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프 3 간접배출원의 배출량을 발표하는 것은 기업의 기후 변화 대응 약속 실현에 기본 바탕인 동시에, 레이스 투 제로(Race to Zero)에 참여한 모든 구성원에게 필수다. 이를 통해 소비자를 직접 대면하는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경제 전반의 지속적인 탈탄소화를 앞당길 수 있다.”
— 나이젤 토핑(Nigel Topping) 유엔기후변화협약 고위급 대변인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기업의 경우 공급망 종단간 탄소 배출량이 직접 배출량보다 훨씬 많다. 따라서 넷 제로(net-zero,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만큼의 탄소가 흡수되는 상태, 순 배출량 0) 공급망 구현은 기후 변화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확대하고, 저감하기 어려운 부문의 배출량까지 줄일 수 있으며, 탄소 배출량 감소의 중요성 높지 않은 국가의 기후 행동을 촉진할 수 있다.
대부분 공급망에서 넷 제로에 도달하는 비용은 매우 낮다. 완전한 탈탄소화를 구현하더라도 중기적으로 단 1~4 % 수준의 최종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말하자면, 40달러짜리 청바지가 41달러 정도로 오르는 미미한 수준이다.
놀라운 경제적 파급효과를 몰고올 글로벌한 기회
전세계적으로 식품, 건설, 패션 등 8 개의 주요 산업 글로벌 공급망이 연간 온실 가스 배출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배출량의 극히 일부만이 최종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다. 대부분은 공급망에서 나온다. 여기에는 기본 원자재 생산, 그리고 전 세계로 물품을 이동하는 데 필요한 화물 운송이 포함된다. (보기 1 참조)
원자재 생산 업체나 화물 운송업체가 탈탄소화를 과감히 추친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우선 배출 감소 조치에는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든다. 또한 관련 공급망 시장 내 경쟁 제품간 차별성이 크지 않고, 마진이 적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체 가치 사슬 차원에서 보면, 보다 비용효율적으로 탄소배출을 관리할 수 있다. 대부분의 공급망에는 효율성과 원재료 재사용율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보기 2 참조) 또한 탄소배출의 상당 부분은 전통적인 전력 공급원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비교적 저렴한 재생 에너지로 대체 가능하다.
배출 집약적인 기본 재료는 최종 소비자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기 때문에 탈탄소화는 해당 가치 사슬의 마지막에 있는 기업에게 훨씬 부담이 적다. 실제 BCG 분석 결과에 따르며, 전체 가치 사슬에서 완전한 탈탄소화가 이루어질 경우, 최종 소비자 가격은 4 % 이하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탈탄소화는 가치 사슬의 끝에 있는 기업에게 훨씬 저렴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예를 들어, 권장 소비자 가격이 3만5000달러인 중형 자동차에 들어가는 철강을 생각해보자. 철강 생산은 공급망에서 가장 탄소 배출이 많은 활동 중 하나다. 제조 과정에서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철강을 생산할 경우 철강 제조업체의 비용은 크게 증가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최대 50%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철강은 총 자동차 생산 비용 중 약 1000달러에 불과하다. 따라서 최종 제품 가격의 인상률은 훨씬 더 낮을 것이다. 제조 과정에서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소재로 만든 동일한 자동차는 약 600달러 혹은 2% 정도 비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야심찬 목표를 가진 회사라도 이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에 즉각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훨씬 작아 보일 것이다. (보기 3 참조)
공급망 탈탄소화가 더딘 이유
그렇다면 공급망 탈탄소화가 여전히 더딘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히 말하자면, 공급망 탈탄소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대부분의 기업이 문제의 범위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체는 비교적 자신 있게 자사 운영시설 내의 온실 가스 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스코프 3 배출량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복잡하다. 수만 개의 제품을 취급하고 협력사 변동이 큰 기업에게 이러한 과제는 특히 벅찬 일이다. 일부 기업은 공급 업체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 아울러 제품의 탄소 배출 발자국에 대한 데이터 공유는 아직 초기 단계다.
상당한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라도 배출량을 공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공급망 배출량은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수백 개의 개별 n차 공급 업체(공급 업체 및 공급 업체의 공급 업체 포함)에 분산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동적 상태에 있지, 고정된 정적 상태가 아니다. 신속한 조치도 어려울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업스트림 부문의 저감 경제학에 대한 더 깊은 이해, 공급 업체와의 보다 긴밀한 협력, , 트레이닝이나 공동 프로젝트 진행, 경우에 따라서는 장기적인 파트너십에 대한 의지가 요구된다. 이러한 수준의 협력사 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 회사는 흔치 않다.
장애물을 넘어서
다행히 대부분의 장애물은 극복이 가능하다. 성공적인 공급망 배출 저감을 위한 9개 이니셔티브를 제시하고자 한다.
가치 사슬 배출 기준선을 마련하고 공급 업체와 데이터를 공유한다.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포괄적인 배출 기준선을 설정하는 것이다. 1차 공급 업체와 가장 많은 CO2 배출량을 차지하는 제품에서 시작하여, 공급 업체가 제공 가능한 데이터를 감안해 배출 기준선을 마련한다.
스코프 1~3에 걸쳐 야심찬 저감 목표를 설정하고 진행 상황을 대중에 공개한다. 공급망 배출 현황에 대한 투명성이 확보되면 기업은 모든 배출 범위에서 1.5 ° C 나 탄소중립(넷 제로), 혹은 두 가지를 공개 목표로 설정하고,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대부분의 경우 큰 비용부담 없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또한 공급망 전반을 통해 적극적으로 단계적 목표를 달성해 나가야 한다.
지속가능성을 높인 제품을 설계한다. 재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등 새로운 제품을 디자인하는 과정에 지속가능성을 포함해야 한다. 기존 제품도 공급망 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재설계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가치 사슬과 소싱 전략을 설계한다. 가치 사슬을 구축하는데 있어 탄소배출량을 고려해야 한다. 제조와 구매 결정 과정을 재점검하고 장거리 물류를 줄이는 등의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니어쇼어링(nearshoring)은 운송 단계의 탄소 배출을 줄일 뿐만 아니라, 내외부 변수에 더욱 탄력적인 공급망 구축에 도움이 되는 부가적인 장점도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더욱 중요해진 전략이다.
조달 표준에 배출 지표를 통합하고 성과를 추적한다. 업스트림 배출을 처리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직접적인 방법 중 하나는 공급 업체 조달 표준을 설정하는 것이다. 명확한 스탠다드는 조달 결정에 영향을 주게 된다. 재생 가능 전력 비율과 품질 수준, 프로세스 효율화 정도, 재활용 재료 비율 등을 정해둘 수 있다. 경우에 따라 교육이나 기술 조언을 제공하고, 장기적인 차원의 자산 업그레이드 또는 지속적인 개선을 촉진하는 노력까지 확대할 수 있다.
공급 업체가 자사 배출량에 관심을 갖도록 협업한다. 일부 업스트림 공급 업체는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지식이 부족할 수 있는데, 교육과 기술 지원을 통해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n차 공급 업체가 경제적인 부담으로 관련 자산 업그레이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공동 투자를 하거나 장기 발주를 약속함으로써 도움을 줄 수 있다.
모범 사례 공유, 인증, 추적과 대관 활동(Policy Advocacy) 이니셔티브에 참여한다. 영향력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은 유관 단체를 통한 활동을 추진하는 것이다. 야심찬 목표를 가진 기업이라면, 산업 단체나 기관이 관련 산업 전반에 적용되는 기후 행동 목표를 설정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또한 탈탄소화 정책 흐름을 바꾸기 위한 범산업적 대관 활동에 다른 기업과 함께 공조할 수 있다.
기업간 공조를 통해 친환경 솔루션에 대한 구매력을 확대한다. 친환경 소재에 대한 기업의 공동 노력은 공급 업체들의 탈탄소화 기술 업스트림 투자를 촉진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친환경 솔루션을 더욱 경제적으로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저탄소 거버넌스를 도입하여 내부 인센티브와 조직 역량을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공급망을 탈탄소화하려면 내부 운영 방식을 바꿔야한다. 조달 부서 뿐만 아니라 제품 개발, 재무, 전략 및 지속가능성 부문까지 함께 변해야 한다. 공급망 차원의 전반적인 변화는 명확한 목표와 예산 확보, 그리고 관련 인센티브 제도가 함께 뒷받침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동시에 기후 변화 대응과 관련된 여러 부서 간 충돌 접점을 줄여야 한다. 더 나은 거버넌스는 이 모든 것을 실행하기 위한 열쇠다.
이제, 변화에 나서야 한다
공급망 탈탄소화는 전세계적인 기후 행동이라는 미개척 분야에 있어 큰 기회 요인이다. 직접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업도 글로벌한 차원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아울러 최종 제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경제적 이유는 공급망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는 데 주요한 장벽이 아니다.
업스트림 탈탄소화는 분명 어렵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다. 제품 설계 방식을 변경해야 하며, 적절한 공급 업체를 선택하고, 그들과 협업해야 하는 한편 자체 조직 운영 방식도 변해야 한다. 선도적인 기업들은 이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지금 시작해야 한다.
BCG 기후 행동 센터
BCG 기후 행동 센터는 공공, 민간 및 사회 부문의 고객과 함께 저탄소 시대에 맞는 조직 전략, 운영 및 이해관계자 활동을 위해 협업한다. 다양한 산업에서 쌓은 BCG의 풍부한 컨설팅 경험과 역량, 다양한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