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출시되면서, CDMO(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s,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업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CDMO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그들의 고객인 바이오·제약 회사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팬데믹이 끝난 후에 CDMO 업계는 어떻게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까?’

CDMO는 제약 회사와의 관계를 더욱더 전략적으로 만들기 위해 이전보다 깊어진 둘의 관련성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공급망 및 제조에 있어 제약 회사들이 당면한 리스크를 깊이 이해하고, 그러한 빈틈을 메울 수 있는 차별화된 역량 개발과 파트너십 모델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접근으로 CDMO는 현재의 상황을 활용해 전략적 협업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제약 공급망에서 훨씬 더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코로나19가 CDMO 업계에 미친 영향

CDMO는 의약품의 개발 및 임상 공급, 상업적 원료의약품(API)과 약품의 제조 및 포장 등 폭넓은 서비스를 제약 회사에 제공한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제약 회사는 개발 및 제조에 드는 비용, 일정, 그리고 자본 투자를 줄이는 동시에 최첨단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코로나19 이전의 관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제약 회사와 CDMO의 관계는 대부분 용역 거래 관계에 그쳤다. 제약 회사에서 더 많은 생산량이 필요하거나, 자체적으로 개발하지 않는 새로운 기술에 접근해야 할 때 CDMO로부터 프로젝트별로 제조 서비스를 공급받는 형태였으며, 주로 서비스별 지불 방식(FFS) 또는 프로젝트 기반 계약 모델을 사용했다. 대형 제약 회사의 경우, 관계는 더욱 불균형적이었다. 규모적으로나 재정적으로 더 큰 힘을 가진 제약 회사는 제품 가치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반면, CDMO는 제품 매출 가운데 판매가의 일부에 불과한 마진만 가져가는 식이었다.

수년간 CDMO 업체들은 제약 회사와의 관계를 보다 깊게 발전시키고자 개발, 제조, 관계 및 고객 관리 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수립된 전략적 파트너십 중 80%가량은 몇 년 간 흐지부지하다 끝내는 중단되기 일쑤였다. 이러한 결과로, 가전산업과 같은 업계에서는 진정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활발한 반면 의약품 개발 및 제조 업계에서는 매우 드물게만 남아 있다.

 

행운의 역전

이 힘의 균형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하루아침에 뒤집혔다.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필요성 역시 크게 부상했고, 각국 정부와 NGO들은 개발 및 생산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힘쓰기 시작했다. 몇몇 국가 정부는 충분한 수량의 백신과 치료제를 자국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도록 의약품 국산화 규제까지 고려하기 시작했다.

제약 회사들은 갑자기 수백만 도스의 백신을 생산해야 하는 어려움에 당면했다. 몇몇 회사는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다른 제약 회사나 타 기관과 협력했다. 화이자(Pfizer)와 바이온텍(BioNTec),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옥스퍼드 대학의 협력 관계가 대표적이다. 다른 회사들은 새로운 백신을 생산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에 소유한 생산 네트워크에서 코로나19 와 관련이 없는 바이오의약품을 들어냈다. 일부 회사는 향후 몇 년을 계획하기 위해 전체적인 제조 규모를 재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의 추가적인 생산 규모를 지원하는 가장 거대한 원천은 바로 CDMO다. 제약 회사들은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s, 의약품 위탁생산) 업체에 상당한 규모의 생산 공장을 (때로는 이중으로) 예약했다. 화이자, 모더나(Moderna),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Emergent Biosolutions), 카탈렌트(Catalent), 론자(Lonza) 등 여러 CDMO 업체들과 대규모 파트너십을 체결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발표했고, 카탈렌트(Catalent), 삼성 바이오로직스, 캠브렉스(Cambrex), 그외 여러 개발도상국 CDMO 역시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여 공장의 규모를 크게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드러난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팬데믹이 CDMO의 위상을 제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변화가 오랫동안 지속할 것이라는 보장은 결코 없다. 몇몇 CDMO 업체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그들의 미래 성장 또한 시들어버리지 않을 지 우려하고 있다. 전 세계 집단면역이 형성된 후 제조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 향후 몇 년간 과다 생산으로 인한 비용 증가와 마진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

 

더 가치 있는 파트너십으로의 도약

지금은 CDMO가 더욱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때다. 단기적으로는, 전 세계 각 정부가 의약품 국산화 규제를 제정하는 상황에 맞춰, CDMO 업체들은 공급망의 복원을 꾀하는 제약 회사들을 타겟으로 고객층을 확장해야 한다. 지방 중심의 정부 인센티브 정책으로 이전에는 너무 비싸게 여겨졌던 장소에 새로운 부지를 조성하는 경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또 다른 잠재 고객군으로는 국가 보건 기구가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여 경쟁력을 높이려면, CDMO는 그들을 제약 공급망에서 더욱 필수적인 존재로 만들어줄 보다 전략적인 역할 전환이 필요하다. (아래 표 참고) 다음의 4가지 단계가 핵심적이다.

보기 | 전략적 관계로 전환하는 CDMO는 성장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제약 공급망에 닥칠 잠재적 리스크 판단하기

고유 가치 제안(UVP)을 통해 제약 회사들의 주도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CDMO는 그들 자신의 역량뿐만 아니라 고객사의 취약점에 대해서도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는 예측 불가능한 공급망 붕괴, 지정학적 요소, 경쟁현황을 고려했을 때 제약 회사가 필요로 하는 규모와 역량을 판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CDMO가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 전략적 기준을 구축하고 경쟁업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아직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CDMO 업체들은 자체 네트워크 규모와 각 현장의 제조 기술을 상세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 후 경쟁업체의 기준과 자체 기준을 비교해 전략적 강점이 될 만한 영역을 알아내야 한다. 예를 들어, 몇몇 CDMO 업체들은 무균 충전 및 피니쉬 기술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고, 또 다른 업체들은 생물학적 원료의약품(API) 제조로 잘 알려져 있다.
  • 네트워크 계획에 있어 보다 의도적이어야 한다. 또한 CDMO 업체들은 생산 계획에 있어 앞을 내다보는 장기적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시나리오 평가 방법을 활용해 업체들은 제조 네트워크 상에서 채워져야 하는 잠재적 빈틈을 알아차릴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백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어도 과다 생산을 방지할 수 있는 차별화된 위치에 서 있을 것이다.
  • 제약 회사의 필요에 회사의 역량을 맞추어라. 모든 CDMO 업체는 제약 회사가 리스크에 과도하게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동시에 CDMO는 전략적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지역 및 제품을 적극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그곳이 바로 집중 투자하기에 최적인 접점이다.
공급망 역량을 디지털화하기

고객 제약 회사들에게 전략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 CDMO는 다음과 같이 운영 전반에 걸쳐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

  • 엔드투엔드(E2E) 공급망 가시성. 국산화 규제 및 기타 문제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공급망 투명성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컨트롤타워 솔루션은 CDMO에 2차 및 3차 공급업체들이 갖는 리스크에 대한 실시간 가시성을 제공한다. 이는 중요 자재 상태 및 자재 재고 정책, 재무 안정성 등을 포함한다. 동시에 이러한 솔루션은 제약 회사에 CDMO의 운영에 관한 실시간 동적 가시성을 제공한다.
  • 장기적 협업 네트워크 계획. CDMO는 제약 회사와의 공동 계획 수립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공동 계획은 가장 전략적인 파트너십에서 CDMO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수 있다.
  • 유동적 가격 책정. 예측 알고리즘은 CDMO가 현재 수요 및 공급에 따라 유동적인 가격 책정을 할 수 있게 한다. 이로써 CDMO 업체들은 생산 시설을 원활하게 운영하는 동시에 고객이 공급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느낄 때 추가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제약 회사는 발생하는 비용 절감 효과를 얻기 위해 가격 변동을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다.
  • 듀얼 소싱(Dual Sourcing). 통합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 CDMO는 고객사와 마찬가지로 싱글 및 듀얼 소싱 전략을 시뮬레이션하여 다양한 전략들이 가지는 비용 및 이점을 예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CDMO는 고객사의 소싱 접근 방식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된다.
제조 보완을 위한 생산 역량 구축하기

CDMO는 또한 다음을 통해 제약 회사의 생산을 보완할 수 있도록 생산 역량을 확대해야 한다.

  • 기술 이전. 만약 제약 회사가 2차 공급업체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경쟁업체보다 빠른 기술 이전 역량은 중요한 차별화 강점이다. CDMO가 제약 회사의 제조 공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더욱 빠른 기술 복제 방법을 습득할 수 있다.
  • 규제 전문지식. 최정예 규제 전문 팀을 가진 CDMO 업체들은 제약 회사가 CDMO로 이전하는 모든 새로운 생산 과정에 대한 승인에 속도를 내도록 도울 수 있다. 이는 제약 회사의 부담을 줄이고 백업 공급의 ‘타임 투 마켓(TTM)’을 가속화할 것이다.
  • 품질 준수. 점점 높아지는 규제 기대치를 충족하기 위해 CDMO는 품질 준수, 특히 충전 및 피니쉬 공정과 같은 고도로 복잡한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 품질 중심의 문화, 시스템, 생산 역량 모두가 핵심이 될 것이다. 또한 적절한 상황이라면, CDMO는 산업 협회에 참가하는 등 규제 준수 어젠다를 구체화하는 데에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맡게 될 수도 있다.
파트너십 패러다임 변화하기

CDMO는 제약 회사와 협력하여 협업 모델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제약 회사들 역시 자체적으로 더욱 강력한 파트너십을 형성할 방법을 깊게 고민하는 실정이기에, 이보다 더 적기는 없을 것이다. CDMO와 제약 회사는 다음과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

  • 보다 폭넓은 계약 모델을 적용한다. CDMO와 제약 회사는 계약 모델을 서비스별 지불 방식(FFS)이나 프로젝트 기반에서 다른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 의무인수(TOP) 또는 시설 사용 계약(Reserved capacity) 모델이 대표적인 예로, 이러한 방식의 계약은 제약 회사가 합의된 기간 동안 일정량의 생산 수준을 예약하고, 해당 기간동안 상품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또 다른 예로 공동 투자 계약 모델이 있는데, 이는 양측 모두에게 생산 시설 우선 매수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사용되지 않는 생산 시설은 제3자에게 판매 가능하다.
  • 상대의 선호도 및 리스크 요인, 지급액을 평가한다. CDMO는 품질, 시장 진출 속도, 공급의 신뢰성, 가격 중 고객 제약 회사가 관계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해야 한다. 이 정보는 제안을 하거나 가격 모델을 적절히 조정할 때 매우 중요하다.
  • 투명성과 책임을 강화한다. 관계가 깊어지면 그만큼 투명성과 책임 역시 커져야 한다. 품질 준수와 경쟁법의 제약 속에서, CDMO와 제약 회사는 ‘팔길이(arms-length)’ 의무를 준수하는 동시에 보다 효율적으로 예상 거래량, 생산 규모, 공급 지연, 품질 문제에 관한 계약체결상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이러한 투명성은 제약 회사가 CDMO 업체에 가지는 신뢰를 높이고, 이는 더 많은 아웃소싱으로 이어질 것이다.
  • 전략적 파트너십 규정을 개발 및 실행한다. . 파트너십별로 다르겠지만, 모든 CDMO는 고객사의 필요에 기반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에 있어 각각의 절차, 의사 결정 주체, 계약, 관계관리 관행 등 자체적인 접근 방식을 시스템화 해야 한다. 이전 파트너십에서 습득한 노하우를 반영한 자체 규정을 따르고, 그것을 수정함으로써 새로운 파트너십 진행 과정이 간소화될 수 있을 것이다.

 

시작하기

CDMO 업체들은 코로나19 덕분에 자신들이 가진 적절한 생산 규모와 역량이 제약 회사와 전략적 협업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자체 네트워크 전략을 재평가하며 시작할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얼마나 다양한 요인들이 CDMO의 네트워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수요 및 공급 시나리오를 모델링해야 한다. 이 평가는 고객 제약 회사가 어느 곳에서, 어떤 종류의 제조 역량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동시에 CDMO는 자체 디지털, 공급망, 제조, 관계관리 및 전략적 파트너십 역량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며 차별화의 기회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런 후에 가장 먼저 어떤 역량과 생산 규모를 구축해야 할지 결정하고, 그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팬데믹은 CDMO에 제약 회사와의 관계에 있어 힘의 균형을 맞출 일시적인 기회를 주었다. 현재를 붙잡을 줄 아는 회사는 코로나19가 종식한 후에도 오래 지속할 성장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원문(영어) 보러가기

코로나19 이후 CDMO 업계를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