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에서 목적을 생각하는 것은 한 때 도발적이고, 절박한 행동이었다. 1994년 HBR 기고문은’오늘날 대부분의 기업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그들의 회사가 어떤 모습인지 혹은 그런 모습인지를 알지 못하거나-심지어 신경쓰지도 않는다.’ 라고 지적하며 ‘전략은 조직의 광범위한 목적 속에 내재되어 있을 경우에만 강력하고 지속적인 감정적 애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에, 목적은 파괴적 혁신의 아이디어로 기업들이 존재이유로부터 얼마나 멀어졌는지 일깨워주고, 존재이유를 재확인하고, 다시 한번 의지를 갖고, 그에 따라 움직이도록 영감을 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대부분 그랬던 것처럼, 자극적인 도발로 시작했던 것은 쉽게 공허한 말, 편한 일상 혹은 심지어 가장 까다로운 이슈를 직면하지 않으려는 변명으로까지 전락할 수 있다. 실제로 목적에 대한 관심은 급증해서 정점에 이르렀다가 줄어들었고, CSR, 애자일 등 초기에 강력했던 비즈니스 아이디어들은 지나치게 사용되다가 결국 흐지부지되었다. (보기 1 참조.)

목적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쉽고 편해졌다면, 즉 목적을 표현하는 것이 회사의 운영방식을 혁신적으로 파괴하기보다는 단순히 설명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목적이 힘을 잃었다는 분명한 신호이다. 이런 논의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목적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는 어떻게 목적이라는 아이디어의 본래의 힘을 되찾아 목적에 대한 모호함, 안일한 태도, 일상화를 없앨 수 있을 것인가?

 

목적이란 무엇인가?

목적은 포부, 외부의 필요, 행동의 교차점에서 생겨난다. 목적은 기업이 본질적인 힘이나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이용해 기꺼이 행동하고자 하고 행동할 수 있는, 세상의 필요를 중심으로 형성된 지속적인 포부이다.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회사인 일본의 건설회사, 곤고구미(Kongo Gumi)는 목적을 ‘곤고구미는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주는 신사와 사찰을 건설한다.’1 라고 표현한다. 이 기업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목적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제공하는 서비스와 운영형태가 변화했을 수는 있지만(최근 다른 기업에 의해 인수됨), 1440년 전 창립 이후 사람들의 마음에 평안을 준다는 핵심적인 사회적 대의는 꾸준히 추구해오고 있다.

목적을 불편하게 만들기 1

보기 1. 비즈니스에서 ‘목적’에 대한 논의의 부침
출처: 모든 미국 기업 보고서와 비즈니스 기사에 ‘목적’이 등장한 빈도 수. Factiva 에서 추출함. ;BCG Henderson Institute 분석

목적이라는 아이디어의 핵심에는, 수많은 불편한 긴장감이 존재한다. (보기 2 참조.) 이상과 현실 사이에 갈등이 있다. 한편으로는 본인의 기업을 지금보다 더 훌륭한 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이상을 제시하고 싶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기업의 의도 및 역량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고상한 포부들을 설명하는 동영상이나 연설은 원하지 않는다. 이상이 없는 현실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겠지만, 현실이 없는 이상 역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없다. 결국 이상을 무시하거나 이미 이상을 이룬 것처럼 행동하게 된다.

또한 상상력과 기존 니즈 사이에도 갈등이 있다. 사람들의 삶이나 사회가 어떤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상상이 사람들에게 지침이 되어 새로운 니즈를 설정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혹은 확실한 기존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것이 노력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이미 알고 있는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은 현실적일 수는 있지만 차별성은 떨어진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은 독특하고 이익창출의 가능성은 높여줄 수 있지만 실행가능성은 더 낮을 수 있다.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과 재무적 실행가능성 사이에도 역시 갈등이 존재한다. 이상을 실현하는 것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없을 때 그 목적은 더 이상 지속가능할 수 없다. 반면, 어떤 니즈가 유용한 상품을 제공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여겨진다면, 그 목적은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사회적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과 비즈니스를 유지해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목적 달성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 사이에는 갈등이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목적의 장기적인 일관성과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적응 간의 갈등이다. 쉽게 깨지고 언제든 다시 할 수 있는 약속은 지속적인 주체에게는 원칙이 될 수 없다. 하지만, 보기 2의 점선 삼각형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포부, 니즈, 역량은 모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한다. 목적은 지속되더라도, 이를 이해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방식은 변화하는 세계에서 실험하고 학습함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 당연하다.

목적을 불편하게 만들기 2

보기 2. 목적의 중심에 있는 불편한 긴장감
출처: BCG Henderson Institute

훌륭한 목적은 이 모든 갈등을 통합하고 균형을 맞춘다. 이상주의(현실적인 포부를 설정한)와 현실주의(냉혹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은)의 균형이며, 진실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창의적인 방식이다.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를 위한 충분한 자원을 모으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생각과 행동의 변화에 대한 여지는 있지만 변치 않는 중심은 유지한다.

 

우리는 왜 여전히 목적이 필요한가?

목적을 추구하는 것은 조직에 많은 혜택이 된다. 목적은 회사의 여러 부분들을 한 데 묶는 공동의 포부를 정의함으로써, 회사를 하나로 단결시킨다. 회사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영감을 주는 일인지 이해시킨다. 즉, 어떻게 일상의 업무-일본 사찰의 벽을 건설하고, 유리창 와이퍼를 만들고,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모니터링하는 것-가 보다 높은 차원의 목표에 기여하는지를 설명한다. 이를 통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에 주목하게 되고,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져야 하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생각해 냄으로써 혁신적인 사고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사내 인력 구조 변화와 같은 비즈니스와 사회적 변화에 대응해 회복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새로운 직원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들만의 방식을 추구하고자 하는 포부가 내재해 있다.

목적을 제대로 설정하는 것이 오늘날 중요한 우선순위인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비즈니스 리더들에 대한 압력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28개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0%가 CEO가 회사의 목적을 공유하는데 있어 개인적으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를 원한다고 답했으며, 75%는 CEO가 회사가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기를 원했다.

또 다른 이유는 민주주의 국가들의 정치적 양극화와 정치 및 사회적 이슈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기업들이 페이스북(Facebook)이나 트위터(Twitter)가 그랬던 것처럼 규제당국에 불려가지는 않겠지만 고객, 규제당국 및 기타 이해관계자들과의 지속가능한 관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기업이 사회에 어떤 가치를 더해주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답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복잡성과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체를 아우르는 이야기와 이를 하나로 묶는 신념체계를 형성하는 것이 더욱 필수적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미 널리 알려졌다시피, 대부분의 직원들, 갤럽(Gallup) 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약 85%의 직원들이 직장에서의 몰입도가 저조한 것이 현실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직원들은 가치 있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하는 열정과 신념을 회사로부터 얻지 못하고 있다.

 

목적의 혜택을 어떻게 재발견 할 것인가

목적은 쉽게 일상적인 것이 되고 별 것 아닌 것이 될 수 있다. 초기에는 어느 정도 열정이 있지만, 곧 그 구호가 익숙해지고 목적을 이루기 위한 사고 방식은 잊혀진다. 원대한 목적을 위해 진지한 의도로 시작했을 지라도 그 방법에 지나치게 집중해 목적에 대해서는, 혹시 생각한다 해도, 거의 생각하지 않게 된다. 기존의 일상을 유지하는 것에 다시 안주하게 되면서 이미 확실히 정의된 프로세스를 통해 익숙한 상품을 만든다. 또한 우리는 목적을 진지하게 추구하다 보면 생길 수 밖에 없는 어려운 질문과 갈등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목적의 혜택을 되찾고 이를 유용하고 혁신적인 개념으로 만들 것인가? 우리는 몇 가지 어려운 이슈와 의무사항을 직면할 필요가 있다.

  • 목적은 불편한 것일 수 밖에 없다. 목적을 설정하면, 포부와 현실 사이에 격차가 생긴다. 목적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야 한다. 무엇을 할 지에 대한 통찰력과 그것을 추진하려는 동기는 이 격차를 생각하는 것, 이상과 현실 모두를 동시에 고려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생각하지 않는다면 불편함은 줄어들겠지만 행동하기 위한 동기가 사라지게 된다.예를 들어, 네슬레(Nestle)의 목적은 ‘삶의 질을 높이고 보다 건강한 미래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 목적이 효과를 거두려면, 이는 불편함을 야기시켜야 한다. 네슬레는 스스로 ‘우리가 어떻게 하면 이 목적에 더 많이 더 제대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상상력을 자극해, 결국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새로운 분야에서의 M&A, 삶의 질과 건강과 관련한 이슈에 대해 기업의 정치력에 대한 아이디어로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 목적을 설정하는 것은 변치 않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기업의 뿌리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목적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는 정체성과 관련된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설립초기의 동기와 영감을 살펴보는 것이 공동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유용할 수 있다. 사실, 목적을 설정하는 쉬운 방법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간단한 요약해 보는 것이다. 이보다는 불편하지만 생산적인 방법은 핵심적이고, 변치 않는 대의를 자세히 분석하는 것으로, 이 대의는 이를 표현하고 추진하는 방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할지라도, 앞으로 추진할 목적의 중심이 될 것이다.세상의 필요를 충족시킨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좋은 것을 가져다 주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좋은’ 것은 말 그대로 가치 있는 것으로 여러 가지 차원으로 묘사될 수 있다.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좋은 것(기쁨을 주는 것), 가치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사무실 의자, 테라피), 혹은 특정한 순간(친구들과 이야기를 공유할 때) 등이다. 가장 좋은 목적은 공동의 번영과 관련한 불변의 선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매은행은 편의성과 보안을 강조하며 그 존재를 유지해왔겠지만, 그 기저의 대의는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돈과 관련한 관리능력과 지혜를 향상시켜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더 큰 대의를 목표로 설정하는 것은 과거와 현재 사이에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 목적은 중요한 현상들을 통한 사고를 필요로 한다. 목적이 단순한 꼬리표인지 진지한 포부인지는 그 목적에 대한 이해의 깊이에 달려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세상에 기쁨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면, 우리는 기쁨이라는 생각의 본질을 알아야 한다. 기쁨은 왜 가치 있는가? 기쁨은 언제 나타나고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가? 무엇이 이를 가식이 아닌 진짜로 만드는가? 회사는 기쁨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기쁨을 만들어내는 현재의 역량과 미래의 역량에 결부시켰는가?또 다른 예로 BCG의 목적, ‘세상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자. 여기서 불변의 선은 사람들의 잠재력을 펼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진지하게 추진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것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묻고, 이를 이용해 이것이 더 자주 더 효과적으로 발생할 수 있도록 하는 우리의 역량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는 당연히 불편한 일이지만, 열정적으로 추진한다면,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조직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 목적은 정직한 소통을 필요로 한다. 목적은 공유되는 것이기 때문에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목적에 걸림돌이 된다. 목적을 소통하는 데 있어 빠지기 쉬운 유혹은 긍정적인 면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이는 충분히 이해 가능한 일이다. 론칭 행사가 즐겁기를 원하는 마음에, 매력적인 면을 보면서, 불편한 암시와 실제 비즈니스의 적나라하고 엉망에 가까운 본질을 잊는 경우가 종종 있다.하지만, 장점에만 집중하다 보면 결국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사람들은 목적을 일의 실제 본질과는 관계가 거의 없는 화려하고 감상적인 그림으로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 대해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불편할 수 는 있지만 현재 우리의 상황에서 이 목적을 추구하는데 주어진 어려움을 인정하는 것은,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이다.
  • 목적은 당신을 평범하지 않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목적은 현 상태를 단순히 요약하고 유지하기보다는, 새로운 방향의 행동을 이끌어 내야 한다. 당신의 M&A 및 R&D 전략, 상품 포트폴리오, 내부 프로세스, 기업의 정치적 활동을 이끌어야 한다.예를 계속 들어보자면, 돈에 대한 지혜와 관리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적인 은행을 상상해보자. 이를 실천하기 위해 자기통제를 도울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고, 십대들에게 재무교육을 해 주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혹은 한걸음 더 나아가, 카운셀링 업체를 인수해 사람들의 돈에 대한 동기를 자세히 분석하고 검토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종류의 테라피스트 겸 은행가를 양성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이 은행은 돈에 대한 우리의 개인적이고도 전체적인 태도를 스스로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목적이 행동을 이끌도록 한다면, 이는 당신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훌륭한 결실을 맺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목적을 설정하는 것은 불편함이나 변화를 수반하지 않는다면 쉬운 활동이다. 하지만, 우리는 목적의 생산적인 갈등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결국 행동을 촉발할 것이다. 목적의 목적은 기존의 현실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시키는 것이다.

 


참조
1. Kongo Gumi는 1428년 동안 독립운영되었으며, 2006년 Takamatsu Construction Group에 의해 인수됐다. https://www.takamatsu-cg/co.jp/eng/about/group/takamatsu/ kongogumi.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