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의 바다를 유영하는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투자 흐름의 역학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자본을 현명하게 투자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이를 돕기 위해 BCG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 몇 년간 PE 투자, 기업 M&A, 그린필드(greenfield) FDI(Foreign Direct Investment)를 주도했던 트렌드를 살펴봤다. 또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트렌드 역시 분석했다.

글로벌 자본 흐름에 있어 새롭게 부상하는 지정학적, 경제학적, 기술적 맥락은 코로나 위기 이전의 흐름과는 매우 다르면서도 비슷한 점이 있다. 팬데믹은 PE 투자의 중요성 상승, 투자의 지역화, 기술에 대한 집중 등 이미 진행 중이던 트렌드를 더욱 강화시켰다.

 

 

팬데믹 이전의 둔화세

 

팬데믹 이전에도, 글로벌 투자 성장세는 이미 둔화국면에 접어들고 있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그린필드 FDI뿐 아니라 PE와 M&A 투자는 연간 겨우 2% 성장했다. 성장 둔화세의 일부 이유는 지정학적 긴장과 국가 및 지역 경제의 초기 탈동조화(decoupling) 현상 때문이다. 이 요인들은 특히 2019년 글로벌 투자 흐름에서 가장 큰 비중(64%)을 차지했던 기업 M&A와 그린필드 FDI에 영향을 미쳤다.

지정학적 긴장과 국가 및 지역 경제의 초기 탈동조화 현상이 팬데믹 이전의 성장세에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지역 내 투자 흐름은 연간 5% 증가했지만 지역간 흐름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연간 4% 하락했다. 대미 외국인투자위원회(Committee on Foreign Investment)의 심의 강화로 인해 미·중 간의 거래 협상 분위기가 냉각됐으며 또한 정부가 특히 기술 인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면서 유럽에서 중국의 M&A가 감소했다. 한편, 미국과 유럽의 범대서양 무역 투자 협정(Transatlantic Trade and Investment Partnership)회담이 결렬된 이후 보복관세가 이어졌다.

그러던 중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투자 흐름이 갑작스럽게 중단됐다. PE 투자 및 기업 M&A의 가치는 2020년 상반기의 저점에서 상당히 회복됐지만, 그린필드 FDI는 여전히 매우 저조한 상황이며 많은 투자자들이 아직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 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 우리는 세 가지 자본 출처에 대해 심층 분석을 실시했다.

 

 

강력하고 회복력 있는 PE 투자

 

코로나 팬데믹 이전 몇 년 동안, 부유한 투자자들은 공개 시장을 뛰어넘는 우수한 실적에 이끌려 PE 펀드로 몰려들었다. PE 기업들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운용자산에 대해 연평균성장률 17%를 달성했으며 드라이 파우더(dry powder) 금액은 2020년 사상 최고치인 1조5000억 달러에 달했다. 프리킨(Preqin)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아시아 및 기타 지역의 투자자들이 PE 펀드에 투입한 자본의 비율은 상승했으며 북미 투자자들이 투자한 비율은 약간 하락했다. 투자 비율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북미와 유럽 투자자들은 (각각 50%와 32%로) 여전히 2019년 PE 펀드 투자자본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PE 기업들이 번창하면서, 이들이 세계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강력해지기 시작했다. 피치북 데이터(Pitchbook Data)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PE 기업들은 연평균 약 18%의 성장률로 자본을 투자했는데, 2018년 글로벌 거래액은 595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19년에도 5860억 달러로 많이 뒤처지지 않았다. 3억 달러를 초과하는 거래액은 2019년 총 5290억 달러였고, PE 기업의 관심을 독차지한 단일 산업은 없었지만 금융업, 헬스케어, IT는 같은 기간 동안 다른 산업들보다 더 많은 PE 투자를 유치했다.

지정학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역내외 PE 투자는 성장세에 있었다. (보기 1 참조)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상반기 PE 활동은 갑작스럽게 중단됐고, 2분기에 PE 투자자로 인한 거래 총액은 1년 전 총액에 비해 약 50% 하락했다. 하지만, 업계는 하반기에 무서운 기세로 성장세를 회복했으며 4분기 거래액은 동기간 2019년 수준을 능가했다. PE 기업들은 자본을 활용하는 높은 유연성으로 인해 투자를 빠르게 중단하고 기회가 돌아왔을 때 다시 빠르게 뛰어들 수 있었다.

위드 코로나 시대, 글로벌 투자 자본의 흐름을 읽어라 1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이동통신 및 네트워킹, IT서비스, 제약업 투자 등 이미 진행 중이었던 몇 가지 PE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됐다. 하지만, 다른 산업들은 PE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예로 에너지 부문에서는 PE 투자자에 의한 총 거래액이 47% 감소했다. PE 기업들이 보유한 드라이 파우더의 양과 매각 자산 등 매력적인 가격의 자산을 빠르게 인수할 수 있는 능력을 고려할 때 이 성장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락 이후 반등을 노리는 기업 M&A

 

BCG가 레피니티브(Refinitiv)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기업 M&A 성장률(PE M&A 제외)은 지난 10년간 하락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약 -1%로 정체 상태에 있으며 2019년 총액은 약 2조4000억 달러였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그 이유 중 하나는 지정학적 긴장과 어느 정도의 경제적 탈동조화 때문이었다. 기업 M&A 거래는 점점 더 역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북미, 유럽, 중국을 제외한 기타 아시아지역, 중동에서 역내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보기 2 참조) 하지만, 이런 요인들이 M&A 정체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PE 펀드와의 경쟁이 더 치열해졌고, 대체 유형의 거래들(합작 투자, 전략적 제휴, 기업 벤처링 등)의 인기가 더 커진 것도 M&A 활동 감소에 기여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 글로벌 투자 자본의 흐름을 읽어라 2

PE 투자와 마찬가지로, 기업들이 딜을 전면적으로 연기하거나 취소했기 때문에 2020년 상반기 기업 M&A 활동은 중단 상태였다. 이는 금융위기가 극심하던 때와 버금가는 하락이었다. 하지만, 그 후 역시 PE 투자와 마찬가지로 하반기 M&A 활동은 급증했다. BCG가 레피니티브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20년 3, 4분기 총거래액은 2019년 하반기 총거래액을 능가했으며, 이동통신, 첨단기술, 소비재 부문에서 가장 활발한 딜이 이루어졌다. 2020년 총 거래액은 2019년 총 거래액에 비해 약 10% 하락하기는 했지만, 유럽(대부분 북미 투자에서 기인한)과 중국에서의 투자는 상승했다.

하반기의 급증에는 지연됐던 거래의 실행, 부실기업 매각 증가, 낮은 평가 가치로 인한 관심 상승 등의 요인이 작용했다.

 

 

그린필드 FDI, 장기 상승세 돌입

 

에프디아이 마켓(FDI Markets)의 데이터를 BCG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그린필드 FDI(M&A 제외)의 성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2016년부터 2019년까지 2%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으며 2019년 FDI 총액은 8110억 달러였다. 기업 M&A와 마찬가지로, 지정학적 긴장과 경제 탈동조화는 확실히 FDI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중국과 북미(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그린필드 FDI가 시작된 지역들)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보기 3 참조) 그나마 성장세를 보인 지역은 주로 유럽 내 투자와 동유럽 국가의 투자였다. 유럽 국가가 다른 지역에 투자를 증가한 것도 성장에 일부 기여했다.

디지털화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의 전환, 경쟁우위의 새로운 요인(숙련된 노동력과 시장 근접성 등)들은 2015년부터 그린필드 FDI를 형성해 왔다. 또한, 환경, 사회, 기업 지배구조요인은 점점 더 투자를 결정짓는 중요한 지침이 되기 시작했다. 일례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FDI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은 여전히 석탄, 정유, 부동산, 재생에너지였지만, 같은 기간 재생에너지만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 팬데믹은 이 트렌드를 가속했으며 팬데믹이 소비자 습관과 수요를 변화시킨 정도를 고려하면, FDI 흐름은 더욱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드 코로나 시대, 글로벌 투자 자본의 흐름을 읽어라 3

팬데믹 이전의 움직임이 팬데믹 위기 동안의 변화와 결합해 FDI 흐름은 더욱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 흐름의 세 가지 유형 중, 그린필드 FDI는 2020년 팬데믹의 결과로 가장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약 35% 감소했다. 그 영향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은 숙박과 관광업 등 팬데믹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일부 산업에의 의존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기 때문에 특히 피해가 심각했다. 한편, 커뮤니케이션, 반도체, 바이오테크 산업의 FDI는 2020년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그린필드 FDI는 GDP와 무역보다 반등에 더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이번에도 FDI는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회복의 속도는 또한 외국 기업에 대해 동등성을 보장하고, 다른 국가에서 공급망 붕괴에 직면한 기업들을 유치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외국인투자를 유치하는 능력을 확대하고, 무역 및 투자 정책을 완화하는 등 정부가 FDI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을 얼마나 신속히 추진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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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세계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PE 투자 영향력의 증가, 투자의 지역화, 기술에 대한 집중 등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있었던 일부 트렌드들이 자연스럽게 지속되고 심지어 가속화될 것이다. 하지만 이 팬데믹으로 인해 소비자 행동과 기타 분야에서 급격한 변화가 초래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다양한 산업에 유입되는 글로벌 자본 흐름의 양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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