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G 설문조사를 통해 진정한 ‘애자일’ 근무 환경으로의 전환에 도움이 될 3가지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부분 기업이 ‘애자일 혁신’에 관해서는 여전히 해답을 찾고 있다. 일부 기업의 팀들은 획기적인 성과를 창출하기도 한 반면, 어떤 팀들은 무늬만 ‘애자일’일 뿐, 근본적인 조직 체계 혁신에는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애자일 매니페스토(Agile Manifesto)”가 공개된 지 21년이 지난 현재, 성숙기에 접어든 애자일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해 BCG는 애자일 혁신에 참여해온 실무 직원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약 70%의 애자일 혁신은 실패로 끝나버리기에 BCG는 이들에게 전반적인 진행 과정에 있어 회사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았다고 생각하는지, 혹은 오히려 방해를 받았다고 느끼는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본 설문조사는 지난 4년간 15개 산업 부문 40개 기업 소속의 애자일 혁신에 참여한 직원 1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아래 “설문조사에 대하여” 참조)
설문 조사에 대하여
BCG는 기업의 애자일 혁신에 참여해온 실무 직원 1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의 약 5분의 1은 직원 수가 100,000명을 넘어서는 대기업 소속이었으며, 5,000명 미만의 중소기업 소속 응답자 비중은 절반에 약간 미치지 못했다. 그 외 응답자는 양극단 사이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응답자 대부분은 IT/기술, 금융 서비스 산업 부문에 종사하고 있으며, 일부 응답자는 물류, 보험, 자동차, 소비재, 전문 서비스 부문에 종사하고 있다.
설문조사는 총 51개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애자일 혁신 진행에 있어 회사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았는지, 혹은 방해를 받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설문조사 만족도의 상한 및 하한사분위수를 파악하기 위해 BCG는 전체 응답자 답변의 평균을 산출했다. 가장 높은 만족도를 드러낸 최상위 응답자들은 애자일 혁신 과정에서 회사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고 주도성을 가질 수 있었다고 답변했다. 반면 불만도를 더 높게 드러낸 만족도 최하위 응답자들은 회사의 방해로 인해 애자일 혁신을 진행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변했다.
BCG는 본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다음 3가지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성공적인 애자일 조직은 학습 조직이다. 그들은 지난 성과나 옛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다. 애자일 혁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10명 중 9명은 이들 기업이 실패를 빠르게 수긍하고, 실수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경영진의 태도와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둘째, 애자일 팀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업무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성과를 측정하는 것을 추구한다. 데이터는 학습을 보강할 수 있다. 다만, 원하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팀은 드물다. 예를 들어, 응답자 중 50%만이 팀의 업무 효율성 측정 핵심 지표인 ‘고객 만족도’를 조사할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근본적으로 애자일은 계획 준수가 아닌 임기응변에 중점을 둔다.
셋째, 애자일은 보수적인 사업 관행 및 전통적인 조직 구조와의 마찰이 있다. 이는 애자일은 둥근 홈에 사각형의 조각을 넣으려는 것과 같다. 실제 응답자 절반 이상이 기업 규범, 위기 프로세스, 통제 사항 등과 같은 제약으로 애자일 혁신에 차질을 받았다고 답변했다.
애자일은 근본적으로 계획 준수가 아닌 임기응변에 중점을 둔다. 애자일 팀은 고객과 최종사용자의 피드백에 반응하여 끊임없이 시도하고 역량을 가다듬어야 한다. 당연하게도 애자일 팀 구성원들은 학습을 중시하고, 사내 모든 이들과 원활한 소통을 추구하며, 데이터가 주는 통찰력을 활용하고자 한다. (“설문 조사 결과 요약” 참고)
설문 조사 결과 요약
아래는 11,500명의 응답자가 느낀 애자일 혁신의 긍정 · 부정적 부분을 BCG에서 분석한 요약이다.
성공적인 애자일 조직은 곧 학습 조직이다. 애자일 혁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중 93%는 회사가 실무진의 전문성 개발과 사내 지식 공유 증진을 위한 구체적인 접근법을 적용했다고 답변했다. 반면 애자일 혁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답변한 응답자 중에는 겨우 12%만이 회사가 위와 같은 체계적인 접근법을 보유했다고 답변했다.
애자일 조직은 구식 기업 구조의 소통 방식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기업 규범, 리스크, 통제 등과 같은 제약이 업무 활동을 방해한다고 답변했다.
학습을 위해서는 각 팀의 성과를 측정해야 하지만, 많은 기업이 이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다. 응답자 중 53%만이 고객만족도 조사를 시행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성공적인 혁신을 주도하려면 리더들은 위와 같은 인사이트를 중시해야 한다. 직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장애물을 제거하고 학습을 보상하고, 새로운 성과 측정 방식에 투자해야 한다.
애자일 조직은 곧 학습 조직이다
BCG는 설문 응답자들에게 애자일 혁신과 관련된 51가지 문항을 주고 ‘그렇다’ 혹은 ‘아니다’로 답변할 것을 요청했다. 조사 결과에 대해서 BCG는 두 종류의 분석을 시행했다. 먼저 만족도가 높은 응답자와 불만도가 높은 응답자 간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문항이 무엇인지 파악했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인 7개 문항에 관해 “보기 1” 참조)
만족도를 표출한 응답자들은 학습을 중요시하는 기업에서 근무한다고 답변했다. 예를 들어, 애자일 혁신에 긍정적으로 답변한 응답자의 93%는 자신이 속한 조직이 전문성 개발 및 팀 내 지식 공유 면에 있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했다고 답변했다. 반면 기업이 애자일 혁신을 방해한다고 느낀 응답자는 12%만이 이에 동의했다. 보기 1에 나열된 문항 7개 중 최소 5개는 학습, 지식 공유, 지속적인 자기 계발, 직업 훈련 등과 관련이 있다. 주요 4개 문항은 다음과 같다.
- 우리 팀은 업무 개선의 기회를 파악할 수 있는 생산성 지표를 활용한다
- 우리 회사의 조직 문화와 경영진은 실패를 빠르게 수긍하고 실수를 통해 성장할 것을 장려한다
- 우리 회사의 근무 환경은 업무 역량을 최고치로 끌어올리게 해준다
- 우리 팀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효과적인 훈련 및 코칭을 접목한다
애자일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 결정, 업무 구성, 의사 결정, 학습 등 다양한 영역에서 근본적인 혁신이 요구된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애자일 혁신에 가담하는 직원들이 가진 지식과 전문성에 대한 갈망을 드러낸다. 애자일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 결정, 업무 구성, 의사 결정, 학습 등 다양한 영역에서 근본적인 혁신이 요구된다. 그 시작은 너무나 명확하게 ‘학습 조직’에서 비롯된다.
데이터는 학습을 보강할 수 있다
애자일 조직은 풍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만족과 불만을 표출한 두 집단 간의 점수 차이를 분석하면 이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보기 1에 제시된 7개 문항 중 3개가 데이터 및 지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 우리 팀은 업무 개선의 기회를 파악할 수 있는 생산성 지표를 활용한다
- 우리 팀은 업무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명확하고 가치 중심적인 지표를 활용한다
- 우리 회사는 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각 팀과 그룹이 무엇에 시간을 할애하는지 정기적으로 조사한다
직원들이 데이터와 지표에 실시간 접근이 가능할 때 비로소 개인의 퍼포먼스, 생산성, 업무적 우선순위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데이터는 또한 직원들이 어떤 업무 접근법이 효율적인지 가늠하게 해줌으로써 학습 조직의 역량을 높인다.
애자일은 구식 업무 수행 방식과 충돌할 수 있다
두 번째 분석은 부분적인 테스트이다. BCG는 애자일 혁신에 참여하는 직원들이 만족도를 보일지 혹은 불만도를 보일지 알아보기 위해 51개 문항 중 소수의 문항으로 구성된 부분 테스트를 시행했다. 각 문항은 정확도순으로 선별해 차례로 정렬하고, 부분 테스트를 몇 개의 문항으로 구성할지 결정했다. 최종 상위 8개로 구성된 테스트를 시행하여 조사 결과의 시사점에 대해 분석할 수 있었다. (“해당 8가지 문항이 중요한 이유” 참조)
해당 8가지 문항이 중요한 이유
전체 설문 조사는 총 51개의 문항으로 구성됐지만, 이 중 8개의 특정 문항이 애자일 혁신에 대해 직원의 만족도가 높을지 또는 불만도가 높을지 예측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 회사의 규범, 위기 평가, 통제 사항 등은 신제품 및 새로운 서비스의 출시를 지체하지 않는다’가 그중 하나의 문항으로, 애자일 혁신에 대한 직원의 만족 혹은 불만 여부를 68%까지 예측할 수 있었다. 추가로 7개 문항에 대한 답변의 분석 결과를 더하면 예측률이 84%로 상승한다. 이후부터는 예측률 상승 기대율이 하락하기 시작하며, 남은 43개 문항까지 모두 고려한다면 9%의 예측률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서 주요 논점이 부각된다. 선정된 8개 문항은 애자일 팀의 일상적인 업무에 대한 것이 아닌, 애자일 팀이 기업의 다른 부서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다른 부서가 애자일 팀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을 다루고 있다. 상위 문항 중 4개는 다음과 같다.
- 우리 회사의 규범, 위기 평가, 통제 사항 등은 신제품 및 새로운 서비스의 출시를 지체하지 않는다
- 우리 팀은 위기, 감사, 법무 등에 관련된 내부 이해관계자와 자주 업무를 연계하기 위해 노력한다
- 우리 회사의 벤더 및 파트너사는 당사의 목표에 뜻을 같이하며 사내 팀들과 잘 통합되어 있다
- 우리 회사의 근무 환경은 업무 역량을 최고치로 끌어올리게 해준다
이중 첫 3개의 문항은 애자일 팀과 사내 다른 부서 및 외부 벤더 사이 관계의 질에 대해 질문한다. 4번째 문항은 조직 전반의 애자일 혁신 수용성을 다루고 있다. (기타 문항을 보려면 ‘보기 2’ 참조)
BCG 설문 조사 분석은 각 기업이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애자일 혁신에 대한 직원 감성 및 참여도 분석 조사를 대체하지 않는다. 그러나 애자일 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신속한 파악을 원한다면, 경영진은 애자일 팀이 조직 전체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본 설문 조사의 분석 결과를 수용할 때는 주의사항이 있다. 애자일이 팀 단위로만 실현된다면 결코 잠재력이 발휘되지 못할 것이다. 애자일 팀은 조직 내 애자일을 도입하지 않은 부서와도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조사 결과가 시사하듯, 애자일이 기업에 확산하더라도 고착화된 관료주의로 인해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 이는 매우 느린 속도로 계약서를 검토하는 사내 변호사, 신식 디지털 장비 구매 승인을 과하게 심사숙고하는 IT 담당자, 애자일 팀을 위한 유연한 예산 운용이 불편한 회계사, 애자일 고객사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벤더 등을 모두 아우른다.
다만 이러한 문제점은 모두 해결이 가능한 것들이다. 이를 위해서 소극적인 접근법은 도움이 될 수 없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오늘날 여전히 사용하는 수많은 조직 경영 모델이 사실상 과거에 업무 처리 방식을 고려해 구축됐다는 점이다. 이들은 아직도 기능적이며 수직적인 조직 구조를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이상적인 애자일 조직은 수평적이며 다재다능하다. 거버넌스, 개인별 진로 고민, 문화, 행동 양식 등의 요소들이 수직적인 지배구조가 아닌 다기능적 팀을 구성하는 전략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보기 3 참조)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조직 차원의 변화를 실행하는 일은 쉽지 않다. 혁신을 시도하는 기업 대부분이 결국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만다. 만일 직원들의 지지와 참여를 잃는다면, 혁신은 절대 완수되지 못할 것이다. BCG 설문 조사는 성공하는 전략만을 제시한다. 데이터 중심의 학습 조직으로 거듭나고, 애자일 방식에 맞춰 조직 경영 모델을 재조정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이 모든 것은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