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시장이 점차 형태를 갖춰가면서, 미국과 중국이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두 생성형 AI 강국의 테크 기업들은 최고 성능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 개발과 대규모 상업화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은 생성형 AI 공급을 통제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동시에 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난다. 생성형 AI 중견국이라 할 수 있는 소수 국가들이 부상하고 있으며, 이들 각국은 생성형 AI 기술의 공급주체로서 지역 또는 글로벌 수준에서의 경쟁까지도 내다볼 수 있는 고유의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들에게 큰 시사점을 갖는다.
미국이나 중국 기업이 공급하는 생성형 AI 제품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방식은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에 생성형 AI 적용 비중을 높이고, 다양한 지역에서 사업을 펼칠 때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현지 규제, 데이터 요구사항 및 LLM 가용성 모두 국가별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생성형 AI의 공급을 다극화할 경우에 복잡성이 높아지겠지만, 선택 가능한 대안을 확대할 수 있다는 중요한 장점이 생긴다.
CEO들은 이러한 역학구도를 이해하고 생성형 AI와 관련된 지정학적 시사점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최고 수준의 고성능 반도체를 확보할 수 있는 국가는 어디인지, 가장 유리한 규제 환경을 보유한 국가는 어디인지 등을 검토하는 기존의 접근법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CEO들은 자본력, 인재, 지적재산(IP), 데이터, 에너지 및 컴퓨팅 파워 등 생성형 AI 공급의 6대 핵심 요소를 기준으로 생성형 AI 강대국 및 중견국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1
이는 국가의 생성형 AI 실질 도입률과는 별개의 평가다. 생성형 AI 도입률과 생성형 AI 기술에 대한 공급능력은 상호 독립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BCG는 73개국을 대상으로 각 국가의 생성형 AI 노출 정도 및 도입 준비도를 분석하여, 국가별 생성형 AI 도입률을 평가한 바 있다(“생성형 AI 도입의 이점” 사이드바 1 참고).
[1] 생성형 AI는 여타 AI 대비 요구되는 자본, 컴퓨팅 파워 및 에너지 집약도 수준이 훨씬 높다. 생성형 AI 모델은 타 AI 기술과 차별화되어 있으나, 핵심요소에 대한 BCG 분석은 각 AI 부문에 걸친 국가 단위의 성과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IP 와 인재 등 개별 AI 부문으로 이전 가능한 기초 역량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분석의 세부적인 접근 방법은 분석 “방법론”에 대한 사이드 바 2에서 참고할 수 있다.
[사이드 바 1] 생성형 AI 도입의 이점
본 분석은 생성형 AI의 지정학적 역학구도 형성에 가장 중요한 생성형 AI의 공급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공급 외에도 기술의 실제 도입도 또 하나의 매우 중요한 요소다. 신속하고 폭넓은 기술의 도입은 경쟁력과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더욱 광범위한 경제적 번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많은 국가 리더들에게 AI의 도입을 경제 전반에 활용하게 하는 정책이 최우선 과제가 될 수 있다.
BCG의 최근 AI 성숙도 지표는 산업 전반에 걸친 AI 기반 경제 장애물에 대한 국가의 노출 정도와 AI 기술이 제공하는 경제적 혜택에 대한 준비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생성형 AI가 성숙 단계에 진입하면서 파운데이션 LLM은 특정 산업 또는 기능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이 늘어날 것이다. 이 기술의 애플리케이션 단계를 개발하는 기업들의 강력한 생태계는 AI를 통해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국가들에게 중요한 성공요소가 될 것이다.
인도는 이런 생태계를 조성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진 국가의 대표적인 예다. 인도 정부의 인도 AI 미션(IndiaAI Mission)은 생성형 AI 기술을 농업과 교육 등 주요 산업에 통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인공지능 우수 연구소(Centers of AI Excellence)를 설립하는 등 확장적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인도는 215,000명에 달하는 AI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는 전통적 기술 인재 강국이기도 하다.
인도 기업들이 이미 일부 LLM을 출시하긴 했지만, 특정 산업에 특화된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금융 및 보험 분야에서는 세투(Setu)의 Sesame, 헬스케어는 프랙탈(Fractal)의 Vaidya.ai, 법률 서비스는 렉스레지스(Lexlegis)의 Lexlegis.ai 등)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는 기업들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사이드 바 2] 방법론
BCG 연구는 생성형 AI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핵심요소를 기준으로 미국, 중국, 그리고 생성형 AI 중견국의 상대적 우위에 대한 광범위하고 정량적인 비교를 진행했다. 이 비교는 절대적인 지표가 아닌 추가 분석을 위한 기반으로 사용되었으며 가장 많은 기회를 가진 국가와 지역을 파악하고 각각의 주요 강점과 어려움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
핵심요소의 상대적 우위에 대한 정량적 평가는 생성형 AI를 광범위한 AI 기술 군의 일부로 보고, 과거 각국이 전반적인 AI 분야에서 보유했던 역량과 기여도를 부분적으로 반영했다. 이는 주로 생성형 AI가 최근 부상한 탓에 국가 간 비교에 활용할 신뢰도 높은 장기 데이터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이유는 AI의 긴 역사에서 측정되는 지표들이 특히 인재와 혁신 생태계 측면에서 지속적인 핵심 역량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BCG의 주된 목표는 핵심요소를 기준으로 상대적 경쟁력을 파악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핵심요소와 국가/지역별로 정규화된 점수를 매겼다.
• 각 지표는 국가/지역별로 절댓값을 나타낸다. 생성형 AI 공급 경쟁은 규모의 영역이기 때문에 도출된 값은 인구, 경제 규모 또는 그 외 요소를 토대로 정규화되지 않았다.
• 각 지표의 값은 0에서 1 사이의 국가/지역 점수로 (순차적으로) 정규화 시켰으며, 1은 데이터셋 내 국가의 실제 최댓값을 의미하고 0은 절댓값 0으로 설정했다.(예외: 에너지 핵심요소의 경우 산업용 전기 요금을 반영했으며 0의 경우 실제 최저가를 의미한다.)
• 이후, 지표에 따라 정규화된 점수의 평균을 통해 국가/지역의 핵심요소 점수를 도출했다. 핵심요소와 관련된 모든 지표에서 데이터셋에 포함된 국가들 중 최대 절댓값을 기록했을 시 해당 핵심요소 점수로 1이 부여된다.
다음은 BCG가 생성형 AI 공급 핵심요소 우위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을 위해 사용한 지표이며, 괄호 안에는 출처가 표시되어 있다.
인재:
• 선도적 AI 논문 저자 거주지 기반 세계 상위 2,000명 AI 전문가 점유율.(AMiner)
• 선도적 AI 논문 저자 거주지 기반 상위 300개 AI 기관 점유율.(AMiner)
• 자국 기업에 고용되어 있지 않은 경우를 포함한 국가 내 AI 전문 인재 풀의 규모.(BCG Talent Tracker)
IP:
• 1959년 이후 특정 국가의 연구자 또는 기관이 독자적으로 또는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한 유의미한 머신러닝 모델 점유율.(Epoch AI)
• 2019년~2023년 사이에 특정 국가의 저자 그리고/또는 기관이 생산한 AI 논문의 수.(SCImago)
• 2019년~2023년 사이에 자기인용을 제외하고 자국 내 저자 그리고/또는 기관이 피인용된 AI 논문의 수.(SCImago)
• 2019년~2023년 사이에 세계 지식 재산권 기구(WIPO)에 출원된 AI 관련 특허의 수.
데이터:
• 정부 디지털화를 측정하는 유엔 전자정부 발전지수(United Nations e-Government Development Index) 순위.(UN)
• 디지털 데이터 생산의 상대적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핸드셋 및 컴퓨터 기반 (예: USB/동글로 연결된) 모바일 브로드밴드 활성 가입자 수.(국제 전기통신 연합)
위의 지표들은 각 국가의 디지털화 수준과 (디지털) 데이터 생산량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 그러나 데이터 사용의 규제 유연성 또는 이와 관련하여 데이터 맥락화(contextualization) 수준(예: 다른 형식과 소스를 가진 데이터가 쉽게 통합될 수 있는지)과 같은 다른 주요 요소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에너지:
• 각 국가의 ‘최대 산업도시’의 일반적인 산업용 사용자의 시간당 전력량(kWh) 가격.(fDi 벤치마크)
핵심요소로서 에너지의 주요 요소는 데이터 센터 증축 시 전력망 연계에 소요되는 리드타임이며, 이는 대부분의 국가가 당면하는 도전 과제다. 아쉽게도 이 지표는 신뢰할 만한 국가 간 비교 지표가 정립되어 있지 않으며, 그로 인해 BCG의 정량적 비교 분석도 전력 요금 비교에 국한되어 있다.
컴퓨팅 파워:
• 하이퍼스케일러, 코로케이션(colocation)과 엔터프라이즈 시설을 포함한 기존 데이터 센터 용량은 기가와트로 측정되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에는 전체 데이터 센터 용량을 측정하기가 어려워 수요량이 반영되었다.(BCG Henderson Institute의 국가 및 산업 분석 리포트)
• 엔비디아의 A100 또는 H100 칩과 같이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최첨단 반도체 접근성에 대한 이진 분류 점수. 공식적인 접근 장벽이 없는 국가와 지역은 점수 1을 부여하고 장벽이 존재하는 경우(예: 수출 규제) 점수 0을 부여함.(미국 상무부, BCG Henderson Institute 분석)
• 2티어 반도체 접근에 대한 이진 분류 점수. BCG 분석에 포함된 모든 국가는 공식적으로 반도체 하드웨어에 대한 접근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점수 1을 부여함.(BCG Henderson Institute 분석)
자본력:
• 2019~2024년 국가별 벤처캐피탈 펀드 중 AI 관련 투자 점유율(중국의 경우 정부 주도형 벤처캐피탈 펀드의 상당한 수준의 AI 투자 포함).(Pitchbook)
• 국가별 상위 20개 상장 테크 회사의 R&D 지출액.(유럽위원회, BCG Henderson Institute)
• 국부 펀드 및 연기금 펀드 중 주식 및 기타 투자의 형태로 관리되고 있는 자산의 점유율 (채권, 부동산/인프라 투자 및 안전자산 제외).(BCG Henderson Institute)
BCG는 연구의 초점을 생성형 AI의 공급에 맞춤으로써, CEO가 시장의 격변을 가져올 생성형 AI 기술을 보다 안정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확보할 방법을 찾도록 지원한다. 생성형 AI 주요 기업 및 떠오르는 도전자들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생성형 AI 강대국
현재 미국과 중국만이 생성형 AI 벨류체인에 대한 강력한 접근성과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 두 국가는 생성형 AI 관련 가장 많은 IP를 생성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수준의 AI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데이터 생태계와 가장 높은 데이터 센터 인프라와 용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본 접근성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재는 미국산 생성형 AI가 가장 우세
미국은 수십 년 간 쌓아온 AI 리더십을 기반으로, 생성형 AI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유하고 있다. 1950년 이후 개발된 전 세계 주요 AI 모델2의 약 70%는 미국의 대학이나 기업에서 개발했거나, 이들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뿐만 아니라, 고성능 LLM의 57% 역시 미국 대학과 기업 주도로 개발되었다(보기 1 참고).
현재 전 세계 AI 연구인력 상위 2,000명 중 60%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이주한 AI 전문가의 약 4분의 1이 미국으로 향했다. 현재, 미국의 AI 인재 풀은 약 50만 명까지 증가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AI 연구진들은 AI 개발 초기부터 현재까지 AI 관련 유수 논문의 35%에 기여했다.3
미국에 거점을 두는 생성형 AI 스타트업들은 2019년부터 650억 달러에 달하는 전례 없는 민간 투자를 유치했다. 알파벳(Alphabet), 아마존(Amazon), 메타(Meta),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과 같은 기존 테크 대기업이 집행한 AI 관련 자본지출 규모 역시 2024년을 기준으로 2,0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은 강력한 컴퓨팅 파워, 하드웨어 공동 설계까지 포함하는 풀 스택(full-stack) 접근, 풍부한 자본,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접근성, 세계적인 우수 인재에 대한 접근성, 사내 모델 개발 조직 또는 외부 개발사와의 강력한 파트너십 등을 기반으로, 가까운 미래에 미국의 생성형 AI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강력한 입지를 보유하고 있다.
인력과 자본을 넘어, 미국은 대규모 추론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했다. 즉, 지속적으로 생성형 AI를 사용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데이터 센터 허브로서, 2024년 기준 약 45기가 와트의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전력망 연결을 위한 긴 대기시간으로 인해 발생하는 과제가 있지만, 데이터 센터 확대를 지원할 수 있는 최신 하드웨어에 대한 안정적인 접근성에 대한 기반도 확보했다(미국의 엔비디아(Nvidia) 뿐 아니라 대만 TSMC와의 강력한 파트너십 기반).
[2] Epoch AI에 따르면, 중요한 AI 연구 모델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다음 중 한 개 이상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1) 널리 인정되는 벤치마크를 기준으로 높은 수준의 개선 기록 2) 1,000건 이상의 피인용 건수 등 높은 피인용 건수 기록 3) 높은 시대적 관련성 4) 높은 활용도
[3] 2023년 10월 엔지니어링 리서치 저널( Journal of Engineering Research) 수록 논문 “혁신적 머신러닝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 최근 60년간 높은 피인용 건수 및 임팩트를 기록한 논문에 대한 분석” 기준 (A.E. Ezugwu, J. Greeff, Y. Ho. 著)
중국산 모델의 빠른 추격
중국은 일부 주요 핵심요소를 기준으로 미국을 따라잡고 있으며, 주요 LLM 생산에서 빠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Alibaba) 그리고 생성형 AI 스타트업 01.AI 등 두 기업은 전 세계 주요 오픈소스 모델의 4분의 1 이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바이두(Baidu), 텐센트(Tencent) 등의 기존 테크 대기업과 AI 신흥 강자로 불리는 지푸 AI(Zhipu AI), 바이촨 AI(Baichuan AI), 문샷 AI(Moonshot AI), 미니맥스 AI(MiniMax AI) 등의 생성형 AI 스타트업 역시 고성능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작년 한 해 동안 중국의 주요 모델들은 시장 선도 모델과의 격차를 큰 폭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보기 2 참고). 중국산 상위 모델들의 경우 중국어 벤치마크에 대해서 선도 모델과의 격차를 실질적으로 줄여나갔다.
중국의 생성형 AI 생태계는 해외 오픈소스 또는 오픈 웨이트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한 접근성 덕분에 많은 혜택을 받아왔다. 예를 들어, 01.AI의 이(Yi) 모델 패밀리는 메타의 라마(Llama)를 기반으로 한다. (“오픈소스 및 폐쇄형 모델 현황” 사이드바 3 참고) 중국 정부는 향후에 이와 유사한 역할을 할 중국 내 오픈소스 모델을 충분히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피력했으며, 이를 통해 기술 역량을 확대하고 있는 많은 소규모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사이드 바 3] 오픈소스 및 폐쇄형 모델 현황
모든 생성형 AI 모델이 같은 방식 또는 목적으로 개발되는 것은 아니다. BCG 분석은 오픈소스 또는 폐쇄형 구분 없이 가장 일반적인 성능을 가진 대규모 파운데이션 모델에 집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작고 특화된 모델이 중요해지더라도, 지정학적 영향력 측면에서는 이처럼 큰 모델들이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소스코드를 공개함으로써 유저가 재량에 따라 배포하고 수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반대로, 독점 또는 폐쇄형 소스 소프트웨어는 개발자 승인 없이는 공개적으로 접근 또는 수정할 수 없다.
생성형 AI의 경우, 오픈소스 LLM은 모델 아키텍처, 학습을 위한 소스코드, 학습을 위한 데이터, 사전 학습된 가중치를 공개적으로 배포하게 된다. 허깅페이스(HuggingFace)의 스몰LM(SmolLM)과 같은 완전 오픈소스 모델은 예외적이며, 메타의 라마와 같은 오픈 웨이트 모델이 더 일반적이다. 오픈 웨이트의 경우, 모델이 특정 목적을 위해 세부적으로 조정될 수는 있지만 완전히 개조될 수는 없다. 부분 또는 완전 오픈 모델이 독점 모델에 비해 능력과 성능 면에서 부족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특히 메타의 알마 모델 패밀리로 인해 그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픈소스 및 오픈 웨이트 모델은 혁신을 가속화하고 확장 시키는 데에 도움이 되어왔으며 많은 경우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의 아바쿠스 AI(Abacus AI)는 최근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큐원 모델을 적용한 모델을 출시했다.
오픈소스 모델을 배포하는 전략적 이유는 개발사마다 다르다. 알리바바의 경우 오픈소스를 자사 모델 침투율을 높이기 위해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알리바바의 추론 클라우드 인프라를 통해 수익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3자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메타의 경우, 오픈 웨이트 라마 모델은 생성형 AI가 메타의 핵심 사업인 광고 사업에 끼칠 영향을 고려한 메타의 기술 독립성(Technological self-Sufficiency)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노력이다.
생성형 AI를 개발하기보다 사용하는 기업의 경우, 오픈소스와 (상대적으로 적지만) 오픈 웨이트 모델은 프레미스 기반으로 호스팅 될 수 있기 때문에 맞춤화와 보안 측면에서 장점을 제공한다. 그러나 오픈 웨이트 모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프 더 셀프, 독점적 모델에 비해 인재와 컴퓨팅 파워에 대한 투자가 더 많이 요구된다.
오픈소스 모델에 대한 규제는 복잡한 정책 문제다. 일부는 부분 오픈 모델도 AI를 “악용하는 사람들(Bad Actors)”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준다고 말하는 반면 AI 악용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대책은 AI 기술 그 자체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성이라고 주장한다.
아직 미국에 뒤처져 있지만, 중국 역시 강력한 AI 인재풀을 보유하고 있으며 칭화대학(Tsinghua University), 상하이 교통대학(Shanghai Jiao Tong University) 등과 같은 유수의 연구 수행 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AI 신흥 강자 4개 기업은 모두 칭화대 교수 또는 졸업생이 창업했다. 2019년과 2023년 사이 중국의 세계 지적재산권 기구(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특허 출원 건수는 76,000건에 달하였는데, 이는 미국의 4배 수준이며 중국이 가진 AI 인재 풀의 강점을 보여준다.
중국 역시 약 20기가 와트 규모의 충분한 데이터 센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500억 달러 규모인 공공 R&D 예산을 통해 상당한 자본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의 벤처캐피털 펀드 규모를 보면 공공 투자를 통해 AI 혁신을 촉진하려는 중국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200년 이후 정부 벤처캐피털은 전체 펀드의 약 4분의 1, 즉 1,800억 달러 이상을 AI 기업에 투자했고, 이중 약 1,000억 달러가 2019년부터 2023년 사이에 투자됐다.4
국내외 민간 투자가 AI 선도 기업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왔는데, 01.AI를 포함한 AI 선도 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의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를 포함하여 6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4] Martin Beraja, Wenwei Peng, David Y. Yang, and Noam Yuchtman. “정부는 AI 분야에서 벤처 자본가 역할을 수행한다,”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Working Paper Series (2024년 7월)
현재 중국이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위한 첨단 칩을 확보하는 데 제한이 있으나, 이는 부가적인 발전을 지연시키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다수의 중국 기업들이 첨단 칩에 대한 접근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엔비디아는 미국의 무역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칩 모델을 설계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은 2023년에만 50억 달러어치의 칩을 구매했다.
또한 중국은 자국 내 반도체 제조 설비에 공격적으로 투자 중이다. 중국 정부는 약 40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고, 화웨이(Huawei)는 최근 AI 작업에 최적화된 어센드 910(Ascend 910) 칩을 출시했다. 화웨이가 엔비디아와 같은 첨단 컴퓨팅 하드웨어 부문에서 경쟁할 수 있을지 여부와 특히 상단의 소프트웨어 계층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최근 몇 달간 자사 어센드 플랫폼에서 고성능 LLM인 아이플라이텍(iFlyteck)의 싱훠 4(Xinghuo 4)를 학습시키며 하나의 이정표를 달성했다.
중국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의 포부도 가지고 있다. 알리바바의 경우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한국, 멕시코에서 데이터 센터를 확장 중이며, 이를 통해 자사 큐원(Qwen) 생성형 AI 모델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부상하는 생성형 AI 중견국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으로 “두 초강대국”의 서사가 설득력 있는 힘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에서도 모멘텀이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은 확실한 강점을 가진 회원국들 간의 강력한 상호보완성을 가지고 있다. 걸프 지역에서는 강력한 기술 산업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고도로 집중되고 민첩한 자본과 저렴한 에너지에 힘입어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강력한 기술 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확장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가지고 있다.
EU산 모델
개별 국가 차원에서는 가질 수 없는 것이 국가연합 차원에서는 가능해지는 경우가 있다. EU는 회원국 간 상호 보완적인 핵심요소와 하나의 통합 시장으로서 달성할 수 있는 규모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분산된 강점 기반의 성장. EU는 이미 생성형 AI 스타트업 초기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 기업인 미스트랄(Mistral)은 세계 최고 LLM 중 7개를 개발했고, 지금까지 12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독일 스타트업 알레프 알파(Aleph Alpha) 역시 강력한 파운데이션 모델(세계 최고 LLM 중 2개)을 개발했고, 최근에는 산업 특화 애플리케이션에 집중하고 있다.
중소 생성형 AI 스타트업들도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2023년 설립된 큐타이(Kyutai)는 3억 5,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고급 음성처리에 특화된 모시(Moshi) AI 모델을 출시했다. 에이치(H)는 2억 2,000만 달러의 초기 자본으로 생산성 향상 AI 에이전트 개발을 추진 중이다. 풀사이드(Poolside)는 6억 2,6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여 코드 생성에 특화된 선도 모델을 개발 중이며, 블랙 포레스트 랩스(Black Forest Labs)는 1억 5,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텍스트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발전시키고 있다.
미국과 중국 기업과 비교했을 때, 이러한 기업들의 규모와 자본력은 작지만 성장의 기반이 되는 우수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보기 3 참고). EU 내 광범위한 AI 전문가가 늘어나고 있으며, 랑스와 독일에만 10만 명 이상의 AI 전문가가 있다.
EU는 총 GDP가 18조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시장이라는 장점도 있다. 이렇게 큰 시장 규모 덕분에 EU의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GDPR)과 최근 제정된 EU AI 법 등 까다로운 AI 규제 프레임워크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AI 기업들이 EU 내 사업을 포기할 가능성이 낮다.5 오히려 이러한 규제는 EU에서 개발 및 추진되는 지능형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데, 이는 사용자 데이터 보호와 신뢰성을 중시하는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5] 2024년 7월 규제상의 이유로 EU에서는 특정 모델을 출시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메타(Meta)는 본 글에서 정의한 생성형 AI 기업에 포함되지 않는데, 이는 메타가 파운데이션 LLM은 개발하나 자체적으로 최종 사용자에게 추론을 제공하거나 이를 수익화하지 않기 때문이다.
EU의 데이터 센터 용량은 2024년 기준 8기가 와트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 유럽의 전기 요금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국가별 편차를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산업용 전기 요금의 경우, 독일과 비교하였을 때 프랑스는 20%, 스웨덴과 핀란드는 60% 가까이 저렴하다. 또한 EU 시장에 생성형 AI 모델을 공급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는 앞서 언급한 규제상의 이유로, 데이터 센터를 EU 내에서 확장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
이와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한 협업의 예도 이미 실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스트랄의 모델은 프랑스에서 설계되고, 이탈리아 슈퍼컴퓨터에서 학습되며, 스웨덴 데이터 센터에서 고객에게 주로 제공된다. 이때 데이터 센터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ASML이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EUV 리소그래피(lithography) 장비를 사용하여 생산된 칩을 사용한다.
투자 격차 해소. EU의 가장 큰 도전과제는 모델 확장 및 데이터 센터 인프라 확대(전력망 개선 포함)를 위한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다. EU는 과거부터 기술 부문 투자에 소극적이었고, 이로 인해 대형 테크 기업을 육성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미국의 GDP는 EU의 1.5배에 불과하지만, 세계 1,000개 상장 테크 기업 중 시가총액 기준으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EU의 약 18배에 달한다.6
그 결과, EU의 테크 기업들의 투자 자본은 미국 경쟁사 대비 매우 적은 수준이다. 2022년 EU 20대 테크 기업들의 R&D 투자액은 총 400억 달러였던 반면, 미국 20대 테크 기업들의 R&D 투자액은 2,000억 달러에 달했다. 또한 EU의 생성형 AI 기업들이 2019년부터 받은 누적 투자액이 35억 달러로, 미국 생성형 AI 기업들이 받은 민간 투자액의 5%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긍정적인 모멘텀의 신호도 보인다. 유럽 경쟁력에 관한 드라기(Draghi) 보고서와 유럽투자은행(EIB) 및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근 발표는 모두 EU 내의 강력한 기술 생태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스타트업들이 확장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EU는 이를 위해 회원국들의 공공 R&D 지출(2016년에서 2022년까지 연평균 약 400억 달러)과 같은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려면 분산된 의사결정 환경에서 집중적인 노력을 요한다.
[6] 2024년 10월 말 기준, 세계 1,000개 테크 기업 중 미국 기업의 시가총액은 24조 7000억 달러였던 반면 EU 기업의 시가총액은 1조 4000억 달러였다.
유럽 항공기 컨소시엄인 에어버스(Airbus) 공동 설립이 대표적인 협력의 선례다. 그러나 EU 소버린 클라우드(Sovereign Cloud) 인프라 개발을 위한 가이아 X(Gaia X) 이니셔티브 사례에서 나타나듯, 국가 간 협력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현재의 정책적 모멘텀이 시의적절하게 실행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산 모델
고성능 생성형 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부 국가들은 공개된 IP를 활용하고 인재와 컴퓨팅 파워에 전략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또는 강력한 자본력을 활용하여 모델 개발을 아웃소싱한 후, 모델을 직접 소유하고 대규모로 운영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국가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접근 방법은 국부 펀드와 같은 대규모 자본을 중앙에서 관리하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의 국가에 가장 적합하다.
성장에 대한 투자. 걸프 지역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각각 자국 경제를 다각화하고 지역의 기술 발전을 가속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AI에 대한 두 국가의 직접 투자 의지는 분명하다. UAE는 100억 달러 규모의 AI 벤처캐피털 펀드를 만들었는데, 이는 미스트랄이 지금까지 받은 총 투자액의 8배 이상에 달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발표한 데이터 센터 확장을 위해 1,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프로젝트 트랜센던스, Project Transcendence)이며, 이전에 발표한 1,000억 달러 규모의 기술 펀드(프로젝트 알랏, Project Alat)에 더해 추가적으로 AI 개발에 40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러한 투자는 더 큰 자본 풀을 기반으로 한다. 세계 20대 국부펀드 중 5개가 UAE 펀드로 총 운용자산이 약 2조 달러에 달하며,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투자펀드(PIF)는 총 9,200억 달러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두 국가 모두 대학과 UAE의 G42와 같은 국부펀드 기반 스타트업을 통해 AI R&D 생태계 구축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2022년 이후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AI 인재풀은 각각 36%, 17% 증가했으며, AI 인재의 순유입은 각각 40%, 70% 증가했다(보기 4 참고).
걸프 지역의 데이터 센터 인프라는 절대적 규모가 아직 작아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경우 데이터 센터의 용량이 각각 0.4기가 와트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미국 대비 평균 30%에서 50%까지 낮은 걸프 지역의 에너지 가격에 힘입어, 데이터 센터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UAE에 대한 첨단 칩 수출 제한이 완화되었는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자국도 동일한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하드웨어의 지속적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데이터 센터의 확장 속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현재까지의 진전은 주목할 만하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Aramco)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산업용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했으며,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은 메타 라마2 기반의 아랍어 LLM 패밀리 올람(ALLaM)을 출시했다. UAE 기술혁신연구소(Technology Innovation Institute)의 팰컨(Falcon) 모델 2가지는 세계 최고의 LLM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으며, UAE AI 기업 G42는 고성능 아랍어 모델 패밀리 자이스(Jais)를 개발했다. 이러한 성과는 개발사들의 강력한 아랍어 코퍼스 데이터 접근성에 기반한 모델 학습 덕분이다.7
임계질량 도달. 사우디와 UAE가 자립형 모델 개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AI 인재 파이프라인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걸프 지역 내 인재풀은 눈에 띄게 확장됐음에도 불구하고(현재 UAE와 사우디에는 각각 약 7,000명과 5,000명의 AI 전문가 거주 중) 독일(AI 전문가 55,000명)이나 프랑스(50,000명)와 같은 국가에 비해 여전히 작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사우디와 UAE 기업들이 수익성 있는 인텔리전스 공급사가 되기 위해서는, 생성형 AI 모델 개발에 대한 자본 투자를 정당화할 만한 대규모 기술 수출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UAE A I기업 G42는 인도의 힌디어 사용 소비자를 대상으로 난다(Nanda) LLM을 개발하는 등 정확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 자이스 모델 학습에는 3,300억 개의 아랍어 토큰이 사용된 것으로 보도됐다. 참고로 메타 라마 3.1은 15조 개의 토큰으로 학습됐다.
한국, 일본산 모델
생성형 AI 주요 핵심요소에 대한 일정 수준의 역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부족한 국가도 있다. 바로 한국과 일본이다. 규모 달성을 위한 투자가 이뤄진다면 적어도 국내 또는 지역 내에서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은 내수 시장이 크고 상당한 자본 규모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은 갖췄다.
물론 두 국가가 직면한 과제들이 없지 않지만, 일부 주요한 핵심요소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기에 간과할 수 없는 국가들이다.
기존 기술 강점 활용. 한국과 일본은 모두 R&D 투자액이 높은 대기업이 주도하는, 강력하고 고도로 집중된 기술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20대 기술 기업의 연간 R&D 투자액은 각각 280억 달러와 260억 달러로 다른 생성형 AI 중견국보다 높다. 참고로 독일은 140억 달러, 프랑스는 40억 달러다(보기 5 참고). 집중적인 R&D 투자는 강력한 특허 성과로 이어진다. 2013년 이후 한국과 일본은 생성형 AI 중견국 중 AI 특허출원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한국과 일본은 하드웨어 벨류체인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고품질 반도체칩에 대한 안정적 접근성이 보장된다. 현재 한국은 하이엔드(10나노미터 미만) 칩 제조에서 약 30%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나, 최첨단 칩에서는 엔비디아에 뒤처지고 있으며 향후 몇 년 내 점유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일본은 반도체 핵심자재의 주요 수출국이기도 하다. 한국은 인듐, 일본은 포토레지스트 처리, 물질 제거 및 세척, 제조 자동화 장비와 비소를 수출한다.
두 국가 모두 아직 세계적인 수준의 LLM을 출시하지는 못했지만,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삼성과 네이버가 자체 LLM을 구축했으며, 통신 대기업 KT도 국산 AI 칩을 기반으로 LLM 전략을 추진 중이다. 한국의 최대 인터넷 검색 엔진 기업인 네이버는 자사의 데이터 접근성을 강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참고로 한국은 구글(Google)이 인터넷 검색 시장을 지배하지 못한 유일한 4개국 중 하나다.
일본에서는 대학과 민간기업 간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오픈 소스 ‘후가쿠 LLM’을 개발했다. 이화학연구소(RIKEN)의 슈퍼컴퓨터 후가쿠(Fugaku)를 활용하여 훈련한 후가쿠 LLM은 일본어 성능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라쿠텐(Rakuten) 등 대형 테크기업들도 라마나 미스트랄과 같은 외국 오픈 소스 모델을 활용하여 일본어에 최적화한 LLM을 출시했다.
충분한 시장 수요와 컴퓨팅 파워 확보. 한국과 일본이 필요한 투자를 정당화하려면, 두 국가에서 개발된 생성형 AI가 진출할 충분히 큰 타겟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이 관점에서 경제 규모가 약 2.5배 큰 일본에 비해 한국이 불리하다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개발사들은 생성형 AI 수출 시장 확보를 위해, 훨씬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예를 들어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하여 아랍어 LLM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다른 한국 기업들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시장 특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 대비 더 큰 내수시장과 데이터 센터 인프라(2024년 기준 용량이 1.9기가 와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독일과 비슷한 수준이며 한국의 0.9기가 와트보다 앞서 있다.(단, 향후 몇 년 안에 한국이 계획된 데이터 센터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용량을 두 배로 늘릴 예정이며, 이때 일본 대비 낮은 에너지 가격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 생성형 AI 모델 개발사들이 미국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과 생성형 AI 공급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많은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일본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으나, 현재까지 일본 자국 내 생성형 AI 모델 개발사 중 명확한 승자가 없는 상황이다.
네이버와 삼성이 입지를 확실하게 구축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세계 최고 개발사들과 페이스를 맞추기 위한 자금이 충분할지는 불확실하다. 이는 한국 20대 기술 기업 총 R&D 투자의 70%를 담당하는 삼성에 크게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 기업이 경쟁력 있는 국내 생성형 AI 공급사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공공·민간 부문이 전략적 국가 과제를 중심으로 긴밀히 협력해온 전통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정부 모두 강력한 정부 주도형 AI 발전 의지를 표명했지만, 얼마나 빠르고 구체적이게 실행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연구 혁신에 베팅
LLM 은 주로 2017년 구글이 최초로 발표한 오픈 IP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오픈 IP에서 벗어나, 엔지니어링 혁신을 창출하여 LLM을 개선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개선 역시 자본 집약도와 컴퓨팅 파워 용량이 주요 강점이 되는 기존의 ‘규모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규모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인 AI 혁신의 종말이라고 볼 수는 없다. 기존 LLM 아키텍처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등장해서 더 낮은 컴퓨팅 비용으로 우수한 성능을 제공할 가능성도 분명 존재한다. 만약 이런 혁신이 독점 기술 형태로 유지된다면, 현시점에서 우위를 결정짓는 요소들이 재편돼 해당 기술을 확보한 이들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이다.
획기적인 혁신은 미국, 중국 혹은 생성형 AI 중견국뿐만 아니라 AI R&D의 강력한 유산을 갖고 있지만, 오늘날 주요 핵심 요소에서는 한계를 보이는 국가에서도 나올 수 있다. 특히, 영국·캐나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으나 이스라엘 역시 AI 연구에 중요한 기여를 한 국가들이다(보기 6 참고).
최고 수준의 AI 연구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영국은 세계 4위, 캐나다는 7위에 해당되어, 두 국가 모두 AI 전문 인력 보유 측면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강력한 인재풀은 경제적 성과로 이어졌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생성형 AI 스타트업 코히어(Cohere)는 세계 최고 수준의 LLM 커맨드(Command) 시리즈 4개를 개발했다. 세계 최고의 AI 연구 스타트업 중 하나인 영국 딥마인드(DeepMind)는 2014년 구글에 인수되어 알파고(AlphaGo), 알파폴드(AlphaFold), 세계 최고의 LLM 패밀리 중 하나인 제미나이(Gemini) 등을 개발하면서 구글 AI 혁신을 선도해왔다.
이스라엘은 영국과 캐나다 대비 인구가 훨씬 적지만, 최고 수준의 AI 연구 인력을 가장 많이 보유한 15개국에 포함된다. 뿐만 아니라, 1인당 AI 전문가 수가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다. 이스라엘의 높은 AI 인재 밀집도는 국가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AI21 랩스(AI21 Labs)를 통해 잠바(Jamba), 쥬라기(Jurassic) 모델 등 최고 수준의 LLM 5개를 개발해낼 수 있게 했다.
리더를 위한 행동 강령
기업이든 국가든, AI 분야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지정학적 변화에 대응하려면 지정학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다가오는 변화를 감지하고, 이에 맞춰 운영 모델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한편, 기업은 생성형 AI의 공급 다각화에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코로나19를 통해 얻은 교훈은 명확하다. 대혼란은 심각한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이어지고 기업가치가 파괴되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선택권의 중요성을 다시금 부각시킨다.
경영진은 국가별 규제, 언어 및 레거시 기술 인프라에 걸쳐 기업의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특정 생성형 AI 모델은 일부 국가에서는 사용할 수 있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사용할 수 없을 수 있기 때문에 지역별 공급망을 구축하고 다국적 기업의 기술 운영 일부를 현지화해야 한다.
만약 이용 가능한 모델이 미국과 중국 단 두 국가에서만 공급된다면, 지정학적 충격이 발생할 경우에 기술의 가용성이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CEO는 생성형 AI에 대한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고려해야 한다. 오픈 소스와 폐쇄형 모델의 조합을 포함한 다양한 생성형 AI 모델을 활용하면 모델별 특장점을 활용하는 동시에 관할권별로 모델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오픈소스 및 폐쇄형 모델 현황” 사이드 바 3 참고).
또한, AI 주권이 곧 국가 안보, 경제적 가치, 소프트 파워의 핵심 요소로 떠오를 수 있으므로, 생성형 AI 중견국으로 부상할 잠재력이 있는 국가나 지역의 정부는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려해야 한다. 핵심 요소 전반에서 견고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각국이 당면한 우선순위를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 적합한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데 집중해야 할 수도 있고, 자국 AI 선도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투자를 강조해야 할 수도 있으며, 데이터 센터 인프라 확장을 우선시해야 할 수도 있다.
민간 및 공공 부문 리더가 내리는 선택은 관세, 글로벌 인재 유출 제한 또는 데이터 규제와 같은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규제 및 정책으로 이어진다. 동시에 기술 환경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진입 비용도 마찬가지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유동적인 환경에서 생성형 AI 전체 지형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 및 BCG 코리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여러 도전 과제를 해결하고 더 큰 비즈니스 기회를 실현시키기 위해 다양한 기업 및 사회 리더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BCG는 1963년 설립 이래 비즈니스 전략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하며 모든 이해관계자를 이롭게 한다는 목표로 고객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BCG가 제공하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은 조직의 성장과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를 구축하며,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력을 도모합니다.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BCG 글로벌 팀은 전문성과 폭넓은 시각을 바탕으로 현 상태를 바라보며 변화를 추진합니다. BCG는 혁신적인 경영 컨설팅과 기술 및 디자인, 그리고 사내 디지털 벤처를 통해 솔루션을 제공하며, 고객의 성공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BCG의 목표를 기반으로 고객 조직의 전 레벨에서 유니크한 협력 모델을 기반으로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BCG 코리아는 1994년 한국에 진출, 서울 오피스를 오픈하며 컨설팅 비즈니스를 시작했습니다. 2024년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은 BCG 코리아는 약 350명의 뛰어난 컨설팅 인력을 기반으로 매년 20%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해오고 있으며, 국내 주요 대기업, 다국적 기업, 다양한 정부 및 공공기관 등과 견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기업 및 조직의 성장뿐 아니라 고객의 성장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BCG 코리아는 IT 및 디지털 전문 조직을 바탕으로 IT, 디지털, 생성형 AI 관련 전략 수립과 기업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기업의 디지털 혁신, 비용 효율성 개선, IT 아키텍처 고도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풍부한 글로벌 자원과 서울 오피스의 각 분야의 전문 인력으로 무장한 BCG 코리아는 명실공히 우리나라 최고의 매니지먼트 컨설팅 회사로 거듭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