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만 하더라도, 전 세계 도시들에서 모빌리티 르네상스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새로운 형태의 공유 및 커넥티드 모빌리티가 자리잡으면서, 포화상태인 대중교통시스템을 확장시켜주고, 출퇴근 및 도시이동의 편리한 친환경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었다. 그 때 코로나19(COVID-19)가 발생했다. 봉쇄조치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중단됐고,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출퇴근과 여행이 갑자기 멈춰버렸다. 도시교통수단 사용은 수 십 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했다.
한편, 코로나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해 기업들은 빠르게 적응해야 했고, 이제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새로운 방식으로 생활하고 일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구글(Google)과 스포티파이(Spotify)는 연말까지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연장할 수 있다고 최근 발표했다. 트위터(Twitter), 스퀘어(Square), 페이스북(Facebook)은 직원 대부분의 영구적 원격근무를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이 같은 변화는 얼마나 심각하고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것인가?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있지만,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 모빌리티는 두 가지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 소비자 행동과 태도가 변화했고, 가처분 소득이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도시 교통수단에서는 불가피한 밀접접촉에 대한 두려움은 다음의 질문을 제기한다. 이것이 새로운 도시 모빌리티 생태계의 종말을 알리는 서막인가 아니면 단지 일시적인 장애물인가? 사실상, 새로운 모빌리티는 여전히 필요한 것이고, 그 사회적 혹은 환경적 가치도 변함없다. 뿐만 아니라 활기찬 모빌리티 생태계는 도시의 경제회복에도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모빌리티를 다시 정상궤도로 돌리기 위해 모빌리티 제공업체, 자치당국 지도자, 정부, 투자자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BCG는 미국, 중국, 서유럽(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의 주요도시의 거주하는 5000명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 대해’ 참조.) 사람들의 이동에 관한 우려사항과 우선순위를 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 가지 기간에 대해 그들의 실제 및 예상 행동에 대해 질문했다. 첫째, 봉쇄기간, 둘째, 봉쇄가 해제되기는 했지만 코로나19감염위험이 여전히 존재하는 단기간(재봉쇄 가능성 역시 존재), 셋째, 앞으로 12-18개월 후 치료제와 백신이 아마도 가용하게 되는 중기간이 그 기준이다.
설문조사에 대해
BCG는 4월 말, 미국, 중국, 독일에서 1000명씩,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에서 각 500명씩, 총 5000명의 도시거주자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아래 보기 참조) 당시에, 중국은 봉쇄조치가 해제됐지만, 유럽과 미국은 봉쇄기간이었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인구 200만 이상의 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평균연령은 42세였다. 설문조사 대상 성비는 남녀가 거의 균등했으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응답자들(43%)은 중간 소득군(소득군 기준은 각 국가의 경제수준에 따라 조정)에 속했다.
이동 봉쇄
봉쇄기간 동안, 거의 모든 교통수단의 사용이 급격히 감소했다. (보기1 참조.) 도시들은 대중교통시스템을 계속 움직여 필수 산업 근로자들에게 저렴한 교통수단을 제공했다. 급변하는 상황에서의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빠르게 움직여, 지하철과 철도 및 버스를 자주 방역하고 비접촉 결제방식을 도입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킬 수 밖에 없었다. 일부 전자스쿠터와 차량공유서비스는 영업을 일시 중단했고 어떤 업체들은 운영을 유지하면서 방역 및 기타 위생조치를 실시했다. 또 어떤 업체들은 비용감소를 위해 렌탈 차량 규모를 줄였다.
당연히, 개인소유 자전거 및 전자스쿠터의 사용은 조사대상 세 지역 모두에서 증가했고, 미국과 중국에서는 정기방역 및 가격인하 덕택에 자전거공유도 증가했다. 자전거는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방지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감염위험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야외활동을 할 수 있는 건강하고 편리한 대안이자 기회가 된다. 실제로 몇몇 도시들은 차량용 도로를 폐쇄하고 임시 자전거 전용도로로 지정함으로써 자전거 사용을 더욱 원활하게 했다.
대중교통과 승차공유(사용률이 낮은 교통수단 중에서)를 대체한 자가용 운전도 감소했는데, 이는 전체 이동 수 자체의 감소를 반영한다. 스트릿라잇 데이터(StreetLight Data)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동차 주행거리(vehicle miles traveled)는 전국적으로 최소 65% 하락했고, 일부 주에서는(4월 초 기준) 80%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일부 지역에서는 운전자들이 덜 붐비는 도로에서 과속을 하면서, 작년 동기간에 비해 속도위반딱지 비율이 상당히 증가했다.
봉쇄기간과 봉쇄 후 단기간 이동 형태
이제 세계적으로 봉쇄조치가 해제되거나 완화되면서, 도시교통이 반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거주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교통수단을 선택할 것인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청결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청결도는 설문조사 응답자 거의 절반에게 봉쇄기간 중 단연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기준이었고, 이 기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용은 그 다음으로 중요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많은 사람들이 일상 출퇴근 및 정상활동을 재개하게 되면, 비용이 다시 최우선순위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당연히, 가장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교통수단은 타 승객과의 물리적 거리두기가 거의 힘들고, 고접촉 표면에 닿을 수 밖에 없는 것들이었다.
그렇다면, 가장 덜 위험한 교통수단은 무엇일까? 자동차처럼 혼자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평균적으로, 중국 응답자들은 유럽이나 미국 응답자들에 비해 모든 교통수단에 대한 위험이 낮다고 생각했다. 미국 응답자들은 대중교통과 공유교통수단에 대해 가장 걱정했다. 물론 시기의 요소가 작용했을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더 나중에 발생했기 때문에, 봉쇄조치도 더 나중에 지역마다 다르게 해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미국도시에서 대중교통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것을 반영하는 요소일 수도 있다.
소비자들은 봉쇄 이후 단기적으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세 지역 모두의 응답자들 40%에서 60%가 대중교통수단을 덜 혹은 훨씬 덜 사용하고, 도보, 자전거, 자가운전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보기 2 참조.) 승차호출 및 차량공유처럼 다른 공유 모빌리티 수단들도 덜 사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중교통처럼 급격한 하락을 보일 것 같지는 않다.
주요 조사대상 3지역 중 중국은 두 가지 기준 모두에서 더 강력한 경향을 보였다. 단기적으로는, 대중교통에 덜 의존하고 있다. 중국 에서 봉쇄조치가 해제된 이후 실시된 이 설문조사는 대중교통수단 사용이 얼마간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많은 중국인들이, 격리나 봉쇄조치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해, 자발적으로 수 개월 동안 집에 머무르고 있었다. 중국 응답자들은 또한 대중교통보다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자가용을 더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이 수단들이 봉쇄 하에서 가장 위험도가 낮은 교통수단임을 고려할 때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이다.
회피 전략. 봉쇄기간 동안 대다수의 사람들이 출퇴근을 하지 못하면서, 사람들은 이동시간에 대해 유연성이 커졌고,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정을 했다. 전반적으로, 약 3분의 1의 응답자들이 봉쇄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다른 시간대에 움직인다고 답했으며, 약 4분의 1은 빈 자리가 굉장히 많이 있을 때에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응답자들은 유럽이나 미국인들보다 이런 습관을 훨씬 더 많이 실행에 옮겼다. 동시에 유럽과(응답자의 63%) 미국에서(78%) 상당수가 자가용으로만 움직일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교통카드(transit pass)를 살 의향이 없음을 강조했는데, 이는 한달 동안 얼마나 많이 사용할 수 있을지 어떤 종류의 교통수단을 선택할 지 불확실한 상황임을 반영한다.
회피는 장기적으로 유지하기는 어려운 방책일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절정일 때 대중교통을 계속 이용했던 사람들조차도 행동양식을 어떤 식으로는 변화시킨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따라서, 봉쇄 중 이동패턴이 심각하게 붕괴됐다 해도, 일단 사람들이 다시 움직이게 되면 이 회피행동이 얼마나 지속될지 그리고 그것이 미래수요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자동차의 인기. 중국 응답자의 60% 이상이 위기 이전에 비해 봉쇄 후에 자동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보기 3 참조.) 이런 관심은 모든 소득군에서 골고루 높게 나타났다. 고소득 응답자의 약 80%와 중간소득 응답자의 약 60%가 전에 비해 지금 자동차를 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심지어 저소득 그룹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는데 44%가 봉쇄 이후 자동차를 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대로 미국와 유럽 응답자의 경우 훨씬 적은 비율이 봉쇄 이후 자동차 구매에 관심을 보였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했을 수 있다. 중국에서는 자동차소유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아직 많은 이들에게 자동차는 동경의 대상이다. 또한, 물론 안전한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자동차는 매력적이다. 후베이 성에서 봉쇄조치가 내려지기 직전에, 자가용이 있는 사람들만 이 지역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봉쇄기간 동안, 대중교통수단 이용이 제한되면서, 자동차가 있는 사람들만 자유롭게 도시를 돌아다닐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2020년 나머지 기간 대부분 동안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로 국내여행을 할 계획일 것이다.
지출. 단기적으로(보기 3에서 보여지다시피),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지출 감소경향, 즉 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출을 줄일 것으로 보이는 응답자들은 자가용을 더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두 예상은 사실상 모순되는 것이다. 이는 이 응답자들이 자동차 관련 확실한 변동비-연료-가 지금 글로벌 원유공급과잉으로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아마도 자동차소유 비용을 과소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전거에 대한 관심. 미국에서 자전거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자전거, 관련장비, 수리서비스의 매출이 3월에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거의 두 배로 뛰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코로나19행동기반(COVID Action Platform)에 따르면 영국 사이클링 협회(British Cycling)는 코로나19로 인해 약 1400만의 영국인들이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선택하게 됐다고 추산한다. 자전거는 대중교통의 대안이며 운동하고 외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충성도. 어떤 교통수단을 코로나 이전에 주 10회 이상 이용한 사람들은 이 수단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 공유모빌리티의 단골이용고객 67%에서 76%가 이 교통수단-1인 혹은 합승 승차공유, 택시, 차량공유, 자전거, 전자스쿠터공유 포함-을 계속 사용(하거나 더 많이 사용)할 계획이다. (보기 4 참조.) 당연히, 일반적인 사용자들(어떤 교통수단을 평균 주 1회 미만 사용한 사람들)은 충성심이 낮다. 이전 사용빈도에 관계없이 이 응답자들은 대중교통에 가장 낮은 충성도를 나타냈다. 코로나 이전에 도보를 이용하거나 자가용, 자전거, 스쿠터를 타던 사람들은 이 수단을 고수할 가능성이 마찬가지로 매우 높다.
하지만, 교통수단의 선택은 항상 가격과 같은 가치제안에 따라 결정됨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통근자들이 일상생활로 복귀할 때, 경제성과 편리함이 당연히 다른 고려사항보다 우선시 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청결도에 대해 높아진 민감도는,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들기는 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대중교통과 합승 교통수단에게 고충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애플(Apple)의 모빌리티 트렌드 보고서(Mobility Trends Reports) 데이터에 따르면 5월 중순 독일이 봉쇄조치를 끝냈을 때, 대중교통 이용은 정상수준의 50%에서 60%선으로 회복하는데 그쳤다.
단기적으로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자동차, 자전거, 전자스쿠터와 같은 개인 이동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차량공유는 유럽에서 인기를 유지할 것이고 승차호출서비스가 청결과 감염위험 최소화를 보장한다면(그리고 이 기업들이 경제적 충격을 잘 극복한다면), 개인 승차호출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먼저 받은 중국에서 봉쇄 직후 자전거 공유가 150% 상승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전거, 전자스쿠터, 혹은 자동차 등 공유교통수단은 사용자들이 큰 투자를 하지 않고도 개인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라는 점에서 큰 장점이다.
중기 전망
향후 12~18개월(2021년 중반부터 2021년 말까지)동안 더 많은 표적치료제 혹은 심지어 코로나19 백신이 가용하게 될 때, 도시소비자심리는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 위기가 잦아들면, 안전에 대한 우려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게 될 것이고, 공유모빌리티 및 대중교통의 사용도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기적으로 두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성이 있다:
- 개인 모빌리티의 사용증가가 어느 정도 지속력이 있을 수 있다. 특히 대중교통과 공유 모빌리티에 대해 느끼는 위험이 높다면 특히 그럴 것이다. 응답자들의 현재 심리가 지속된다면, 자가용 사용이 다시 상승할 것이다. (도시에서 신뢰할 만한 교통수단일 뿐 아니라 봉쇄 기간에 그리고 주말이나 휴일에 도시를 벗어날 수 있는 방안으로서)
- 반면, 대중교통과 공유모빌리티가 다시 인기를 회복할 수 있다. 우리는 관계자들이 도심에서의 자가용 사용을 저해하기 위한 적절한 대책과 인센티브를 마련한다는 전제 하에, 이것이 좀더 그럴법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보기5가 보여주다시피, 단기적으로 대중교통을 꺼리는 경향은(응답자의 50%)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실제로, 미국와 유럽에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이크로모빌리티(주로 자전거와 전자스쿠터)의 사용이 위기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설문조사는 응답자들이 대중교통사용의 위험가능성에 대해 대체적으로 불확실하고 불안전하게 느꼈던 봉쇄기간 중에 실시된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업체들이 리스크를 줄이고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위생 및 기타 안전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능력에 따라 좌우된다. 도시의 승객들에게는 옵션이 너무 많고, 결국 현실적인 실용성에 의해 두려움은 사라질 것이다. (9/11 사태 이후 다시는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던 많은 사람들의 다짐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가치-기능과 비용의 최적의 조합-를 기준으로 선택하고, 많은 사람들, 특히 통근자들, 은 저렴한 비용 때문에 대중교통에 의존한다. 같은 이유로, 아직까지 사용해 본 적이 없었다고 해도, 이 사람들은 공유모빌리티를 이용하는 것의 장점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 두 번째 시나리오는 오염배출이 줄어들고 교통정체가 감소된다는 면에서, 많은 도시거주자들과 도시 관계자들에게 더 바람직한 것이기도 하다. 도시가 효과적인 대응을 통해 대중교통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환경친화적 교통수단을 지원한다면, 팬데믹 관련 지속될 수 있는 유일한 트렌드는 자동차에서 전자스쿠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단에 대해 보다 탄력적인 소유모델의 등장일 것이다.
새로운 도시모빌리티를 다시 궤도에 올리기
모빌리티 제공업체, 정책입안가, 투자자들은 곤경에 빠진 대중교통 시스템과 새로운 모빌리티 수단들의 건전성을 회복하고, 도시모빌리티 어젠다를 되살리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모빌리티 제공업체. 제공업체들에게 있어, 지원과 승객들의 건강을 보장하는 것은 최우선순위이다. 보호용 아크릴 판넬과 자동차 방역정류장의 사용 등 팬데믹 사태 동안 기업들이 도입한 많은 관행들이 표준이 될 수 있다.
한편, 해고의 물결은 통합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로, 통합은 점유율 확보를 위한 가격경쟁으로 인해 위기 이전에도 이미 매출이 급감하고 있던 이 시장에서 중요한 움직임이 될 것이다. (우버(Uber)가 자전거 공유 사업부문인 점프(Jump)를 스쿠터 기업인 라임(Lime)에 매각한 것은 마이크로모빌리티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모빌리티 제공업체들은 운영을 간소화하고 비용을 최적화해 현금손실을 줄이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고정비 감소/ 비필수 프로세스 제거/ 제공서비스, 플릿 규모, 도시 포트폴리오 정리 / 협력업체와의 재협상 등이 포함된다. 심지어 서비스를 일시 중지해야 할 수도 있다.
매출 측면에서, 제공업체들은 가장 수익성 높은 도시에 집중하고 수입을 안정화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필수근로자들과 같은 대체 고객들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화물이나 음식배달 서비스를 하는 등의 노력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음식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Uber Eats)의 매출은 2020년 1사분기에 최초로 우버의 승객 운송서비스의 매출을 앞질렀다. 제공업체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월정액권과 규모에 따른 할인 등 새로운 대체 가격체계도 고려해야 한다.
도시의 승객들에게는 옵션이 너무 많고, 결국 현실적인 실용성에 의해 두려움은 사라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는 도시와의 제휴를 위해 더 많이 노력해 복합운송(multimode) 접근 등 협력적인 방식을 제공해야 한다. 이런 방식은, 대중교통을 다른 모빌리티 옵션과 결합하고, 특히 퍼스트-라스트마일(first-and last-mile) 마이크로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도시와 정책입안가들. 코로나19로 인해 지방자치 지도자들은 기로에 서게 됐다. 승객 수를 코로나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은 대중교통시스템의 재정적 건전성 회복을 위해 필수적일 것이다. 하지만, 승객들은 결국 만원버스를 여러 대 지나 보내고 대체 교통수단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경제적 요소는 붐비는 것의 위험에 대한 우려와 균형 있게 고려되어야 한다. 즉, 예를 들어 주말 운행 시간표처럼 전통적인 방법에 의존하기 보다는 실제 수요패턴에 따라 운행 빈도를 맞춤형으로 조절해야 한다. 교통 당국은 승객들의 월정액권 구매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제적 어려움이 너무 커서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공유모빌리티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대중교통시스템들은 장기적 대중 신뢰 회복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이용객 규모를 고려할 때, 방역활동을 유지 혹은 실행하는 것은 당연히 필수사항이다. 홍콩 열차 객차에 성공적으로 시도된 소독 로봇처럼 새로운 도구가 이 같은 노력에 도움이 될 것이다. 도시들은 또한 더 많은 승객들을 더 안전하게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버스, 지하철, 트램 운행횟수를 늘리고, 합승 미니버스처럼 승객 수는 훨씬 적고 여유공간이 더 많은 새로운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도하는 등이다.
새로운 로컬 모빌리티 서비스업체를 단기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도시가 소비자의 안전을 해치지 않고 정상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업라이선스나 주차요금을 일시 중지 혹은 면제하거나 제공업체들에게 신용대출을 지원하거나 혹은 심지어 서비스에 투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연방, 주, 지방자치 정부들이 경제활성화에 주력하면서, 특히 차량소유에 대한 인기가 부활함에 따라 자동차 소비를 진작시키고자 하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중국과 프랑스는 이미 자동차 구매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도시교통정체를 해소하고 배출가스를 통제하기 위한 필요(그리고, 어떤 경우 법적 의무사항)를 생각해, 지방자치 리더들은 적극적으로 개인차량 증가를 늦춰야 한다. 두 가지 확실한 방법은 혼잡통행료부가(혼잡 시간 외 통행료 할인) 및 도심 주차료 인상이다.
도시가 대중교통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환경친화적 교통수단을 지원한다면, 팬데믹 관련 지속될 유일한 트렌드는 자동차에서 전자스쿠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단에 대해 보다 탄력적인 소유모델의 등장일 것이다.
또 다른 전략은 팬데믹 기간동안 지지자가 매우 늘어난 방법으로 자전거와 걷기를 장려하는 것이다. 영국은 최근 자전거와 걷기를 영국의 포스트코로나 교통계획의 ‘핵심’에 두는 20억 파운드 상당의 프로그램을 발표했는데, 부분적으로는 대중교통망 보호를 목표로 한 것이었다. 5월, 밀라노는 35킬로미터의 도로를 자전거 및 보행자 전용도로로 재배치해, 임시 자전거 도로를 추가하고, 인도를 확대하고, 일부 도로를 ‘보행자 및 자전거 우선 도로’로 지정했다. 파리 역시 자동차가 도로를 다시 점령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이다.
경제를 재활성화기 위한 노력에 있어, 정부는 방역 계획에 대한 지원금이나 자전거 및 스쿠터 도로 혹은 차량공유 주차공간 지정에 대한 자금지원의 형태이건 간에, 대중교통 및 새로운 교통수단에 대한 지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투자자. 전체적으로 시장과 투자금에 어마어마한 자금이 남아 있다. 투자자들은 코로나 이후 모빌리티에서 상대적 승자가 누구일지에 대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수많은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이 필요로 하는 투자금의 양을 생각하면 통합이 불가피하다. ‘다운 라운드(down rounds)’(가치 평가금액이 이전 자금조달 라운드보다 낮아지는)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기존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최대한 현금 소진을 줄이면서, 위기 이후 반등을 노릴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조용히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새로운 모빌리티가 회복되고 평균적으로 이 업계가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수익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장기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모빌리티가 우세하게 되어야 도시의 중심이 활력을 되찾고, 지속가능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신뢰할 만하고 접근가능하고 저렴한 교통수단이 여전히 가장 중요한 니즈이다. 전세계의 시민들과 정책입안가들은 건전한 대중교통시스템, 자전거 인프라, 새로운 공유 모빌리티가 그들 도시의 경제적 활력에 중요함을 잘 알고 있다. 새로운 모빌리티의 저변에 있는 근본적인 가치제안은 변하지 않았다. 비즈니스 모델은 변해야 할 지 모르지만, 사용자 경제학, 환경 건전성, 일반적인 사회적 관심은 다양한 도시 모빌리티 생태계의 가치를 더욱 강화시킬 뿐이다. 코로나19 이후 도시의 경제적 건전성 회복은 이 가치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