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백신 접종의 승인과 함께, 미국은 코로나19를 통제하기 위한 전쟁에서의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3월 신속하고 성공적인 백신 개발이라는 불확실했던 꿈은 도중에 여러 문제가 있었으나, 지금은 현실이 됐다. 현재 다양한 백신이 가용하고, 코로나의 경증이나 중등도에 대해서는 그 효과가 다를 수 있지만, 모든 백신이 가장 중요한 임상 기준인 코로나19로 인한 입원과 사망의 예방 차원에서 매우 성공적이다. (보기 1 참조)
전 세계적으로 이미 수억 회분의 예방 접종이 이루어진 가운데, 실제 접종의 초기결과를 보면 임상시험과 비슷한 수준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행정상의 혼란과 더 전염성이 강하고 아마도 더 치명적인 변이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인해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하지만 이는 굉장한 희소식이다. 이제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 노력을 시작한 지 거의 3개월이 지나면서, 중요한 질문을 해야 할 때가 됐다. 무엇이 효과가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가? 백신 접종을 막 시작하고 있는 국가에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는가?
팬데믹(Pandemic)에서 엔데믹(Endemic)으로 가기 위한 노력
모든 백신 전략은 신중한 준비와 강력한 실행의 정교한 균형을 필요로 한다. 정부는 불완전한 정보를 바탕으로 수많은 사람에 대해 희소 자원의 우선순위를 정해 어떤 그룹을 먼저 보호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비용과 바이러스로 인한 위험을 비교 및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상황이 발전되고 변화하는 와중에 실시간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같은 전략에는 명확한 지침 원칙뿐 아니라 유연성이 동시에 필요하다.
백신 프로그램의 주목적은 현재 가용한 모든 백신이 하는 일, 즉 사람들을 살리고 입원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는 최선의 방법은 건강 취약계층(감염될 경우 중증으로 발전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가장 큰 사람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접종을 하는 것이다. 코로나19는 특히 65세 이상의 사람들과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이다.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은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입원 가능성이 30배 이상 더 높다. 일단 건강 취약계층이 백신 접종을 받는다면, 정부는 지역사회를 재개하는 과정을 시작하고 당분간 마스크 착용과 같은 공중보건 대책을 유지하면서, 나머지 인구에 대해 백신을 제공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또 한 번의 유행이 발생해도, 정부는 이제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을 것을 자신할 수 있다.
일단 건강 취약계층이 백신 접종을 받는다면, 정부는 지역사회를 재개하는 과정을 시작하면서, 나머지 인구에 대해 백신을 제공할 수 있다.
이 즉각적인 우려의 해소 외에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략은 코로나19가 엔데믹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심각한 현실을 직면할 필요가 있다. 이 가능성을 믿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지금의 1세대 백신은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수많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경증 및 중등도 질병을 예방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둘째, 현재의 백신으로는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여전히 바이러스 감염과 전파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서, 백신은 질병의 위험도는 최소화하지만, 여전히 바이러스 감염과 전파의 완전한 예방에는 덜 효과적일 수 있다. 셋째, 인구의 상당수가 여전히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사람들의 면역력 지속기간과 효과는 아직 완전히 분석되지 않았다. 브라질 마나우스의 사례는 주의 깊게 검토되어야 한다. 이 도시에서는 인구의 약 70%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었던 것으로 추정됨에도 올 1월 확진자 급증을 경험했으며, 이는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사람들도 면역력이 약화해 변이 바이러스에 재감염됐거나 변이바이러스가 면역력의 효과를 감소시켰거나, 혹은 두 가지 경우 모두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진화함에 따라, 백신을 포함해 선택적 압박으로 인해 바이러스의 경로가 어떻게 만들어질지 여전히 불확실하다.
팬데믹 단계가 통제된 후에도 코로나19는 오랫동안, 독감처럼, 계속해서 우리 곁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가장 가능성 있는 결과는 치명적이고 심각한 팬데믹 단계가 통제된 후에도 코로나19가 오랫동안 마치 독감처럼 계속해서 우리 곁에 머무는 것이다. 매년 독감으로 전 세계에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에 이르지만 독감 바이러스와 그로 인한 질병 위험이 광범위한 보건 위기와 경제불황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병원이 독감 환자를 위해 임시 중환자실을 만드는 일은 드물고, 경제의 많은 부분이 활동을 멈춰야 하는 것도 아니며, 직계 가족 및 친지를 제외한 생활이 바뀌는 일도 없다. 독감은 관리 가능하지만 여전히 위협이며, 실제로 초기 데이터에 따르면 백신 접종을 한 사람들의 경우 코로나 19로 입원을 할 가능성이 독감으로 입원할 가능성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 (보기 2 참조)
국가 차원의 코로나 백신 접종 및 방역 전략은 이같은 현실 인식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각국 정부들은 취약계층에 신속한 접종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이미 지속적인 검사를 실시하고 정기적인 부스터샷 접종을 하기 위한 영구적인 프로세스를 계획 중이어야 한다.
집단면역
질병 위험을 최소화하고 코로나를 엔데믹으로 관리하는 것이 백신 전략의 유일한 잠재적 목표는 아니다. 또 다른 목표는 집단면역을 통한 질병 퇴치이다. 충분한 수의 사람들이 질병에서 회복하거나 예방접종을 함으로써 감염될 사람들이 점점 더 줄어들면 전염병이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지 못하고 결국 사라지게 된다. 이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자연적으로나 백신 접종을 통해서나 전체 인구의 60%에서 80%가 코로나19에 완전히 면역력이 생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완전한 면역은 질병, 감염, 전파에 대한 면역을 필요로 한다.
코로나19가 정말로 엔데믹이 되어 계속해서 주기적으로 발생한다면, 집단면역은 달성하기 어려운 요원한 목표가 될 것이다. 감염과 전파를 최소화하는 것은 현재의 백신과 새롭게 등장하는 변이바이러스를 생각하면 특히 더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해서 집단면역을 추구하는 것은 팬데믹에서 완전한 회복으로의 진전을 거의 확실히 지연시킬 것이다. 한 국가의 경제재개 기준점이 전체 인구 대비 백신 접종률 60%에서 80%와 같이 구체적인 집단면역기준 도달과 연계된다면, 그 사회는 취약계층을 우선 접종하고 그 후 나머지 인구를 보호하는 것보다 더 오랫동안 폐쇄상태를 유지하게 될 것이다.
후자의 경우, 건강 취약계층이 백신 접종을 한 이후에도 정부는 단기적으로 충분한 보건의료 대책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바이러스를 통제하고, 질병 위험을 최소화하고, 백신 접종을 선택한 모든 이들에게 접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목표가 달성되면 보건의료 조치는 좀 더 완화될 수 있다. 취약계층과 질병 위험감소 전략에 집중함으로써, 국가들은 점진적 재개 일정을 수개월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보기 3 참조)
백신 승인 이전에, 우리는 고품질 마스크, 빈번한 검사, 자가격리 등 일련의 정책들을 통해 건강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한다고, 실제로 이들을 보호조치로 둘러싸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강 취약계층이 1억 명이 넘는 미국처럼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정부의 다양한 차원의 다양한 부서의 서로 다른 정책들에 따라 이런 보호책을 유지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매우 어려운 과제였다. 이제 이 동일한 계층의 사람들을 접종 1, 2회를 통해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백신 접종 프로그램의 3단계 계획
정부는 집단면역 달성보다는 심각한 질병 위험 감소를 중점으로 하는 전략을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가? 백신 접종전략을 도입(rollout), 확대(ramp up), 최종단계(end game)의 3단계로 접근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단계별로 역동적으로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보기 4 참조)
모든 국가는 이 S자 곡선에서 각기 다른 위치에 있지만, 모두가 곡선을 따라 움직이면서 비슷한 도전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대략적인 경제 용어로 표현하자면, 이 곡선은 공급이 제한된 도입, 처리량이 제한된 확대, 수요가 제한된 최종단계를 보여준다.
1. 도입
이 단계의 목표는 단순하다. 건강 취약계층의 팔에 주삿바늘을 꽂는 것이다. 미국은 가슴 아프기는 하지만, 이 단계를 완료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국가의 좋은 예이다. 공중보건 관계자들은 시작부터 과부하를 겪었고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데이터 부족으로 인해 자원 배분 결정이 지연되거나 실패했다. 메시지는 일관성이 없었다. 자격요건이 주별로 상이하다. 등록 및 예약체계는 계속해서 혼란스럽고, 우선 접종대상자와 관련해 종종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하기도 한다.
아직 백신 공급 초기 단계에 있는 국가들의 경우, 지도자들은 적극적으로 건강 취약계층을 파악하고 접종을 해야 한다. 수요가 공급을 훨씬 앞지르는 상황에서, 정부는 미국 시민들이 지난 3달간 감내해야 했던 복잡한 퍼즐 같은 등록 절차를 강요하기보다는 등록과정을 단순화하고 중앙화해야 한다. 이스라엘과 UAE처럼 인구의 상당 비율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국가들은 효과적인 등록 및 예약시스템을 확립한 모범사례이다. 정부는 모든 국민들에게 언제, 어떻게, 어디서 접종 예약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분명한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많은 물량, 많은 처리량을 다루는 백신 접종 장소들을 지리적으로 분산 시켜 설치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가능한 많은 사람이 1차 접종을 하는 ‘1차 접종 우선’ 전략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스라엘, UAE, 영국, 미국에 비해 백신 도입이 몇 개월 늦은 국가들은 가능한 많은 사람이 1차 접종을 하는 ‘1차 접종 우선’ 전략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데이터에 따르면 부스터샷은 최대 12주까지 연기될 수 있다. 이 전략은 공급을 최대한 확대하고 보건 시스템 역량을 초과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영국은 더 많은 사람을 최대수준은 아니어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이 접근법을 따랐다. 이 결정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실시된 여러 연구조사에 따르면 최초 백신이 높은 수준의 보호 효과가 있으며, 영국에서의 실제 사례에 따르면 화이자(Pfizer) 혹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백신 1회 접종 후 고연령층의 증상에 대해 60%에서 75%의 효능이 있고, 입원 및 사망에 대해서는 효능이 더 높았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4주가 아니라 12주 간격으로 투여할 때 훨씬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
2. 확대
이 단계에서 정부는 더 많은 백신 공급과 지속적인 미충족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처리량을 확대해야 한다. 운영상 중점은 물량, 규모, 역량, 그리고 건강 취약계층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되어야 한다.
미국은 이 확대의 초기 단계에 있다. 얀센 백신이 가용해지고 화이자와 모더나의 공급량이 앞으로 몇 주 동안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은 5월 초까지 건강 취약계층, 6월 초까지는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접종을 완료할 수 있는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것이다. (보기 5 참조)
동시에 정부는 모든 인구층에 대해 균등한 백신 보급 및 접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흑인 및 저소득층의 초기 접종률이 이 인구 그룹에서의 감염률이 더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낮았다.
미국은 단순하고 중앙집중화된 접근법과 다각화되고 동네 및 인구 그룹을 기반으로 한 접근법 사이의 균형을 찾지 못했다. 미국은 하루에 수천 혹은 수만 명을 효과적으로 접종할 수 있는 대형 접종센터를 통해 초기에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대상 인구층이 접근하기 쉬운 곳에 센터를 설치하고, 전반적인 노력을 더디게 하지 않으면서 건강 취약계층을 찾는데 더 많은 전담자원을 배치해 이들의 접종 예약을 보장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결과를 더욱 개선할 수 있다. 공급과 물량은 대부분 주 혹은 카운티 차원에서 관리되고 있지만, 결국 지방 단체 및 리더들이 균등한 처리량을 보장하는 데 관여해야 할 것이다.
일단 백신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게 되면, 국가들은 수요를 증가시키기 위해 더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 국가 내 다른 지역, 혹은 심지어 다른 국가에 공급량을 재분배하는 것을 고려해 세계적인 공급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
확대단계와 관련 대두되는 우려 중 하나는 백신에 대한 개별적인 선호도에 대한 것이다. 그 예로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많은 사람이 입원율 감소에 높은 효과가 있음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꺼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똑같은 현상이 1회 접종을 하는 얀센 백신에 대해 나타난다. 백신 투약 방법의 차이, 경증 및 중증도 질환에 대한 감염효능, 혹은 브랜드명도 인식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각국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고의 백신은 가장 빨리 맞을 수 있는 백신임을 강조하며 모든 백신을 홍보해야 하고, 또한 공급이 가능한 곳에서 제공업체들에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백신에 대한 균형 잡힌 보급을 지속하도록 모든 인구세그먼트에 대해 접근성과 접종 현황을 추적해야 한다.
한편 영국에서는 3차 접종이 새로운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로 인한 중증질환 유발을 예방할 수 있는지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런 움직임은 백신의 최초선택보다 지속적인 참여가 더 중요한, 계속해서 변화하는 백신 접종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3. 최종단계
이 마지막 단계에서는, 확대 단계에서 접종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백신 접종을 위해 필수적이었던 중앙집중전략은 접종을 거부하고, 회피하고, 불신하는 사람들에 접근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백신 거부는 아마도 이 팬데믹 종식에 가장 큰 도전과제일 것이다. 1월 말 미국에서 실시된 BCG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직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성인 인구의 약 40%가 접종을 꺼리고 있다. 백신 거부 3대 그룹은 흑인, 백인 중년층, 저소득층이다.
백신 거부의 대부분은 안정성과 효능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한 것으로, 이는 곧 수억 명의 사람들이 안전하게 백신 접종을 완료함에 따라 안심할 수 있는 증거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해결될 수 있다. 거부율이 하락 중인 영국과 거부율이 하락하지 않고 있는 프랑스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듯,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일관되고 대상이 확실한 메시지 전달 역시 중요하다.
이 세 번째 단계가 진행되면, 실행의 중점사항은 사람들의 팔을 백신으로 가져오는 것에서 백신을 사람들의 팔로 가져 오는 것으로 변화한다. 수요를 관리하는 것에서 두려움과 신뢰를 관리하는 것으로 변화한다. 이 단계에서는 중앙집중형 백신 접종센터보다 약국, 교회, 지역사회 보건단체 및 여러 지역 시설들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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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의 모든 부분마다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녹록지 않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기회들이 있다. 많은 국가가 몇 개월 내로 정상에 가까운 상태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 특히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들은 이보다 훨씬 뒤처져 있지만 앞선 국가들이 경험한 이전의 사례를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는 계속해서 우리 곁에 머물지도 모르지만 더는 우리의 삶을 좌지우지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