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성공은 조직의 리더, 특히 CEO에 의해 좌우된다. 디지털 혁신에서는 CEO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한데 이는 변화의 중대성, 와해의 정도, 타성의 힘 때문이다.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일의 방식이 필요하다. 많은 기업에서 가장 찾아보기 힘든 자원은 기술적 노하우라기보다는 리더십이다. 리더는 수많은 디지털 이니셔티브들을 면밀히 검토하여 추려내고, 가속화하는 혁신 주기를 관리하며, 애자일 등 새로운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다음은 CEO가 지켜야 할 디지털 혁신의 다섯 가지 황금률이다.
외부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되 자신의 DNA에 충실히 하라
기존 기업들은 디지털 경제의 동력이 되는 혁신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우버, 에어비엔비, 스포티파이 등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 니즈에 부합하고 기술적 혁신을 활용함으로써 택시, 숙박, 음악 산업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이들 기업이 새로운 운영 모델과 문화를 창출했다는 점이다.
기존 기업들은 이러한 공격자들의 성공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며, 그러한 교훈이 현 상황에 적용되지 않는다거나 약간의 조정을 가할 뿐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CEO는 어떻게 하면 새로운 일의 방식, 새로운 수준의 고객 서비스, 새로운 기술 플랫폼을 조직에 널리 적용할 수 있는지 면밀히 연구해야 한다. 실리콘 밸리 또는 뱅갈로르를 둘러보고 오거나 이사회에 기술 전문 임원을 임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와 동시에 기업은 자사의 핵심 강점과 문화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50년 또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조직은 디지털 시대에도 사라지지 않는 항구적인 입증된 자질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21 세기 가장 유명한 경영 신화 중 하나인 레고 그룹의 회생 사례는 디지털 미래로의 가교이자 과거로의 회귀로 여겨진다. 혁신의 과정을 지휘했던 CEO, 요르겐 비그 누스토프는 “레고는 기업의 중심과 핵심을 잃었었다…. 레고가 누구보다도 잘 하는 것은 진정 무엇이었는가”라고 회상한다. “레고 브랜드와 레고 블록을 중심으로 엄청난 커뮤니티가 있는데도 우리는 이를 잘 키워내지 못했었다. 우리는 바로 그 점부터 손보기 시작해 십 년 이상의 강력한 성장이라는 놀라운 여정을 경험했다.”
지도를 따르고 지형을 신뢰하라
비전은 목적을 창출하고 방향과 원대한 목표를 수립한다. 계획은 책임과 산출물을 설정한다. 비전과 계획 모두 혁신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건이다. 그러나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는 진로 수정을 위한 여지가 필요하다. 마지막까지 모든 세세한 사항들을 수행하고 혁신의 정확한 종착지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리더들은 대략적인 광범위한 전략과 변화의 목적 및 맥락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조직, 고객, 파트너의 피드백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도 있다. 이들은 진로를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접근방식을 적응적 리더십(adaptive leadership)이라고 부른다.
적응적 리더십은 우유부단한 리더십의 암호명이 아니다. 보다 적응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상식적인 방법 중 하나는 더 자주 검토를 하는 것이다. 연간 계획수립 주기는 분기별 비즈니스 검토로 대체된다. 진로 수정은 월간이 아니라 주간 단위 또는 하루 단위로 이루어진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또 다른 아이디어는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대면 상호작용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은행, ING는 오베야(Obeya room, 대회의실) 제도를 통해 디지털 혁신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이러한 상호작용을 의사결정 과정에 내재화시켰다. 은행의 최고 운영 책임자이자 최고 혁신 책임자인 로엘 루호프는 오베야가 “ING 혁신의 심장부”라고 말한다. “목적은 간단하다. 즉, 모든 프로젝트의 현황 전체를 개괄적으로 보고 신속하게 이슈를 해결하는 것이다. 어떤 이슈가 5 분 안에 해결될 수 없는 경우에는 다음 상위 단계로 이동된다.”
다수의 접근방식을 시도하라
광범위한 비전을 수립해야 하는 동시에 즉흥적인 일처리를 허용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리더는 복수의 디지털 혁신 접근방식을 취해야 한다.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리더는 어떤 방식이 효과가 있을 것인지, 그리고 어떠한 기술적 및 분석적 역량을 획득해야 할지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기업이 고려해야 할 최소한 두 가지 유형의 접근방식이 있다.
• 개방적 혁신. 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더 광범위한 디지털, 혁신, 모바일 생태계에 참여한다. 이들은 외부 개발을 활용하며 외부인의 제품 및 서비스 번들 개선을 허용한다. 예를 들어 개방형 금융 이니셔티브에서는 많은 은행들이 자사 소프트웨어의 진입로 역할을 하는 API를 발행하여 금융 기술 스타트업들이 애드온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게 한다.
• 포트폴리오 구축. 거래 성립, 제휴, 벤처의 측면에서 디지털 혁신은 소규모의 관리 가능한 방안들을 바탕으로 구축된다. 기업은 십여 개의 다양한 접근방식, 투자, 파트너십을 평가하고 그 중 몇 개에 대해 파일럿이나 인큐베이션을 실시한 다음 가장 유망한 것만을 구현, 확대해야 한다. 이는 전체적인 비전이라는 맥락에서 실시되어야 한다. “천 송이의 꽃이 피어나게 하라”는 멋진 슬로건이지만 중심을 잃고 자원을 낭비하게 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조직을 디지털화하라
디지털 전략은 전략의 실행을 시도하는 조직의 역량만큼만 효과를 보인다. 디지털 조직을 구현하려면 기업은 수백 개의 일을 적절하게 해내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세 가지가 특히 중요하다.
첫째는 추진력과 성공을 보장하는 최선의 방식은 무엇인가의 문제이다. 이상적으로는 CEO와 고위직 리더 및 실무진 리더들이 디지털 혁신을 이끌 것이다. 그러나 어떤 기업의 경우에는, 특히 디지털화를 막 시작한 경우라면 임시적으로 모든 디지털 활동을 추진하고 조율하는 디지털 리더를 임명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도 있다.
이니셔티브가 와해적일수록 CEO와 디지털 리더는 조직을 기존 시스템 및 관행의 속박에서 해방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한 방법 중 하나는 잠정적으로 원래의 보고 수준 보다 두 단계 위 수준에 보고하여 지원과 가시성을 확보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위한 조직 구조를 창출하는 것인데 이는 우리가 “두 단계 위의 규칙”으로 부르는 방식과도 일맥상통한다.
두 번째 이슈는 관련되어 있지만 무엇을 중앙집중화하고 무엇을 분산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문제이다. 즉, 디지털 자원을 조직 내의 어디에 배치할 것이며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정답”은 여러 요소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따라 달라진다. 어떻든 간에 CEO는 표준화와 실험 간의 절충을 잘 관리하고 디지털 활동을 위한 제반 역할 및 의사결정 권한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중앙집중화에 대한 편향성을 가지고 출발하지만 조직의 전반적인 디지털 역량이 개선되면서 디지털 자원은 결국 비즈니스 라인 및 지역 비즈니스로 이동하게 된다. 많은 경우 그럴 때에 최고 디지털 책임자의 역할은 사라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리더들은 애자일 업무 방식을 조직 내에 도입해야 한다. 계층구조에 따라 단계적으로 올라간 전통적인 리더들에게 애자일 방식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애자일 팀은 구조상 신속하고 다기능적이며 실험적이고 자율적이다. 몇 개의 애자일 파일럿 팀이 있는 것과 글로벌 조직의 큰 부분들이 애자일화 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애자일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은 근본적으로 변화한다. 리더는 새로운 행동을 학습하고 오래된 습관을 버려야 한다. 예를 들어 애자일 방식은 경직된 계급구조와 거버넌스보다는 직원의 권한강화를 기초로 구축된다. 애자일 조직의 리더들은 맥락과 목적을 설정하고 일관성을 보장하며 자율을 가능케 한다. 일관성과 자율성 간의 균형을 찾는 것은 디지털 혁신 중 리더십에 대한 궁극적인 테스트 역할을 한다.
인재 파이프 라인을 구축하라
디지털 전략이 이를 실행하는 조직만큼 강력할 뿐이라면 마찬가지로 이를 실행하는 사람들만큼만 효과적일 것이다. 인재 확보 문제는 거의 언제나 CEO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이며 디지털 혁신 과정 중에는 훨씬 더 중시된다.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외부 채용으로만 충원하고 싶은 유혹이 있을 수 있으나 더 유망한 접근방식은 현 직원들이 디지털 역량을 갖추도록 교육시키는 것이다. 몇몇 기업들은 내부 교육원이나 디지털 센터를 만들어 디지털 활동에 도움이 되는 애자일 등의 새로운 업무 방식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및 분석 등의 구체적인 역량에 대해 직원 교육을 실시한다. 일반적으로 몇 달 간의 교육이 끝나면 직원들은 새로운 스킬과 접근방식으로 무장되어 원래의 실무로 돌아간다. 물론 어떤 자리의 경우에는 외부에서 인재를 채용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술적 배경을 갖춘 직원에 대한 경쟁을 고려한다면 이는 선택적으로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상식적으로 혁신이란 원칙과 통제를 요하는 마라톤이다. 그러나 디지털 혁신은 다르다. 속도는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목표는 전통적인 혁신보다 불명확할 수 있다. 외부 지원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CEO는 신속한 결정이 요구될 때 재빨리 조치를 단행해야 할지도 모른다. 일반적인 관행보다 더 불완전한 정보를 근거로 조치를 취해야 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CEO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일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애자일 시대의 CEO는 자신은 조깅만 하고 있으면서 팀은 단거리 스프린트를 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