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효과가 있었던 점, 개선될 수 있는 점, 재구상될 필요가 있는 점을 살펴보고 다음 팬데믹을 보다 잘 대비하고 세계최빈국들의 보건 상황을 더욱 개선할 수 있도록 한다.
글로벌 보건 조직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방역의 최전선에서 감염력이 높은 병의 억제라는 엄중한 책임을 맡은 동시에, HIV, 결핵, 말라리아의 예방 및 치료, 모자보건 및 기타 문제들의 개선이라는 지속적이면서도 중요한 과제를 계속해서 수행해왔다.
코로나19가 2년째에 접어듦에 따라 한 발 뒤로 물러나 지금까지 효과가 있었던 점, 개선될 수 있는 점, 재구상될 필요가 있는 점들을 살펴보고 다음 팬데믹에 보다 잘 대비하고 세계최빈국들의 보건 상황을 더욱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때가 왔다. 이러한 과제의 일환으로, 글로벌 보건 조직들은 지속되고 있는 위기 상황 동안 조직 인력 및 프로그램들이 얼마나 잘 버텨왔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러한 내부 점검은 위기 상황이 한창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우선순위가 아니었을 수 있으나 지금은 그래야 할 필요가 있다. <지속적인 긴급사태의 관리>에서 참고 가능하다.
지속적인 긴급사태의 관리
LMIC(low-and-medium income country, 중저소득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부분의 글로벌 보건 조직들은 현재 연초의 급박한 긴급상황과 아직 오지 않은 팬데믹 후의 현실 사이의 과도기에 있다. 이 기간 동안, 이들은 직원, 포트폴리오, 조직이 지속적인 불확실성을 다룰 수 있는 준비가 되도록 해야 한다.
직원. 글로벌 보건 조직들은 이타적인 성향의 사람들을 모집하긴 하지만 끊임없이 방역 업무를 해야 하는 직원들의 의지에는 한계가 있다. 팬데믹이 2년째에 접어들면서, 피로감, 이탈, 퇴사는 실질적인 리스크가 되었다. 이들 조직은 한 발짝 물러나 새해에도 계속해서 방역 업무를 수행해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한 정책 및 관행을 창출한 민간 부문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원격근무 정책을 규정화하고 수용가능한 업무량을 보장해야 한다. 위기 상황 외에도, 조직의 목적에 호소함으로써 직원들에게서 최상의 모습을 이끌어내는 방안들을 모색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COVID-19로 인해 많은 보건 조직의 프로그램들에 압박이 가해졌고 프로그램들이 파편화되었으며 과거의 업적은 손상되고 진행중인 백신접종 프로그램들이 와해되었으며 향후의 실적도 위태로워졌다. 보건 조직들은 어떤 프로그램이 필수적이고 어떤 것이 가치는 있지만 필수는 아니며 효율성 및 효과 개선을 위해 이들이 어떻게 수정될 수 있는지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상충하는 우선순위들 가운데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필요도 생길 것이다. 그러한 어려운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계속해서 하나 이상의 방법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투자를 모색하는 것인데, 예를 들면 하나 이상의 질병에 대한 적용사례들을 보유하는 것이다. 또한, 기부자 및 파트너들과 가능한 사항들에 대해 정직하게 소통해야 한다. 이는 조직이 좀더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게 될 때 리더들이 풀어야 할 우선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조직의 유연성. 글로벌 보건 상황은 계속해서 유동적인 상태에 있다. 따라서, 글로벌 보건 조직들의 미션은 이에 적응하는 것이기도 하다. 보건 조직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을 계속해서 모니터하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이와 동시에, 기부자의 변화하는 우선순위와, 비슷한 조직들의 접근방식 변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통찰력을 갖춘다면 새로운 현실에 대비해 더 잘 계획을 수립하고 나아가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기 위한 시나리오 플래닝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위기를 통해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 코로나 19를 통해 대략 4가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 접근성 및 전달의 간소화
- 데이터 중심 글로벌 헬스케어의 활성화
- 건강 증진을 위한 행동 변화
- 지속가능한 합작 개발펀딩 원천의 창출
이러한 기회들은 새로운 것이 아닐 수 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를 계기로 팬데믹이 지속될 때뿐 아니라 지나간 뒤에도 이러한 기회를 체계적으로 다루기 위해 필요한 동력을 제공했다.
가차없는 위기 상황
팬데믹은 생명, 일자리, 경제성장의 손실보다 훨씬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빈곤, 아동 성장부진, 가정폭력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17개 UN 지속가능 개발 목표(SDG) 중 절반에 가까운 목표를 중단시키거나 발전을 퇴보시킬 수 있다(보기 1 참조).
어머니와 어린 자녀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가 아닌 돌봄의 와해와 지연으로 사망할 것이다. HIV, 결핵, 말라리아, 기타 질병에 대한 최대 십 년 간의 발전이 무산될 수도 있다(보기 2 참조).
병원, 클리닉, 기타 헬스케어 조직들은 팬데믹 이후에도 지속될 유례없는 도전 과제에 처해있다. 첫째, 이번 위기로 인해 직원관리, 자금조달, 운영 이슈에 있어 장기적인 불확실성이 초래되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거의 모든 중저소득국(lower-and middle-income countries, LMIC)들이 펜데믹 기간 동안 필수 보건 서비스의 와해를 보고했다. 둘째, 빈곤의 증가 등 팬데믹의 경제적 여파로 인해 서비스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셋째, 의료 케어를 위한 장거리 이동 의향이 감소하고 다른 행동도 변화함에 따라 그러한 수요의 본질은 변화할 것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과 그 이후의 헬스케어
글로벌 보건 시스템은 팬데믹이 억제된 이후에도 바로 V자 형태의 회복을 보이며 정상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며, 이는 특히 LMIC에서 그러할 것이다. 예를 들면, 의학적 치료와 아동 백신접종의 지연 등은 복잡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글로벌 조직들이 팬데믹에 대응할 때에는 공중보건 개선 및 SDG 달성을 위한 더 강력한 기초를 구축하는 새로운 접근방식이 도움이 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의 기회에 대한 작업을 가속화한다면 글로벌 보건 시스템은 훨씬 더 효율적으로 바뀔 수 있으며 향후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접근성 및 전달의 간소화. 팬데믹은 적절한 상품 설계가 어떻게 접근성을 용이하게 만들 수 있는지 잘 보여주었다. 냉장 및 2회 접종 요건이 있는 초기 코로나 백신은 부유국에 비해 LMIC에서 훨씬 더 유통 및 접종이 어렵기 때문에 보다 편리한 대안이 널리 보급되기 전까지 세계는 보건 및 경제적 난국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이러한 배경에서 볼 때, 코로나 19 백신의 임상 실험 중 불과 4%만이 아프리카에서 실시되었다는 미 국립 의학 도서관의 자료 내용은 놀랍다.
혁신은 서비스 간소화와 환자 및 최종사용자의 니즈, 라이프스타일, 결제 능력을 중심으로 한 상품 설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우리는 제한적인 냉장 공급사슬 등 제약사항의 극복 방안을 파악해야 한다. LMIC의 임상실험 수를 늘리고 아동 및 면역취약계층이 포함되도록 임상실험을 확대하는 것은 백신뿐 아니라 모든 의학적 치료에 대한 더 쉽고 광범위한 접근성을 위해 첫 번째로 달성 가능한 조치이다.
부국이든 빈국이든 간단한 가정용 진단 테스트는 유용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모든 국가에서 새로운, 어떤 경우에는 보다 정교한 치료가 확대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단일항체치료는 현재 생산능력과 정맥 주사 필요성으로 인해 제한적이다. 현재, 동일한 효능을 갖는 감소된 투여량 및 피하주사용 제제의 개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품 설계의 변화를 통해 접근성은 극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다른 분야에서는 팬데믹으로 인해 자가 치료, 원격 치료, 대안적 실행 모델의 혁신 사례들이 활성화되었다. 예를 들면, 3월과 6월 사이에 짐바브웨의 HIV 자가진단검사는 약 700% 증가했다. 인도에서는 팬데믹 기간 동안 원격의료의 채택률이 급증했다. 정부의 원격의료 플랫폼은 출범 후 7개월 내에 6십만 건의 상담을 수행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보다 분산화된 치료와, 환자 또는 헬스케어 직원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는 보다 간소화되고 접근가능하며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시작에 불과하다. 이러한 태도의 변화는 LMIC의 헬스케어에 대한 접근성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제약 및 헬스케어 기업에 있어 이는 헬스케어 시스템에 대한 압박을 해소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부유한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
데이터 중심 글로벌 헬스케어의 활성화. 코로나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추적을 위한 기존의 시스템 및 프로세스보다 빨리 확산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이러한 새로운 특성으로 인해 예방 및 치료 전략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공중 보건 상의 데이터 분석에 대한 투자 필요성이 부각되었다. 대부분의 정부는 지역사회 확산을 추적하고 통제하는 효과적인 감독 시스템을 창출하는 데 있어 우수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또한, 취약계층, 특히 기저 질환, 연령, 또는 두 가지 모두로 인해 고위험에 처한 계층에 대한 파악, 선제적 관리, 보호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 백신 전달 측면에서 역전의 기회가 있다. 우리는 공급, 현지의 유행 정도, 지역사회 수용도, 사회적 평등 관련 우려사항에 따라 역동적으로 투여분을 분배하는 데 필요한 네트워크 최적화, 데이터 시각화, 데이터 분석 도구를 가지고 있다. 이는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실행에 옮기는 것은 극도로 어렵다. 심지어 미국과 같은 부유한 국가의 경우에도 각 주는 질병 유행도, 노인 비율, 또는 기저 질환 유무 보다는 총인구에 따라 초기 접종분을 제공받고 있다.
일단 팬데믹이 잦아들게 되면 글로벌 보건 조직들은 질병의 유행 모니터링에서 의학적 케어에 대한 투자 수익률 개선으로 주안점을 바꿀 수 있다. 기부금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비용 효과에 대한 기부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는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서 훨씬 더 시급한 문제가 될 것이다.
건강증진을 위한 행동 변화. 행동 변화는 감염 곡선을 평탄화시키는 최선의 방법인 것으로 입증되었다.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바이러스의 확산을 둔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처럼 식단과 행동의 변화도 많은 만성 질환을 극복하고 HIV 및 말라리아 등의 기타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가속화된 행동변화를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공중 보건은 단지 공급의 문제(적절한 양의 투여분을 적절한 사람들에게 전달하기)가 아니다. 수요의 문제(사람들이 공중 보건을 위해 습관, 라이프스타일, 선택을 바꾸도록 장려하기)다. 특히 자원에 제약이 있을 경우에는 대규모의 행동 변화 프로그램이 광범위한 질병 및 공중 보건 리스크 관리에 있어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HIV의 확산을 억제하는 데에는 콘돔이 유용했다. 식단과 라이프스타일은 2형 당뇨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공공 서비스 캠페인은 흡연과 과도한 음주 억제에 성공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지속가능한 합작 펀딩 원천의 창출. 팬데믹은 헬스케어가 경제, 교육, 환경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SDG 중 어떤 목표라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목표 간의 조율과 모든 목표들을 대표하는 펀딩이 필요할 것이다. 하나에 영향을 미치면 나머지에도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호의존성 때문에 개발 펀딩 및 프로그래밍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 합작 프로그램의 창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개발 프로그램은 보건 프로그램에 사회적 요소가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건적 요소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접근방식에는 협업에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는 프로그램들 간의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 새로운 펀딩 원천. 일단 이러한 연계의 가치를 입증하고 나면, 보건, 사회, 경제 프로그램들은 상호의존성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기부자, 조직, 기타 주체들로부터 새로운 펀딩을 추진할 수 있다.
- 민간부문 이니셔티브. 팬데믹 동안 많은 기업들은 직접적으로 글로벌 보건이 자사의 비즈니스에 미치는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기업들은 기부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LMIC에 대한 자사 비즈니스 모델의 심층 적용을 통해서도 SDG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도 정부는 Viability Gap Funding 이니셔티브를 통해 소도시에 민간 병원 개원을 장려하고 있다.
팬데믹은 공공 보건 측면에서 큰 좌절을 안겨주었으나 2020년 전에 이루어진 모든 성과들이 사라지는 블랙홀이 될 필요는 없다. 화재가 숲의 재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듯이, 팬데믹은 글로벌 기초공사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의 실수들이 줄어드는 동안 우리가 학습한 것들이 성과를 내도록 할 수 있다.
다음은 지난 해에 효과가 있었던 몇 가지 사항이다:
- 협력. 기록적인 백신 개발은 무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민간 및 공공 부문과 연구기관들 간의 밀접한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다.
- 상품과 서비스의 혁신적인 설계.
- 규제의 유연성. 규제 당국은 치료안 승인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찾았다.
- 케어의 분산화. 필요는 혁신의 어머니이듯, 많은 헬스케어 시스템들은 보다 신속한 저비용의 단순한 케어 제공 방법을 찾아냈다.
- 행동변화 정책. 마스크는 변화를 이루어냈다.
이는 중요한 구성요소다. 우리가 2022년에 평상시와 같은 글로벌 보건 관행으로 돌아간다면 2030년까지 SDG를 달성하고 향후 세대를 위해 가장 취약한 계층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기회를 잃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