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Amazon)에서 손소독제가 $149가 팔리고 이베이 (eBay)에선 마스크가 $250에 팔리고 있다? 에어알래스카 (Air Alaska)의 비행기표는 $20에, 노르웨이크루즈라인 (Norwegian Cruise Line)의 20박 여행상품은 $489에 팔린다? 이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위기상황이 전세계 경제로 확산되면서 나타난 상반된 가격체계의 극단적인 예시일뿐이다. 사람들이 절실하게 원하는 제품이면 가격이 치솟고 필요성이 가장 낮은 서비스의 경우 가격이 폭락한다.
이런 극단적 사례들과 공포심과 건강에 대한 우려를 악용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대중의 격렬한 반발 뒤에는 글로벌 보건 위기 하에 가격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모든 기업들을 위한 귀한 교훈이 존재한다. 또한, 정상적인 상황이 돌아오면 진짜 기회는 더욱 강력하게 부상할 것이다.
지금 같은 시기에 소비자들은 위험에는 더 취약해졌지만 평소보다 의식은 높아졌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영향을 받지 않은 기업의 리더들조차 이런 소비자들에게 적응할 것을 종용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상황은 기업이 고객 관계를 다시 다지고 투명성,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나눔 같은 기업의 핵심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처럼 의식이 높아진 시기야 말로 기업의가격 및 마케팅 정책을 돌아보고 더 나아가 기업의 펀더멘탈을 심도있게 살펴볼 기회이다.
여행업계 얘기를 다시 해보자. 당연하게도 항공사들은 크건 작건 큰 타격을 받았다. 항공편이 취소되고 고객들은 환불을 요구하며 향후 예약도 실질적으로 정지된 상태다. 일부 항공사의 경우 가격이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American Airline)의 파리-뉴욕 왕복티켓은 $278이고 루프탄자 (Lufthansa)의 프랑크푸르트-파리 티켓은 €87, 프런티어 에어라인 (Frontier Airlines)의 뉴욕-마이애미 티켓은 $51까지 폭락했다.
이런 큰 폭의 할인은 일견 합당해 보인다. 정기적으로 탑승하는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시키고 폭락한 가격에 관심있는 신규 고객을 끌어들 일 수 있다. 그러나 과거 경험을 보면 위기 시 유통기한이 짧은 (perishable)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의 가격 메커니즘이 정상적인 수요 변동에 미치는 영향력은 결과적으로 매우 적거나 없다.
비슷한 현상은 갑작스런 경기둔화에 고객들이 기계장비 매입 같은 자본집약적인 투자결정을 미루는 경향이 있는B2B 시장에서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즉각적인 큰 폭의 할인이 구매자의 펀더멘털 불확실성을 넘어설 가능성은 낮으며, 따라서 매출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이다. 고객과 파트너쉽을 유지해 기존 장비의 운영을 지속하고 디지털 제품과 비디지털 제품을 업그레이드 키트 같은 패키지나 번들로 판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둔화에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산업에 속한 기업이라면 급감하는 수요를 흡수하는 동시에 브랜드 로열티 강화를 모색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가령,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소통을 장려하며, 나아가 너그럽게 환불을 해주고 향후 여행을 위한 바우처를 제공한다던가 하는 것이다. 한편 위기를 악용해 가격 폭리를 취하려는 브랜드는 장기적으로는 그 대가를 치를 것이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한 자유로운 정보 소통으로 위기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매우 높다는 점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면 보다 반복구매나 계약 같은 보다 장기적인 영업 관계는 어떨까? 다행히 가격 조정 없이도 경기 악화를 극복하고 심지어 회복 시 더 큰 성장을 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더 낮은 크기의 팩으로 변경한다던가 계약 조건을 조정하는 것처럼 단순한 방법이 있다. 예를들면, 물류업체는 B2B 고객에게 가격을 낮추는 대신 최소 배송 물량 조건을 일시적으로 유예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가격을 낮추면 추후에 다시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경우가 보통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수요가 회복된 후 가격전쟁을 야기할 수 있다.
위기로 타격을 입은 사업은 이를 여유가 생긴 내부자원을 활용함으로써 가격모델 전반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전통적인 제품 판매가 부진하다면 지급과 납기가 반복되는 가입제나 결과기반 모델을 시도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위에 언급한 물류업체처럼 고객들은 즉각적인 가격 인하를 요구하기보다는 함께 위기를 관리하고 양측 모두의 미래 성장의 “공동투자”하는 진실된 파트너를 선호할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온라인에서도 동시에 진행되는 최초의 글로벌 보건 위기이다. 기업들에게 있어 이는 전자상거래를 더욱 확대하고, 제품의 현재 성능 기반 확장 서비스 및 디지털 제품을 (예: OTA(over-the-air) 업그레이드 또는 서비스 번들) 판매하며, 선진 분석기법을 이용해 새로운 크로스셀링이나 업셀링 방안을 찾아 내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2003년 사스 유행이 소비자 전자상거래 발달을 촉진한 것처럼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B2B 온라인 판매 및 가격 모델의 급성장을 가져올 것이라 확신한다.
마지막으로, 수 주 후 또는 수개월 후면 코로나19의 여파로부터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중기적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020년 하반기에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이며 기업들은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대한 투자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한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할 것이다. 모든 기업들은 재무재표를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그때가 바로 마케팅과 가격을 최적화함으로써 확실한 점유율 증가를 노릴 시기일 것이다. 수요가 증가하는 속도는 세계 각 지역별 차이가 있을 것이기에 쉽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데이터에 기반한 실행이 중요할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주요 초점은 질병 그 자체의 통제 및 완화에 있겠지만, 많은 기업들은 올바른 가격정책을 수립하고 급변하는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고전하고 있다. BCG는 위기 중에도 더욱 크게 부상하는 기회가 존재하고 중기적 견해로 접근하면 경제가 회복하기 시작하면 사업을 강화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대대적인 가격 할인 대신 브랜드 로열티와 파트너십에 투자를 함으로써 공동 가치 창출을 지원하는 보다 결과지향적인 가격모델과 선진 분석기법, 디지털 서비스 모델, 전자상거래 등을 통한 업그레이드된 효율성으로 성장과 점유율 확대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수요 증가의 속도가 세계 각 지역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은 과정일 것이다. 또한, 데이터 기반 실행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