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투자자들은 청정기술 및 기타 환경 관련 투자 기회의 적기를 이미 놓친 바 있다. ESG 중 S(Social Impact)에 해당하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약 10년 전만 해도 소수의 기관 투자자만이 ESG 펀드의 잠재력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사이 ESG 펀드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BCG 조사에 따르면, 점차 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ESG 투자가 단순히 자선적 행위가 아닌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이러한 전환의 중심에는 기후 변화가 있다.

탄소 배출로 인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20%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ESG 중 환경 부문은 추상적인 개념을 넘어 비즈니스 위기, 즉 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실질적 솔루션이 요구되는 분야로 거듭났다. 2018년 이후 약 2년간 환경 테마 펀드 출시가 10배 증가했다는 데이터에서 볼 수 있듯, 최근 다수의 사모 펀드가 환경 분야에 배팅하고 있다. 더불어 청정기술(clean-tech), 대체 에너지, 기후 변화 등 환경 관련 테마에 국한한 부티크 투자사가 대거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이 투자로부터 시작된 혁신은 매력적인 수익 창출의 장이 됐고, 1세대 청정에너지 선도 기업들은 IT 대기업들과 버금가는 수준의 주주 수익을 거두고 있다.

환경 분야 투자 가치를 새롭게 발견함에 따라, 이제 투자자들은 ESG 중 S(Social Impact, 사회적 책임), 즉 ‘임팩트 투자’에 빠르게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투자자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더 이상은 이전과 같은 자아 성찰의 시간을 낭비할 수 없을 만큼 그 문제의 심각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회적 책임 투자, ‘임팩트 투자’의 새로운 장

 

직장 내 다양성, 평등 및 포용성(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DEI) 개선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2020년 미국의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소외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민간 부문의 노력은 큰 동력을 얻었다. 그러나 여성과 유색인종 등 소수집단에 대한 투자 유치, 자본 조달, 인재 확보 등에는 여전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러한 현실의 기폭제가 됐다. 지난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전세계 약 6,400만 명의 여성들은 자의적 또는 타의적으로 직장을 잃었고, 이는 약 8,00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로 환산된다. 유색인종 여성들에게 현실은 더 가혹하다. 일례로, 히스패닉 및 흑인은 미국 여성 노동인구 3분의 1 미만으로 추산되나, 그들은 지난 2년간 실직한 여성의 46%를 차지한다. 낮은 건강 지표 및 보건 서비스 접근성 또한 양극화를 심화하고 있다. 동시에 그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높은 필수 인력의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이러한 사회적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 개발 분야가 급부상하고 있다. 보육 서비스 접근성, 근로 환경, 직무 개발, 경력단절 지원 등이 그에 해당된다. 소수자 집단의 인력 개발 및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혁신 솔루션 개발은 2050년까지 수조 달러의 경제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혁신 솔루션에는 유의미한 투자가 확보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그 투자 규모는 필요 수준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자선단체를 비롯한 개발 금융 기관들은 ESG 이니셔티브에 약 1,5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조건 충족을 위한 추산치인 3조 달러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미국 기업개발공사(Corporation for Enterprise Development)에 따르면, 유색인종의 자본 접근성 향상이 제도적으로 개선되지 않을 경우, 평균 백인 가족과 같은 수준의 부를 축적하기까지 흑인은 228년, 라틴계는 84년까지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세계 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추가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남녀 경제 참여율 및 고용 기회 격차를 해소하기까지 267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심각성의 규모를 고려하면, 기관 투자자들의 자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러나 현재 기관 투자자의 임팩트 투자 규모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보기 1 참조) BCG는 기관 투자자 인터뷰를 통해 다수의 기관은 여전히DEI 분야에서의 자본 투입에 소극적인 입장임을 파악한 바 있다.

기관 투자자, ESG의 “S(사회적 책임)”에 집중하라 1

 

 

임팩트 투자, 관점을 바꿔야 할 때

 

기관 투자자의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주요 원인은 바로 ‘관점’의 차이다. 연기금, 보험사, 국부 펀드 등 대형 투자 기관은 임팩트 투자 기회에 대형 포트폴리오 관점을 적용한다. 임팩트 투자는 대형 펀드 투자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이다. 임팩트 투자에서 거래 규모는 작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이윤 외에도 다양한 성과 기준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 기여도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임팩트 투자에 대형 펀드 투자와 동일한 관점을 적용할 때, 잠재 수익성과 사회적 임팩트는 필연적으로 차단될 수밖에 없다.

이는 상당한 기회 손실로 이어진다. 임팩트 투자에 더 많은 기관 투자가 투입될 경우, 펀드의 영향력은 향상되고 사회의 경제적 포용성은 증진된다. 결과적으로 기관 투자자는 성장성 높은 부문에 진입, 추가적인 투자 기회를 노릴 수 있다. BCG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별∙인종 형평성과 비즈니스 성과 간 높은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수익 증대, 직원 및 고객만족도 향상, 그리고 혁신으로 이어진다.

 

 

사회적 책임을 윈-윈으로 이끄는 3가지 방법

 

연기금, 보험사, 국부 펀드 등을 아우르는 기관 투자자는 아래 3단계 전략을 통해 사회적 책임의 임팩트를 극대화함과 동시에 책임 있는 수탁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1] 투자 수익성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라

투자 전문가들은 임팩트 투자를 ‘할인된 펀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또, 다수는 일반 펀드와 유사하게 설계된 임팩트 펀드의 시장 가격을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임팩트 매니저는 잠재적 투자자에게 각 임팩트 펀드의 투자 이유를 상세히 검토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일례로, 잠재적 투자자는 검토 중인 임팩트 펀드가 핀테크나 에듀테크(edtech)와 같은 고성장 산업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 더욱 흥미를 보일 것이다. 익명의 한 파트너는, “고객 투자사에게 임팩트 투자 전략은 투자 수익률을 저하하기보다 오히려 제고한다는 명백한 사실을 확인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TPG 라이즈 펀드(TPG Rise Fund)는 성장 잠재성 및 재정적 신뢰도를 바탕으로 UN’s SDGs의 방향성을 따르는 성과를 보인 트리플 바텀 라인(triple-bottom-line, TBL) 기업들에 투자해 고객에게 명확한 투자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2] 투자처 선정 기준을 재평가하라

2021년 피치북(Pitchbook) 데이터베이스 상 36명의 새로운 임팩트 투자자가 추가됐고, 약 1,000건에 이르는 임팩트 투자 거래가 보고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사회적 책임 펀드가 급성장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보기 2 참조) 임팩트 리더 다수는 해당 펀드가 자신의 첫 작품일 경우가 많아 전통적인 실적 평가 기준을 적용하는 일은 지양하고,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펀드 설립자 및 팀원들의 이력서와 실전 경험을 검토하는 것은 지난 실적을 측정하는 데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투자 티켓사이즈(ticket size, 기관별 투자 라운드 투자 가능액) 하한선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수의 기관은 개별 펀드 투자 하한선을 1,000만~3,000만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젠더 렌즈(Gender-lens) 펀드 평균 규모가 약 4,000만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모든 임팩트 투자 경로는 차단되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규모 차이 인지하고 투자 기준 하향해야” 참조)

기관 투자자, ESG의 “S(사회적 책임)”에 집중하라 2

 


규모 차이 인지하고 투자 기준 하향해야

 

비영리 기관인 세계여성은행(Women’s World Banking, WWB)은2개의 젠더렌즈 투자 펀드(gender-lens investing funds, GLI)의 제너럴 파트너사다. 여기서 젠더 렌즈 펀드란 여성의 경제적 평등과 사회적 포용성을 지향하는 투자 기금을 의미한다. WWB는 후기단계 벤처 캐피탈 및 성장주에 대한 투자 전략을 토대로 개발 도상국 여성의 경제적 안정을 개선할 상품과 서비스에 투자한다.

WWB가 운용하는 2개 펀드는 약 1억 2,5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준으로 GLI 부문에서 최대 규모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이조차 기관 투자자에게 부적합한 규모로 인식돼 거대 자본에 대한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부분 젠더 렌즈 펀드 매니저는 유사한 상황에 처해있다. GLI 관련 펀드의 수는 2017년과 2019년 사이 58개에서 138개로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다수의 펀드는 규모가 작고 운용 기간이 1년 미만으로 기관 투자자를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한다. (보기 참조)

기관 투자자, ESG의 “S(사회적 책임)”에 집중하라 3


 

기관 투자자 자본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되면 높은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WWB 펀드가 투자한 인도 소재 소액 금융 기업 우지반(Ujjivan)을 예로 들어보자. 우지반은 WWB의 지원으로 은행이 제공하는 전통적 금융 상품과 고객 서비스 행태에 괴리를 포착, 이를 이용해 여성 고객층을 80% 확대해 기업의 총이익 및 순이익 모두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었다. 우자반의 기업 공개 기간 당시 공모주 청약 쇄도가 폭주하여 경쟁률이 40:1을 기록, 인도 역사상 가장 성공한 공모 모집으로 자리매김했다.

[3] ‘이머징 임팩트 매니저’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라

어떤 펀드를 운용하든 꼼꼼한 검토를 위해 많은 시간 투자가 요구된다. 한 투자자에 의하면 ‘1,000만 달러 투자 건이든 1억 달러 투자 건이든 신중한 검토를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의 총량은 비슷한 수준’이다. 일부 대형 기관 투자자는 새로운 펀드 투자의 재정적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이머징 펀드 매니저 플랫폼’을 개설해 외부 업체에 관련 행정 업무를 위임했다. 오늘날까지 이와 같은 유형의 플랫폼 대부분은 사모펀드와 부동산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플랫폼의 활용 범위를 사회적 책임 펀드로 확장할 경우, 기관 투자자는 보다 작은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게 되며 임팩트 펀드는 실적과 규모를 성장시킬 시간적 여유가 생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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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투자에 대한 사회적 니즈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트리플 바텀 라인(TBL)이 표방하는 긍정적인 영향력이 가시화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에게 있어 이는 투자 규모를 늘릴 수 있는 기회, 그리고 필요충분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이 분야에서 기회를 잡는 자만이 알파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원문(영어)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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