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 속 보이지 않는 불편 ― 충분한 편리함은 착각일 뿐이다

 

결제는 생활 속 소비활동에 꼭 필요하며 일상 생활에서 빈번히 일어나지만, 소비하는 목적과는 이질적이며 불편을 야기한다. 익숙하고 당연한 절차인만큼 불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으나, 일부 소외계층은 큰 불편을 호소하며 결제에 소요되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사회적 기회비용은 연간 4.5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소비의 목적과 그 안에서 사용되는 매체와 행동에 자연스럽게 ʻ스며들’ 때 결제의 ʻ이질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우리는 현금, 카드, 모바일 기기 등 각종 물리적 결제수단을 소지하며 생활 중이나, 궁극으로 편리하고 포용적인 결제 방식은 내가 ʻ소지하는 것(what you carry)’이 아닌, ʻ나의 일부(what you are)’를 사용하는 생체인식 기반의 결제이다.

‘What you are’ 결제를 적용할 경우 경제적, 사회적, 기술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미 중국, 미국 등 ʻ결제 선진국’에서는 생체인식 결제가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활성화되려면, 공급자들의 끊임없는 혁신적 시도는 물론, 정부/규제당국의 개방적인 시각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최종적으로는 소비자가 새로운 결제 방식과, 그를 통해 가능해지는 새로운 소비의 경험의 가치를 판단하고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코리아는 보고서 <Future of Spending 2022 ― 소비의 미래 2022> 보고서를 통해 미래 소비와 결제방식의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익숙함 속, 4.5조원의 숨겨진 ‘기회비용’

 

결제는 생활 속 소비가 일어날 때마다 발생하는,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절차다. 대부분 결제는 1~2분 내 종결되므로 한 건, 한 사람만 놓고 보면 불편함이 작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이에게 빈번히 발생하는 불편인 만큼, 이를 사회적 차원에서 합산하면 상당한 규모의 기회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BCG의 추정에 따르면, 오프라인 공간에서 카드와 현금 등으로 ‘결제’라는 절차를 위해 국내 시장에서 연간 약 2.9억 시간, 110.7만 m²의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2.7조원의 기회비용이 현재와 같은 결제 방식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낭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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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카드∙현금 등 현 결제방식으로 인한 시간 및 공간 기회비용>

 

 

‘What you are’ 기반의 새로운 결제 패러다임

 

생체인식 기반 결제가 활성화되면, 소비가 이루어지는 다양한 매장에서는 생체정보를 인식하는 단말기가 설치될 것이다. 이는 기존 계산대보다 공간을 덜 차지하며 소비가 이루어지는 공간에 배치돼 아예 별도의 결제공간이 사라질 수도 있다. 소비자는 결제를 위한 무언가를 따로 소지하지 않고, 연속적 소비 경험의 일부로 스며드는 결제 절차를 인지할 새 없이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BCG 분석에 따르면, 생체인식 결제를 도입할 경우 20~30초 소요되던 카드와 모바일 간편결제 시간이 10초대로 단축될 수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총 오프라인 결제 과정에서 연간 2.7억시간, 금액으로 환산하면 1.3조 여원의 사회적 기회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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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결제 수단별 소요 시간>

 

 

새로운 결제 패러다임을 향한 담대한 사회의 변화

 

한국은 현재 세계에서 현금을 가장 적게 사용하는 나라 중 하나이다. 그러나 생활 속 결제 경험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 최상위 수준의 스마트폰 사용률에도, 모바일 간편결제는 한국인의 오프라인 소비 생활에서 ‘주연’인 카드에 가려 ‘조연’급 사용율에 머물러 있다. 더 고도화된 웨어러블 및 생체인식 결제가 전혀 구현되지 못함은 물론이다.

반면 미국과 중국은 관련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안면과 지정맥 인식 기반의 PopID와 Amazon One 및 매장을 나서면 알아서 결제가 되는 Amazon Go까지 새로운 결제 방식을 지속적으로 개발 및 상용화하고 있다. 또 중국의 경우 스마트폰 사용자의 90%가 모바일 결제를 활용하며 이미 레스토랑, 슈퍼마켓 등 다양한 소비 영역에서 생체인식 결제를 활발히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생체인식 기반의 새로운 결제 생태계가 자리잡으려면 정부와 규제당국의 관련 가이드라인 제시 등 환경 조성 노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핀테크 업체 등 국내 공급자들이 생체인식 기반 결제와 같이 혁신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등 명료한 법률적 기반과 가이드라인이 신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이에 대해 박영호 BCG 코리아 파트너는 “미국, 중국 등을 중심으로 생체인식 결제는 이미 차세대 결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주저하지 않고 새로운 결제 방식을 도입하거나 현재 영위하고 있는 간편결제 사업의 확장을 시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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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당연히 불편한’ 것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고, 그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한 사람들이 오늘날의 세계를 만들었다. ‘당연히 불편한’ 현금 결제 시스템을 혁신해 카드 결제 시스템이 정착되었고, ‘당연히 불편한’ 카드 결제 시스템을 혁신해 디지털 결제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다.

이제 생체인식의 차례이다. 생체인식 기술 상용화를 필두로, 일상생활 속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결제’라는 목표를 향한 다양한 혁신적인 시도들이 지속될 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제언한 파트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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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호 BCG 코리아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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