로소 다른 국가에 의한 정치 지배에서 벗어났으며, 일부는 여전히 해결 과정에 있다. 이는 즉, 이들 국가의 법이나 비즈니스 구조가 그때그때 주를 이루는 지정학적 요소나 어떤 이익 집단이 권력을 획득하는지에 따라 언제고 급작스럽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시아 고유의 비즈니스 컨텍스트를 형성하는 다른 요인에는 공기업의 편재성이나 대기업의 가족 경영 가능성, 혹은 다른 지역에 비해 보편적으로 국가나 가족이 개인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특징 등이 있다. 아래에서 각각의 요인에 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 식민주의와 반식민주의. 많은 아시아 국가가 저항과 시위를 통해 독립을 이루었고, 독립 후에도 과거 식민지 시절에 기반한 제도적 구조와 법률을 바꾸는 데에 힘을 쏟아야 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지도부의 교체나 정치적 파벌주의가 비즈니스를 방해하는 정책 변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로 인해 기업은 때때로 비즈니스 계획을 즉각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다.
- 국가의 영향력. 아시아 기업들이 경영 기반을 두고 있는 국가는 대개 정부가 비즈니스 기능적 측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일부 시장 통제가 심한 국가(activist state)의 경우에는 시장의 힘(market force) 못지않게 국가가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정치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며, 계속해서 변화를 모색하며 국가와 함께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가족 경영. 또 다른 아시아 비즈니스 특성은 바로 가족 소유 및 가족 경영이 만연하다는 것이다. 가족 경영 기업은 즉각적인 수익이나 현금흐름의 측면에서 다른 기업들이 받는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또한, 의결권의 과반수를 가족 구성원이 우선으로 가지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내리고 전략을 세우기 유리하다. 실제 인도에서만 매출 상위 500개의 기업 중 무려 300개가 가족 소유로 경영되는 실정이다.
- 사회 규범. 아시아권에서는 가족 및 사회 유대가 개인의 생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행동에도 강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이유로 아시아 기업은 서양 기업에 비해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 다소 덜 거래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다중이해관계자 관점에서 본 성공의 정의
앞선 고유의 컨텍스트로 인해, 아시아 리더들이 기업을 조직할 때는 특별한 조건과 경영 방식이 필요하다. 이 조건은 리더들이 생각하는 ‘성공’의 정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양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에서도 수익 증대 및 수익성이나 주주이익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이들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기업 실적 평가 기준이지만, 아시아의 경우 더 많은 기타 이해관계자가 의사결정에 관여하기 때문에 이들 요소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기타 이해관계자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존재는 바로 ‘국가’다. 또한, 이익 단체나 시민 사회도 중대한 압력을 행사한다. 가족 경영 기업의 경우 이해관계는 더욱 복잡하다.
반면 전통적으로, 서양 기업들은 주로 주주와 관련된 요소만 다루고 기타 이해관계자는 크게 고려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관점이 변하고 있다. 서양 기업들도 그들 직원이나 경영 기반을 둔 지역사회, 환경 등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재고하게 된 것이다. 전 세계 비즈니스 리더들이 점차 다중이해관계자 관점에서 고려하게 되면서, 이에 관한 노하우를 얻기 위해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
성공한 아시아 비즈니스 리더들의 5가지 특징
BCG는 중국∙인도∙동남아 지역 비즈니스 리더들과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커리어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이들 기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영향을 준 5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파악했다. (보기 참조) 아래에서 이들의 5가지 특징 및 각 리더가 이를 구현하는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1. 장기적인 관점 유지
중국∙인도∙동남아 지역 최고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언제나 분기 실적 그 이상을 본다. 물론 그들이 기업 수익 창출의 가능성을 탐색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목표는 기업이 중 · 장기적인 성공을 얻는 것이다.
인도에서 최대 규모 및 최고 수익성을 자랑하는 금융 기업 바자즈 파이낸스(Bajaj Finance)의 회장 산지브 바자즈(Sanjiv Bajaj)는 “기업이 최종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있어, 만약 이를 해치지 않는 단기적인 기회가 있다면 그것을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기업의 장기적인 방향성에 충돌되는 기회라면 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하며 “이 원칙을 실제로 지키기는 말처럼 쉽지는 않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최고의 리더들은 그들이 떠나더라도 기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탄탄한 기반을 만들어 둔다. 아시아 내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한 가전 기업 힌두스탄 유니레버(Hindustan Unilever)의 회장 겸 매니징 디렉터 산지브 메타(Sanjiv Mehta)는 “CEO의 재임 기간 내 성과만 봐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며 “CEO가 회사의 미래를 위해 조직을 어떻게 재구성하고 변화를 꾀했는지도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물류 기업 SF 홀딩(SF Holding)의 설립자 겸 회장 왕 웨이(Wang Wei)는 기업의 장기적인 관점에 사회적 책임을 반영한 새로운 비즈니스 관점을 제시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그는 사회에 환원할 기회를 얻고자 SF 홀딩의 리소스를 동원하여 중국 내 팬데믹을 통제하는 데에 일조했다. 왕 회장은 기업이 ‘본질적인 가치(그는 이것을 ‘목적’이라 칭했다.)’ 창출에 초점을 맞출 때, 비로소 성장과 명성, 그리고 통상 ‘결과’로 여겨지는 ‘주주이익’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기업이 결과에만 집중하고 궁극적인 목표를 무시한다면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 제도화된 오너 마인드
리더 혼자서는 결코 기업의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할 수 없다. 일부 핵심 의사결정은 불가피하게 CEO의 손 밖에서 내려지게 된다. 성공한 비즈니스 리더들은 이 점을 인식하여 금전적 인센티브 같은 방법을 통해 관리 직원 및 일선 직원 모두가 자신들과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장려하고 있었다.
앞선 메타 회장의 말처럼, 이들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오너 마인드를 위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경영에서 부수적인 비용 및 시간(overhead)을 최소화하고, 관리자 및 직원이 리스크를 감수하게 하는 동시에 그들에게 책임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유제품 기업 멍니우 데어리(Mengniu Dairy)의 CEO 제프리 민팡 루(Jeffrey Minfang Lu)가 2016년 취임한 직후 취했던 행동을 살펴보자. 그는 당시 기업이 어려움을 겪은 원인이었던 조직 구조의 집권화(centralization)를 개혁하고자 멍니우 데어리 경영사업부에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했다. 또 비(非)상근 관리 직원들을 위한 금전적 인센티브를 확대했고, 최고 경영진을 위한 보상 명목으로 수익의 2/3가량을 따로 챙기던 기업 수익 분배 시스템을 재정비했다. 루 CEO는 “인센티브 제도 개선을 통해 일선 직원들의 급여는 두 배, 관리 직원들의 급여는 세 배가 되었다.”라고 말하며 “멍니우 데어리의 지역 관리 매니저들은 이제 열심히 일한 만큼 그에 따른 보상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JG 서밋 홀딩스(JG Summit Holdings) 역시 조직 구조의 분권화(decentralization)를 통해 기업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필리핀 최대 규모의 가족 경영 기업 JG 서밋 홀딩스의 회장 겸 CEO인 랜스 고콩웨이(Lance Gokongwei)는 조직 권한을 강화함으로써 조직 내에 오너 마인드를 정착시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기업이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 지휘나 통제가 만연해서는 안 된다. 직원들이 마치 자신이 오너인 회사를 경영하는 듯한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3. 사람 중심의 사고방식
중국∙인도∙동남아 지역 기업들은 인력 관리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첫째, 이들 지역이 급성장함에 따라 근로자 수요가 극도로 높아졌다. 반면 둘째로, 필요한 인력의 공급은 극히 제한적이다. 즉시 찾을 수 있는 유능한 인재가 부족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 대부분은 1인당 소득 및 교육 수준이 낮은 지역에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미 고용된 직원들의 능력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중국∙인도∙동남아 시장은 ‘브랜드화 인재(세계적으로 우수성 및 기준을 인정받은 조직에서 역량을 키운 인재)’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인재를 기업에 유치하는 것은 어려울뿐더러 비용도 많이 든다. 무엇보다도 셋째, 중국∙인도∙동남아 등 아시아 내에 이렇게 기회가 많이 생겨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수많은 유능한 인재가 아시아를 떠나 서양에서 일하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현실을 이해하면 이들 지역 최고의 비즈니스 리더들이 직원 채용 및 인재 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상황이 절대 놀랍지 않다.
중국 화룬맥주(China Resources Beer Holdings)의 CEO 허우 샤오하이(Hou Xiaohai)에게 채용은 매우 중요한 절차이다. 그는 조직에서 매우 낮은 직위인 N-3, N-4 등급 채용 과정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허우 CEO는 “헤드헌터가 지원자의 자격 정보를 제공하지만, 단순히 교육 수준이나 경력만으로는 지원자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적합한지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완벽한 지원자란 없다.”라고 말하며, “지원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태도, 업무 수행 방식, 커뮤니케이션 방식 등을 파악한다.”라고 말했다.
중국 화룬맥주는 이미 고용된 직원들에게 다양한 복지를 지원하고,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며 취약한 부분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허우 CEO는 “조직을 비난만 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조직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데는 멘토십(mentorship)이 더 바람직하다.”라고 덧붙였다.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은행인 인도네시아 BCA(Bank Central Asia)의 은행장 자하 스띠아아뜨마자(Jahja Setiaatmadja)는 대부분의 경우 긍정적인 격려가 비판보다 낫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며, “아시아에서는 사람들이 비즈니스 리더를 신뢰하고 충성할 수 있다고 느끼는 순간, 자신들의 모든 것을 바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쓰디아아뜨마자 은행장은 직원들이 자신을 소중하게 느낄 수 있는 조직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실로 BCA 내에서는 팀워크가 가장 중요시되고 있고, 직원들은 서로 경쟁하지 않는다. 물론 수익도 중요시하지만, 그의 초점은 BCA가 최고의 인재를 보유할 수 있도록 사람들과 기업 문화에 맞춰져 있다. 그의 노력은 실제 결과로도 드러난다. BCA의 이직률은 굉장히 낮게 드러나며, 기업 평가 역시 세계 최고의 고용주라는 인정을 받고 있다. 종 주주이익률도 매우 훌륭한 것으로 평가된다.
4. 효과적인 비즈니스 생태계 탐색
전 세계 기업 리더들은 비즈니스 생태계를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아시아 비즈니스 생태계에는 국가 및 지역 정부, 비정부 조직, 노동조합 등이 포함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몇 달간, 멍니우 데어리는 기존의 공급업체로부터 계속 우유를 구매하며 협력 관계를 유지할지 빠른 결정을 내려야 했다. 공급에 일부 문제가 발생하면서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에 부닥쳤음에도 루 CEO는 계속해서 기존 공급업체와의 관계를 이어갔고, 그 믿음은 2020년 중국 낙농업이 다시 활성화되었을 때 빛을 발해 고스란히 멍니우 데어리에 돌아왔다.
공급업체와의 문제, 규제 문제나 천연자원 부족의 문제 등 중국∙인도∙동남아 내에 존재하는 외부 압력은 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는 견고하고 탄탄하게 유지될 수 있었던 기업들에 리스크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규제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업계에서 기술 의존도가 높은 기업을 운영하는 알로크 로이하(Aloke Lohia) CEO는 외부 압력이 기업에 주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그가 설립한 태국 방콕 기반의 화학 기업 인도라마 벤처스(Indorama Ventures)는 세계 최대의 PET 고분자 생산 기업으로, 로이하 CEO는 현지 대학 및 연구소에서만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인재를 영입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도라마 벤처스가 규제에서 벗어날 방법을 계속해서 강구하고 있다. 그는 “인도라마 벤처스가 환경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에 헌신하는 바는 실로 엄청나다.”라면서 “이것이 바로 우리 기업의 차별성이다.”라고 말했다.
키란 마줌다르 쇼(Kiran Mazumdar-Shaw) CEO 역시 규제 관련 외부 압력에 더해 뿌리 깊은 사회적 편견을 이겨내며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그녀는 인도 바이오 의약품 기업인 바이오콘(Biocon)의 설립자로, 바이오콘은 인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자사 의약품인 바이오시밀러 (Biosimilar)의 마케팅에 성공했다. 그녀는 “인도 제품의 품질이 세계 시장에 내놓을 만하지 않다는 선입견을 타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줌다르 쇼 CEO는 더 큰 시장에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인도 내 규제와 전혀 다른 미국 등지의 의약품 규제 생태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했다. 이런 치밀한 노력 덕분에 바이오콘은 오늘날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기업이라는 성과를 유지할 수 있었다.
5. 강한 민첩성(agility)과 성공을 향한 의지
전 세계 어디에서나 민첩성(agility)은 비즈니스 성공에 있어 중요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아시아 시장에서는 특히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한 세기가 흐르며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 한국, 인도네시아 및 동남아시아 국가의 경제 성장률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이 지역 리더들은 더는 과거의 경험에만 의존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제는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도출하여 기업 경영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힌두스탄 유니레버의 산지브 메타 회장은 “이전에는 비즈니스 전략을 세운 뒤에, 깔끔한 바인더에 넣어서 런던 본사로 보내곤 했다.”라며 “3년 정도는 비즈니스가 평탄하게 유지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러한 관행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메타 회장은 코로나19가 아니었더라도 자신은 추진하려던 계획을 실행했을 거라고 말한다. 그는 “오늘날의 리더는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상상을 하고, 계획을 재창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결국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바이오콘의 키란 마줌다르 쇼 CEO도 이에 동의했다. 그녀가 처음부터 이 일을 꿈꿨던 것은 아니다. 인도에 효소 사업 관련 연구개발 허브를 두고 싶었던 한 아일랜드 사업가와 인연이 닿게 되면서, 늘 혁신을 찾아 헤매던 그녀는 기회를 발견했고 결국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그야말로 낯선 환경에서 자신만의 틈새시장을 개척한 젊은 여성 리더였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데에도, 하물며 직원 채용에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녀는 “그때의 나는 어려움을 극복할 의지와 에너지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사업이 성공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신뢰의 문제는 금세 극복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미란다 취(Miranda Qu) 설립자 역시 이와 비슷한 적응력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중국 유니콘 기업 샤오홍슈(Xiaohongshu)는 해외 쇼핑 가이드로 시작해 화장품, 미용, 케어, 여행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과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녀는 “모든 기업은 우여곡절을 겪는다.”라고 하면서 반복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반복은 과거 샤오홍슈가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과거의 성과에만 만족할 수는 없다. 어려움을 직면해야 할 때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장기적인 전략과 단기적인 결과 사이에서 끊임없이 관점을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절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진정으로 옳은 일이라면 해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미래전망
어려운 시기일수록 효과적인 리더십이 더욱 중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아시아 스타일 리더십의 성과를 시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리더십 역량이 중요한 시기이다. 위기에도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 직위에 관계없이 전 직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업무 수행 방식 아래에서도 직원들이 잘 관리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고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비즈니스 생태계를 탐색하고 급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아 성공할 수 있는 강한 투지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본 아티클에서 다룬 5가지 특징은 중국∙인도∙동남아 지역 비즈니스 컨텍스트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나 중요한 리더십 요소이다. 동서양의 융합은 이미 진행 중이지만, 특히 지난해 팬데믹 이후부터는 지역과 관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 다소 조심스러워진 듯하다.
바자즈 파이낸스의 회장 산지브 바자즈는 문화적으로 통합된 비즈니스 철학이 가지는 이점을 다음과 같이 비유적으로 설명했다. “만약 내가 5년 이내에 화성으로 사람을 보내야 한다면, 서양에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만약 화성에서 살아남도록 해야 한다면, 나는 아시아에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다른 문화권의 경영 관행을 응용하면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경영 방법을 찾을 수 있는 리더는 세계 어디에서나 성공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더불어 그런 리더는 아시아의 놀라운 성장세를 활용하여 더 높은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