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코로나바이러스는 2020년 화학산업을 강타하며 대부분의 기업에서 매출과 이익이 하락했다. 하지만, 글로벌 식품 및 헬스케어 공급망에 포함된 기업들처럼 예외도 있었다. 이 최종 소비자 시장(end market)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화학기업들은 집밥소비 증가와 건강관련 상품 사용의 증가로 인해 혜택을 누렸다.
5년 수익률
팬데믹 이전 기간은 화학산업에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2015년 부터 2019년까지 화학기업의 TSR은 평균 8%로 그 전 5년 기간과 동일했다. 유럽 기업들은 가장 최근 5년기간 동안 가장 높은 수익률(11%)을 기록했고, 북미 기업들은 가장 낮은 수익률(5%)을 보였다.
코로나19 시대의 적응
외부 충격을 견뎌낼 수 있는 회복력의 개념이 화학기업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수의 기업들이 영업 및 기술 마케팅 등 고객대면 활동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그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에서의 변화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R&D 부서에 민첩성을 더하고 있다.
1년 전, 세계 최대 화학기업들의 경영진들은 성장률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었다. 수요는 위축됐고, 새로운 10년이 평탄치 않게 시작될 것임을 우려했다.
하지만, 아무도 2020년이 이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업계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고, 팬데믹 초기(3월) 화학 주가는 35% 하락했다. 그 후 주가는 전체시장의 회복세와 함께 반등하기는 했지만, 코로나19가 화학산업에 미친 재무 및 운영상의 영향은 실질적인 것이며 금방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화학협회(American Chemistry Council)의 예상에 따라 추정해볼 때, 보스턴컨설팅그룹은 글로벌 화학매출이 올해 9% 하락하고(물량보다는 가격하락에 더 기인해), 2021년 10%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로 인해 2021년의 글로벌 화학매출은 2019년의 4조 달러에 거의 근접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미래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화학기업들이 현재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정확히 평가하고 그들의 가치사슬과 자산배치, 최종산업(end-industry) 노출, 기술, 상업, 디지털 역량을 고려해 어떤 변화를 추진할 지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19가 화학산업에 미친 재무 및 운영상의 영향은 실질적인 것이며 금방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최종시장 매출 및 부문별 수익성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우리는 8가지 주요 최종 용도 화학시장에의 영향을 추적해왔다. (보기 1 참조.) 올해 첫 6개월 동안, 자동차 및 항공우주 최종시장에 많이 노출된 화학기업들이 재무 측면에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자동차 시장에 과도하게 노출된 화학기업의 단점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는 우리가 작년도 보고서에서도 다뤘던 지속적인 과제이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자동차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더 크게 하락하면서 안 그래도 불리한 상황을 더욱 빠르게 악화시켰다.
항공우주 최종시장 노출의 리스크를 긴 시간을 들여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3월 이후 항공 여행의 급격한 축소는 널리 공론화된 경제 이슈이며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다. 전체 화학기업 표본의 246개 기업 중 오직 극소수의 기업들만이 항공우주 최종시장 노출이 3%를 초과한다. 이 기업들은 비용을 삭감하고 항공우주 관련투자를 줄이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올해 초에 타격을 받은 또다른 최종시장은 향수와 화장품 등의 상품카테고리를 포함하는 개인관리 부문이다. 이 품목들의 수요는 많은 사회적 행사와 대면활동이 중단되면서 급격히 하락했다.
전자제품의 경우는 팬데믹 시작 이후 혼합된 양상을 보였다. 소비자재량소득이 감소하면서 자동차 경기 둔화와 소매점 폐쇄는 전자제품 수요에 방해요소였다. 하지만 데이터 센터 및 일부 상업인프라 영역에서의 소비와 업무 및 여가용 가전제품 사용의 증가로 인해 수요가 증가한 측면도 있었다.
그리고 확실히 상황이 좋아진 최종시장 노출들도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위생과 헬스케어 제품의 중요성에 관심이 커졌고 제약업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화학기업들에게 활기를 불어 넣었다. 또한 집밥 수요를 크게 증가시켜, 글로벌 식품공급망에 속한 화학기업들에게 도움이 됐다.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이 최종시장에 미친 영향을 검토하는 것과 더불어, 이 팬데믹이 몇몇 중요 제품 세그먼트의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봤다. 3월 경, 대부분의 화학업계 경영진들은 회사의 수익이 심각하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음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리고, 정확히 예상한 일이 벌어졌다. 우리가 분석한 20개 화학제품 세그먼트 중, 단지 2개만이 올해 상반기에 수익 상승을 기록했다. (보기 2 참조.)
가장 피해가 심각한 세그먼트 중 하나는 올해 가격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석유화학 및 폴리머 부문이다. 이 세그먼트의 수익은 팬데믹 기간동안 안전조치로서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하락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의 증가는 어쨎든 일시적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참고.)
팬데믹 기간 동안,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
꽤 오랫동안, 기업들은 플라스틱 포장재 및 식기나 빨대 등 일회용제품들의 사용의 감소에 대한 압력을 받아왔다. 이 압력은 한 가지 방향-상승-으로만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가 닥친 후, 사람들이 오염된 접촉면을 통해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을 걱정하게 됨에 따라 이 압력은 줄어들었다. 플라스틱 조각이 우리를 우연한 감염에서 보호해 준다면,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런 생각으로 인해 캘리포니아, 뉴욕시, 영국의 공무원들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금지 시행을 연기했다. 인도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의 누적량이 2020년 중반 다시 증가해 플라스틱 제품을 2022년 까지 제거한다는 계획의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기존의 압력이 다시 돌아오면서, 캘리포니아, 뉴욕시, 영국은 모두 플라스틱 사용 제재를 재개했다.
책임감 있는 플라스틱 사용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제조업체, 소비자 브랜드업체, 지자체의 기여가 필요하다. 물론 화학기업들 역시 담당해야 할 역할이 있는데, 순환형 플라스틱 생태계에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이런 움직임은 재활용 플라스틱이 표준이 되고 해양 및 환경에 해를 끼치는 기업들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세계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건설 부문은 화학제품 세그먼트들 중 상대적으로 잘 버텨 온 부문이다. 공공 건설 프로젝트는 팬데믹 시작 이후 대부분 중단됐다. (많은 프로젝트들이 현재 다시 시작됐다.) 하지만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다른 영역의 건설-수리 및 DIY 프로젝트-이 호황을 누리게 됐다. 이로 인해 경량 건축자재(코킹, 접착제, 장식용 페인트 등)의 수요가 증가했고, 이 제품의 성분을 제조하는 화학업체를 부양해, 이 기업들이 경제적으로 민감한 다른 최종시장들이 경험하는 수익충격을 받지 않도록 해 줬다.
화학산업의 장기적인 TSR 안정성 유지
지금의 ‘코로나 사태‘는 화학산업 전반의 총 주주수익률(TSR)이 큰 변화가 없었던 5년 기간 이후 찾아왔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화학기업의 TSR은 8% 증가했는데, 그 전 5년 기간 평균과 동일하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트렌드를 파악하고 기업의 장기 실적을 이해하기 위해 5년 기준으로 TSR를 분석한다. ‘TSR 계산 및 보고 방법’ 참조.)
TSR 계산 및 보고방법
일정 기간 동안 주가 변동 및 주주의 순자산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가 반영된 총주주수익률(TSR)은 여러 요소들이 결합되어 나타난 결과물이다. BCG의 가치 창출 기업 보고서의 독자라면 TSR을 구성하는 요소가 TSR에 기여하는 정도를 정량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아래 참조). 이 방법론은 한 기업의 근본적 가치의 개선을 파악하기 위해 매출 증가율과 마진 변동률을 함께 반영한다. 그 다음에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TSR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기업의 가치평가 승수 증감을 평가한다. 이 두 가지 요인을 통해 해당 기업의 시가총액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잉여현금흐름 지급이 기업의 TSR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배당금, 자사주매입, 부채 상환의 형태로 투자자들과 채권자들에게 돌아가는 잉여 현금 흐름을 분석한다.
위의 모든 요소는 상호 작용을 하는데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상호 작용하기도 한다. 기업은 인수를 통해 주당순이익을 상승시킬 수 있지만 그 인수로 인해 기업의 총 마진이 잠식되면 TSR을 창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특정 유형의 현금 기여(예: 배당금)이 다른 유형(예: 자사주매입) 에 비해 기업의 가치평가 승수에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등 그 영향은 복잡하게 움직인다.
본 보고서에서 그룹에 적용되고 비교 목적으로 사용된 TSR은 모두 중간값이다. 개별 기업의 TSR은 해당 기업의 자본 증가와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단순 계산하여 가장 가까운 백분율로 반올림했다.
화학기업들의 5년 평균 TSR은 8%로 전체 산업 평균보다 1.6% 포인트 낮다. 비교하자면, 금융기관들(마스터카드(Mastercard) 포함 부문)과 기술기업들(애플(Apple)포함 부문)은 최근 5년 기간동안BCG의 TSR 순위에 상위권에 있다. 이 부문의 기업들의 TSR은 각각 20%와 18%였다. 자동차 OEM은 5년 TSR이 0으로 최하위였다.
화학산업의 8% 평균 TSR 안에는 지역별 하위부문별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지리적으로, 가장 주목할만한 움직임은 유럽의 부상이다. 가장 최근 5년 기간동안, 유럽의 화학기업들은 지역 평균 11%로 최고의 TSR을 기록했다. (보기 3 참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럽의 5년 TSR은 조사한 지역 중 최저 수준이었다.
유럽의 상대적으로 강력한 실적은 지역 중 최저 TSR을 보인 북미 지역 화학기업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단일 스페셜티(focused specialty), 기초화학물 및 기본 플라스틱(base chemical and basic plastics) 하위부문들은 가장 큰 격차를 보인 분야이다. 유럽의 기초 화학물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거쳐 생산 역량을 감소하고 자산 효율성을 개선했다. 북미에서는, 기초 화학물 기업들이 셰일 가스로 인한 과거의 비용우위가 줄어드는 것을 경험했다. 낮은 유가에 대비하지 못한 많은 북미 기초 화학물 기업들의 수익성이 감소하고 투자가 위축됐다. 미국 기초 화학물 기업들은 또한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타격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2019년 중국에서 미국기업의 경쟁력이 하락했다. 이런 요소들을 고려할 때, 북미 기초 화학물 기업들의 마이너스 TSR이 두 기간 연속된 것(2014에서 2018년 기간 역시 마이너스였음)은 놀랄 말한 일도 아니다.
또한, 화학기업의 TSR에 도움이 되고 북미지역의 TSR에 피해를 준 것은 성장률의 차이였다. 유럽 화학기업들은 가장 최근 5년 기간동안 평균적으로 연간4%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했다. 단일 스페셜티 기업인 헥스폴(Hexpol)과 신토머(Synthomer)는 모두 연간 상승률 11%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들에 속한다.
유럽은 조사한 5개 지역 중 유일하게 최근 5년 기간 매출성장률이 그 전 5년기간과 비슷한 수준인 지역이었다. 나머지 모든 지역-신흥시장, 동북아시아, 중화권, 북미-에서는 매출성장률이 하락했다. 평균 북미 화학기업들은 가장 최근 5년 기간동안 매출성장이 전혀 없었다. 북미지역에서 이런 대세를 거스리는 기업들로는 인터내셔널 플레이버스 앤 프레그런스(International Flavors & Fragrances)와 셔윈 윌리엄즈(Sherwin-Williams)가 있는데 두 기업 모두 연간 성장률 10% 를 기록했다.
단일 스페셜티 기업들 EBITDA 승수 변동없음. 지난 십 년 대부분의 기간동안, 단일 스페셜티 기업과 복합 스페셜티 기업의 TSR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었는데, 단일 스페셜티 기업들의 실적이 훨씬 좋았다. 이 차이는 가장 최근 기간 유럽에서 여전히 존재했고, 북미에서도 그 정도가 덜하긴 하지만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 차이는 본질적으로 사라졌다. (보기 4 참조.)
우리는 격차가 줄어드는 것이 민첩성, 집중된 연구개발 투자 실행력, 특수응용분야의 전문성 등 단일 스페셜티기업의 근본적인 우위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격차가 작아진 이유는 단일 스페셜티기업의EBITDA 승수의 급락 때문이다. 단일 스페셜티 기업의 뛰어난 재무실적은 이제 주가에 반영된다. (EBITDA 승수는 미래의 기대치를 반영하는 것으로 TSR 의 4가지 동인 중 하나이다.)
화학 TSR에 영향을 미치는 그 외 요소들. 가장 최근 5년 기간동안, 대형 화학기업들은 중형 화학기업들보다 TSR관점에서 상당히 더 좋은 실적을 보였다. (시가총액 70억 달러 이상인 기업들을 대형으로, 10억에서 70억 달러인 기업들을 중형으로 간주한다.) 대형 화학기업의 TSR은 모든 산업 중 거의 정확히 중간 수준이고, 중형 기업은 하위 5분위에 속한다.
표본 대형 기업들 중 몇몇은 장기 TSR 추이에서 놀랄말한 훌륭한 실적을(지난 5년 뿐 아니라 지난 10년 간) 보였다. 그 중 하나는 스위스 기업인 시카(Sika)(5년 TSR 32%, 10년 TSR 23%)로, 효과적인 M&A 전략을 통해 건설 화학물의 세계적인 리더가 되었다. 또다른 스위스 화학기업인 론자(Lonza)는 급성장하는 의약품원료 시장에서 훌륭하게 자리잡았다. 론자의 5년 TSR은 29%이고 10년 TSR은 21%이다. (5년 TSR 및 10년TSR기준 주요 대형 기업들 순위는 보기 5 참조.)
지속적으로 뛰어난 실적을 보인 기업 목록에는 버거 페인트(Berger Paints), 피딜라이트(Pidilite), 아시안 페인트(Asian Paints)(각각 5년 TSR 30%, 21%, 20%, 10년 TSR 39%, 31%, 27%)의 3개 인도기업들도 포함된다. 이 기업들은 모두 인도의 놀랄 말한 경제 부흥에 혜택을 받았다. 물론, 코로나19가 인도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이 기업들이 가까운 미래에 얼마나 좋은 실적을 보일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 세 기업 모두 올해 2분기 매출이 40% 이상 급감했다.
TSR 기준에서, 이 팬데믹은 장기 트렌드를 뒤집기보다는 대부분 강화시키고 있다. 이는 팬데믹 선언 이후 가장 잘 버티고 있는 상품 세그먼트에서 분명하다. 론자처럼 제약 및 헬스케어 가치사슬에 기여하고 있는 화학기업들은 올해 상반기에 가장 높은 TSR을 기록했다. 식재료 및 전자 화학기업들은 1분기에 가장 큰 타격을 받았지만 강력하게 반등해 2020년 중반 기준, 플러스 TSR을 기록하고 있다. (보기 6 참조.)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 제품 세그먼트에서 활동중인 기업들은 모두 높은 수준의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다른 화학기업들만큼 자산집약도가 높지 않거나, 원자재 사이클에 덜 의존적이거나 거시경제 변동에서 더 자유롭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그 회복력 덕분에 이 기업들은 주주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기업이 된다.
이와는 반대로, 범용 제품 세그먼트-염화비닐, 합성고무, 비료 등-에 주력인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에 두 자리수의 TSR 손실을 기록했다. 이 세그먼트들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TSR이 낮은 수준이었으며, 팬데믹 시작 이후 마이너스로 하락했다.
수익 감소로 인해 생겨난 새로운 도전과제
업계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 외에도, 추락하고 있는 재무지표, ROCE(return on capital employed: 자본이익률)에 대한 우려가 있다. ROCE의 하락은 새삼스럽지는 않은데, 10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다. (보기 7 참조.) 하지만, ROCE 감소가 가속화되고 경기둔화로 인한 현금흐름감소와 결합하면서, 가치평가와 자본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고 있다.
ROCE는 하루아침에 개선될 수는 없다. 화학기업들의 과거 투자가 이를 불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기업들은 ROCE개선을 위해 여러 가지 움직임을 추진할 수 있다. 첫 번째 노력은 마진 개선으로 자산활용도 증가, 상품 구성 개선, 전환비용 감소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 많은 화학기업들이 이미 이런 수단들을 사용중이다.
두 번째는 좀 덜 일반적인데, 자산 생산성에 대한 것이다. 자본 배분모델을 관리해 가장 수익성이 높은 사업, 상품, 지리적 지역에만 자본이 투입되도록 하면 자산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배분모델의 조정은 새로운 자본 프로젝트의 철저한 조사, 자산경량 비즈니스 모델 도입, 적합하지 않은 부실자산의 매각을 의미할 것이다.
이런 노력들이 조화를 이루면 화학기업들은 ROCE를 개선하고 업계의 TSR을 상승시킬 수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 헤쳐 나가기
하지만, 너무 멀리까지 보기 전에 화학기업들은 현재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번영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음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네 가지 대책이다.
회복력 증대. 화학기업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수요가 얼마나 빨리 사라져버리는지에 대해 방심했다. 조사한 기업들 중 약 절반이 올 상반기에 두 자릿 수 매출 감소를 경험했으며, 5분의 1은 매출이 20% 이상 급감했다.
급속한 경기하락은 수요가 심각하게 감소할 경우 빠르게 규모를 축소할 수 있는 비용구조를 갖추는 것이 기업에게 얼마나 유용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기업이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비용을 더 많이 변동비로 전환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제조 대 구매 결정을 내리는 영역에 대한 재검토가 포함될 수 있다. 관리형 서비스로의 전환은 비용을 변동비로 전환할 수 있는 또다른 방식으로, 서드파티가 이를 제공하게 되면 비핵심역할이나 기능에의 지출을 감소시키는 것이 훨씬 더 쉽게 된다.
회복력 개선은 공급망 현지화 노력의 형태가 될 수도 있다. 그 목적은 리스크 감소, 즉 관세, 항만혼잡, 자연재해로 인해 야기되는 무역문제의 영향을 경감하는 것이거나, 혹은 고객들에게 물리적으로 가까워지거나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될 수 있다. 몇몇 화학 기업들은 팬데믹 이전에 이미 공급망을 현지화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코로나 19는 이런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리고 물론 기업들은 인력감소, 역량 확대에 대한 결정 연장 혹은 취소, 구매지출방법 재고 등 더욱 표준화된 비용절감 대책을 통해 비즈니스를 보호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 도입 강화. 화학기업 경영진들은 주로 비즈니스의 다양한 부분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서의 디지털 기술 활용에 대해 수 년 간 논의해왔다. 판매, 유통업체 인터페이스, 기술 마케팅, 셀프서비스 플랫폼을 포함하는 가장 중요한 시장진출전략에서는, 화학부문에서 디지털의 역할은 거의 혹은 전혀 없었다. 화학기업 경영진들은 통념상 고객들이 보수적이며 영업담당자가 직접 방문해 비즈니스 조건과 새로운 상품에 대해 설명하면서 어느 정도의 반가운 만남을 갖는 것을 선호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것이 그렇게 중요한 적이 과연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지금의 코로나19 시대에는 대면 영업 회의라는 개념 전체가 구식인 것처럼 보인다. 지금 상황에서, 많는 고객들은 영업 거래가 대면으로 실행되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 실제로, 화상 및 온라인 판매가 이미 시작돼,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더욱 디지털화되고자 하는 화학기업에서 영업보다 더 큰 문제는 상품 및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대한 것이다. 많은 베스트셀러 SKU들은 두 상품개발 팀-고객사와 화학기업의-간의 직접적인 협동 덕분에 탄생한다.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함께 일하지 않을 때 대응하고 고객 친밀감을 확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배합 수정, 프로토타입, 제조 샘플들은 모두 화학기업들이 개발하는 맞춤형 제품에서 중요한 부품들이다. 몇몇 포인트 솔루션(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 관련)이 가용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객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완벽한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갖추지는 못하고 있다.
더욱 애자일하고 대응력 있는 R&D 팀. 어떤 회사의 제품 중 하나가 섬유이고, 그 최종시장 중 하나가 개인 보호 장비(PPE)라고 가정해 보자. 2018년이나 2019년에, 이 회사는 이 최종시장이 상대적으로 덜 흥미롭고 성장잠재력이 부족하다고 전망했을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PPE 수요가 상승하고 변화하고 있다. 더 편하고 오래 지속되거나 더 보호기능이 뛰어나고 ‘스마트한’ 디지털 요소를 갖춘 마스크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 최종시장으로서, PPE는 더욱 흥미롭고 훨씬 더 수익성 있는 시장이 되어 산업공장과 헬스케어 관련업종에서 사용되던 것을 넘어 숙박업과 요식업과 같은 산업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세정제와 소독약은 단순한 것처럼 보였지만 갑자기 기회가 충만해진 또다른 영역이다. 화학기업들은 보호기능의 지속력을 갖추고, 사람의 손이 건조되는 가능성이 낮으며 안전성이 가장 뛰어난 최고의 배합을 만들기 위해 경쟁중이다.
화학산업 가치의 대부분은 혁신에 있다. 삶을 더 간편하고, 건강하고, 살기 좋게 만드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물리적 세계와 그 필요성은 결코 정적이지 않음을 코로나 팬데믹이 보여주었다. 최고의 화학기업들은 지속적 경제가치가 없는 기회들은 제거해 나가면서, 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니즈를 충족시키는데 R&D 노력을 쏟을 것이다.
M&A의 기회적 사용. 지금의 세계적 위기로 인해 또한 포트폴리오를 재고할 기회가 생겨났다. 누가 구매자고 되고 판매자가 될 지는 다양한 화학기업들의 전략적 우선순위 및 그들의 재무제표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몇몇 화학기업들은 부채가 과다해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가능한 빨리 하고자 할 것이다. 이는 곧 가장 잘 버텨낸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세계적 위기로 인해 포트폴리오를 재고할 기회가 생겨났다.
기회적 M&A의 사례로 지난 여름 이네오스(Ineos)가 BP의 화학 사업을 인수한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네오스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훨씬 이전에 이미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업체 중 하나인 BP에, 화학사업이 BP의 핵심부문이 아님을 인지하고 접근했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이 에너지 회사의 거래일정이 앞당겨져 이네오스는 기존 포트폴리오에 적합한 자산을 선택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대형 화학기업들은 정기적으로 그들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평가하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가능한 인수 및 매각의 실질 목록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세계 경제가 계속해서 부침을 거듭함에 따라 이네오스 BP 경우와 같은 전략적인 거래와 아마도 일부 부실 자산거래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지속적 영향
우리가 인터뷰한 화학기업 경영진들 대다수에게, 2020년과 비교할 수 있는 가장 근접한 시점은 2008년이다. 하지만, 현재 화학기업들이 직면한 경제적 불확실성은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욱 심각하다. 2008년 위기는 서구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급속하게 성장하는 신흥지역들은 대체로 타격을 입지 않았고, 화학산업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었다. 반면 코로나 팬데믹은 성숙경제와 신흥경제 모두에 영향을 끼쳤다.
2008년 이후, 서양 화학기업들은 비즈니스 안정을 위해 필요한 일을 했다. 비용을 절감하고, 혁신을 추진했다. 균형은 통합과 (몇몇 불운한 회사들에게는) 파산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셰일 가스는 북미 화학기업들에게 예상치 못한 행운으로 등장했다. 화학산업의 상승속도를 높여 줄 작은 로켓 연료였다.
이번에는 기업들은 해야 할 일이 더 많고 그 종류도 다르다. 성공을 위해서는 디지털 사용을 확대하고, 비즈니스 모델 혁신 강화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 이런 변화를 실행하는 최선의 방법인가? 이것은 화학기업 경영진들이 고민해야 하는 질문이다. 불확실한 현재를 가장 능숙하게 해결하는 기업들이 미래의 주주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