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에서 가치가 창출된다? 매년 미국에서만 컴퓨터 장비, 기기, 스크린, 소형 전자제품 등 약 100억 달러의 전자폐기물(e-waste)이 버려진다. 가치 손실의 대부분은 구리, 금, 은, 백금, 팔라듐과 같은 전자제품에 내장된 금속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수은, 카드뮴, 납처럼 환경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금속들도 포함된다. 전 세계적으로 이 폐기물의 20%만이 재활용되고 있으며 대책이 도입되지 않는다면 전자폐기물의 양은 증가할 것이다.

동시에, 전자폐기물에 대한 수요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상승 중이다. 소비자와 OEM은 자원 발자국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순환 가능한 소재를 모색 중이다. 광석의 품질이 떨어지고 추출 에너지와 자본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많은 금속의 1차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지정학적 압력으로 인해 특히 주요 광물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현지화의 시급성이 더욱 커졌다.

이동통신, IT, 금속, 소매, 제조, 폐기물 관리 등 수많은 산업 내 기업에게는 전자폐기물로 인해 사라진 가치를 다시 찾아내 큰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전자폐기물의 가치

 

유엔환경계획(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에 따르면 전자폐기물 발생량은 2050년까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 전 세계적으로 5,000만 톤에서 1억 1,0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성장세는 제품 생명 주기의 감소(스마트폰의 평균 교체 주기는 2.2년임)와 사물인터넷 기반 가전제품이 증가하면서(현재 미국 가정이 보유한 평균 가전제품 수는 20개임) 가속화될 것이다.

미국의 재활용률은 주 별로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전국적으로 전자폐기물 대부분(BCG 추산에 따르면 80%에서 85%, 연간 약 100억 달러)이 매립되거나 정확한 행방을 알 수 없다.(보기1 참조)

전자폐기물(e-waste)에 매립된 기회, 이대로 버릴 수 없다 1

전자폐기물의 재활용이 앞으로 가치를 입증해야 하지만, 특히 기후나 지속 가능성 목표와 같은 비재무적 혜택을 고려한다면 수익 창출의 잠재적 수단이 이렇게 많은 이니셔티브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보기2 참조) 가치사슬의 모든 기업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전자폐기물(e-waste)에 매립된 기회, 이대로 버릴 수 없다 2

 

매출 측면 가치

소비자와 기업 고객 모두 구매 결정 시에 지속 가능성을 고려할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BCG 연구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80% 이상이 브랜드 선택 시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다. 이 중 20% 이상은 지속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브랜드만을 구매한다고 답했다. 또한, 8개국 대상 설문에 응답한 소비자 중 60% 이상이 현재 기업의 지속 가능성 노력에 대해 환멸을 느낀다고 답해 차별화된 지속 가능성 대책을 추진하는 기업에 기회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업과 지자체는 폐기물에 대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대량의 폐기물을 처리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전자폐기물을 책임감 있게 대규모로 다룰 수 있는 폐기물 관리 업체가 절실히 필요하다. 많은 재활용업체가 처리 위험과 비용 때문에 특정 전자폐기물을 받는 것을 꺼리고, 또 많은 업체가 대량의 전자폐기물을 처리할 수용 능력이 부족하거나 대규모 전자폐기물을 경제적으로 처리할 능력이 없다.

소매업체의 경우 매장 내 전자폐기물 수거 프로그램을 통해 유동 인구를 늘리고 고객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베스트바이(Best Buy)와 로우스(Lowe’s)와 같은 소매업체들은 전자폐기물 반납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으며, 스테이플스(Staples)는 전자폐기물을 가져오는 고객들에게 구매 바우처를 제공한다. 전자폐기물의 순환을 통해 고객 충성도를 확보할 수 있다. 일례로 애플(Apple)과 같은 기업들은 중고 제품을 쓰레기로 처리하는 대신 보상판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순환 전자폐기물 생태계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제품 가격에서 ‘친환경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 BCG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 따르면 이런 프리미엄을 기꺼이 지불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들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뉴욕대학교 스턴 지속 가능 경영센터(NYU Stern Center for Sustainable Business)에서 조사한 지속 가능한 소비재의 대부분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판매되는 대체재에 비해 친환경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

 

수익 창출 효과

가치 창출의 잠재력이 높은 두 가지 방법은 가치 회수와 공급원료 조달이다. 미국에서 버려지는 컴퓨터 장비에서만 매년 약 40억 달러 규모의 구리, 팔라듐, 금이 손실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량의 귀금속과 희토류 요소가 포함된 고급 회로 기판을 생산하고 설치하는 이동통신, IT 업체들은 이 가치 흐름을 이용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제품 디자인과 사용에 있어 보다 순환적인 접근 방식으로 설계해 부품과 자재의 재활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폐기물 관리업체는 고부가가치의 전자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전자폐기물은 구리, 금, 은, 백금, 팔라듐, 니켈, 납, 주석 등 많은 금속 원료뿐 아니라 전기화, 디지털화의 확대로 인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희토류를 경제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공급원이 된다. 실제로 일부 금속의 농도는 채굴된 광석에 비해 전자폐기물에서 몇 배나 더 높다. 2019년 세계경제포럼은 전 세계 전자폐기물의 가치가 연간 최소 62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은 매년 재활용되지 않는 전자폐기물로 인해 100톤(혹은 60억 달러) 이상의 금을 잃고 있다.

 

전자폐기물은 전기화, 디지털화의 확대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많은 금속원료의 경제적 공급원이다.

전자폐기물을 관리하는 것은 수명이 다한 데이터와 장비 보안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서버와 같은 민감한 전자제품을 부적절하게 폐기하면 벌금형이나 데이터 유출을 초래해 고객 관계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적절한 폐기와 재활용을 통해 암시장 판매, 위조, 무단 재사용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중고 장비를 리퍼비시하거나 재제조해 다시 한번 생명을 불어넣어 가치를 회수할 수도 있다.

 

ESG 혜택

전자폐기물 재활용은 천연자원 보존, 매립지 사용 및 불법 폐기 감소, 오염 방지, 에너지와 물 절약 등 광범위한 사회적, 환경적 혜택을 제공할 뿐 아니라 기업이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2차 금속의 제련과 재활용으로 인한 배출량은 일반적으로 1차 금속의 추출로 인한 배출량보다 훨씬 적다. 예를 들어 재활용 구리는 순수 구리에 비해 탄소 발자국이 3배에서 5배 정도 더 작다.

금속이나 광산기업은 스코프1, 2, 3(Scope 1, 2, 3)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제조업체와 통신, IT 기업의 경우에는 전자폐기물 재활용을 통해 스코프3 공급망과 수명 종료 폐기물의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델(Dell)은 2030년까지 제품과 서비스의 스코프 3 발자국을 45% 줄일 계획이다. 티모바일(T-Mobile)은 스코프1, 2, 3 배출량을 2040년까지 90%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티모바일의 현재 배출량의 약 40%는 구매 제품과 서비스에서 발생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수의 OEM과 통신기업들이 순환성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전자폐기물 재활용은 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애플(Apple)은 자사 제품에 100% 재활용, 재생 가능한 자재를 사용하려고 노력 중이다. 보다폰(Vodafone)은 2025년까지 모든 네트워크 폐기물을 재사용, 재판매, 재활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HP는 전자폐기물 재활용 등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 2030년까지 제품과 포장 순환성 75%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자폐기물이 버려지는 이유

 

전자폐기물의 해결책은 결국 귀중한 자원을 더 잘 관리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비즈니스 사례에서 효과를 발휘하려면 제품 수명주기 세 단계 각각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보기3 참조)

전자폐기물(e-waste)에 매립된 기회, 이대로 버릴 수 없다 3

수거의 어려움

전자폐기물 수거를 방해하는 몇 가지 방해물이 있다. 기존의 규제는 재활용에 대해 통일성 없는 동기부여를 제공할 뿐이다. 대부분의 미국 주는 전자폐기물 매립을 금지하지 않으며 금지규정이 있는 주도 일부 카테고리의 폐기물(예를 들어 스크린은 해당되지만 소형 기기는 해당 안 됨)에만 적용된다. 미국 주의 절반이 전자폐기물 재활용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지만 비디오 스크린과 같은 유해 성분이 있는 제품에 대해서도 재활용을 반드시 의무화하지는 않고 있다. 24개 주에서 생산자 책임법을 확대했지만,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제조업체와 제품은 매우 상이하다.

물류는 전체 재활용 비용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회수 가치 대비 높은 물류비용은 중요한 문제이다. TV와 프린터처럼 가치가 낮은 전자폐기물은 큰 플라스틱 케이스와 작은 회로 기판으로 인해 전자폐기물 밀도 대비 운송비용이 커진다. (운송비는 전체 재활용 비용의 3분의 1을 차지함) 시골 지역의 경우 대규모 재활용 네트워크를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 투자를 상쇄하기에는 임계 밀도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수거가 드물거나 자주 실행되지 못한다.

수거의 모든 측면이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다. 수거 주체에는 지자체 수거 센터, 재활용 센터, 소매업체, 자선 업체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수명이 다한 전자제품을 취급할 수 있는 가용성과 옵션은 개별 지차제별로 다양하다. 어떤 지역에서는 수거가 한 달에 한 번 정도로 드물게 진행될 수 있다. 참여율 역시 다양해 일부 지역에서는 가정 수거율이 30% 미만으로 보고되기도 한다.

전자폐기물의 가능성에 대한 소비자 인식 부족도 어려움이다. 소비자들은 중고 가전제품을 책임감 있는 재활용업체에 맡기는 것의 환경적, 사회적 혜택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며, 어디에 맡겨야 하는지는 더욱 모른다. 전자폐기물 수거가 소매업체에게 수익창출원일 수 있지만 기업은 수거 역량에 투자하기 전에 소비자들의 인식과 의지가 충분한 수준인지 확인해야 한다. Waste Advantage Magazine의 2020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MZ세대 소비자의 60%가 ‘전자폐기물‘이라는 용어가 낯설다고 답했으며, 57%는 전자폐기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재활용의 장애물

전자폐기물은 회수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 다른 고형 폐기물과 뒤섞인 전자폐기물을 수작업으로 분리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휴대폰, 노트북, 프린터와 같은 소형 기기들은 부서져 있고 유해 폐기물들로 오염돼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떤 전자제품은 분해가 어렵고 스크린과 냉장고와 같은 일부 유형의 전자폐기물에는 유해 물질이 포함돼 있다. 전문 기술자(냉매의 경우)나 프로세스(LCD 스크린의 수은이 포함된 냉음극 형광등의 경우)가 필요하기 때문에 처리 비용이 상승한다.

국내 처리 역량의 한계와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 역시 또 다른 장애물이다. 바젤협약(Basel Convention)에 따른 수출 제한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계속되고 있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태그가 부착된 전자폐기물의 40% 이상이 수출되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불법일 가능성이 높다. 원자재 변동성은 수익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어 전자폐기물에서 소재를 더 잘 추출하기 위해 필요한 설비 투자의 비즈니스 사례를 약화시킨다. 사실상 전자폐기물 재활용 비즈니스 사례의 대부분은 수익 흐름을 안정화시키는 능력에 달려 있다.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경제적 인센티브는 제품 수명에 비해 신속한 제품 업데이트와 판매량을 강조하다가 순환성에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제품 수명 주기 장애물

재활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순환성은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것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경제적 인센티브는 제품 수명에 비해 신속한 제품 업데이트와 판매량을 강조하다가 순환성에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수선이나 리퍼비시를 저해함으로써(일부 기기는 수리 비용보다 신제품 구매가 더 저렴함) 재활용을 방해한다.

또한, 단독 업체의 경우에는 일부 전자폐기물 재활용의 비즈니스 사례를 성립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련 투자를 하는 기업들은 결국 자사 제품뿐 아니라 다른 기업의 제품들을 보상 없이 수거하거나 재활용하게 될 수 있다.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파트너십이나 전자폐기물의 가치를 강조하는 프로그램이 없으면, 계속해서 매립과 수출이 많은 종류의 전자폐기물을 책임 있게 재활용하는 것보다 더 저렴할 수밖에 없다.

순환성을 통해 ESG 보상을 얻기 위해서는 기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데이터 추적 기능은 제한돼 있고, 제품 투입물의 출처를 알 수 없으며, 수명이 다한 제품은 추적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1차, 2차 금속은 종종 똑같은 제품으로 제련돼 추적 가능성이 제한된다.

 

 

폐기하지 마라

 

전자폐기물 재활용 확대의 가장 큰 잠재적 동력은 공공부문으로, 일부 미국 주에서 시행 중인 법률이나 현재 유럽에서 시행 중인 규제 조치를 모델로 삼을 수 있는 법이나 규제를 말한다. 예를 들어 ‘오염자 부담금’ 법을 통해 제조업체가 자체적으로 폐기물을 재활용하지 않을 경우 특히 컴퓨터 장비와 스크린 등의 전자폐기물 재활용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강제할 수 있다. 강화된 생산자 책임법(플라스틱 포장재를 회수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의무화하는 법 등)을 통해 재활용을 장려하고 전자폐기물을 매립하지 않도록 유도할 수 있다.

재활용 의무화와 연계된 수출 금지는 전자폐기물의 국내 공급을 증가시키고 일부 전자폐기물 카테고리를 재활용업체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런 수출 금지를 규제화하는 ‘안전한 전자폐기물 수출 및 재활용 법안(Secure E-waste Export and Recycling Act)‘이 현재 의회에서 검토 중이다. 중요 광물 목록에 구리를 포함시키는 것 역시 전자폐기물의 국내 보유를 촉진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자체의 전자폐기물이 책임감 있게 재활용되기 위해서는 민관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기업, 업계 협회들은 자체적인 대책을 추진해 앞서 설명한 장애물들을 해결할 수 있다.

 

인센티브, 인프라, 소비자 교육을 통한 폐기물 수거 개선

소비자와 파트너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전자폐기물 수거를 개선할 수 있다. 소매업체는 전자폐기물에 대해 바우처를 제공해 수거율을 높이고 유동 인구를 늘릴 수 있다. 제조업체는 소매업체에게 수명이 다한 제품 수거에 대해 신제품 리베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전자폐기물 수거를 비즈니스 모델에 통합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전자폐기물 수거를 비즈니스 모델에 통합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매입, 회수 프로그램 등 매장 내 폐가전 수거 시스템을 실시하는 것이 경쟁우위의 원천이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역물류 프로그램은 유통 업체와 전자상거래 업체에 귀중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더욱 공격적이고 지속적인 소비자 교육을 통해 기존 전자폐기물 프로그램과 전자폐기물의 가치 및 환경 피해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고취함으로써 순환성 촉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장기구매계약(off-take) 안정화 및 역량 업그레이드를 통해 재활용 확대

가치 회수 리베이트나 장기계약은 재활용업체와 폐기물 관리 업체가 전자폐기물 물량을 증가시키는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 전자폐기물에 대한 미래 현금흐름을 안정화하고 재활용업체를 변동성이 큰 원자재 가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동시에 소재 가공 업체와 OEM을 위한 공급원료를 확보할 수 있다. 재활용업체는 장기 회수 계약을 기반으로 지자체에 폐기물 관리 분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분리, 정제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여러 등급의 전자폐기물에서 가치를 추출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로봇 공정(예를 들어 로봇을 이용해 모니터를 해체하는 등)을 이용하면 위험을 완화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그 영향은 현재 처리 속도로 인해 제한적이다. 유기물에서 가치 있는 금속 미립자를 분리하기 위한 미세립 첨단 기계 분류법처럼 처리하기 어려운 등급의 전자폐기물이나 파쇄 제품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비즈니스 사례가 존재한다.

국내 재활용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물류비용을 줄이고 다른 생태계에 혜택을 줄 수 있다. 업체들은 폐기물이 이동해야 하는 거리를 최소화하는 지역별 재활용 전략 등을 통해 물류를 최적화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ERI는 재활용을 포함해 전자제품 및 IT 자산 처분 서비스의 전국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설계, 수명 주기 연장, 서비스 모델을 이용한 순환성

제조업체는 내구성, 수리 가능성, 모듈성을 강조한 순환 설계 원칙을 구현하면서 순환성의 미래에 적합하게 제품을 수정해야 한다. 제품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전체 수명주기 평가를 실시해 개입할 시점을 파악하고 보다 가벼운 소재(비용 혜택도 있는)와 쉽게 분리 가능한 단일 소재를 사용할 수도 있다. 시스코(Cisco)는 2025년까지 순환 설계 원칙을 모든 제품과 포장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원칙에는 표준화와 모듈화뿐 아니라 분해, 재사용, 수리를 위한 설계도 포함된다.

수리와 재사용을 가능하게 하면 제품 수명주기를 연장할 수 있고 리퍼비시(refurbished) 기기를 이용하면 기업의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 필립스(Philips)는 사용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의료기기를 포함한 일부 등급의 전자제품에 대해 리퍼비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선형성에서 순환성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창의성이 필수적이다. 한 가지 예는 모든 것의 서비스화(everything-as-a-service) 모델을 채택하는 것이다. HP MPS(HP Managed Print Service)는 판매 모델이 아니라 사용량 기반 과금 모델을 통해 제품 사용 주기를 연장한다. 예를 들어 기계 자체가 아니라 인쇄된 페이지를 판매함으로써 회사는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장비를 최대한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제조업체는 내구성, 수리 가능성, 모듈성을 강조한 순환 설계 원칙을 구현하면서 순환성의 미래에 적합하게 제품을 수정해야 한다.

 

협업, 표준, 검증 시스템으로 순환고리 완성

장애물을 해결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민간 및 공공부문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 협회(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Association)와 같은 일부 업계 연맹들은 데이터 수집의 권고사항을 포함한 순환형 경제의 청사진을 개발 중이다. 순환성 추적, 데이터 생태계를 통해 수명이 다한 제품의 결과물에 대한 가시성을 개선하고, 기회를 찾아내고, 순환형 미래 달성에 있어 예상치 못한 과제를 조명하며, 친환경 프리미엄을 실현할 수 있다.

‘디지털 여권’이 있는 제품은 생명 주기 내내 제품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함으로써 순환적인 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해 준다. 2023년 5월, 유럽 보건 및 디지털 집행기관(European Health and Digital Executive Agency)은 디지털 여권을 조사하기 위한 보조금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특히 ‘제품의 지속 가능성 및 순환성에 필수적인 주요 제품 관련 정보의 공유를 가능‘하게 하고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 개선을 바탕으로 순환 가치 유지 및 최적화(서비스형 제품 활동, 개선된 수리, 서비스, 재제조, 재활용 등)를 통해 경제 주체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회 실현을 위한 노력

 

이처럼 개별적인 조치들도 물론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가장 큰 기회는 가치사슬 파트너십과 합작투자와 같이 전자폐기물을 포지티브섬 게임(positive-sum game)으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새롭고 참신한 협업 모델의 형태로 이루어질 것이다. 제조업체, 재활용업체, 소매업체, IT, 이동통신 업체들은 전자폐기물과 관련한 각자의 기회를 평가해야 한다.

첫 번째 단계는 전자폐기물 생태계에서 기업의 역할을 이해하고 (재무와 비재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다.

그다음 순환 솔루션이 현재 직면한 장애물과 해당 기업이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고려해 시장의 문제점을 파악한다.

그 후 파트너십을 테스트한다. 고객, 투자자, 규제당국 등이 기후 문제와 환경적 책임을 더욱 중시하게 되면서 순환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선발주자와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범운영을 통해 솔루션의 실행 가능성을 입증하면서 초기 투자와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작게 시작해서 빠르게 확장한다.

전자폐기물은 복잡하고 점점 커지는 문제이다. 해결책에는 시간, 창의성, 다양한 주체들로 이루어진 생태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선형적인 공급망을 넘어 생각할 준비가 된 이들에게는 상당한 보상이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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