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기업들이 다양성, 평등성, 포용성(DE&I: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문제에 계속 집중하고 투자해 나가는 것이 어려워졌다. 그러나 미투(#MeToo)와 블랙라이브즈매터(Black Lives Matter,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 이후 이 주제들은 CEO가 주목해야만 하는 문제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사실 역사적으로 볼 때 포용적 직장, 즉 핵심 직원과 여성, 유색인종이 직장에서의 경험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기업들은 국제 금융위기에 영향을 훨씬 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007년에서 2009년까지 S&P 500 지수는 35% 이상 하락했지만 포용적인 기업들의 주가는 14% 상승했다.
다행히도, 기업들이 이 문제에 있어 맨 땅에서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DE&I를 가장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조치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기업들의 가장 큰 목표는 계속해서 시간과 자본을 투자하고 경영진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DE&I를 별도의 이니셔티브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행하는 모든 일, 경영진이 내리는 모든 결정에 반영되는 원칙으로 삼는 것이다. 더욱이 재택근무처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필수가 되어버린 변화들은 일하는 방식을 재해석하고 규범들을 재정립하며 DE&I를 새로운 업무 환경에 통합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실시한 많은 연구 조사 결과, 인력 및 리더십 구성에 다양성이 높은 조직일수록 실적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라이브즈매터 운동을 비롯해 최근 미국에서 일어난 여러 변화들은 직원, 고객, 협력사 및 기타 이해관계자들이 더 평등한 직장을 원하고 있으며 그런 직장을 만들 책임을 기업들에 묻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다시 말해, DE&I는 시급한 문제들에 집중할 수 없게 하는 방해물이 아니라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중요 요소인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은 일반적으로 DE&I에 위협이 된다
수 년간의 투자를 통해, 기업들은DE&I에서 불안정하지만, 의미있는 진전을 이뤄냈다. S&P 500기업의 리더십 팀에서의 민족 다양성은 2000년대 초반 9%에서 최근 11% 이상으로 상승했다. 미국 여성 비즈니스 리더들의 비율은 이보다 더 빨리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조직들은 여전히 성별과 민족 측면 모두에서 진정한 평등에 가까워지기 위해 할 일이 남아 있다. 지금까지의 진전은 주목할 만하지만 경제적인 압박으로 인해 몇몇 기업들이 인력 이니셔티브를 미루는 상황에서, 여전히 불안정하다.
과거 경제 위기 상황과 그 이후의 기간 동안, 많은 기업에서 DE&I 진전이 둔화됐다. 예를 들어, 2008년 경기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미국 산업들에서, 경영진의 소수민족 비율은 11% 하락했고, 여성 비율은 4% 하락했다. 소매업 등의 일부 산업은 여전히 2007년도 수준의 비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보기 참조.)
수 년간의 투자를 통해, 기업들은DE&I에 있어 불안정하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다. S&P 500기업의 리더십 부문에서 민족 다양성은 2000년대 초반 9%에서 최근 11% 이상으로 상승했다. 미국 내 여성 비즈니스 리더 비율은 이보다 더 빨리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조직들은 성별과 민족 측면 모두에서 진정한 평등에 가까워지기 위해 여전히 갈 길이 남아 있다.
과거 경제 위기 상황과 그 여파가 지속되는 기간 동안, 많은 기업에서 DE&I 진전이 둔화됐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2008년 경기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산업 부문에서는 경영진의 소수민족 비율이 11% 하락했고, 여성 비율은 4% 하락했다. 소매업 등 일부 산업은 여전히 2007년도 수준의 비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외 지역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관찰됐다. 영국에서는 2008년 경기침체 기간 동안 타격을 받은 산업 부문의 여성 경영진 비율이 최대 2% 포인트 감소했다. 독일의 유수 금융사 및 보험사의 경우 여성 이사진 비율이 경기침체 초기 하락한 후 계속 정체를 이어갔으며 2010년이 되어서야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은 불균등하게 나타나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 유색인종과 이민자들의 감염율과 사망률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여성들은 위기 중에 가정을 돌보는 부담을 더 많이 지게 되면서 직장에서 멀어지고 경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코로나19 관련 인력축소 과정에서 여성과 유색인종을 훨씬 더 많이 해고했다. 대대적인 휴교로 인해 2020년 후반 160만 명의 워킹맘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 연구도 있다.
재택 근무로 인한 문제는 직원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어린 자녀가 있는 직원들의 어려움은 확실하다. 인터넷 접속이 어렵거나 필요한 공간 혹은 플랫폼이 없는 직원도 있을 수 있다. 가족 돌봄을 위해 가족의 집에서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직장에서 정체성을 밝히지 않은 LGBTQ 직원들은 화상회의 중에 그들의 정체성을 숨겨야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DE&I를 이전만큼 중시해야 한다. 분명 리더들은 어마어마한 압력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회사의 부채 상환 문제처럼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고려사항보다 우선시 되어야 하는 단기 문제들도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DE&I가 의사결정에 가져다 주는 혜택은 위기 상황일수록 더욱 중요하다.
실효성 있는 조치
과거 경기침체 시기 기업들의 경험과 BCG의 DE&I 관련 연구조사에 의하면, 일관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몇 가지 조치들이 있다.
첫째는 경영진이 계속 의지를 가지고 참여하는 것이다. 고위급 임원들은 변화에 대한 명확한 논리를 수립하고, 회사의 가장 큰 DE&I 과제와 관련된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는 한편, DE&I 가치와 관행을 매일 모델링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경영진의 과제는 DE&I를 경영상의 의제로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관련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축소가 불가피하다면 조직의 다른 영역과 같은 비율로 축소해야 한다.
둘째, 기업들은 인력 감소가 DE&I 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해야 한다. 영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경기 침체기에는 여성의 자발적 퇴사 비율이 남성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초래한 보육 위기는 이런 현상을 더욱 악화시켰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 에 게재된 한 연구는 ‘중립적’ 해고가 여성과 소수인종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인력을 축소해야 하는 기업들은 이 인력 감축이 여성과 유색인종에 불공정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인력 감축 전후에 소수 집단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그들이 가치를 인정받고 지지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기업들은 채용에서부터 승진, 교육, 고과 평가에 이르는 직원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쳐 편견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경기침체로 인해 인력 관련 대부분의 활동이 더뎌진 만큼 신규채용, 주요 임무 발령이나 승진, 교육 기회 등의 모든 결정은 더 중요해졌고, 또한 최대한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편견을 줄이는 구체적인 도구로는 다양성 채용 패널, 블라인드 후보 심사, 객관적 정량적 실적평가 등이 있다. 모든 그룹의 구성원들에게 회사 미래의 일부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조직들은 주요 지표를 확인하고 결과를 평가해야 한다. 경영진이 책임감 있게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발전을 측정하고 보상하는 것은 항상 중요하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빠른 의사결정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자주 확인해야 한다. 진전을 확인하는 구체적인 지표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다양한 인구통계 그룹별 (특히 여성 대 남성) 자발적/비자발적 이탈
- 공석이 발생했을 때 확인, 고려, 채용되거나 더 고위직으로 승진된 여성, 유색인종, LGBTQ 직원, 및 기타 소외된 그룹의 비율
- 인구통계 그룹 별 세분화된 직원참여
- 인구통계 그룹 별 임금 격차 및 상여금 차이(어려운 시기에 보상 대상을 정해야 하는 까다로운 결정이 불평등을 강화시키지 않도록)
업무 재구상의 기회
코로나 19로 인한 어려움도 많지만, 동시에 기업들에게는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에 대한 기준을 재설정하고 DE&I 을 더욱 빨리 개선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많은 조직들에게 가장 큰 변화였던 원격 근무는 코로나19가 끝난 이후에도 어떤 방식으로든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경영진은 이 트렌드에 역행하기보다는, 이를 어떻게 실행하고 이용해 DE&I를 촉진할 수 있을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 3가지 중요한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성공을 위한 직장 구성. 원격근무로 인해 직원들이 언제 어디서 업무를 수행하는지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달라졌다. 코로나19는 그동안 대부분의 조직들이 자체적으로 추진할 때보다 유연근무제를 더 잘 정착시켰다. 유연근무제는 특히 조직의 성 다양성을 강화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일관되게 평가받아 왔다. 이제 목표는 유연근무와 원격근무를 직원들이 일상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준을 수립함으로써 직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더 잘 조절할 수 있도록 한 단계 더 진전시키는 것이다.
직원들이 안전하게 사무실로 돌아오게 되면, 기업들은 현장근무와 원격근무를 혼합할 수 있다. 이 혼합구조는 상황과 개인적 사정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학령기 자녀를 둔 직원들은 등교 중단 및 재개에 따라 원격근무를 계속해야 할 수도 있다.) 구체적인 혼합근무형태와는 무관하게, 기업들은 모든 직원들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장소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동등한 접속을 보장해야 한다. 사무공간을 개방하거나 필요한 이들에게 협업공간을 보조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원격근무 및 유연근무 프로그램을 도입해 이를 표준화하고 협업 방법, 커뮤니케이션 방법, 합리적인 일과 가정의 균형 확립 방법에 대한 확실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직원들이 오프라인 상태로 머물면서 이메일이나 DM에 대답하지 않아도 되는 휴식시간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원격 및 혼합형 근무의 일상화
코로나19는 원격근무를 공정한 경쟁의 장으로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원격근무자들은 더 이상 스스로를 실체 없는 목소리처럼 느끼지 않고 회의 후 대화의 중요한 내용도 놓치지 않게 됐다. 코로나 팬데믹은 또한 유연근무나 파트타임 근무와 같은 혼합 근무에도 공평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제 이런 근무형태가 훨씬 더 일반화되면서, 기업들은 이를 실행가능한 옵션으로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관행을 도입해야 한다.
- 소통. 모든 팀원들이 명확한 목표를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빈도를 높여라. 팀원들의 환경과 요구사항 및 그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의 형태에 대해 사전에 논의하라.
- 유연성. 모든 팀원들의 니즈를 최대한 균형있게 반영해 예상가능한 회의 및 근무 시간을 계획하라. 특히 여성 및 유색인종 등 다양한 그룹의 고유한 니즈를 수용하라.
- 팀원들의 실행능력 지원. 원격근무 지원 기술 등을 포함해 모든 팀원들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인 도구와 교육을 제공하라.
- 멘토링. 모든 성별, 문화, 정체성에 대해 효과적으로 코치하라. 다수 그룹의 직원들이 소수 그룹을 위한 코치나 롤모델의 역할을 해야 한다.
- 사회화. 즉흥적이고 비공식적인 상호작용 기회를 제공하라. 중대한 성과 달성에 대해 축하하라. 모두가 포함될 수 있도록 출석 및 참석여부를 모니터하라.
실적지표 및 기타 KPI조정. 원격근무가 본격화되면, 직원들은 관리자의 물리적인 감독 밖에서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들은 직원들의 실적을 평가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새롭게 설계된 업무 접근법 하에서 실적평가는 더욱 객관적이어야 하고 직원들의 성과를 미리 설정된 기대치와 비교해 측정해야 한다. 이런 접근법은 관리자들이 특정 성별이나 인구통계 그룹에 대해 가질 수 있는 편견을 줄일 수 있다.
더 광범위하게는, 기업들이 새로운 업무방식을 실험하면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변화의 효과를 평가해 다양한 그룹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해야 한다. 이런 이니셔티브들의 적합성이나 효과성에 대해서는 가설을 세우기 보다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직접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할 수도 있고, HR 분석 등 여러 출처를 통해 수집할 수도 있다.
새로운 방식으로 커뮤니티 형성. 원격근무로 인해 직원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기회는 제한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방식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예를 들어, 더 이상 사무실에 물리적으로 근접해야 할 필요가 사라짐으로 인해 기업들은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더 넓은 풀에서 채용할 수 있게 되고, 이는 더 광범위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기업들은 가상 커피 채팅, 팀 허들 등 새로운 방법을 이용해 직원들이 어울릴 수 있게 할 수 있다. BCG 연구에 따르면 직장 내 사회적 연결성에 만족하는 직원들은 생산성이 높다고 응답할 가능성이 3배 더 높았다. 이런 방법들은 특히 여성과 유색인종에 도움이 된다. 소수 집단 직원들이 배제되기 쉬운 즉흥적인 모임에 의존하는 대신 동등한 기반에서 더욱 넓은 범위의 업무 네트워크를 수립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목적으로, 기업들은 소외 그룹 직원들의 개발, 유지, 승진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기업들은 누구도 뒤처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일로 문화와 배타적 그룹은 무의식적인 편견을 강화하고 DE&I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특히, 사일로 문화와 같은 DE&I에 대한 장벽들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므로 기업들은 항상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19는 조직들에게 분명한 과제를 안겼다. 그러나 기업 경영진은 DE&I 이니셔티브의 우선순위를 낮춰서는 안 된다. 사실 재택근무로의 전환은 DE&I의 진전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확실한 효과가 있었던 DE&I 조치들에 주력함으로써, 기업들은 현재의 경기하락을 이겨내고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