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이 왜 중요한가요 : 요즘 가장 핫한 기업 중 하나가 테슬라 아닐까 합니다. 주가가 급등락을 보이는 가운데, 오르면 오르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화제를 독차지 합니다. 지난 8월에는 시가총액이 $250B에 이르면서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몸값 높은 자동차 회사가 됐습니다. 9월에 들어서는 하루에 주가가 21% 급락했다가 다음 날 급반등 하는 등 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그때마다 이른바 ‘서학개미’라 불리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매수에 나서는 등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테슬라 뿐이 아닙니다. 아직 차량을 한 대도 팔지 않은 수소전기차 회사 니콜라, 아마존이 투자한 전기차 Rivian 같은 다른 신생 자동차 회사도 주식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테슬라 매직의 비밀은 뭘까요. 전망은 어떨까요.
💁♂️ 고객 관점 – “쿨하고, 합리적이고, 성능이 좋은 테슬라” :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내연기관 차량에 여전히 많은 비중을 두고 전기차는 하이브리드 등 부분적인 도입을 할 때 테슬라는 100% 배터리 전기차에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테슬라=전기차’라는 공식을 만들어 냈죠. 현존 배터리 자동차 중 주행거리가 단연 뛰어납니다. 즉 테슬라는 전기차지만 내연기관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용해 본 고객이 “우와” 하고 감탄하게 만든 거죠. 테슬라 고객 인터뷰를 해 보면 ‘운전하는 즐거움과 주행거리’를 가장 만족스러운 요인으로 꼽습니다.
또한 기존 자동차 업체가 못한 놀라운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이른바 OTA(over the air)로 불리는 것인데, 차량 소프트웨어를 매주 업그레이드 하는 겁니다. 처음에는 아무리 번쩍번쩍 했던 신상 자동차도, 구입 후 몇 년이 지나면 하릴없이 중고차가 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SW가 업그레이드 되는 테슬라를 타는 사람은, 구입 수 년 후에도 최신 기능을 탑재한 차를 타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테슬라 중고차의 월등히 높은 잔존가치로 이어집니다. 테슬라의 구매가가 동급 프리미엄 차량 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나, 중고차 가치가 높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총소유비용 (Total Cost of Ownership)을 따지면 30% 이상 저렴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물론 제품 품질의 일관성, 고속충전소 인프라 부족, 서비스 네트워크 부족 등 테슬라가 지금보다 더 확장하기 위해서는 시급히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습니다.
🚗 기술 관점: “기존 자동차의 상식을 넘는 최신 전자제품” : 테슬라의 조직도를 보면 이게 IT 기업인지 자동차 기업인지 분간이 되지 않습니다. 약 80%의 조직과 인력이 엔지니어로 구성되어 있고 기술 마인드는 엘론 머스크 포함, 전 조직의 강력한 DNA 입니다.
기술 관점에서 테슬라의 가장 큰 차별성은 자동차를 기계가 아닌 전자제품 또는 소프트웨어(SW)로 접근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회사는 자동차의 여러 부분을 제어하는 기능을 하나의 중앙집권식 컨트롤 유닛으로 설계, 방대한 양의 차량 데이터를 최적화하여 운영합니다. 커넥티드카, 나아가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하면 자동차 내외부의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종합 의사결정을 하는 ‘브레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의 자동차가 각 부분 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밀접히 연계되어 있어 요소별로 업그레이드 및 최적화를 해야 했다면, 테슬라는 HW와 SW를 분리시켜 SW를 통해 전체를 최적화하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형태로 설계합니다. 이는 테슬라가 반드시 기술적으로 앞서 있어서라기 보다는 기존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설계를 하기에 부품공급 가치사슬에서도 자유로웠기 때문입니다. 신인이라는 점이 오히려 장점이 되었습니다.
🏢 운영 관점: “의외로 굉장히 효율적인 회사” : 테슬라는 2020년 최초로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향후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 보다 많은 영업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동차는 철저히 ‘규모의 경제’ 산업입니다. 절대 판매량이 열세인 테슬라가 이 문제를 해결한 방식은 상당히 스마트합니다.
먼저, 제품 모델과 옵션을 줄였습니다. 일반적인 자동차 회사는 고객군 별 세그먼트를 잘게 나누고 다양한 모델에, 모델 별 수만 가지의 옵션으로 고객을 공략합니다. 반면 테슬라는 소수의 모델로 모델 별 옵션도 100~300개만 제공합니다. 모델 당 생산규모를 늘여 복잡성을 줄이는 전략입니다.
또, 테슬라는 공장 당 연 생산량을 최소 50만대 이상 확보하는 기가 팩토리(Gigafactory) 전략을 취했습니다. 기술이나 원가 측면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수직 계열화를 해 원가는 줄이고 마진은 늘렸습니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자동차용 배터리는 직접 패키지를 생산하고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컴퓨터도 자체 설계와 제작을 합니다.
마케팅 및 판매 방식도 다릅니다. 온라인으로 약 80% 차량을 직판하고 마케팅 비용을 일절 사용하지 않아 차량 한대 당 판매관리비도 획기적으로 낮췄습니다. 이렇게 판매하면 재고 부담도 적어어, 테슬라는 현재 현금회전이 가장 빠른 자동차 업체이기도 합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건 수평적인 기능 조직 구조입니다. 전체 최적화 관점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토대가 됩니다.
📈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 향후 몇 년간 전기차의 격전이 예상됩니다. 규모와 효율성이 무기인 기존 자동차 업체도 앞다투어 100%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될 것입니다. 결국 누가 서로의 장점을 빠르게 습득해 혁신성과 효율성을 충족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테슬라의 타협이란 없다 (No compromise) 정신의 혁신이 자동차 산업의 새 장을 연 것만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