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BCG 헨더슨 인스티튜트에서는 “(2020년대에 성공하는 법(Winning the ’20s)” 연재를 통해 경쟁우위의 기본요소가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술로 인한 변화와 새로운 학습기술의 등장, 또한 장기 성장률 하락으로 인해 빠른 혁신이 요구되며,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학습 속도를 높여야 한다.
본 연구소는 또한 이로 인해 AI와 인간의 독창성을 결합하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학습 조직이 필요해 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이는 좀 더 효과적인 변화 접근법으로서 회복력과 혁신 실현을 위해 인간의 다양성을 활용한다. 그 뿐만 아니라 본 연구소는 신뢰할 만하고 목적의식을 가진 조직이 필요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과제가 코로나19로 인해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필요성이 강화될 것이다. 코로나19는 모든 조직에게 열흘만 망설여도 감염이 4배로 확산되고 사업적, 사회적 혼란이 심화될 정도로 급변하는 환경에서 신속하게 학습하는 능력이 부족한 상태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회복력은 더 이상 이론적인 문제가 아니다. 기업과 각국 정부들은 그들을 지탱하는 체계가 얼마나 취약한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코로나19 위기는 기업과 정부의 목적과 가치가 그저 좋은 시기의 구호로 끝나는 것이 아님을 증명할 필요가 있도록 만들었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리더십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코로나19는 향후 10년간 성공을 위해 필요하다고 제안된 장기적인 과제뿐 아니라 거대한 과도기적 도전과제를 제시한다. 실물경제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혼수상태에 빠진 상황을 성장과 번영의 여정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여러 분야의 기업들은 장기적인 선택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잔인한 단기전에서 생존해야 할 것이다. 현재는 생존하는 것에만 몰두하기 쉽지만, 번영을 이루는 것은 장기적인 게임이다. 이를 위해 리더들은 새로운 환경, 새로운 고객, 그리고 증가된 사회적 기대치에 대응해야 어려움을 뚫고 기업을 이끌 수 있다.
코로나19는 또한 시장과 관련되지 않은 전략적 측면의 중요성을 증대시킬 것이다. 시스템 회복력은 기업 간, 또한 기업과 정부 간 협력이 있어야만 확보될 수 있다. 또한 과거에는 명백하게 실패했던 전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탄소배출이 줄어들었으므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향후 진전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질 것이다.
다시 말해, 장기적인 과제들에 질병 퇴치, 경제활동 재개, 코로나19 이후 세계의 형성 및 적응이라는 단기, 중기 과제들이 더해졌다. 코로나19 이후는 위기 이전과는 굉장히 다른 양상을 띠게 될 것이며 위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역경을 뚫고 조직을 이끌기 위한 5가지 과제
이토록 어려운 단기, 중기적인 우선순위를 충족하기 위해 5가지 리더십 관련 과제를 제안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감염 억제
첫 번째 우선순위는 감염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억제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감염확산을 늦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러한 조치들은 물자와 인력의 이동을 억제하기 때문에 실물 경제를 오랜 기간 동안 동결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역사적으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조치이다. 사람의 목숨과 금전을 맞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인명보호와 생계보장 측면 모두에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감염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치료제는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고, 백신물질 발견 후 실제 널리 사용되기까지 최소 18개월이 소요될 것이다. 적극적으로 혁신, 임상시험, 생산능력 등에 적극적인 투자를 함으로써 치료제와 백신 모두를 확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 동안 한국 등의 국가에서 얻은 시사점에 기반하여 새로운 접근법을 취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접근법에서는 대규모 감염검사 및 면역검사 실시, 새로운 리스크 등급 모델, 신속한 추적 및 실행을 위한 새로운 관행, 사회활동과 경제활동 재개 시기, 장소 및 방법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 또한 감염이 재확산하는 경우 대응 시기 및 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요구될 것이다. 새로운 접근법은 또한 정부, 의료보건 체계, 기업, 규제당국 및 정책혁신 간 긴밀한 협업 및 커뮤니케이션 연계를 필요로 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접근법을 빠르게 도입하고 적용하여 상황변화에 따라 학습하고 적응해야 한다.
말할 것도 없이, 이러한 거대한 도전은 정부, 사회, 기업을 시험에 들게 할 것이다. 그러나 혼수상태에 빠진 경제, 빠른 감염확산, 그리고 과부하가 걸린 의료시설에 대한 해결을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것을 해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신규고객 확보(재확보)
감염이 통제되면 기업들은 위기 이후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전쟁, 감염병 및 여타 사회적 위기들은 태도, 행태, 수요 패턴을 변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제2차 세계대전은 제트엔진, 레이더, 페니실린, 헬리콥터, 항공기 여압 객실, 유도로켓, 인공고무 및 여타 다수 제품의 발명 또는 상용화로 이어졌고 항공사업 성장을 가속화했을 뿐 아니라 교외의 주택 붐,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등 상당한 사회적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기업들은 새로운 현실을 파악하고 적응하며, 또 그러한 현실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
이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위기로 인한 단기적인 변화와 좀 더 영구적인 변화를 구분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빈번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부상하는 추세를 탐지하고 기업의 능력을 시험해 보아야 한다. 후자는 장기적인 추세에 대한 기업의 적응, 소비자 마찰 분석, 신규 사업모델을 실험하는 여타 기업 관찰을 통해, 또한 코로나19를 훨씬 먼저 겪은 중국, 한국 등의 국가에서 빠르게 시사점을 도출함으로써 가능하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 기업들은 위기관리에 중점을 둔 사고방식에서 좀 더 창의적이고 상상력을 발휘하는 태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가지 추세가 명확하게 나타난다. 첫 번째는 디지털 플랫폼과 채널로의 전환이 빠르게,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기업들은 디지털 기업들이 가속화할 혁신적 변화에 노출되기 보다는 자발적으로 변화에 충분히 참여해야 한다.
두 번째 추세는 대부분의 경제부문에서 소비자 신뢰 회복이라는 엄청난 도전과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식당이나 매장에 출입하거나 비행기를 타는 것, 또는 공연을 보러 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후에도 한참 동안 수요가 억제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9/11 사태 이후 항공 이용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일련의 신규 보안조치가 필요했던 것처럼, 개별적으로, 또한 여타 기업과 함께 신뢰구축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
기업들은 코로나19 이후 시기에 적응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야 할 것이다. 위기 이전에는 많은 기업들이 경쟁자들의 변화에 대응하고 민첩성, 진화, 확장성, 생산성, 맞춤화로 대표되는 디지털 사업모델의 우수한 특징을 활용하기 위해서 디지털 전환 프로그램을 추구했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이제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 운영모델, 상품/서비스를 포괄하는 디지털 전략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AI와 디지털 전환 프로그램이 뒷받침하고 있다. 이전에는 재량적으로 스스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던 변화가 이제는 시급한 우선순위가 되었다. SARS (주로 아시아에서 발생) 사태가 디지털 상거래와 알리바바(Alibaba)의 등장을 가속화했듯이, 코로나19 또한 유사한 영향을 발휘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들은 디지털 공간에서의 쇼핑, 작업 및 협업을 시도해보고 익숙해질 수 있는 상당한 기회를 부여 받았다. 이러한 상황과 디지털 채널의 우수한 경제성을 고려할 때, 디지털 사업모델 전파가 가속화될 것이다.
최초 디지털 전환 프로그램들은 디지털 전환이 여타 대규모 변화 프로그램만큼 어렵다는 것을 보여줬다. 해당 프로그램은 기술로만 주도되어서는 안되며 기존 프로세스 및 상품/서비스의 제약 없이, 총체적이어야 하고,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신속한 학습을 위해 역동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조직은 인간의 독창성과 기계학습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전환을 추구할 때 새로운 업무 방식을 도입하는 등 기술적 측면만큼이나 인간적 측면에 집중해야 한다.
회복력을 통한 우위 창출
기업과 각국 정부에서 운영 모델을 재고할 때, 회복력이 주요 설계 기준이 될 것이다. 기업들은 수십 년 동안 효율적이고 확장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여 생산활동이 저비용 지역에서 이루어지도록 하고 생산현장들이 디지털 기반 물류와 연결되도록 하는 데 투자해 왔다. 이러한 공급망의 효율성은 속도, 비용 효율성 및 수익성을 기준으로 측정되어 왔다.
코로나19 사태는 효율성 극대화를 주요 목적으로 구축된 시스템이 스트레스에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비즈니스 뿐 아니라 의료보건 체계 및 재난 대비 체계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벤치마킹 자료에 따르면 많은 기업들이 좀 더 분산되고 회복력을 갖춘 공급망을 재구축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많은 정부들이 백신, 마스크, 산호호흡기 공급에 멀리 위치한 소수의 제조사에 의존해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됨에 따라 중요 영역에서 공급 거리 단축, 비상재고 확보 및 자급자족 개선을 더 나은 정책 대안으로 고려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공급망의 회복력뿐만 아니라, 대차대조표 상의 회복력도 더 중요해 졌다. 단기적으로는 비용절감, 현금에 대한 집중, 일부 경우에는 정부 지원이 요구된다. 장기적으로는 이사회를 압박하는 행동주의 주주의 영향력을 줄이고 차입을 늘리고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하려는 자산운용자의 권한을 줄일 수 있다.
비즈니스 리더들이 회복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는 빈번하지만 실제로 중요 시스템의 회복력을 설계, 측정, 관리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회복력 있는 시스템의 주요 특징은 중복성(완충장치), 다양성, 모듈화, 신중함, 적응성, “사회적 관계 반영(social embeddedness)”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해서 기계적인 사고방식보다는 유기체적인 사고방식으로 비즈니스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고전적인 비즈니스 전략은 “내가 벌이고 있는 게임이 얼마나 (상대적으로) 훌륭한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췄다. 불확실하고 역동적인 시기에는 “내가 벌이고 있는 게임이 얼마나 강력한가? 적응 가능한가?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도 자문해 보아야 한다.
공동의 이익을 위한 목적의식
위기 이전에 CEO들은 지구 온난화 및 여타 공동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하여 기업의 목적,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위한 자본주의, 지속 가능성 실현에 깊이 관여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들 목적은 더 시급해지고 구체성을 띠게 될 것이다. 시민들과 소규모 비즈니스가 엄청난 역경을 견디고 있을 때 정부는 전례 없는 구제금융으로 주요 대기업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기업들의 사회적 관계와 공헌에 대한 감시가 강화될 것을 예상해야 한다. 이 전례 없는 시기에 각 기업이 어떻게 행동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지는 앞으로 수년 동안 대중에게 기억될 것이다.
기업과 정부는 공동의 행동이라는 새로운 정신을 수용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가장 큰 문제들, 단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감염확산을 억제하고 신뢰를 재구축 하는 것, 장기적으로는 지구 온난화, 심화하는 불평등 해결 및 세계적 전염병에 대한 대비 등은 모두 공동의 문제로, 현재의 시장, 기업 거버넌스, 규제의 프레임워크 안에서 더 열심히 경쟁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현재는 전세계적 문제에 대한 글로벌 거버넌스가 외부요인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제한적이며, 많은 경우 공동의 목표를 위한 강력한 추적 메커니즘이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정부가 기업보다 신뢰받지만, 역량은 더 낮다고 인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기업에 대한 신뢰는 더 낮지만, 능력은 더 뛰어나다고 인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기업 모두는 이러한 한계를 깨도록 요구 받게 될 것이다. 공동의 성공을 위해서는 능력 있고 회복력을 보유한 정부와 목적의식을 가진 기업이 함께 필요하다.
상기의 모든 아이디어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일 뿐이며, 개인 및 공동의 행동이 있어야만 실현될 수 있다. 리더십이 지금보다 중요하게 여겨진 적은 없었다. 훗날 코로나19를 기회 상실이 아닌 집단의 진전을 위한 변곡점으로 회상할 수 있으려면 비즈니스 리더들은 공동의 희망을 제시하고 대담한 공동의 조치를 촉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