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에서의 디지털 파괴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줬지만, 디지털 시대에서 변화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기업들은 현대화되어야 한다. 그 역사가18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프랑스 자동차제조업체르노(Renault)에게 혁신은 해야 하는 의무가 아니라 애초에 그 DNA 에 속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혁신이 쉬운 것은 아니다.

2016년 5월부터 르노의 CIO였던 프레데릭 뱅상(Frédéric Vincent)은 르노의 디지털 변혁을 총괄 관리해왔다. 이 다국적 기업에는 당시 대부분 10-15년 이상 된 레거시 어플리케이션이 2000개 이상 있었고, 뱅상은 이 일에 적임자였다. 그는 비즈니스와 소비자들을 위해 측정가능한 눈에 보이는 가치를 만들어 내는데 집중했으며, 그의 노력은 상당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르노는 디지털 혁신을 통해 2020년까지 10억 유로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뱅상은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 파리 사무실의 시니어 파트너(senior partner)이자 매니징 디렉터(managing director)인 동시에 데이터 및 디지털 플랫폼의 글로벌 리더 중 한 명인 앙투안 구레비치(Antoine Gourévitch)와 인터뷰를 나눴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일부 발췌, 편집한 것이다.

프레데릭 뱅상(FRÉDÉRIC VINCENT) 소개

약력

학력
1992, 에콜 상트랄 파리(École Centrale Paris) 학사

주요 경력
2016–현재, 르노 그룹(Renault Group) CIO
2013–2016, 카날플러스 그룹(CANAL+ Group), 최고 기술 및 IT 책임자(chief technology and IT officer)
2007–2013, 카날플러스 그룹(CANAL+ Group), 다양한 직무 담당

르노에서의 본인의 역할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르노에서의 역할은 두 가지다. 첫째는 우선 CIO로서, IT부문을 관리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르노 디지털(Renault Digital)의 수장으로서 르노 그룹이 디지털 변혁을 추진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는 독특한 변혁의 중심에 있다. 디지털은 차량 설계와 제조의 업스트림(upstream) 차원과 고객관계라는 다운스트림(downstream) 측면 모두에 있어서 자동체 업계에 대대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따라서 르노에서는 이에 걸맞은 대대적인 디지털 변혁을 추진해야 한다.

르노가 추진하는 디지털 변혁에서 본인의 역할을 설명해 달라.

첫 번째 단계는 디지털이 회사 전체에 가져다 줄 수 있는 가치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르노그룹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모든 디지털 프로젝트를 찾아내고 정량화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디지털이 연간 약 6억 유로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드 중 50%는 효율성 및 생산성 상승에서, 50%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통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6억 유로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했다. 회사 전체적인 노력을 향한 진정한 첫 번째 단계였다. 우리는 변혁 자체보다는 창출할 수 있는 가치에 집중했다.

일단 르노에서 디지털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가치를 추산한 후에, 우리는 향후 3년 간 여러 비즈니스 라인에서 어떻게 6억 유로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 자문했다.

가치 실현을 위해 어떤 조치를 실행했는가?

우리가 이용한 수단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 번째는 기술과 관련된 것이다. 우리는 레거시 시스템과 함께 구동되고 우리가 보유한 데이터 전체에서 가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 주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야만 했다. 우리의 데이터는 2000개 이상의 어플리케이션에 분산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통합해 사용가능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이 절실했다.

둘째, 업무 방식을 변화시켰다. 모든 새로운 프로젝트에 애자일 방식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직원들에게 다소 생소한 것이었기 때문에, 스크럼 마스터(scrum masters)와 애자일 코치(agile coashes)들이 애자일한 방식으로 일하는 것을 설명하고 교육해야 했다. 또한 사내에서 팀들간의 실시간 협업과 정보공유를 원활히 하기 위해 업무 툴을 개선했다. 많은 직원들이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업무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기존 직원들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한편 새로운 IT 인재를 영입해야 했다. 이런 변혁을 가속화하기 위해, 우리는 르노 디지털 이라는 디지털 허브를 만들었다. 이는 300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르노의 자회사로 그 목적은 르노 그룹이 디지털 변혁을 촉진할 수 있도록 스킬, 방법론, 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회사가 디지털 허브를 구성할 경우, 이 허브가 고립될 위험이 있다. 디지털 허브를 어떻게 회사에 통합했는가?

디지털 허브를 구성하는 데 있어 두 가지 난제가 있음을 인식했던 것이 사실이다. 첫 번째 리스크는 이 허브가 완전히 고립된 조직이 되어 거의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13만 명의 직원이 있는 회사에서 300명의 직원은 확실히 작은 수였기 떄문에, 이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 허브가 회사에 완전히 흡수되어 르노의 복잡한 조직 및 프로세스 속에서 그 방향성을 잃게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르노 디지털이 자율성을 잃지 않고 잘 통합될 수 있도록 하는 균형점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르노 디지털을 100% 르노 자회사로 만들었으며 단독 건물을 사용하게 했고, 자체 인사 및 구매 시스템을 갖추도록 했다. 또한, 내가 르노 디지털의 수장인 동시에 IT 담당이기 때문에, 르노 그룹과 르노 디지털 간의 강력한 협력을 보장할 수 있다. 또한, 경영위원회는 월간 회의를 통해 디지털 허브의 활동을 모니터 함으로써 르노 그룹의 핵심 부서장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레거시 IT 시스템을 담당하고 또 다른 직원들은 디지털 시스템을 담당하게 되면, 르노의 IT 직원들이 분리감을 느끼지는 않는가?

그럴 위험도 물론 있지만, 우리가 실행중인 모든 프로젝트는 계속해서 IT 부서의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디지털 스킬이 필요한 경우에는, 해당 프로젝트 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프로젝트를 르노 디지털 내부에서 육성하기도 한다. 현업과 IT 직원으로 구성된 팀을 물리적으로 르노 디지털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 팀은 스크럼 마스터 및 애자일 코치와 UI(user interface), UX(user experience), 데이터,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 부문의 전문가 등 다양한 디지털 스킬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 또한, 일명 실천에 의한 교육(training by doing) 방식을 도입해, 프로젝트 실행을 통해 특정 방법론을 학습하도록 했다. 이는 실제로 일종의 인큐베이션 시스템으로 르노 디지털이 르노 그룹의 팀들에게 방법론 및 기술적인 역량을 제공하는 것이다.

실제로 추진한 디지털 프로젝트 중에 효과를 봤던 프로젝트를 예를 들어 설명해 달라.

두 가지 사례를 예로 들어 보겠다. 하나는 차량 제조관련 프로젝트이다. 현재, 공장을 보면, 우리 팀들은 소위 기본 업무 유닛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통 마운팅이나 조립 라인에서 일하는 10명에서 12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팀으로 유닛마다 리더가 있다. 이 유닛 리더들은 팀원들과 밀접하게 일하면서 업무가 최적의 상태로 수행되고 품질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업무에 필요한 모든 정보가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사무실로 복귀해야 하는데, 사무실은 보통 생산라인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따라서 사무실과 현장을 왕복하느라 하루에 약 12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했다.

우리는 유닛 리더들이 필요한 모든 정보를 태블릿 피씨에 옮김으로써 유닛 리더들의 업무를 보다 수월하게 만들기로 했다. 원칙은 매우 간단하다. 우리는 유닛리더가 길에서 낭비하는 시간을 줄여, 그 시간을 팀과 소통하거나 품질을 관리하는 데 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공장에 Wi-Fi를 설치하고, 레거시 시스템이 태블릿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표시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팀들이 이 새로운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그 혜택은 금방 측정가능한 결과로 나타났다. 유닛 리더들은 시간을 절약하고 업무의 질은 향상되었다. 팀들과 더욱 가깝게 일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유닛 리더들은 매우 만족했다. 이를 정착시키는 데에는 몇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리는 같은 시스템을 스페인 바야돌리드(Valladolid)의 현장에 실험중이며, 전사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상업적인 측면의 사례이다. 르노의 웹사이트에 신차구매고객들이 자신들의 중고차판매가에 따른 가격견적표를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간단한 모듈이 있다. 예전에는 단순히 중고차의 평균가격을 뽑아 견적을 산출하는 도구였지만, 이를 고객경험향상을 위해 완전히 새롭게 변화시켰다. 중고차가 있다면, 그 차의 번호판을 웹사이트에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주행거리와 차량의 전반적인 상태(스크래치가 있는지 등)를 확인하는 질문이 나온다. 이 모든 과정은 매우 시각적으로 몇 번의 클릭으로 실행된다. 이름과 주소를 입력하면, 몇 초 내로 제안서, 즉 계약서를 받게 된다. 가장 가까이 있는 딜러가 연락을 하고, 대리점에 찾아가면 그 딜러는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고 합의한 금액으로 차량을 구매한다.

우리는 최근 이 모듈을 프랑스에서 실제 적용했으며, 고객접점이 20배로 증가했다. 확실히, 이 접점들은 향후 판매를 위한 트래픽을 네트워크에서 만들어낸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이렇게 모듈을 바꾸고 자동차대리점으로부터 계약확약을 가능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고객이 주도한 계약 건수를 몇 배나 많이 증가시켰다.

단지 몇 개월간의 노력을 통해, 우리는 비즈니스에 매우 적합한 새로운 상품들을 개발할 수 있었다. 회사는 이 상품이 효율적인지 아닌지를 몇 주 내로 판단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수정할 수 있으며, 매우 신속하게 생산에 적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품들은 분명히 전에 언급했던 가치-새로운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통해 창출되는 연간 6억 유로의 가치-에 기여할 것이다.

가치 측면에서 르노의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우리는 디지털 변혁 노력을 2017년 1월 시작해, 이제 겨우 그 첫 해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예측한 대로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심지어 영업 및 마케팅 팀의 경우에는 예측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따라 목표를 수정해, 현재는 2020년까지 10억 유로를 예상하고 있다. 디지털 변혁의 가치는 실현되고 있고, 우리는 이를 매일 측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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