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부통령직에서 퇴임하며 백악관을 떠난 지는 4년이 채 흐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국제 무역 환경은 급격하게 변했다. 미중 간의 무역 마찰은 세계 양대 경제권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밀어붙였다. 미국의 가장 강력한 전통적 동맹국들과 미국의 무역 관계는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미국은 일부 기존 무역 협정을 재협상하면서 다른 무역 협정을 포기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권위는 약화됐다. 이 모든 것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경제 민족주의의 맥락에서 발생했다.
바이든 대통령 아래에서 미국의 무역 정책은 어떤 모습일까? 바이든이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발표한 성명, 그리고 바이든의 사고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의 인사이트에 따르면, 바이든 아래의 미국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대부분 시기의 미국 정책을 특징지었던 글로벌 자유 무역 아젠다로 완전히 돌아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BCG는 바이든 행정부가 무역 정책을 사용해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보다 효과적으로 증진하고 방어하는 동시에, 세계 무역 시스템에서 미국의 리더십 역할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한다.
바이든은 전임자와 달리 자신의 행정부가 일방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가능한 한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무역 아젠다를 진전시키려 노력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따라서 미국은 제조업 일자리와 공급망을 미국으로 되돌리려는 노력 방식에서도, 높은 관세보다는 세금 인센티브, 보조금, 정부 구매와 같은 도구에 더 많이 의존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무역 정책은 크게 세 가지 주요 목표의 균형에 의해 형성될 것이다. 이는 미국의 제조 경쟁력을 높이고 주요 제품에 대한 수입 의존도 완화, 동맹 재건과 다자 기구 작동을 통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회복. 미국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지 않는 동시에 기후 변화에 대해 강력한 조치 등이다. (그림 참조)
무역 정책 접근 방식의 변화는 비즈니스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업은 공급망의 탄력성을 강화하고 탄소 배출량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미국 정책 당국이 공중 보건에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분야, 차세대 기술을 포함하는 분야에서는 특히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예측해야 한다.
정책의 극적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 캠페인을 통해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가 미국 경제임을 분명히 했다. 차기 행정부는 미국의 여론이 – BCG의 새로운 책 ‘Beyond Great’에서 설명한 세계 경제를 재편하는 메가 트렌드 중 하나인 – 경제 민족주의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일자리의 국외 – 특히 중국과 멕시코에 대한 – 유출에 대한 분노를 활용하는 능력 덕분에 2-16년 선거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그는 취임 후 중국의 미국 시장 접근을 제한하는 무역 장벽을 세웠고, 북미 자유 무역 협정 (NAFTA, 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을 재협상했고, 12개국 규모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에서 탈퇴하고, 사실상 모든 무역 파트너의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에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중요한 뭔가를 대가로 얻을 수 있다면 2020년 1월에 체결된 중국과의 ‘1단계’ 협정, EU와 캐나다 철강에 대한 관세 등 트럼프 대통령이 취한 무역 조치 중 일부를 수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영국과 같은 양자 협정에 대한 협상을 계속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새로운 무역 협정은 시급한 우선 순위가 아니다. 실제로 바이든 선거 캠프는 차기 행정부가 교육, 인프라 및 제조 분야를 포함해 “우리는 여기 우리의 조국에 대규모 투자를 할 때까지 새로운 무역 협정을 체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국제 협력의 귀환
바이든 당선인은 기후 변화와 공중 보건에서 지역 안보에 이르는 국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혼자서(America alone)” 접근 방식을 명시적으로 거부했다.
따라서 미국이 국제 무역을 위한 규정 기반 시스템에 다시 복귀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은 무역 분쟁을 해결하고 디지털 및 서비스 무역과 같은 새로운 문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새로운 리더십” 아래 활성화된 WTO를 통해 공격적으로 싸울 것이다.
물론 미국 스스로도 이러한 규정 안에서 일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 기술 무역,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과세, 국영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과 같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의 연합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미국 제조업에 초점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을 위한 선거 공약의 주요 측면을 제조업 리쇼어링으로 구성했다. 특히 그는 의약품 및 의료 기기와 같은 공중 보건 위기 대응에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는 제품의 수입(특히 중국산)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전기 자동차 배터리, 5G 통신 네트워크 장비와 같은 차세대 첨단 제품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선거 캠페인 기간 동안 바이든은 “연방 정부의 모든 권한을 사용해 중요 제품 공급망의 미국 국내 제조 능력을 재건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바이든 캠페인은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밝히지 않았지만, 반도체와 기타 첨단 기술의 중국 기업에 대한 판매를 제한하고 중국산 하이테크 제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넓게 보자면,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전략 부문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무역 정책 이외의 도구 사용을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재정적 인센티브와 세법 변경을 사용해 오프쇼어링을 억제하고 미국 내, 혹은 국경에 가까운 지역에서의 생산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바이든은 비상 사태 대비를 위해 국내 산업을 동원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국방 생산법을 “중요 공급망에서 국내 제조를 재건하는 데 최대한” 사용할 것을 공약했다. 바이든은 또한 연방 정부의 구매력을 사용하여 중요 제품의 미국 공급망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의 기후 아젠다가 무역에 미치는 영향
바이든 팀은 기후 변화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재개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 협정 탈퇴 결정을 뒤집고 미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위한 조치가 포함된다.
파리 협정의 도전적인 온실 가스 배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무역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산업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도록 장려하기 위해 일종의 국내 조치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미국의 탄소 저감 정책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환경 규칙과 관행을 가진 국가의 수출품이 미국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예를 들어, 비슷한 미국산 제품의 탄소 발자국을 상당히 초과하는 제품에 대해 수입 관세 부과를 고려할 수 있다. 다른 주요 경제국들, 특히 EU도 비슷한 움직임을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
지난 4년 동안 미국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극복해야했던 기업들에게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임기 시작은 정상으로의 복귀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새 행정부가 2017년 이전의 상태로 복귀를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 기업은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 기존 무역 협정 내에서 일한다. 새로운 무역 협정은 미국의 최우선 순위가 아닐 것이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의 무역 장벽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 결과적으로 기존 거래 조건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점진적인 개선 쪽이 급진적 변화보다 훨씬 더 가능성이 크다.
- 공급망의 탄력성과 경쟁력을 검토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생산직 일자리의 리쇼어 링에 대해 더 큰 재정적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오프쇼어링에 대한 반(反) 인센티브를 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업은 지역화 및 지리적 다각화를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 모델의 공급 범위를 조사해 이러한 모델이 탄력적인지, 그리고 추가 미중 무역 분리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공급원 중단의 피해를 완화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한다.
- 탄소 발자국을 이해하라.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미국이 다시 포커스를 맞춘다는 것은, CO2를 배출할 때의 비용과 평판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은 탄소 발자국과 배출량, 탄소 비용을 줄이는 데 필요한 제품 설계, 프로세스, 물류 및 공급망의 변화에 대해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 전략적 부문에 중점을 두라. 미국의 입법부와 규제 당국은 하이테크, 제약, 헬스케어와 같은 전략적 부문에서 국내 통제 및 생산을 극대화하는 데 특히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부문의 리더는 다양한 정책 옵션의 의미를 이해하고 입법 및 규제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잠재적 조치의 플레이 북을 구축해 게임에서 수를 앞서 나갈 수 있어야 한다.
-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하라. 기업은 사업과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존 무역 정책에 대해 정책 입안자에게 우려를 표명해야 하며, 사실 기반으로 강력하게 주장을 뒷받침하면서 새로운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미국의 무역 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 변화의 방향이 완전히 근본적인 것은 아니지만, 전략적 방향은 확실히 바뀌고 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옛 워싱턴 합의 기반 국제 무역에 대한 자유분방하고 세계화 친화적인 태도로 돌아가는 데 유리한 모멘텀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점점 더 복잡하고 다극화된 세계라는 맥락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 새로운 시대에서 성공하려면 비즈니스 리더는 조직을 보다 민첩하고 집중적이며 디지털화하고 환경적으로 책임감 있고 탄력적으로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