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내용 요약
전 세계적으로 정제 곡물 소비는 식생활 관련 질병 및 영양 결핍의 주요인 중 하나이다. 또한 정제 곡물의 생산은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 이 문제에 대한 강력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는 강화 통곡물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 사람과 지구를 위한 강력하고 건강한 영양 공급
- 더 적은 원재료 투입으로 더 많은 영양 공급
- 온실가스 배출량 및 경작에 필요한 토지와 물 감소
- 생물 다양성 증진 및 산림 황폐화 감소
수 세기 동안 이루어진 곡물 소비의 역사를 살펴보면 곡물이 영양, 식품 시스템, 환경, 경제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곡물에 중요한 영양소가 제거되어 있는데, 이처럼 ‘정제된’ 곡물은 식생활 관련 질병의 주요인이다. 나아가, 우리가 세계적으로 곡물을 생산하는 방식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미량 영양소)로 추가 강화된 통곡물과 다양한 곡물들을 재배하고 섭취하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전환된다면, 영양 및 환경 이슈를 해결하고 지구와 인간의 건강을 훨씬 더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정제 곡물은 과연 최고의 혁신이었나?
산업혁명 이전까지는, 대부분의 곡물이 통곡물(통밀가루 등) 형태로 소비됐으며, 정제된 밀가루와 같은 제품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취급됐다. 하지만 19세기 산업화된 제분소의 등장으로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 정제된 곡물이 보급됐다. 겨를 도정하고 밀과 옥수수의 배아를 걸러내는 것이 쉽고 저렴해지면서 곡물의 저장성이 높아지고 소매가가 저렴해졌지만, 영양가는 낮아졌다.
현재, 전 세계 사람들은 다른 어떤 형태의 식품보다 정제된 형태의 밀, 쌀, 옥수수 등의 곡물을 더 많이 섭취하고 있다. 중저소득 국가에서 곡물은 칼로리 소비 비중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필수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 단백질, 건강한 지방, 피토케미컬(phytochemical)의 손실로 인한 영양 부족 이외에도 정제 곡물에는 더 많은 단점이 존재한다. 육류 생산보다는 곡물 생산이 톤당 탄소 배출량이 더 적지만, 매년 어마어마한 양의 곡물이 재배되기 때문에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 실제로, 다양한 기후 및 자연 지표에 따르면 곡물은 모든 식량 작물 중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보기1 참조)
전 세계가 곡물 생산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러시아, 브라질, 독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다. 또한 곡물 작물은 특히 지구 온난화에 취약하다. 그 예로, 기온이 0.5°C 상승할 때마다, 옥수수 수확량은 10%에서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화 통곡물의 강점
강화 통곡물의 생산과 소비를 증가하는 것은 식량 불안, 영양 결핍, 환경 영향 문제의 모든 측면에서 강력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통곡물 섭취는 영양 측면에서 확실한 이점이 있다. 통곡물은 겨, 배아, 배유의 세 가지 필수 식품 성분으로 이루어진다. 정제된 곡물에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배유만 남고 겨와 배아에 있는 필수 영양소는 제거돼 있다.
강화 통곡물의 생산과 소비를 증가하는 것은 식량 불안, 영양 결핍, 환경 영향 문제의 모든 측면에서 강력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정제된 곡물의 영양 성분을 강화하려는 관행은 수십 년 전부터 시작됐다. 미국은 1943년 밀가루 의무 강화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93개국이 밀, 19개국이 옥수수, 8개국이 쌀 강화를 의무화하고 있다.
통곡물의 소비량과 곡물의 강화 비율은 작물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 크게 성장할 여지가 있다.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밀의 26%, 쌀의 3%만이 강화 곡물이다. 또한 통곡물 형태로 소비되는 비율은 전체 곡물의 4분의 1 미만이다.
통곡물 형태와 곡물 강화라는 두 가지 관행을 결합해 통곡물을 강화하면, 훨씬 더 영양가 높은 형태의 작물을 얻을 수 있다. 영양 측면의 이점에 환경적 혜택을 더하면, 강화 통곡물은 세 가지 중요한 차원에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강화 통곡물을 이용하면 더 적은 원재료 투입으로도 더 많은 영양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더 적은 재배량으로 더 큰 영양적 효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같은 양의 식품을 생산하는 데 더 적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필요한 땅과 물의 양도 더 적어 환경 발자국 역시 감소한다. 다른 관점에서, 강화 통곡물을 이용하면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자원을 추가하지 않고도 식량을 20% 더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식량이 불안정한 환경에서는 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토지를 덜 필요로 하며 비료와 살충제와 같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합성 비료를 덜 필요로 하는 강화 통곡물은 생물 다양성을 촉진하고 산림 황폐화를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강화 통곡물을 이용하면 더 적은 원재료 투입으로 더 많은 영양을 제공함으로써 곡물 생산으로 인한 환경 발자국이 감소한다.
그 놀라운 효과는 다음과 같다.
- 강화 통곡물은 같은 양의 곡물을 정제한 것에 비해 영양가가 6~7배 높다.
- 곡물의 일부만 이용해 원곡물을 정제 곡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공정과 달리, 통곡물로 전환하는 과정은 훨씬 더 효율적이고 환경 영향이 약 20% 줄어든다.
- 합성 비료 덜 사용함으로써, 토양과 생태계가 더 건강해지고, 필요한 토지의 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에 산림 황폐화, 나아가 서식지 및 생물 다양성 손실이 감소한다.
3대 곡물의 영향력 변화
식품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 개선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농업 생태학 및 재생 농업과 같은 관행들을 활용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따져보면서, 곡물을 포함한 작물의 재배 방식에 주로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우리가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 역시 또 다른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BCG의 분석에 따르면 강화 통곡물을 재배하고, 가공하고, 소비하게 되면 다양한 지표에 혁신적인 혜택이 있다. 본 조사에서는 밀, 옥수수, 쌀의 3대 곡물을 집중적으로 살펴봤으며, 강화된 통곡물 형태를 정제된 형태와 비교했다.
강화 통곡물의 환경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기후 및 토지 시스템 변화 등 이미 기준선을 넘어선 6개 ‘지구 위험 한계선(planetary boundaries)’ 중 5개를 반영하는 지표들인 온실가스 배출, 토지 사용, 물 사용, 비료 사용, 살충제 사용, 생물 다양성을 조사했다. (지구 위험 한계선은 지구의 시스템을 지탱하는 생물학적, 화학적 사이클의 안정을 해치지 않고 돌이킬 수 없는 환경 변화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인간 활동을 운용할 수 있는 한계를 말한다.)
미국과 같이 보다 산업화된 식품 시스템에서는, 3대 곡물이 곡물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매우 효율적이고 높은 수확량으로 이어지는 방식으로 재배된다. 하지만 이 프로세스에는 비료와 살충제 등 토양 건강을 해치고 생물 다양성을 훼손하는 합성 비료가 상당히 필요하다.
아프리카와 같이 덜 산업화된 시스템에서는 옥수수, 밀, 쌀의 생산이 1965년 전체 재배 곡물의 60%에서 2020년 81%로 큰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기후에 적합하지 않은 종자, 필수 관개시설 부족, 제한적이고 값비싼 비료공급 등 생산 과정은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비효율적이고 자원 집약적인 접근방식이 기후에 적합한 토종 곡물 생산을 대체하게 됐다. (‘경이로운 작물(wonder crops)의 잠재력’ 참조)
경이로운 작물(WONDER CROPS)의 잠재력
오늘날, 우리가 먹는 식품의 52%가 단지 6개 식물 종에서 공급되며, 칼로리의 50%는 쌀, 밀, 옥수수에서 나온다. 과거에는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영양가 있는 토종 작물들이 널리 재배되었지만, 지금은 이 작물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경작지와 식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기장, 테프, 포니오, 수수와 같은 곡물을 포함한 이 ‘경이로운 작물(wonder crops)‘이 환경에 더 적합하다. 3대 곡물에 비해 덜 자원 집약적이고, 병충해와 가뭄에 강하며, 지역 지형에 대한 적응력이 더 높다.
이 중 두 가지 작물인 수수와 기장을 분석했다. 음식에서 백미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수수는 영양가가 3배 더 높고, 부피 단위당 환경 영향이 48% 낮으며 영양 단위당 영향은 82% 낮다. 기장은 정제 옥수수에 비해 수확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부피 기준으로 보면 혜택이 한정적이지만 영양가가 6배 더 높고, 영양 단위당 영향이 78% 더 낮다.
전반적으로 경이로운 작물을 재배하면 생산되는 영양분 대비 환경적으로 효율적인 방식으로 작물 종과 전 세계 식단의 다양성을 촉진할 기회가 창출된다. 이런 작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작물 수확량을 최적화하고 재배를 촉진하기 위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BCG는 각각을 대표할 수 있는 국가들을 통해 두 가지 유형의 식품 시스템에 대해 이 곡물들의 영향을 정량화했다. 생산량 및 영양공급 측면 모두에서 산출물 대비 환경 영향을 평가했으며 영양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다량 영양소와 미량 영양소를 기준으로 각각의 강화 통곡물 식품을 정제 곡물 식품의 가치와 비교했다. (‘곡물 분석 방법론’ 참조)
곡물 분석 방법론
작물을 재배하고 가공하는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 및 부피 단위당 영양 밀도를 기준으로 모든 곡물을 분석했다.
환경 영향을 정량화하기 위해, 라이프사이클 평가 및 다양한 출처의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 및 토양, 물, 살충제, 비료 사용량을 파악했다. 또한 작물의 원물 형태가 가루 형태(밀가루나 옥수숫가루)로 전환될 경우의 효율성도 고려했다. 전환이 효율적일수록, 밀가루나 쌀이 환경에 미치는 단위당 영향이 적어진다. 이 공정은 원곡물 전체가 사용되는 통곡물 밀가루의 경우에는 매우 효율적이지만, 곡물의 일부만 직접 사용되는 정제 밀가루의 경우에는 비효율적이다.
영양 밀도를 정량화하는 과정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하나의 방법론적 접근방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영양소 필요의 지역적 격차에 따라 차이가 더욱 미묘해지는 다양한 지표와 지수들이 있다. 예를 들어, 비타민 A의 일일 권장량은 잠비아와 미국에서 동일하지 않다. BCG의 분석은 통작물 혹은 강화 작물을 정제 작물과 비교해 각각의 영양소별 차이를 계산한 후, 이 차이를 평균화해 각 작물에 대한 전체 영양 배율을 산출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단순화될 수 있다. 즉, 이 접근방식을 취하면 미량 영양소와 다량 영양소에 똑같은 가중치를 적용하게 된다. 하지만 단순히 미량 영양소 함량을 증가시킨다고 해서 다량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강화 통곡물에는 섬유질과 다양한 미량 영양소 혹은 필수 비타민과 미네랄이 훨씬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정제된 곡물에 비해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이 더 풍부하다. 강화 통곡물은 영양소 밀도가 높으므로 본 분석에서 이 부분이 강조되지만, 미량 영양소 밀도가 인체에 필수적이며 강화를 통해 추가될 수 없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의 다량 영양소를 대체하는 것은 아님에 주의해야 한다. (보기 2 참조)
다양한 지표에 대해 강화 통곡물 식품은, 특히 영양 요인을 고려한다면, 환경 영향을 감소시킬 기회가 상당하다. (보기 3 참조) 강화 통곡물은 동일한 양의 정제 곡물에 비해 6~7배 많은 영양을 공급한다. 부피 단위당 온실가스 배출 및 토양, 물, 비료, 살충제 사용에 미치는 영향이 20%에서 25% 더 작으며, 영양 단위당 환경 영향은 85%에서 90% 더 작다.
곡물 생산의 상당 부분을 정제 곡물에서 강화 통곡물로 전환한다면 강력한 탈탄소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통곡물 도입률이 30%포인트 증가하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1억 2,000만 미터톤CO2e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기 4 참조)
향후 대책
현재 우리가 섭취하는 곡물을 정제 곡물로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강화 통곡물로의 전환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동물 사료 문제’ 참조)
동물 사료 문제
식품 시스템을 혁신할 엄청난 기회가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많은 면에서 식품 시스템에 좌우되는 만큼, 혁신을 추진할 때 우리가 재배하고, 가공하고, 소비하는 것을 신중하게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간의 식량과 동물의 식량 사이에 상당한 상호 의존성이 있다는 점이다.
정제 과정에서 배유에서 제거되는 겨와 배아는 동물 사료로 전환된다. 따라서 갑작스럽게 전면적으로 통곡물로 전환될 때 농부들이 가축들에게 먹이는 사료의 공급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BCG 분석에 따르면 통곡물로 100% 전환한다고 해도 전체 사료 공급의 10%, 사료 가격의 7%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고소득 국가의 수요제약과 저소득 국가의 공급제약으로 인해 도입이 자연스럽게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므로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사료 시장은 새로운 균형점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덴마크는 강력한 정부 지원으로 야심 찬 통곡물 도입 프로그램을 시작해 통곡물 도입률이 연평균 성장률 6%로 증가했다. 공급 측면에서, 저소득 국가의 제분 업체들은 파편화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케냐에서는 소규모 혹은 영세 제분 업체들이 시장의 98%를 차지한다. 이런 역학 구조는 통곡물로의 전환이 더디게 진행되어 사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낮아질 것임을 시사한다.
그런데도 강화 통곡물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은 기후 및 자연의 변화를 완화하고 변화에 적응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다양한 부문과 가치사슬 전반의 다양한 플레이어들은 식품 선호도를 정의하는 문화적 맥락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정부는 특히 학교 급식을 위한 관련기관의 조달을 강화 통곡물로 전환함으로써 직접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또한 기존 강화 의무제를 시행하고 통곡물의 경작 및 강화와 환경 라벨링을 지원하기 위해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함으로써 간접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NGO는 통곡물과 강화 통곡물의 생산과 소비를 강력히 장려할 수 있다. 또한 모범적인 농작 관행을 촉진하고 식량 손실 및 낭비를 장려할 수 있다.
기업은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자체 포트폴리오 내에 통곡물 제품의 비중을 늘리고 신제품 라인에서 강화 통곡물 비율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정제 곡물 제품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통기한, 조리 특성, 맛 등의 기능적 속성이 비슷한 수준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농업은 지구 위험 한계선이 이미 기준을 넘어서게 만든 주요인 중 하나이며 특히 곡물은 식품 작물 중 가장 큰 요인이다. 이제 자원 효율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고품질 영양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강화 통곡물은 인간과 지구를 위한 강력한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