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보험사들은 넷제로(net-zero) 전환을 가속할 수 있는 통합적인 전략을 세워야 하며, 자사뿐만 아니라 영향력 있는 모든 산업 영역의 경영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넷제로(Net-Zero)는 기후 변화 관련 프레임에만 적용되는 개념이 아니다. 이는 사업성과도 긴밀한 연관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이 가속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상쇄하기 위해 국제 사회는 해를 거듭하며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가 분명히 존재하며, 그 이면에는 연료 부족 및 가격 인상이 따르면서 간접적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 또한 수백만 명에 다다른다. 대표적으로 유럽에서 2021년 6월 기준으로 가스 가격이 2배 이상 상승했다. 2030년까지 풍력 및 태양 에너지 생산량은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늘날 연료 부족 현상으로 인해 일부 공공 및 민간 사업체는 석탄과 같은 전통적인 에너지 자원으로 돌아가는 방안까지 고려 중이다.

이 같은 퇴보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기후 변화가 불러온 부정적인 영향을 막아내고 파리 협정에서 합의하에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 사회는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탄소 배출을 감축해야 한다. 넷제로 달성을 위해 대부분 산업 시설은 ‘저탄소 청정 기술 솔루션’을 채택해야 하며, 현재 설비는 용도를 변경하거나 폐기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와 같은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150조 달러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

보험업계야 말로 이 같은 변화를 실천하기에 이상적인 위치에 있다. 보험사는 사업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기업에 필요한 기업휴지보험, 손해보험을 비롯한 복리후생 상품을 취급한다. 상품 가격 책정이나 보험금 지급을 보험사에서 능동적으로 적절히 조율한다면, 보험산업은 다른 기업들의 넷제로 가속화를 도울 수 있다. 보험산업은 전 세계 26조 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면서 국제 비즈니스 의사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부분 보험사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신속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의제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일부 장기적인 관점에서 높은 기후 관련 목표치를 설정한 보험사들이 존재하는 반면,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단기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는 보험사는 극히 드물다.

단기적 목표 중심의 상품을 개발한다면, 보유 자산의 무용성 위험을 완화하고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길을 열어 수익성을 낼 수 있다. 잠재력은 충분히 입증되었다. BCG 추정에 따르면, 2050년까지 영국 내 ‘녹색자산(green asset)’ 비중은 손해보험 시장의 66%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0년 기준 1% 미만의 예측에서 엄청나게 증가한 수준으로, 약 300억 파운드 규모의 보험료를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넷제로는 환경뿐만 아니라 보험업계의 미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명확한 우선순위의 필요성

기후 변화에 맞춰 사업을 전환하는 일은 복잡한 작업이다. 전 세계 보험사들은 모두 사업 및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데에서 비슷한 문제점에 직면했다. 성공적인 전환에 방해가 되는 첫 번째 어려움은 바로 ‘적정한 업무 초점 비중’을 설정하는 일의 어려움이었다. 현재까지 대다수 보험사가 내부 운영에만 집중해 왔으며, 에너지 효율 및 IT 관련 탄소 배출을 절감하는 데 치중했다. 하지만 보험사의 탄소 배출량 가운데 사업 운영 및 IT 관련 부문은 평균 5% 미만을 차지한다. 반면, 보험사의 투자 상품 포트폴리오는 탄소 배출의 50~55%까지 차지하며, 보험 상품 포트폴리오 및 클레임 관리 등에서 발생하는 배출이 35~45% 정도 차지한다. 따라서 보험사가 단기적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사업 활동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보기 참조)

보험업, 모든 산업을 넷제로(Net-Zero)로 이끌 핵심 파트너 1

넷제로 달성의 또 다른 어려움은 신뢰할 만한 레퍼런스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다수의 평가 기관에서 기업들의 환경 · 사회 · 지배구조(ESG) 점수를 발표하고 있지만, 각 기관마다 요소별 가중치를 부여하는 정도가 상이하여 보험사 입장에서는 어떤 요소에 우선순위를 둘지,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할지 곤란한 상황에 마주하게 된다. 이와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2020년 다수의 보험사가 힘을 합쳐 “넷제로 자산 소유자 연합(Net Zero Asset Owner Alliance)”을 설립하면서 지식 공유를 통한 자체적인 표준을 마련하고, 투자 활동에 발생하는 배출량 감축 목표를 세웠으며, 이어 2021년에는 “넷제로 보험사 연합(Net Zero Insurance Alliance)”까지 설립하여 보험 상품 관련 활동에서 발생하는 배출량 감소 목표치를 세웠다. 하지만 위와 같은 협동적인 노력만으로 넷제로 전략이 완성되었다고 안주해서는 안 된다. 각 보험사는 저마다의 전략을 실천하여 진정한 넷제로 달성을 위해 전진해야 한다.

세 번째 어려움은 관련성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이다. 보험사는 피투자기업과 보험계약자의 자산에서 생성되는 배출량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 정보를 정기적, 반복적으로 수집할 역량을 보유한 기관은 소수에 불과하다.

 

 

넷제로 보험 전략 구축

 

기후 변화는 인류 사회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문제다. 넷제로 전략을 위한 사업 전환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부상하는 분야에도 뛰어들어야 하고, 고객사 및 보험계약자의 변화하는 요구 사항을 충족할 새로운 상품도 출시해야 하며, 동시에 사업 가치도 창출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해내기에 쉽지는 않겠지만, 적절한 접근법으로 현명한 전략을 구사한다면 적어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넷제로 전략은 보험사에 주어진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객들은 명확하게 ‘저탄소 대안’을 원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시장 변화를 미리 예상하고 행동하는 선도 기업은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넷제로 전환 태세를 취하는 보험사의 경우 새로운 투자금 유치에 상당히 유리할 수 있다. 한 글로벌 보험사는 명확하고 적극적인 ESG 행보를 보이며 시가 총액을 2배가량 높일 수 있었다. 새로 유입된 투자금은 자본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데 활용되었다.

다양한 고객사와의 협업 경험을 토대로, BCG는 성공적인 넷제로 전략을 위해 <보험사가 취해야 할 3가지 태도>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 데이터를 이용한 모델링 도구를 개발하여 기준점을 세워라

실행 가능한 탈탄소화 방식을 전부 이해하기 위해 보험사는 투자 상품 포트폴리오, 보험 상품 포트폴리오, 기업 운영 등 자사의 사업 활동 전체를 파악해야 한다. 보험사는 피투자기업의 대주주로서 그들이 배출하는 탄소량 일부에 대해 간접적인 책임을 지게 된다. 배출량 총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보험사가 지분 및 자산을 보유한 기업, 기타 운용 펀드에 속한 기업이 배출하는 모든 탄소량을 계산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보험사는 넷제로 전환이 시급한 특정 산업 및 기업을 식별할 수 있다. 자사가 고탄소 부문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가? 청정 기술 부문에 대한 노출이 부족한가? 혹은 적정선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가? 더 나아가 보험사는 피보험자의 클레임을 이행할 때 적절한 소재와 공정 과정을 사용하는가? 이 모든 의문의 답을 파악하기 위해 업계 선도 기업들은 포트폴리오 노출도를 측정하는 모델링 도구를 개발하여 경제 및 환경, 고객과 시장, 기술 동향 등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를 수집해 대입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조직 내 다른 분야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며, 보험 설계 및 클레임 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 강도를 측정할 수 있다.

 

[2] 모델링 도구를 이용한 기준점에 바탕을 둔 현실적인 목표를 정립하라

다양한 산업 및 기업에서 넷제로 실천을 위한 저탄소 솔루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사는 시나리오 모델링 기법을 통해 탄소 배출량의 현재 감축 수준과 실현 가능한 잠재적 수치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 명확한 목표를 정립해야 한다. 목표가 정해졌으면, 경영진은 탄소 배출 관련 기업 활동을 조정하여 환경 보호와 동시에 기업 번영에 도움이 될 만한 결과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시나리오 모델링 기법을 통해 한 보험사는 자사의 자동차보험 포트폴리오가 내연기관차(ICE)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기자동차(EV) 및 하이브리드 차량을 겨냥한 공격적인 포트폴리오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넷제로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은 명백했다. 현재의 기업 사정과 넷제로 전환의 잠재력 간의 차이를 확인함에 따라 해당 기업은 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개선된 사업 궤도에 올라탈 수 있었다. 이와 비슷하게, 클레임 관리 부문에서도 보험사는 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설정하여 비용 절감, 서비스 품질 향상, 가치 창출을 도모할 수 있다.

 

[3] 빠른 행동으로 시장 우위를 선점하라

시장 가치가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 또 얼마나 빠르게 변하는지 파악했다면 포트폴리오를 그에 맞게 재빨리 전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위에서 언급한 해당 보험사는 전기자동차 수요가 폭발할 것을 예상해 한 발 앞선 대책을 마련했다. 상품 시장 출시 전략을 전격 재편하고, 보험 상품 및 서비스 재설계를 통해 자사 상품의 시장 매력도를 개선했다. 주행거리를 연계한 인센티브 방식의 보험 상품을 도입해 전통적인 내연기관차의 차주가 주행거리를 감소한 만큼 할인을 제공하면서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클레임 관리 부문에서는 유사한 차량에서 부품을 재사용하는 것이 새 부품을 OEM에 주문하는 것보다 저렴할 뿐 아니라 대기 시간까지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가급적 사고 차량 처리 시 수리를 권고하는 방향을 통해 배출량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나아가 보험사는 자사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고객사의 넷제로 전환 가속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철강이나 운송산업과 같이 탄소 배출량이 거대한 업계의 경우 탈탄소화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받고 있지만, 친환경으로의 전환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 또한 무시할 수는 없다. 이 같은 산업 및 기업에서 적정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보험사가 가이드 제시, 기업 보호 및 장기 자본 제공 등을 지원해 선순환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기업 경영에 있어 보험사는 3가지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첫째, 높은 수준의 탄소를 배출하는 거래를 회피하거나 최소화하여 보험 수요를 조정할 수 있다. 둘째, 에너지나 지류(紙類) 소비를 절감하는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셋째, ESG 분야에서 뛰어난 실적을 보유한 공급업체를 선정해 소싱 전략을 조정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및 거버넌스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 및 보고 체계는 넷제로 보험 전략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이해 당사자는 조직 내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넷제로 배출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이를 구체적으로 풀어 설명할 수 있는 파트너를 원한다. 여기서 ‘투명성’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대부분 투자자, 규제 당국, 고객사 및 직원들은 탈탄소화 전환이 복잡하고 장기적이라는 점에 동감한다. 하지만 기후 변화의 영향이 누적되면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모두가 겉치레에 불과한 각종 대책 방안에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탈탄소화로 향하는 쉽지 않은 여정에서 극복해야 할 어려움과 이를 위해 필요한 노력에 대해 꾸밈없이 투명하게 설명할 수 있다면, 보험사는 신뢰를 쌓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투명한 보고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보험사는 평가 기관을 비롯한 다양한 규제 당국의 기업 정보 공개 요구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현재 미국의 경우, 증권 거래 위원회의 기후 관련 정보 공개 의무를 포함하고 있다. 나아가 전 세계 대부분 기업, 은행 및 보험사가 2015년 금융안정위원회(FSB)에서 정립한 금융 리스크 정보 공개를 포함한 기후 변화 재무 정보 공개 전담 협의체(TCFD) 권고안에 따라야 한다. 하지만 규제 당국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고 각업마다 넷제로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일은 보험사에 비즈니스 지속 가능성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리더는 경영진의 역할과 기대치가 명확히 설정된 사업 중심의 거버넌스 모델을 고안해야 한다. 해당 모델에서 ‘지속 가능성’이라는 개념은 보험사의 일상 업무를 조정하여 투자, 보험 설계, 경영 등을 모두 아우르는 ESG 관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넷제로는 2050년까지의 목표로 인식되지만, 국제 사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보험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행동은 지금 당장 시작되어야 한다. 지구의 안녕을 위해, 그리고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호하기 위해 전 세계 보험사들은 넷제로 전환을 가속할 수 있는 통합 전략을 세우고 자사뿐만 아니라 영향을 받는 모든 산업의 경영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보험업, 모든 산업을 넷제로(Net-Zero)로 이끌 핵심 파트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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